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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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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리스트

김광식 사진전
일본전통조경 주제전 지난 5월 17일부터 23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일본전통 조경을 주제로 한 ‘김광식 사진전’이 열렸다.1970년대 초부터 약 40년간 사진작품 활동을 해온 김광식 작가는 그동안 많은 사진인을 양성했고, 다섯 번에 걸친 주제전 외 다수의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그의 여섯 번째 주제전으로서, 처음으로 ‘조경’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김광식 작가는 사진을 업으로 하지만 조경과 무관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의 아들인 김현욱 박사(주)디자인그룹담 소장는 조경을 전공하고 다년간 조경강의를 해왔다. 이를 인연으로 김 작가는 조경학과 교수들과 교류해왔다. 지난해에는 전북지역 조경학과 교수들과 함께 일본으로 전통조경 답사를 다녀오기도 하였는데, 이번에 전시된 사진들은 대부분 그때 촬영한 사진들로 구성됐다. 김재식 교수전북대학교는 “전시된 사진에 담긴 법륭사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지은 절이다. 비조시대아스카의 정원이 대부분 그런 정원인데, 이번 사진전은 한국과 관련된 일본의 유물을 자국민이 찍은 사진이라서 의미가 있다.”고 축사를 전했다.오픈식 행사가 있던 5월 18일에는 신상섭 교수우석대학교, (사)한국전통조경학회 고문가 사진에 담긴 정원들을 통해 일본전통조경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 관심을 모았다. 설명을 듣기 위한 목적으로 전시회를 찾은 이들도 있었다. 사진은 비조시대부터 나라시대내량, 평안시대헤이안, 겸창시대가마쿠라, 실정시대무로마치, 도산시대모모야마, 강호시대에도를 각각 대표할만한 정원들을 중심으로 전시되었다. 대부분 세계문화유산 내지 일본의 특별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는 사례들이다.
2013 부산 조경․정원박람회
비전을 제시하는 부산 최초 조경산업 종합전시회 지난 6월 5일부터 8일까지 부산 BEXCO에서 ‘2013 부산 조경·정원박람회(landscape & garden show BUSAN 2013)’가 4일간의 열전을 마쳤다. 이번 박람회는 부산광역시, KNN, 부산일보, 국제신문이 공동 주최하고 (사)한국조경사회 부산시회, BEXCO가 주관했으며, 국내 조경 산업을 대표하는 (주)유니온랜드, (주)에넥스트, (주)예건, (주)삼한C1, 동아조경 등 80여 개의 기업들이 참여하였다.부산 조경·정원박람회는 지자체가 개최한 최초의 조경 박람회로, 지역 조경분야 활성화의 새로운 신호탄으로 그 의미가 특별하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인근 3개 대학교(동국대, 동아대, 부산대)의 졸업작품전시회가 동시 개최되어 산과 학이 어우러지는 조경축제로 새 방향성을 제시한 점이다.주최 측은 조경담당 공무원, 기업 바이어들을 초청해 참가 업체의 홍보를 넘어 판로 확대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부산 지역 아파트입주자대표 및 관리소장이 참여한 가운데 놀이시설 신제품 발표회와 아파트 조경 관리 세미나를 갖기도 했다. 공공시설·경관시설물, 학교 및 놀이시설, 조경·정원시설물 등 다양한 품목이 준비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와 대학생의 참여로 만든 정원 등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안겨주었다. 부대행사로 ‘유엔메모리얼파크 조성’을 주제로 한 부산조경포럼이 열리기도 하였다. 아울러 시민들과 함께하는 정원 체험 활동과 함께 선착순으로 매일 방문객 1,500명에게 무료로 초화를 나눠주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
“당인리, 문화발전소를 꿈꾸다”서울중심의 회색땅에서 녹색지대로의 변신 당인리 발전소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지만, 사회 패러다임(paradigm)의 변화로 인해 이제는 산업사회의 유산으로 변해버렸다. 이제는 마포구 도심과 한강과의 소통을 막고 있는 고립된 섬으로서, 또한 주변 도시지역의 기능 저하와 지역발전 저해, 환경 및 경관 악화, 도시와 한강의 소통 부재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자연히 동시대의 세계관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기회의 장소로 재탄생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지난해 말 마포구와 한국중부발전(주)는 발전소는 지하화 하고 지상부는 공원화 하기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발전소 전체 면적 11만 8000㎡ 가운데 75%인 8만 8350㎡를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한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참여하여 2016년까지 서울화력을 대체하는 새로운 서울복합발전소가 건설되면 기존의 서울화력 4,5호기 일부를 새로운 문화창작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기본구상을 가지고 ‘문화창작발전소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한국 산업화의 살아있는 산물이자 최초의 화력발전소가 도심 속 명품 공원과 문화창작발전소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Rebuilding)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에 마포구는 당인리 발전소만의 창의적 재활용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사업에 착수하기 시작했고, 7월 그 밑그림이 공개될 예정이다(더욱 자세한 사항은 7월 중 공개 예정이다). 오랫동안 서울 중심지역의 자리 잡고 있던 브라운 필드였던 당인리 발전소의 이번 공원화 계획은 최근 어려운 건설경기, 무엇보다 현상설계에 목말랐던 조경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이 땅의 공원화를 반긴, 또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가길 손꼽아 기다렸던 사람이 있다. 바로 박홍섭 마포구청장이다. 이번 환경과조경 7월호는 당인리 발전소의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마포구청의 박홍섭 구청장을 소개한다.
<환경과조경> 발간 300호 기념 전국 대학(원)생 조경답사기 공모
ELA 300th Issue Anniversary Essay Competition for Student 우수상 Park am Gleisdreieck in Germany 강보라·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email protected] 파크 암 글라이스드라이에크(Park am Gleisdreieck)는 독일 베를린 포츠담광장 남쪽에 위치한 동부지역의 대규모 도심공원이다.19세기 중반부터 물류영역의 중심으로 이용되던 이곳은 철도의 삼각 교차점으로 인해 주변과 분리된 고립된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1994년 이래로 버려진 땅으로 남아있던 글라이스드라이에크(Gleisdreieck, 철도의 삼각 교차점을 뜻하나 이곳의 지역명칭)는 1995년 독일연방가든쇼(Bundesgartenschau, BUGA)에서의 언급을 시작으로 주변지역과의 재병합을 도시민과의 소통 즉, 설문조사, 전시회, 일반 공공 정보 및 토론 모임, 계획 포럼, 프로젝트 관련 작업 그룹 등을 통해 꾸준히 연구해왔다.그 결과 2006년 공원의 계획 및 설계 국제현상에서 Loidl의 동쪽과 서쪽공원이 당선되면서 2011년 9월, 파크 암 글라이스드라이에크는 그 계획의 절반인 동쪽공원이 먼저 도시구조의 한 부분으로 재통합되었다(『환경과조경』 통권 제284호).우수상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것에 대하여 _ 천리포수목원에서신영재·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email protected] 천리포수목원에 처음 갔을 때의 인상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정원사가 되는 것이 꿈인 어린아이였던 나는 그곳이 분명 여타의 곳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때는 봄이었고 키가 큰 해송 숲을 걸어서 나가자 마법처럼 펼쳐진 건 고요한 호수와 호숫가에 핀 노랗고 하얀 수선화들이었다. 호수를 따라 난 길은 잔디도 포장된 길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풀들이 자라난 ‘자연다운’ 길이었다. 당시만 해도 수목원에는 회원들만 입장할 수 있었던 터라 함께 들어온 일행들을 제외하고는 수목원 안에 사람이 없어 매우 조용하였고 나무들과 꽃들은 아름답다 못해 행복해 보였다. 인위적인 느낌이 지배적인 다른 수목원들과는 달리 이곳은 자연다운 분위기가 흘렀고 그곳의 생명들은 분명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옛 그림, 물을 철학하다
Water is expressed philosophically as old paintings 철학자가 바라본 물(1) _ 공자공자는 물을 보고 도가 흘러가는 것을 생각했다 공자(孔子, 기원전 551~기원전 479년)는 춘추(春秋)시대 사람이다. 본명은 공구(孔丘), 자는 중니(仲尼)로 공부자(孔夫子)라고도 한다. 그는 산동성 곡부(曲阜)출신인데 몰락한 귀족가문에서 탄생하여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3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창고를 관리하는 하급관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30살 무렵에 훌륭한 스승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공부에 열의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제자로 받아들였다. 40대 말과 50대 초에 노나라에서 대사구(大司寇)라는 직책을 맡은 것을 제외하고는 평생 자신의 뜻을 받아들여 줄 군주를 만나지 못해 12년 동안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67세에 고향 노나라로 돌아와 제자들을 가르치며 고전을 정리하고 편수하다 73세로 생을 마쳤다. 『사기』에 따르면 그를 따르는 제자가 3,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귀족이나 대부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노력하면 군자가 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은 당시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사상은 『논어(論語)』에 잘 드러나 있다. 『논어』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책으로 사람이 지켜야 할 근본적인 도리가 담겨 있다. 공자의 생애는 《공자성적도(孔子聖蹟圖) 》에 그림과 함께 정리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공자의 사상이 물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오감의 정원
Five Senses Garden 빗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언제부터인가 비 소식을 들은 날이면 설렘으로 그녀를 기다린다. 한번에 달려오면 좋으려만 한밤중이 돼서야 찾아온다. 감나무 잎 새에 떨어지는 소리, 파초에 떨어지는 소리, 처마 위에서 마당으로 떨어지는 소리, 장독대에 떨어지는 소리,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소리, 자갈 위에 떨어지는 소리, 시멘트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바람에 날리는 소리 등. 오감만족 감성디자인의 소재로 비처럼 좋은 소재는 없다. 비가 지닌 자체의 속성도 있지만 세상의 재료와 만나 오케스트라를 연출한다. 지난 6월 성균관대 경관연구실과 하거원을 답사했다. 정기호 교수님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제는 문헌 속에 나타난 정원유적의 추적이었다. 우리 문화는 아직 복원에 있어서는 매우 소홀한 것 같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확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추하고 또 그것을 너무 빨리 가시화해 버린다. 그 날 답사를 한 학생들은 어떤 것이 원형이었는지, 현재 상태가 어떤 층으로 나눠져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복원된 활수담도 예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착각하였다. 답사 온 학생들은 문헌에서 나타난 하거원에서 동쪽 외원의 유구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앞에서 묘사된 활수담, 수미폭포는 선비들의 이상향인 선경의 세계다. 하지만 실제는 활수담은 약 1.5㎡ 정도의 규모, 수미폭포의 높이도 약 1.2m 정도이다. 삼근정사 동쪽에 흐르는 조그만 개울물을 막아 만든 것이다. 마치 창덕궁 소요암에 새겨진 어제시(飛流三百尺 遙落九天來 看是白虹起 飜成萬壑雷)처럼. 더욱 유구조차 발굴되지 않은 상태이니, 초보 답사객들은 동쪽 외원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원림은 과장이 심했다. 담양 명옥헌 그 이름의 유래는 정자 곁을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옥과 같다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학원시절 그 실체를 찾으려 명옥헌에 자주 들르곤 했다. 정자 곁을 흐르는 계곡도 찾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물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어느 날, 정자에 홀로 앉아 배롱나무를 보지 않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디선가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상지(上池)와 하지(下池) 사이, 돌틈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가 불과 5~10cm정도의 단차로 떨어지고 있었고 돌 틈에 떨어지는 물소리가 맑았던 것이다. 선비들의 정원 경영은 과장이 심할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에서 느낄 수 없는 조그만 자연도 우주로 받아들이는 그 마음이 정원이 아니었을까. 한 눈에 매료시키는 외국의 정원은 많다. 그 웅장함에 놀라기도 한다. 조선조 선비들의 정원은 자연의 소소한 세계에서 ‘물고기의 움직임’, ‘구슬같은 거품’, ‘떨어지는 복숭아 꽃잎’과 같은 시어, 생명력 있는 의성어를 통한 청각적, 시각적 효과(획연, 영연, 형연), 고사를 통한 심리적 연상효과 등을 이용해 한 폭의 동양화와 같은 선경 세계의 표현한 문학정원이 아닐까.
