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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ED
  • 환경과조경 2013년 7월

연평균 10.8건의 범죄 발생. 도시 내 우범지대가 아니다. 우리들 집 앞 공원에서 벌어지고 있다. 거의 매달 한 건 꼴이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폭력을 비롯한 온갖 도시형 범죄들이 모두 들어있다. 그동안 CCTV 같은 감시 장치와 조명등이 많이 보강되었고, 예방을 돕는 휴대폰을 누구나 다 갖고 있는데도 범죄 발생률은 꺾이지 않고 있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위험 또한 더 커진다는 위험사회울리히 벡를 생각나게 한다. 어쩔 수 없이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기법, 일명 셉테드CPTED 디자인을 찾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공원의 원래 목적은 당연히 이용자인 사람의 휴식과 활동을 돕는데 있다. 그런데 안전과 범죄예방과 같은 부수적인 것들을 자꾸 중시하다 보면 본래 기능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누구나 적당히 위요된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이것은 가장 쾌적했던 장소의 추억, 바로 모태에서의 안온함이 무의식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변 차폐요소를 최대한 없애고, 눈부신 조명등과 갖은 CCTV로 무장한 공간은 더 이상 서정의 장소가 되기 힘들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람의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또 없다.
도시형 범죄의 증가는 공동체가 허물어진 대도시의 또 다른 그늘이다. 장소성이 모호한 공간, 아무런 지역적 정체성도 갖지 못한 공간, 소비활동만이 활발한 공간은 위험 발생의 개연성을 높인다. 지역사회와 상호작용이 활발하지 않는 공원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 공간을 지배하는 규칙적인 리듬이나 규범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셉테드 디자인이 강조될수록 좋은 도시환경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의 필요성이 없어질 때까지는 안전한 공원이 필요하다. 공원에서만큼은 편안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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