시간과 장소는 어떻게 만나는가: 일, 거리(감), 사물
How the Time Meets with Place?: Work, Distance, Object 공간(space)과 달리 장소(place)는 인간의 개입이 표나게 드러난다. 공간은 기능적으로 특화된 곳이므로, 그 ‘전문성’을 위해 ‘인간성’을 배제하는 경향을 보인다. 서둘러 이 취지를 압축하면, 장소는 공간의 기능성이 영도(零度)에 이르도록 ‘닦는’ 어떤 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브레트(L. Brett)는 이 개입의 정서적 차원을 ‘애정’이라고 부른 바 있다. 애정을 쾌락의 대상으로 소비, 소모하는 경험에 익숙한 이들은, 공간에 대한 정서적 개입으로서의 장소화를 이해하기 어렵겠다. 자본제적 삶의 현실 속에서 잦보는 애정이란 기껏 소모(consumption)이거나 남용(overdose), 혹은 방치(dilapidation)로 빠지곤 하기 때문이다. 렐프(E. Relph)가 정의한 이른바 ‘무장소성(placelessness)’도 ‘평균적이며 공통적인 성격’이 도드라지는데, 그것은 무엇보다도 인간(間)이 개입한 시간(間)이 공간(間)에 남긴 무늬와 같은 것을 아직은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간이 기능에 준한다면, 장소는 사람의 일에 따르는데, 물론 이 기준과 구분은 완벽하게 명확하지 않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자판기’라는 식의 ‘어둡고 비스듬히 어긋난’ 이치가 생길 수도 있듯이, 말이다(실제로, 나는 전주에 살면서 천변의 어떤 ‘곳’에 있는 커피 자판기를 자못 ‘사랑’하였다!). 우선 시간과 장소는 ‘인간의 일’에서 겹친다. 토착성(Bodenständigkeit)과 고향상실(Heimatlosigkeit)을 날카롭게 대조하는 하이데거는, ‘창조적 풍광; 우리는 왜 시골에 사는가?’라는 짧은 글에서, 슈바르츠발트(Schwartzwald)와 그곳의 주민들의 경우 각자의 고유한 ‘일’이 친밀하게 귀속해 있다는 점에서 그 토착성의 유래를 추적한다. 대지가 토지로 바뀌는 과정에서처럼, 토착성은 단지 시간만의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노동을 통해 인간이 개입한 역사의 암우(暗祐)가 필요한 것이다.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면서 가다』의 저자인 리 호이나키의 논점이 바로 이것이다. “장소에 친밀하게 거주하려면 필수적인 일의 반복적 수행이 필요하다.”
영동 규당고택
Gyudanggotaek 영동 규당고택은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 417번지에 위치하며, 면적은 2,458㎡의 민가주택으로 조선 고종 13년1885 송복헌1857~1948에 의해 건축 및 정원조영이 이루어졌다. 가옥의 전체구성은 안채·별채·광채를 주축으로 하며, 평탄한 대지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1984년 중요민속자료 제140호로 지정되었다. The Gyudanggotaek is the Korean traditional upper classes house in 417, Gyesan-ri, Yeongdong-eup, Yeongdong-gun, Chungcheongbuk-do. It had been built in Kojong’s period(1885) in Joseon dynasty. It is in important position to analogize technique of the arrangement of the house and rational arrangement of the house reflected factors of the Pungsu(divination by configuration of the ground). The area of the house is 2,458㎡ and it is basically made up of Gwangchae(storage), Byeolchae(the men’s part of a house), Anchae(the main building of a house). It is connecting with condition of the selecting of the building area by environment and aesthetic.
CPTED
연평균 10.8건의 범죄 발생. 도시 내 우범지대가 아니다. 우리들 집 앞 공원에서 벌어지고 있다. 거의 매달 한 건 꼴이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폭력을 비롯한 온갖 도시형 범죄들이 모두 들어있다. 그동안 CCTV 같은 감시 장치와 조명등이 많이 보강되었고, 예방을 돕는 휴대폰을 누구나 다 갖고 있는데도 범죄 발생률은 꺾이지 않고 있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위험 또한 더 커진다는 위험사회울리히 벡를 생각나게 한다. 어쩔 수 없이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기법, 일명 셉테드CPTED 디자인을 찾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공원의 원래 목적은 당연히 이용자인 사람의 휴식과 활동을 돕는데 있다. 그런데 안전과 범죄예방과 같은 부수적인 것들을 자꾸 중시하다 보면 본래 기능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누구나 적당히 위요된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이것은 가장 쾌적했던 장소의 추억, 바로 모태에서의 안온함이 무의식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변 차폐요소를 최대한 없애고, 눈부신 조명등과 갖은 CCTV로 무장한 공간은 더 이상 서정의 장소가 되기 힘들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람의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또 없다. 도시형 범죄의 증가는 공동체가 허물어진 대도시의 또 다른 그늘이다. 장소성이 모호한 공간, 아무런 지역적 정체성도 갖지 못한 공간, 소비활동만이 활발한 공간은 위험 발생의 개연성을 높인다. 지역사회와 상호작용이 활발하지 않는 공원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 공간을 지배하는 규칙적인 리듬이나 규범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셉테드 디자인이 강조될수록 좋은 도시환경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의 필요성이 없어질 때까지는 안전한 공원이 필요하다. 공원에서만큼은 편안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
21세기 한국도시공원의 안전성
공원의 안전성능안전한 공원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시민의 이용이 적고 실제 범죄발생 빈도가 높았던 야간시간대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야간 조명시설 및 방범시설 설치 증가, 순찰활동의 강화 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심야시간의 범죄발생빈도를 줄이기 위해 공원 출입시간의 통제 방안도 검토할 필요는 있으나, 우리나라의 사정상 근린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출입하는 단지 내 공원 등의 야간 폐쇄 등은 어렵기 때문에, 이용도를 높이거나 조명을 밝게 하여 우범지대를 없애는 등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건전한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공원이용자의 유인도 CPTED의 감시 원리에 기인하여 자연스러운 감시를 통한 범죄 예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원의 각종 시설이나 공간구조의 디자인, 위치선정 등을 통한 가시성 확보를 통해 공원 이용객뿐만 아니라 공원 주변 보행객 등의 감시가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범죄위험성이 높은 공간이나 공중화장실, 벤치 등과 같은 공원 주변시설에는 특히 디자인 및 가시성확보가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공중화장실의 출입구 디자인 및 건물의 구조 등을 통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개방성을 갖게 하고, 벤치 등은 누울 수 없는 구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평상 등을 이용하여 특정사람이 점유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공원은 기본적으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데, 여기에는 시행령, 시행규칙과 조례도 포함된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은 시에서의 공원녹지의 확충·관리·이용 및 도시녹화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여 건전하고 문화적인 도시생활을 확보하고 공공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제1조). 공원관리의 정책 측면에 대하여는「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제 20조가 공원 관리의 위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공원시설 조사에 따르면, 많은 근린공원들이 관리사무소를 가지고 있으나 이는 공원 안전과 연관되어 있지 않고 단지 ‘청소’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제 49조는 도시공원 등에서의 금지행위를 공원시설·나무 등의 훼손, 심한 소음, 동반한 애완동물의 배설물 방치 등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구체적이기는 하나 범위가 너무 협소하며, 음주, 흡연행위나 성적인 행위, 도박행위, 불꽃놀이 등 화재 위험성을 동반한 행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금지행위의 서술 등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신의기 외 6인(2011),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설계의 제도화 방안). 국토교통부에서는 도시공원 내 범죄예방을 위해 2012년 공원조성계획 시 범죄예방계획수립을 의무화하고, 도시공원의 범죄예방 안전기준 마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그간 공원 내 시설물의 안전기준은 마련되어 있었으나, 방범 기준이 없어 지자체는 공원 안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개정안이 발효되면 공원조성계획 시 CPTED 기법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게 됨으로써, 공원 내 대부분의 공간을 외부에서도 볼 수 있도록 설계하고, CCTV는 야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조명과 함께 설치하는 등 계획 단계부터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이 조치로 도시공원이 안전하고 쾌적한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남은 물론 도시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밝혔는데, 사회적으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CPTED의 중앙정부 차원의 적용 방안 마련이라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조치라 할 수 있지만, 일부 기준은 모호하고 강제성이 결여돼 법적 효력이 발휘될지 의문이 남는다. 2012년 5월부터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주요 치안정책으로 ‘주폭(酒暴)척결 프로그램’과 ‘안전한 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경찰의 공원의 안전한 환경조성 방안은 전국으로 서서히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공원이라는 공간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경찰력 투입과 적극적인 경찰활동을 함으로써 공원안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공원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사전예방안인 CPTED의 계획단계 적용을 법제화한다는 점과 현장대응방안인 공원의 특별사법경찰의 운용, 사후조치기능으로 공원 및 그 주변의 범법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라는 단계적 대응방안을 추진하는 점에서 공원의 안전이 조금은 확보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각 단계별 대응방안의 추진주체가 상이하여 유기적인 협력과 체계적인 관리에서의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공원에서의 안전성을 진정으로 확보하고, 계속해서 유지, 관리가 되게 하려면, 무엇보다 주민, 이용자들이 주체가 되어 현 제도의 개선 및 평가체계와 같은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공원환경 평가를 통해 제도와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용자들의 소유권이 향상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공원의 관리와 감시가 이루어지고, 결국 공원에서의 범죄안전성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결국 이는 공원의 이용을 촉진시켜 안전한 공원환경 조성 및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점점 공원에서의 휴식을 즐기는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갖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공원은 시민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는 휴식처,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정원,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안식처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Healing Park’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금처럼 범죄가 증가하고 방범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면 얼마 안가 ‘Killing Park’로 돌변하게 될지도 모르며, 그렇기 때문에 공원에서의 범죄예방, 안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셉테드 디자인의 해외동향: What Makes a Great Place?
누구나 특별히 가고 싶은 공간, 누구와 함께하고 싶은 공간, 소중한 사람을 데려가고 싶은 공간, 추억을 만들고 싶은 공간이 있다. 사회에 존재하는 공적인 공간이 이러한 공간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특별히 고도로 복잡하고 체계적인 범죄예방 프로그램을 적용하지 않아도 사람을 중심으로 한 공간 사용방식만으로 충분히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다. PPS(Poroject for Public Space)에 따르면, 좋은 공간은 축제가 있고, 사회적·경제적 가치의 교환이 있으며, 친구들이 우연히 만나고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적 공간이 지금까지 기대만큼 잘 활용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매슬로우(Maslow)의 말처럼,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면 우리는 단순 싫고 좋고가 아니라 안전하고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야 우리는 애정도, 존경도, 자아실현 욕구도 없다. 삶의 질을 논하는 선진사회로 진입하면서 도시와 공간이 안전의 개념을 차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1970년 미국에 CPTED 개념이 소개되고 40년이 지나 그 효용성을 논하기 시작하는 2010년 전후 언저리에 우리나라에서는 CPTED의 개념이 새로이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도시의 혼란기에 태생하여 안전한 공간, 설계로서 범죄를 감소시키고 예방하려는 노력으로 시작된 이 CPTED의 개념은 40년의 시간 동안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다. CPTED는 학교, 도서관, 공원, 도시 설계와 같은 공적인 공간에 대한 디자인 개념의 변화와 함께, 인간 중심적인 도시 설계의 재고민, 그리고 사적인 공간의 안전성에 대한 고민까지 사람들의 삶의 곳곳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자연감시, 접근통제, 영역성, 활동지원, 유지관리라는 단순한 5가지 개념으로 다재다능하게 공간 활용도를 논할 수 있으니, 완성품은 공간의 목적과 상황 그리고 선택하고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즉, 모든 공간에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 공간의 목적과 상황에 맞게 취사선택 변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쉽고 단순한 개념 탓에 CPTED는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개념들과 접목되어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공간이 수행하는 다양한 역할에 대한 기대감에서 출발한 CPTED는 이전에는 전혀 연결점을 찾지 못하였던 범죄예방기능의 범주로도 확대되었다. CPTED 전략의 초기 접근은 공공주택 디자인에 한정되어 출발하였으나, 쉽고 간단한 전략들은 이 CPTED 개념을 다양한 곳에 응용을 가능케 하였다. 현재 도로, 공원, 학교, 공공건물, 주차장, 버스정류소 등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Virginia 주는 은행, 병원 등의 사적인 비즈니스 영역까지도 CPTED를 응용한 세부 팁을 가이드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공간에 기초한 범죄예방 정책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여 CPTED는 범죄예방에 대한 비용과 부담을 다양한 기관과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때문에 경찰이 담당해야 하는 치안 문제라는 개념에서 범죄학자, 조경, 건축, 디자인 그리고 주민들의 협력이 그 공간에서의 범죄문제의 성패를 가르는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셉테드 디자인의 법제도적 변화와 평가
우리 사회는 범죄로부터 안전한가?우리 사회는 범죄로부터 안전한가? 시민들은 여전히 안전한 삶에 대한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가?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은 무엇인가? 인간의 동기부여에 관한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한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1908~1970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생리적 욕구이며, 이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두 번째 단계로 신체적, 감정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안전의 욕구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사회적 관계의 발전과 자아실현이라는 삶의 질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통계청은 시민들의 범죄두려움 및 생활안전에 대한 인식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폭력범죄, 살인 등 흉악범죄, 성폭력범죄, 약취유인범죄, 방화 및 실화범죄 등 5대 강력사범은 최근 10년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2012년에 들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밝혔다.위와 같은 공식적인 범죄지표가 아니어도 최근 발생하고 있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의 문제는 시민의 안전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우리 사회의 안전인프라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그동안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이 유지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왔으나, 국민들의 범죄두려움에 대한 체감지수는 점차 상승하고 실제 시민의 삶에 영향을 주는 주요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다양하고 복잡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 범죄문제에 관해 철저하게 경찰력에만 의존해온 범죄대응시스템의 한계가 주요 요인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범죄문제가 경찰력만으로 결코 해결될 수 없으며 보다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참여와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그동안의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최근 범죄예방을 위해 각종 도시 문제, 특히 범죄와 환경 사이의 관련성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는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가 있다.
범죄예방 환경설계 현황과 전망: 개념정의와 인증 체계
한국셉테드학회 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 개요2010년 3월 창립된 (사)한국셉테드학회(Korea CPTED Association)는 건축물과 도시공간 유형별로 적용할 수 있는 범죄예방 환경설계 평가기준을 개발하여 ‘범죄예방 환경설계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은 (사)한국셉테드학회 산하 ‘셉테드 인증센터’의 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에 관한 규정 및 인증 매뉴얼에 따라서 진행되며, 인증의 대상은 ‘공동주택, 학교시설, 공공시설, 가로구역(지구단위), 상업시설 및 업무시설’로 구분된다. 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여부는 인증 위원회(인증 평가위원과 인증 자문위원으로 구성)의 평가 결과에 의해서 결정하게 된다. (1) 인증의 종류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의 종류는 디자인 인증과 시설 인증으로 구분되는데,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디자인 인증범죄예방 환경설계 디자인 인증(이하 디자인 인증)은 건축물 및 도시공간 등의 설계단계에서 디자인 인증기준에 의한 계획안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디자인 인증은 서류심사(도면 및 사업계획서 등)를 통해서 진행되는데, 디자인 인증 기준 평가항목 중 ‘공적공간, 반공적공간, 반사적공간’ 각 영역별로 환산점수 70점 이상을 충족하고, 영역별 점수와 공통 설비기준, 특화전략 및 디자인 평가 점수를 합산한 종합점수가 환산점수의 70점 이상이 될 때 최종적으로 합격(Pass)으로 결정되며, 어느 한 영역이라도 70점 미만이거나 종합점수가 70점 미만일 경우 불합격(Fail)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합격된 대상 건축물 및 도시공간에 한정해서 종합점수(환산점수)가 90점 이상일 경우 최우수 디자인 인증으로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 인증의 유효기간은 설계단계에서 사용검사 전까지로 한정한다. ② 시설 인증범죄예방 환경설계 시설 인증(이하 시설 인증)은 건축물 등의 사용검사 단계에서 시설 인증기준에 의한 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시설 인증은 서류심사와 현장실사(現場實査)를 통해서 진행되는데, 인증 위원회는 대상 건축물이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에서 범죄예방 환경설계가 적용되어 있는지의 여부와 관리자 면담을 통해서 각종 보안 시스템의 운영 및 관리상태를 종합하여 평가하여 최종 인증 등급을 결정한다. 인증 등급은 시설 인증 기준 평가항목의 종합점수(환산점수)가 85점 이상이면 ‘최우수 등급’, 70점 이상 85점 미만이면 ‘우수 등급’으로 한다. 시설 인증은 인증을 취득한 때로부터 5년간 유효하며, 인증의 갱신은 시설 인증을 취득한 건축물 및 도시공간 등에 한정해서 신청이 있을 경우 매 5년마다 가능하다. (2) 인증의 절차1단계 _ 인증 신청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을 원하는 건축주, 건설사, 시행사, 설계사무소, 지자체 등은 소정의 양식을 작성하여 (사)한국셉테드학회 산하의 ‘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센터(이하 인증센터)’로 제출한다. 2단계 _ 인증 평가인증 평가를 위한 각종 자료는 인증 센터에서 취합한 뒤 인증 위원회를 구성하여 대상지역의 범죄위험도 평가와 계획(안)에 대한 범죄예방 환경설계 적용내용의 평가가 약 한 달간 진행된다. 인증 위원회는 대상 건축물 및 공간 등에 대한 최종 인증 평가보고서를 인증 센터에 제출하고 최종 등급을 결정한다. 3단계 _ 인증 기준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 기준은 ‘공적공간, 반공적공간, 반사적공간, 공통설비, 특화전략 및 디자인’영역으로 구분되며, 각 영역은 다시 세부 평가항목으로 구성된다. 인증 평가는 정량적, 정성적 기준으로 구분되는데, 정성적 평가항목은 정량화시켜 평가할 수 없는 디자인 항목으로 구성된다.
셉테드 디자인의 적용사례(1): 서울시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중심으로
현재 서울시에서는 18개의 주거환경관리사업이 CPTED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여 진행 중이지만 주거환경관리사업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사가 준공된 지역이 아직 없기에 현재 기본계획 완료 후 실시설계가 먼저 진행 중인 온수동 사례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기존에 범죄예방 환경설계가 신축 건축물 또는 대규모 단지 개발에 적용되어 온 점에 반해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사회적 약자들이 거주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범죄에 취약한 기성 저층 노후 주거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주민 중심의 마을계획과 지역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범죄예방 _ 주민을 계획의 중심으로기존의 주거지 정비 사업들과는 다르게 서울시 주거환경관리사업에서는 주민이 사업 추진의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온수동 주거환경관리사업 역시 주민이 중심이 되어 계획을 수립하고 총괄계획가(Master Planner)와 서울시 그리고 구로구는 대등한 관계에서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업의 우선순위 선정에서부터 마을회관 운영계획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민협의체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들이 계획의 중심이 되고 있다. 범죄예방 계획 또한 주민들이 실제 삶속에서 체감하는 범죄 불안 요소들을 직접 범죄안전지도 작성을 통해 표현하게 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주민이 함께 검토하고 현장 방문을 통해 대안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주민협의체 회의는 임시 마을회관을 거점으로 하여 ‘온수동 마을만들기’ 온라인 카페와 모바일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지금까지도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관계자들의 이견으로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이러한 과정 자체도 성숙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산고라고 생각된다. 주민이 계획의 중심이었던 것만큼 주민들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을 가질 것이며 이것이 자연스럽게 범죄예방으로 이어질 것이다. 범죄예방에 있어서 공공(公共)의 책무(責務)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범죄 비용 추계 보고서’를 보면 각종 범죄로 인한 사회적 총비용이 연간 약 158조 원, 범죄 예방에 소요되는 비용이 연간 약 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사회적 손실과 범죄로 인해 한 사람 그리고 그 가족이 겪어야 할 정신적 고통 등을 고려하면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관의 적극적인 노력은 아직까지도 너무나 미흡하다고 생각된다. 범죄의 ‘사후 처리’도 중요하지만 ‘범죄예방’을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고, 범죄예방 역시 경찰력을 통한 범죄 예방 일변도에서 벗어나 환경 개선을 통한 범죄 예방과 주민참여를 통한 ‘범죄 예방’으로 정책을 다변화해야 한다. 여성과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공공의 책무이자 시민들의 권리이다. 지금까지 주택 공급이라는 명분하에 소홀해 왔던 주거의 질적인 측면에 있어 서울시의 역할을 좀 더 강화하겠다. 남녀노소 불구하고 모두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행복한 도시, 살고 싶은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서울시가 앞장서겠다.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이 공동체와 장소의 가치 재발견을 통한 인간관계 회복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서울시는 사람 중심, 장소 중심의 진정한 주거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
셉테드 디자인의 적용사례(2): 시흥 군자 배곧 신도시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CPTED 인증을 추진하고 있는 배곧 신도시송도 신도시와 마주하고 있는 시흥 군자 배곧 신도시는 경기 서부권 개발가능지의 최후의 보루이자 서해의 시화공단, 오이도, 월곶, 소래철교, 천혜의 소래염전 갯골생태습지를 안고 있는 시흥시 정왕동 일원의 부지면적 4,907,148㎡에 이르는 대규모 개발지역이다. 이곳에 전체의 21.9%가 주거 및 주상복합용지로 개발되고, 주택 19,600가구가 건설돼 51,000명의 인구가 거주하게 된다. 상업, 교육 및 의료복합, 연구 R&D, 도시지원시설 등이 약 1,700,000㎡(34.5%)로 계획되며, 공원녹지는 약 1,170,000㎡(23.8%)로 주민참여형 친환경 녹색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배곧 신도시는 Open Campus, Medical City, Zero City, U-City, Barrier Free City 등 5대 전략을 통해 자족도시로 계획되었고, 특히 주거민의 생활과 아이들의 생활안전을 위해 범죄를 예방하는 환경설계와 디자인 기법(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을 도입하고 있다.
셉테드 디자인의 적용사례(3):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 계양 센트레빌, 신동탄 SK VIEW 파크
2005년 9월 경찰청에서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계획(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발표한 바가 있다. ‘CPTED’란 주거 환경설계에 방범개념을 도입하여 범죄와 범죄에 대한 주민들의 두려움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범죄없는 환경에서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데 기여한다는 개념으로서, 1960년 초 미국의 사회학자인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에 의해 최초로 제기되었다. 1970년대 범죄통제능력을 상실한 대규모 고층 공동주택을 철거1)하면서 주거환경과 범죄 방지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증폭되었고, 오스카 뉴만(Oscar Newman)에 의해 구체화 되었다. 국내에서도 1기, 2기, 3기 신도시, 뉴타운, 재개발, 행복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과 같은 도시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계획되고 진행되었지만 도시개발 후 만들어지는 도시공간과 그러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범죄와의 관련성에 대한 고려가 전무한 채 진행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민간사업 주도로 진행되는 국내 공동주택의 개발사업의 경우, 최소한의 법적인 제한사항2)만 만족시키는데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해마다 급증하고, 특히 여성3)과 아이들4)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증가율은 심각한 상황에 비춰볼 때 단순히 법적 요건의 만족만으로는 거주자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이다. 계양 센트레빌계양 센트레빌의 셉테드 적용 내용을 살펴보면, 주동의 배치를 고려한 보안등 및 CCTV 설계, 시야가 확보된 수목의 식재계획 등 사각지역이 없는 최적의 보안 설계가 적용이 되었다. 지상에는 적외선 방범로봇(센트리)과 지하주차장에는 비상콜과 연계된 회전형 CCTV를 통해 단지 내 안전을 강화하며, 건물의 모든 입구에 RFID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는 이상 징후 등 위급사항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며, 세대 내 현관문과 발코니 센서는 외부 침입시 경비실뿐만 아니라 지정된 번호로 SMS가 자동으로 전송된다. 단지 내 이동과 시설 이용에 있어서 보행자가 편안하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각 동의 출입구까지 연결되는 보행구간의 경사를 최소화하고, 주민공동시설 등 단지 공동시설로 연결되는 부분에는 보행자 전용 엘리베이터를 계획했다. 지하주차장은 전체 주차구획을 10~20cm까지 넓혀 누구나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설계 했으며, 주차 후 각 동의 출입구까지 차로와 분리된 보행자 안전통로를 계획했다. 신동탄 SK VIEW 파크지능형 영상감지 솔루션 _ VMS친환경 단지 계획과 함께 범죄예방설계(CPTED) 인증을 받은 ‘신동탄 SK VIEW Park’는 단지 내에 최첨단 CCTV 분석시스템인 지능형 영상감지 솔루션(VMS)을 도입하여, 단지 내 CCTV영상을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분석해 피사체의 특이행동을 화면과 경보음으로 즉각 알려주는 최첨단 시스템을 통해 입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외부 조경계획은 휴게, 놀이, 운동, 문화 및 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5개 테마로 조성하였는데 이 테마공간 속에서 자유롭고 즐겁게 이용 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무엇보다 입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한 범죄예방설계(CPTED)를 도입하여 안전한 외부 공간을 조성하였다.
포토페이크photo-fake의 조건: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의 이미지 컷 분석
몇 장의 이미지를 비교하면서 글을 시작하고 싶다. 하나는 베를린 다다Dada를 이끈 존 하트필드John Heartfield의 <슈퍼맨 아돌프가 황금을 삼키고 오물을 뿜어내다>이고 다른 하나는 초현실주의자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파리 오페라>이다. 그림설명에서 읽혀지듯이 하트필드의 작품에는 정치적 비판 의식이 표출되어 있다. 그리고 마그리트의 작품은 무의식의 영역인 꿈을 재현하고 있다. 두 이미지가 전달하는 내용은 표현 방법을 통해 가시화된다. 하트필드의 것이 사진 이미지를 자르고 왜곡하고 붙인 자국과 이미지가 붙여진 빈 바탕을 드러내는 반면 마그리트의 것에는 이러한 조립 흔적이 봉합되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마그리트의 이미지에서 파리에 있는 오페라 건물과 익명의 목가적 자연 풍경은 우리의 인식에서 좀처럼 공존하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이미지를 현실 세계의 사건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인식의 차원에서 오페라 건물과 목가적 풍경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간극이 존재한다. 나는 앞의 이미지를 ‘가시적 간극을 갖는 몽타주’라고, 뒤의 것을 ‘비가시적 간극을 갖는 몽타주’라고 부르고 싶다. 이 구분의 경계는 유동적이고 느슨할 수 있지만 두 이미지 모두 인식의 차원에서는 그것이 보이든 보이지 않든 간극을 지니고 있다. 조경 설계 과정에서 생산된 두 컷의 이미지를 이 분류에 대응시켜 보자. <그림 3>은 다운스뷰파크 설계경기에서 코너James Corner와 알렌Stan Allen의 제안에 삽입된 이미지로서 사진을 잘라 조립한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기에 가시적 간극을 갖는다. <그림 4>는 같은 설계경기에서 츄미Bernard Tschumi의 제안에 포함된 이미지인데 여기에는 표면적으로 왜곡도 없고 찢긴 자국 또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지를 구성하는 디지털과 야생은 현실 세계에서는 좀처럼 공존할 수 없고 안전장치 없이 코요테가 서성거리는 상황은 일상의 풍경이 아니기에 우리는 이 이미지를 가상의 장면처럼 인식한다. 말하자면 이 이미지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인식적 차원의 간극이 존재하는데 필자의 분류에 따르자면 이 이미지는 비가시적 간극을 갖는 몽타주에 속한다. 간극 없는 몽타주=포토페인팅=포토페이크‘간극이 없는 몽타주’도 있다. 여기에서 ‘간극 없는’이란 말은 ‘비가시적’이라는 말과는 다르다. 비가시적 간극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나 각 이미지들의 이질적 속성 덕택에 우리의 인식에서 균열을 일으킨다. 반면 간극 없는 몽타주는 간극이 보이지 않을 뿐더러 인식의 차원에서도 이물감이 들지 않아 현실 세계를 박은 한 장의 사진으로 받아들여진다. 간극 없는 몽타주는 비판적・창조적 의식이 잠입할 틈새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몽타주 고유의 속성이 없다. 간극 없는 몽타주는 오히려 회화에 가깝다. 간극 없는 몽타주는 사진 이미지에 안료를 덧칠하여 한 폭의 회화와 닮고자 했던 사진의 초기 역사의 픽토리얼리즘pictorialism, 소위 회화적 사진의 전통을 연상시킨다. 나는 간극 없는 몽타주를 ‘포토페인팅photo-painting’이라 부르고 싶다. 보이는 간극은 컴퓨터 도구로 몇 번의 붓질이라는 마법을 행하면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간극은 이미지의 선택 단계에서 우리의 인식에 균열을 일으키지 않는 것들로만 선택되면서 애초에 생성될 가능성이 제거된다. 포토페인팅은 이렇게 가시적・비가시적 간극들을 지워내 우리의 비판 능력을 순치시키는 이미지의 제작 방식을 말한다. 포토페인팅은 ‘포토페이크photo-fake’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페이크는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과장 혹은 축소하여 우리의 시각을 교란시켜 발생하는 가시적 차원의 속임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포토페이크는 인식적 차원의 속임수를 말한다. 가시적・비가시적 간극이 있는 몽타주를 바라볼 때 간극은 그 이미지가 한 장의 이미지로 인식되는 것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여 우리는 그 이미지가 현실 세계가 아니라고 믿는다. 반면 우리는 간극 없는 몽타주를 인식상의 균열 없이 현실 세계를 포착한 한 장의 이미지로 받아들이는데, 이 과정에서 이미지는 그것이 현실 세계라고 믿게 한다. 이것이 내가 말하려는 포토페이크이다. 간극 없는 몽타주는 현실 세계의 모조품fake으로 그것이 현실이라고 우리를 속인다fake. 다양한 시점을 보여주고 여러 시간대가 공존하여 잠재적 의미를 만들어내는 몽타주의 근본 계기들이 간극 없는 몽타주에는 없다. 진정한 몽타주는 사라져가고 있다. 나는 최근의 조경 설계에서 제작되는 이미지가 포토몽타주에서 포토페인팅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설계 과정에서 몽타주가 담당했던 역할인 창조적 매체이자 사유의 도구라는 생성적 기능은 다이어그램이나 드로잉의 편으로 옮겨졌다. 다이어그램과 드로잉은 몽타주의 속성을 차용하거나 몽타주의 재료인 사진과 혼성되고 있다. 대신 포토페인팅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미지 컷은 우리의 비판적인 혹은 창조적인 인식 기능을 마비시키고 만들어질 공간의 사실 정보와 분위기를 예시하기 위해 평면도를 설명하는 소모적 이미지로 복무한다. 이 이미지의 목적과 기능이 본래 그러했다고 말하는 편이 적절한 진단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미지 컷은 설계가의 머릿속에 부유하는 상상적 공간이라는 관념 덩어리를 시각적으로 충실히 재현하여 고객에게 전달되기만 하면 되었다. 설계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이미지 컷의 역할, 이를테면 설계 프로세스에서의 효용성이나 고객의 성향과 부합하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논할 능력이 내게는 없다. 이런 계열의 문제는 이미 김아연, 정욱주가 다른 지면(『환경과 조경』, 제257・262호)에서 통찰하였다. 나는 여기에서 내가 이미지 컷을 이해하는 방식인 포토페이크의 작동 조건, 다시 말해 이미지 컷이 생산되고 수용되는 과정을 말하려 하고 이해를 돕고자 지난해 개최된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의 이미지 컷 몇 장에 주석을 달아 보았다.
청평 오로라연수원
Aurora Training Institute 북한강 지류며 놀라운 경관을 제공하는 청평호수를 내려다보며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물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에 연수원이 자리 잡고 있다. 주변 인접지에 배치되어 있는 기존 주택들과는 규모나 외장재 마감이 주는 감동이 남다른 것 같다. 하루 24시간 내내 다른 모습을 그리는 청평호수의 짙푸른 청록의 수면, 그리고 푸르다 못해 빛이 나는 중첩된 산의 숲들이 인간의 연약함과 겸손함을 깨우치게 한다. 연수원은 전정이 위치한 남동향에서는 3층이지만 북서향에서는 2층으로 지형의 고저차를 고려하여 디자인했고, 웅장하고 강력한 주변의 자연경관에 맞서는 조경이 아닌 그 경관을 끌어들이는 ‘비움의 조경’, 즉 차경을 통해 공간의 양과 음, 대와 소, 극대비의 조경기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 선조들이 마당을 비워 자연의 경관을 정원으로 삼은 것처럼, 또한 건축의 웅장함에 겸손한, 그런 조경을 하고 싶었다. Landscape Architecture _ CTOPOSLandscape Construction _ CTOPOSArchitecture _ Fill ArchitectureArchitecture Construction _ Fill ArchitectureLocation _ Hoegok-ri, Seorak-myeon, Gapyeong-gun, Gyeonggi-do, KoreaArea _ 1,000㎡Completion _ 2012. 11Photograph _ Choi, Shin HyunEditor _ Park, Ji HyunTranslator _ Ahn, Ho Kyoon Looking down at the beauty of the river and the sparkling waters of the lake, the training institute is standing surrounded by the landscape impressive enough to remind us of how great God’s creation is. It is easily distinguished from the neighboring buildings in size and choice of claddings. The lake, whose calm and clean waters create different impressions in every moment, and the forests on the mountains lead us to think of how humble and vulnerable we are. The training institute is 3 stories tall looking to the southeast while 2 stories tall facing the northwest. The building was designed to be naturally integrated into the surrounding landscape, rather than to be standing out against it. This method could be understood as the landscape architecture of emptiness, which focuses mainly on the vivid contrast between yin and yang, and big and small. It can be traced back to the early days of the Korean landscape architecture, where our ancestors created the front garden of the void to fully enjoy the surrounding natural environment as their private landscape. Following this tradition, I hoped to develop a landscape architecture of humble character.
석파정 및 서울미술관
Seokpajeong and Seoul Museum 석파정은 흥선대원군의 별서로 이름 높은 곳이다. 이곳은 본래 조선 철종과 고종 때의 문신이며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1796~1870의 별서였다. 석파정 초입의 큰 암반에 한수운렴암閑水雲簾庵, 물과 구름으로 발을 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이라는 글귀가 있어 김흥근 이전에도 별서공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천야록』에는 대원군이 이 별서를 탐내어 팔라고 했으나 김흥근이 듣지 않자, 아들 고종과 함께 이곳에서 하루를 묵은 뒤 별장을 차지했다고 나온다. ‘임금이 묵고 가신 곳에 신하가 살 수 없다.’는 것이 당시의 정서였기 때문이다. 이후 흥선대원군은 이곳의 이름을 석파정이라 바꾸고, 자신의 호도 석파로 정했다. 당시 석파정은 안태각安泰閣, 낙안당樂安堂 등 모두 8채의 집으로 크고 장중하게 구성되어 대원군의 위세를 과시했다. 대원군 사후 그의 후손들이 승계하여 소유하다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성 콜롬비아병원결핵요양소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60년대부터 1996년까지 소유가 자주 바뀌면서 오랫동안 관리 부실로 폐허나 다름없던 공간을 석파문화원이 2006년에 인수한 후 4년의 인허가와 설계, 2년간의 시공을 거쳐 2012년 서울미술관의 부속공간으로 거듭났다. 석파문화원은 유니온약품그룹 안병광 회장이 운영하는 문화재단이다. 안 회장은 평소 문화, 예술, 조경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소중한 문화유산이 방치되어 폐허가 된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 인수한 후 미술관을 건립했다. Landscape Architect _ Cho, Han SookLandscape Construction _ buseokwonLocation _ Buam-dong, Jongno-gu, Seoul, KoreaArea _ 38,261㎡Completion _ 2012. 12Photograph _ Lee, Hyeong Joo + Choi, Hyun CheulEditor _ Oh, Jeong HakTranslator _ Hwang, Ju Young Seokpajeong is well-known as the Byeolseo(suburb villa) of Heungseon Daewongun(regent of King Gojong). It was originally a Byeolseo owned by Heing-geun Kim(1796-1870), a courtier and prime minister of the Joseon Dynasty in the period of King Cheoljong and King Gojong. A large rock carved with Chinese characters meaning “Spending leisure hours by drawing a curtain of water and cloud” located at the entrance suggests its long history as a Byeolseo. According to Maechonyarok(collection of Maecheon's works), Daewongun was very fond of this Byeolseo and asked Kim to sell this. When refused, he spent a night with his son King Gojong and took this Byeolseo. At that time, people thought that ‘a retainer cannot live where his king have slept.’ Heungseon Daewongun named this Seokpajeong and made his pen name Seokpa. Then, Seokpajong boasted its majestic composition of 8 houses including Antaegak and Nakandang. After the death of Heungseon Daewongun, his descendants inherited it, and was once used as Saint Columbia Hospital(sanatorium for tuberculosis). Frequent changes of owner during 1960 to 1996 caused poor maintenance. But four years of licensing procedure and design, and two years of construction since the acquisition by Seokpa Culture Center in 2006 made this an annex of the Seoul Museum. Seokpa Culture Center is a cultural foundation owned by Byeong-gwang Ahn, the CEO of the Union Pharmacy Group. As an amateur of culture, art and landscape architect, he felt sorry for the ruined status of the cultural heritage, and took over it to make an art museum.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7)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최근 도시는 물론이고 사람들의 발길이 잦지 않았던 시골 마을까지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가 이른바 ‘걷기’이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의 지방 소도시까지 ‘걷고 싶은 길’을 명소로 만들고 있고, ‘둘레길’, ‘올레길’ 등 ‘걷기’를 테마로 한 관광 상품들도 앞 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과거 좋은 도시를 지칭했던 ‘아름다운 도시’, ‘살기 좋은 도시’ 등 수많은 상징적 표현 가운데 이제 ‘걷고 싶은 도시’가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대세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걷고 싶은 도시’일까? 임승빈 교수(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최근 라펜트에 연재하고 있는 ‘도시사용설명서’에서 “걷고 싶은 길은 걷기 편안하고 매력적인 경관을 가지며, 이제는 보행자의 권리를 찾아야 할 때이다.”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차량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이제 떠나보낼 때가 되었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쾌적한 도시환경조성과 건강증진에 기여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하지만 임 교수님의 주장에는 미흡하게도 진정한 의미의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다. 한때 차량들로 인해 보행자들이 지하터널로 건너야 했던 대한민국의 상징, 광화문 광장에도 횡단보도가 생겨나고 보행 중심의 광장으로 재탄생하며 도시의 풍경이 바뀌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보도블럭 깔기’와 ‘광장 만들기’에 그치는 ‘물리적 보행환경’의 개선에 머무는 수준이다. 참의미의 ‘걷고 싶은 도시’를 위해서는 이와 같은 잘 정비된 하드웨어와 더불어, 거리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활동들을 수반할 수 있는 문화적인 소프트웨어 또한 중요하다. 또 무엇보다 애착을 가지고 도시와 거리를 걸으며 가꾸려는 사람들 자체의 노력 또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도시,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존의 도시, 차를 타는 것보다 걷는 게 오히려 편리한 도시,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걸으며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결국 현대도시의 매력과 경쟁력을 되살리는 길일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미국에서 20여 년에 걸쳐 스마트성장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최근『Walkable City걷기 좋은 도시』를 저술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조경가 제프 스펙Jeff Speck을 소개하고 최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걷고 싶은’ 도시의 발전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Susan Van Atta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4. 도시의 빗물관리를 위한 그린 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 _ Nette Compton5. 국가도시공원 조성의 성공적 모델(Downsview Park) _ David Anselmi 6. 생태복원, 재생 디자인(Ecological Restoration) _ Keith Bowers7. 걷기 좋은 도시 만들기(Walkable City) _ Jeff Speck8.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9. 에너지 경관 및 시민 참여(Renewable Energy Plant & 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10.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l) _ Michael McDonough Partners11.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12.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제프 스펙(Jeff Speck) Speck & Associates사 대표, 미국 도시계획사, 미국 조경가협회 명예회원 걷기 좋은 도시(Walkable City)의 선구자제프 스펙은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미술사와 경제학 전공을 수석 졸업하고, 이태리 플로렌스의 시라큐스대학 분교에서 르네상스 건축사를 전공했으며, 하버드 건축대학원을 우수하게 졸업하였다. 이후 10여 년간 Duany, Plater-Zyberk & Company(DPZ)의 타운플래닝 디렉터를 역임하였으며, 2003~2007년 동안 미국 국립예술기금의 디자인 디렉터로 임명되어, ‘도시디자인을 위한 시장 협의회’를 이끌었으며, ‘커뮤니티디자인을 위한 주지사 협의회’를 창설하였다. 현재는 Speck & Associates사를 설립해 주로 저술, 강연, 공공기관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활동하고 있으며, 스마트성장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주로 관료집단과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매사추세츠 로웰시의 다운타운 계획, 6개 도시의 워커빌리티(걷기 좋은 정도)에 대한 비교 연구, 롱아일랜드 바빌론의 대중교통 위주 타운 계획, 오클라호마시티의 다운타운 50개 블록의 거리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 180 등이 있다. 『메트로폴리스』매거진의 편집기자를 맡고 있으며, 미 국토방위국의 지속가능성 추진본부의 자문을 맡고 있다. 안드레스 두아니, 엘리자베스 플래터자이벅과 함께, 「Suburban Nation: The Rise of Sprawl and the Decline of the American Dream, The Smart Growth Manual」을 공동 저술했으며, 최근『Walkable City: How Downtown Can Save America, One Step at a Time』을 출간했다. Q. 걷기 좋은 도시는 곧 지속가능한 도시라 할 수 있습니까?A.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레인버거와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주장하듯, 걷기 좋은 도시는 우수한 인력들을 끌어오는 힘이 있습니다. 도시별 특허 출원의 수에 대한 연구결과는 창의성과 걷는 도시의 연관성을 증명합니다. 한편, 공중보건학자인 딕 젝슨이 주장하길, 걷는 도시는 비만과 교통사고, 천식 등을 줄임으로써 사망률을 낮추고, 사회 전반적인 의료비용을 낮춘다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저술가인 데이빗 오웬은 이제까지 통념적으로 알려져 있던 도시와 공해 배출량의 연관성에 대한 관점을 뒤집으면서,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구 밀도가 낮아질수록 개인별 탄소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남을 극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뉴욕 맨해튼 사람들은 미국의 1920년대 배출량에 머무르고 있을 정도로, 개인별 화석연료 소비가 적습니다. 결론적으로, 걷기 좋은 도시는 국가를 부유하게 만들고, 시민을 건강하게 하며, 지구 환경을 덜 파괴합니다. Q. 센트럴파크, 하이라인과 같은 도시 어메니티가 있고, 걷거나 대중교통을 통해서 출퇴근하고 일을 보는 것 자체가 미국의 일반 대중은 상상할 수 없는 사치 항목일지도 모릅니다. 걷기 좋으면서 쾌적한 도시 환경이, 중저층도 누구나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질 수 있을까요? 걷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거기에 합당한 밀도를 공급하는 고층아파트가 필수적이지 않을까요?A. ‘걷기 좋은 도시는 비싸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미국 도시 중에서 극히 일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사례를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도시들은 이미 예전부터 걷기 좋은 도시들입니다. 맨해튼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미국인의 수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오와의 시더래피드라든가, 매사추세츠의 로웰과 같은 중소규모 도시에 절대 다수가 거주합니다. 그런데 이런 도시들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도시중심부에 주택이 드물거나, 저소득층 주거건물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시장 가격에 맞춰진 주택이 보다 많이 공급되어야 하고, 주택고급화가 이슈화되기 전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고층 주택이 물론 걷기 좋은 환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층건물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5층짜리 건물로 이루어진 지역이 얼마나 높은 밀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시 중심부의 밀도를 저해하는 요인은 건물의 높이가 아니라, 법정 주차대수에 대한 규정입니다. Q. 걷기 좋은 도시라는 관점에서, 성공적인 도시 오픈스페이스는 어떤 형태라고 생각하십니까? 또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있어 조경가의 역할은 무엇이인가요?A. 미국의 경우에, 걷기 좋은 도시를 위한 이상적인 오픈스페이스란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교통과 갓길 주차, 그리고 적절하게 계획된 자전거 시설물 등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인 광장이나 플라자 등은 유용하긴 하지만, 명확한 공간감을 잃을 정도로 규모가 커진다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건물의 벽면 높이와 도로 폭 간의 비율 또한 중요하고, 지나치게 넓어진다면 사람들이 기피하는 장소가 됩니다. 광장이란 딱 그곳을 맞대고 서 있는 벽면의 높이만큼만 유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조경가들이 이런 좋은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외부 환경에 대한 장식가의 역할만을 수행합니다. 수목은 부적절하게 정의된 도시 공간을 개선하는데 놀라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조경가들은 수목을 장식적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말고, 뚜렷한 공간감을 창출하는데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최신현 _ (주)씨토포스 대표
Choi, Shin Hyun조경건축가와 건축가얼마 전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조경가가 건축을 한다는,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조경가가 건물을 설계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유치한 이야기지만 건축가가 찍을 수 있는 준공도장은 조경가는 할 수 없다는 설움에 살지 않았는가. 또 마음 한편으로는 조경가들은 조경과 건축의 상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얼마나 건축을 이해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도 들었다. 이 소식의 주인공은 (주)씨토포스의 최신현 대표이다. 디자인이 천직이라고 말하는 그는 조경이 하는 건축은 주변 경관을 배려하는, 현재 매스를 빈 공간에 들이대는 건축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시사성을 던진다.최신현: 고등학교 시절 내가 살 집의 건축디자인도 직접 할 정도로 건축 등의 디자인에 관심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러던 중 미국에 계신 부친의 지인이 조경이란 분야를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게 너무나 좋았고 설렜다. 그때부터 조경이 하고 싶었다.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만큼 조경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졌고 건축과 주변 경관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 조경인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조경이 다루는 범위를 알고 난 뒤 조경학과 진학을 결심했다. 정말 즐겁게 캠퍼스 생활을 했다. 특히나 디자인 과목은 더 열심히 했고, 건축이나 토목과의 수업도 들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빠졌던 것 같다. 조경과 건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 생각으로 대학 때 건축학과의 수업은 거의 다 수강했다. 조경실무에 나와서 건축분야와 협의할 때도 관련 분야를 잘 알고 접하니 수월했다. 일을 하면서 건축 안을 항상 제시하고 있으며, 큰 건축사사무소와 일할 때도 주로 초기부터 함께 디자인하자고 제안한다. 몇 년 전 미국의 유명한 IDA라는 회사와도 협업에서도 내가 건축배치를 잡기도 하고, 그 프로젝트가 공모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동안 해왔던 작업들 모두 건축가에게 일방적으로 맡기지는 않았다. 건축가들과 협업을 해보면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디자인이 아니라 자신의 건물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디자인은 달라져야 한다. 도시에 건축물이 들어서더라도 도시의 맥락에 맞추어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오랫동안 살아온 선조들의 마을을 보면 튀는 건물이 없다. 배치와 형태가 조금씩 다를 뿐이다. 주변 환경과의 통일성이나 조화로움을 담는 것이야말로 선조들의 지혜가 닮긴 디자인이고 삶의 디자인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도시 안에 잘난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서로 잘 낫다고 경쟁구도의 모습을 띠고 있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주변과 어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기준이 되어 건축물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공원 안에 들어서는 건축물은 이용자들에게 편안하고 공원과의 조화에 있어 그리 튀지 않고 세련되게 들어가야 한다는 기준으로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원에 들어가는 모든 건물디자인은 대략적이나마 schematic 디자인은 해왔다. 혹은 건축가가 그렇게 하도록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북서울꿈의숲도 그랬고 동탄신도시 등이 그 예이기도 하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건축 석사과정에 입학했고, 예건(대표 노영일) 측의 요청으로 예건 사옥을 디자인하게 되었다. 그간 협업이나 공원디자인 과정에서 건축설계는 해왔지만 건축공종으로 수주해서 디자인과 시공을 한 것은 첫 번째이다. 건축물도 매스만을 다룰 것이 아니라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노영일 대표는 일반건축가와 조경건축가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다고 말하며, 조경이 하는 건축이 차별화 된 것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조경과 건축이 디자인 초기부터 맞물려 계획한다면 건물과 공간이 서로 섬길 수 있는 디자인이 도출될 수 있다. 예건사옥도 그런 의미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공장 안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어떤 욕구가 생길까, 일하면서 잠깐 눈을 돌리면 창을 통해 바깥의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볼 수도 있고, 또 멀리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테라스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바라지 않을까, 출퇴근하면서 늘 정원을 바라보면 좋겠다, 자기만의 업무공간에서 벗어날 때만이라도 주변 경관을 바라보면 좋겠다는 등 이용자의 입장에서 고민을 했다. 건축가 보다는 조경건축가가 조금은 주변 경관을 바라보지 않겠는가.이런 성격이 잘 드러난 곳이 바로 ‘전통공간(오래된 전통마을 등)’이다. 일시에 디자인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경험이 계속해서 축적하여 나온 디자인의 결정체이다. 선조들은 집을 한 채 짓더라도 원래 있던 주변 자연과 아주 친밀하게 만들어냈다. 낯선 건물 하나를 공간에 이입하는데 있어 더 화려하거나 웅장한 건물이 아니라 인근 환경과 동화하려고 했던, 그 스며들 것 같은 친밀한 디자인이 가슴에 와 닿았다. 동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전통공간’을 통해 축적된 디자인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만큼 실수가 없는 디자인이 있을까. --------------------------------------------------------------------조경가 최신현은 현재 (주)씨토포스 대표이사로, 현재 서울시 공공조경가 그룹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조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한국조경사회 수석부회장직을 수행하며 조경분야 권익 발전에 힘쓴바 있다. 디자인 한 서서울호수공원이 ASLA에 수상하며 세계적 조경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속 정원
Gardens in Suncheon Bay Garden Expo 2013물을 담는 큰 그릇 K-Water Garden _ 최윤석((주)그람디자인)하나씨드뱅크가든 Hana Seed Bank Garden _ 오경아(오가든스)색, 펼치고 개다 The Color, Open and Close _ 김연금(조경작업소 울)SK 행복정원 Steps Towards to Happiness _ 임춘화(아이디얼가든)취죽사랑방 Bamboo Garden-House _ 이대영((주)씨토포스)
조경헌장 세미나 _ 한국조경의 리얼리티
한국조경의 위기와 가능성이 공존하는 시대 2009년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된 경제위기라는 단어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경제 위기론이 드리워있다. 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는 농업의 위기, 대학에서는 인문학과 공대 위기론, 최근에는 원전비리로 인한 전력위기에 대한 불안까지 감돌고 있다. 특히 건설분야의 위기는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지금 한국사회는 위기론에 휩싸여 있다.조경분야에도 위기감이 돌고 있는데, 이는 비단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에도 조경분야는 위기를 말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한국의 현대조경 역사는 위기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때문에 조경분야에서는 한국조경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하지만 한국조경의 40년 역사 속에서도 아직 조경분야는 안정되지 못한 상태이다.지난 5월 24일에는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한국조경의 리얼리티’라는 주제로 ‘조경헌장 세미나’가 열렸다. 위기의 해법을 찾기보다, ‘한국조경’ 그 자체를 거칠게 뜯어서 들여다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세미나는 조경헌장 제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조경’의 정체성 확립의 초석을 다지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이날 세미나에서 배정한 교수서울대학교는 현재 조경분야가 처한 상황에 대해 ‘조경의 위기와 조경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제도권 조경은 일감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도시 환경과 시민은 보다 높은 질을, 보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환경의 질을 요구하는 상황이다.”라면서, “바로 이 아이러니한 지점에서 조경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비전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관에서 주도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많이 줄었다. 그런데 아직 조경분야에서는 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기존의 조경사업들은 여러 업체가 수주한 하나의 사업만으로도 몇 년을 먹고 살만큼 수입의 규모가 컸다. 인프라를 구축할 국토는 한정되어 있는데, 너나 할 것 없이 조경업종에 가담하면서 파이는 그만큼 쪼개져 점차 작아졌다. 업체수가 늘어난 만큼 인프라 구축은 더욱 가속화되었고,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보다 빠르게 일감이 줄어드는 원인이 되었다.다행인 것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들이 줄어드는 시점에 배 교수의 말처럼 시민들의 조경에 대한 요구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당시 ‘국비지원을 통한 공원조성, 생활권 마을숲 조성, 훼손된 산길·물길 되살리기, 도시·농촌 생태마을만들기’ 등이 공약으로 제시되었고, 정권교체 이후에는 주요 국정과제로 ‘국가도시공원, 동네쉼터, 도시농업 공간, 생활권 마을숲, 생태놀이터 등 도심 생태휴식공간의 확충’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토교통부 업무분담녹색도시과에 조경이라는 단어가 명시되기도 했다. 위기라기보다 조경사업의 형태가 달라졌고,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하는 시기인 것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조경분야 대부분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2013 경기정원문화대상
도시, 정원을 꿈꾸다지난 5월 23일, ‘2013 경기정원문화대상’의 시상식이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서 개최되었다. 이곳은 이번 공모의 대상을 수상한 장기영 씨의 ‘자연과 함께 하는 정원’이 자리한 곳이다. 시상식에는 방광자 위원장(경기정원문화위원회, 상명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진호 위원장(경기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 김한배 회장((사)한국조경학회), 정주현 회장((사)한국조경사회), 김정한 대표((재)경기농림진흥재단)가 참석했다. 시상식은 최연철 부장((재)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의 경과보고와 방광자 위원장의 심사평, 그리고 시상과 축사에 이어 정원투어와 가든파티 순으로 진행되었다.올해로 3회를 맞이한 경기정원문화대상은 생활 속의 정원문화 정착을 위해 경기도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정원들을 발굴할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1·2차의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투표를 통해 최종당선작을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 심사는 조경가, 정원디자이너, 조경학과 교수, 전문언론매체 편집장 등으로 구성된 경기정원문화위원회가 총괄했으며 지속성, 참여도, 관리상태, 사회기여도, 경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선정하였다. 접수된 총 35점의 작품 중 17점의 작품이 선정되었고, 그 중 대상 1개소와 최우수상 2개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조경비평 봄 공개세미나 _ 다시, 용산공원을 말하다
지난 3월 네 번째 ‘봄’이 찾아왔다. 조경비평의 담론을 생산해내고 있는 ‘조경비평 봄’이 지난 3월 용산공원에 초점을 맞춘 비평집 『용산공원 -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출품작 비평』을 출간했다.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출품작 비평을 모은 것으로 20인의 필자가 약 1년여의 준비를 거쳤다. 이 책의 서문(배정한)에서는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세 번째 ‘봄’ 『공원을 읽다』의 서문은 “공원은 희망의 공간이다. 그래서 공원이다.”로 끝난다. “희망의 용산공원”을 기다리며 ‘조경비평 봄’은 네 번째 ‘봄’ 『용산공원』을 보낸다. 후속 토론과 비평을 기대한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가 많았을까? 혹은 독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탓일까?조경비평 봄은 약속대로 지난 5월 31일 후속 토론인 조경비평 봄 공개세미나 ‘다시, 용산공원을 말한다’를 개최하고 역사, 생태, 시간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용산공원 당선작과 출품작을 리뷰했다. 용산공원이 생산해 낸 쟁점과 이슈에 대해, 또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대형공원의 설계 이슈에 대해 다함께 고민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열린 이번 세미나는 ‘봄’이 개최한 첫 번째 공개세미나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용산공원 -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출품작 비평』에 참가한 4명의 필자 발제에 이어 배정한 교수(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사회로 4명의 발제자(김영민 교수, 류영렬 교수, 박희성 연구교수, 장보혜 박사)와 함께 남기준 편집장(나무도시), 박승진 소장(디자인 스튜디오 loci), 박선희 연구원(서울대학교 대학원 통합설계미학연구실), 유시범 학생(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이명준 연구원(서울대학교 대학원 통합설계미학연구실)이 참석해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을 통해 남기준 편집장은 너무나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기본계획과 지침서도 보다 창의적인 안의 도출을 방해하는데 일조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2013 아라문화축제
조경이 만드는 문화콘텐츠, 지속가능한 아라뱃길을 만들다서울과 인천을 잇는 국내 최초 운하인 경인아라뱃길에는 뱃길수변의 녹지를 따라 크고 작은 오픈스페이스가 18㎞에 걸쳐 길게 이어져 있는데, 크게 ‘수향8경’과 ‘파크웨이’, 그리고 ‘아라자전거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의 친수경관은 지난 2009년 설계공모전으로 시작된 이후 약 4년간의 공정으로 작년 하반기에 대부분 마무리되어, 지금은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지역의 문화명소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다. 설계과정에서부터 기존의 건설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문화아이콘을 찾고자하는 시도로, 인문사회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된 자문위원회(창조문화환경위원회)가 운영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아라뱃길 친수시설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 구현’의 성과가 기대되었고, 뱃길 수변이 새로운 문화명소로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하였다. 문화명소화를 만들기 위한 그 전략적 방안으로써 지속가능하고 대중적 설득력이 있는 문화콘텐츠를 창출하고자 하는 미션은 친수공간의 설계·시공 이후의 이용효율에 대한 실질적인 과제로 대두되었으며, 지난 1월부터 지역사회(지자체, 정부기관, 지역사회단체 등)를 중심으로 관련 자료수집, 관계자 회의, 전문가 자문 등이 이어졌다. 특히 지역사회의 관계자와의 공감대 형성은 동일한 목표를 향한 큰 원동력이 되었다. 아라뱃길 친수공간의 문화콘텐츠 구현방안을 찾는 과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요소는 세 가지였다. 첫째 지역사회의 참여, 둘째 뱃길친수공간의 정체성, 셋째 정례적 콘텐츠로 이어갈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다. 이 3가지 요소의 통합적 가치 속에 창출된 콘텐츠가 “아라문화축제”였다. 아라문화축제는 일상에서의 문화적 요소와 일상에서 체험할 수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구상하여 친수변의 정체성을 최대한 인식시킬 수 있는 ‘뱃길 고유의 문화명소화 전략’으로 기획되었다.
갑갑한 갑을문화
Time to Right Distorted Relationship 국민권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9시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지금 조경 관련 회사 몇 군데가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엔지니어링 한 곳과 조경설계사 몇 곳이다. 대규모 조경설계를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겨 더 이상 같이 하기 힘들어졌다. 남은 것은 그 때까지의 비용 정산인데, 계약서 없이 진행해 왔기에 기준이 모호했다. 좋게 헤어지는 것도 아니기에 서로의 입장 차이가 컸다. 유리하게 해결될 낌새가 보이지 않자 을인 설계사들은 갑인 엔지니어링을 건너뛰어 원발주처 감사실에 문제제기를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슈퍼갑을 직접 상대하려는 을들의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설계사들은 다시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했고, 공정거래위원회로 이관되어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두 기관은 사회적 약자를 우선하므로 아마도 합당한 결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설계비를 둘러싼 이 분쟁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짓누르는 갑을문화의 한 단면이다. 기본적으로 계약 관계에서 생긴 권력의 불평등성에서 비롯되므로 모든 사회에서 발견된다. 근데 왜 한국사회에서 유독 심할까? 갑을문화는 조선시대 관존민비의 잔재로까지 해석되고 있어(강준만), 그 뿌리가 상당한 고질병임을 알 수 있다. 전근대적인 의식의 발로임에도 불구하고 나아지긴 커녕 최근에 와서 더 크게 사회문제화 되었다. 그 이유는 불공정한 관계에서 비롯된 양극화 문제가 핵심으로 제시되기도 한다(정운찬 등). 힘 있는 갑이 을에게 강제하면 을은 거부할 수가 없게 된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불공정한 관계 청산과 재설정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갑을문제의 원인으로 양극화가 지목된 것은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평등과 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는 소수 부자들만의 자본주의체제는 존속하기 힘들다고 논의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특히나 건설 분야는 여러 공종으로 구성되어 계약관계가 복잡하다. 그 과정에서 다단계 하도급이 오랜 인습으로 남아 있다. 거의 피라미드 구조를 방불케 한다. 대개 조경은 갑보다는 을의 위치에 있을 때가 많다. 설계에서는 건축설계나 토목설계의 하도급인 경우가 꽤 있다. 시공 역시 전문건설업의 비중이 높아 종합건설업체의 하도급으로 일할 때가 많다. 이렇게 을의 자격으로 공사를 하다 보니 이런저런 불이익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의 조경공사 분리발주 제도화 논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을은 항상 약자인가? 피라미드 구조에서 을도 돌아서면 갑이 된다. 자신이 받은 피해를 그대로 전달한다. 아니 오히려 더 가혹할 때도 적잖다. “나만 손해 볼 수 없다.” 혹은 “당한만큼 돌려 준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처음의 갑질을 막지 못하면 악습은 계속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갑을문화 개선이 시급한 이유이다. 우리는 원래 삼국시대부터 교역과 계약에 능했었다. 그러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 사농공상과 관존민비의 폐습으로 그 본래의 능력을 십분 활용치 못하고 있다. 이제 그 능력을 되살리고 그 동력으로 불황의 그늘을 빠져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갑과 을 모두 제대로 된 기업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나 기관의 개입만으로 과연 원활하고 활기찬 기업 활동이 보장되고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아니오.”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학설을 회고해 볼 때, 이제 우리 사회는 갑이 먼저 나서서 약자를 배려하고, 을의 아픔을 공유하는 기업문화 확산, 정착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갑도 존속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정책 못지않게 문화적 여건이 필요하다. ‘창조적 기업문화’의 이해와 활발한 동참만이 갑도 을도, 강자도 약자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시험대에 서 있다. Both Anti-Corruption and Civil Rights Commission and Fair Trade Commission are the organizations whose names we have heard of on the television news from time to time, and where an engineering corporation and several landscape architecture companies are now quarreling with one another. They were working together on a large-scale landscaping project, but some unexpected problems occurred forcing them to put an end to their cooperative practice. The expense settlement process was not detailed in the contract with no specific standards set up in advance. Each of them had totally different views on the issue, and the landscape architects, who regarded themselves as a party in the weaker position, stopped talking with the engineering corporation and finally filed a complaint against the original ordering organization. However, landscape architects ended up losing the case against the major company, and they filed a petition again to Anti-Corruption and Civil Rights Commission. Fair Trade Commission is currently in charge of the case. As these two organizations are designed to protect the socially weak, we will probably be able to witness a fair settlement. The dispute over the design costs is a classic example of a distorted relationship between small businesses and bigger firms. Since it derives from an unavoidable inequality in power resulted from a contractual relationship, it can exist virtually anywhere in the world. Yes, it seems true that the trend is more apparent in the Korean society. Why? It could be a result of the caste system in the Joseon Era, as Professor Kang Joon-man points out, which means it’s a deep-seated problem besetting the country. It clearly is an outdated way of practicing business, but the situation has been terribly worsened these days. The reason behind this might be a social polarization resulted from unfair relationships, as dozens of researchers suggest. If a stronger party forces a relatively weaker one, the latter can never resist. It has been insisted that in order to solve this problem, unfair relationships be terminated and a new set of rules established. Polarization appears to be a plausible explanation of the unjust business practices when you consider that the participants in this year’s Davos Forum express their sympathy for an idea that the capitalism, governed by the few selected super-rich, without any concern for equality, justice, and the socially weak, is destined to fail. As the construction industry, in particular, includes a variety of construction types, the contractual relationships are likely to be highly complicated. Multistage subcontracting with pyramid-like structures has been regarded as common practice. Landscape architects are usually in a weaker position, carrying out works subcontracted by bigger architectural design offices and major construction companies. As one can easily imagine, it inevitably creates numerous disadvantages to participate in a project as a weaker party. In this sense, it will be worth discussing the suggestion that separate ordering system be established for landscaping projects. However, small businesses are not necessarily on a weaker position. In a pyramid structure, a small company can easily be on a stronger position, dealing with a smaller business, and attempts to offset the damage created by a major corporation. It seems to be following a principle that it doesn’t need to be an only victim. The vicious trend will keep snowballing unless it is prohibited at the early stage. This is why the fair relationship between a weaker party and a stronger one should be established as soon as possible. Traditionally, Koreans have been thought of as being skillful at cultivating a trade and making a contract, which will be a valuable asset to go through the global economic recession and revitalize the country’s economy. Systematic and legal conditions should be developed to guarantee the fair and just business practices for both small businesses and major firms. However, the legal devices and government interventions alone can never facilitate the business practices and promote the innovative corporate activities to the fullest. As Milton Friedman points out, it is time that bigger corporations take positive actions to protect weaker parties and enhance the corporate culture of sharing benefits and debenefits together. Otherwise, major companies wouldn’t be able to survive, without any partner to work with. Cultural support is required as much as supportive government policy. We seem to be in great trouble, but with every stakeholder’s active participation and constant effort, there’s also a chance for us to overcome this and move forw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