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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A] 뉴스의 시대
The Age of News
  • 환경과조경 2016년 3월

이번 ‘코다’ 제목은 알랭 드 보통의 책에서 따왔다. 책의 부제목은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다. “온갖 이례적인 사건들을 이처럼 단호히 추적함에도 불구하고 뉴스가 교묘히 눈길을 회피하는 딱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뉴스 자신, 그리고 뉴스가 우리 삶에서 점하고 있는 지배적인 위치다. ‘인류의 절반이 매일 뉴스에 넋이 나가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언론을 통해 결코 접할 수 없는 헤드라인이다. 그 밖의 놀랍고 주목할 만하거나 부패하고 충격적인 일들은 무엇이든 드러내려고 안달하면서 말이다.”1 뭐, 이런 대목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 책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환경과조경’사는 박명권 발행인 체제로 바뀌면서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개인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되었고, 파주출판도시를 떠나 지금은 방배동에 자리하고 있다. 회사명과 영문 제호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Environment & Landscape Architecture of Korea(약칭 ela)’를 사용했는데, 지금은 ‘Landscape Architecture Korea(약칭 laK)’로 표기하고 있다(『환경과조경』 리뉴얼에 대해서는 소개한 바 있기에, 여기서는 부연을 생략한다). 『조경생태시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계간에서 월간으로 발간 주기가 당겨졌고, 무엇보다 잡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제호가 달라졌다. 이제는 월간 『에코스케이프』라는 타이틀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또, 콘텐츠도 디자인도 지속적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단행본 출판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식구가 늘어났다. 1987년도에 설립한 ‘도서출판 조경’ 이외에 ‘도서출판 한숲’이란 브랜드가 2013년 하반기에 탄생한 것이다. 이후 『신의 정원 조선왕릉』, 『영국 정원에서 길을 찾다』, 『잃어버린 낙원, 원명원』, 『꽃보다 아름다운 잎』, 『스튜디오 201, 다르게 디자인하기』 등의 단행본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유청오 작가가 전속 사진가로 합류한 것도 작지만 큰 변화다. 이외에도 내용과 형식면에서, 또 제작 시스템과 관련해서 달라진 부분들이 적지 않다(달라졌다는 의미이지, 좋아졌다는 자찬은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중에서 특히 라펜트와의 분리를 빼놓을 수 없다. 아직도 ‘환경과조경’과 ‘라펜트’를 같은 회사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이제는 회사도 대표자도 구성원도 사무실도 다르다. 같은 사무실을 쓰던 시절에도 잡지 제작 인력과 라펜트 담당 인력이 구분되어 있었기에, 분리 과정에서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환경과조경’과 ‘라펜트’가 한솥밥을 먹던 시기에 유지되던 콘텐츠 분리 원칙으로 인해 『환경과조경』과 『에코스케이프』의 뉴스 매체로서의 역할이 현저히 줄었다. 당시의 콘텐츠 배분 원칙 중 하나는 뉴스를 라펜트에 집중적으로 싣기로 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환경과조경』은 작품 위주의 설계 콘텐츠와 조경 담론을, 『조경생태시공』은 환경복원, 조경 시공, 조경 자재 등의 콘텐츠를 맡는 식으로 내용 분담이 이루어졌다. 라펜트는 일간 단위의 온라인 매체였기에 뉴스를 전담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현재 두 종의 정기간행물과 두 개의 출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환경과조경’사의 지향점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조경 문화 발전소를 꿈꾸는 환경과조경!” 그런데 2014년 이전에는 “한국 조경 정보의 구심점”이란 모토를 가장 크고 굵게 강조했었다. 그렇다면 지향점도 달라진 것일까? 공식 블로그(http://la-korea.co.kr)에는 이런 문구가 한 줄 덧붙여져 있다. “어제와 오늘의 한국 조경을 기록하고, 내일의 새로운 조경 문화를 설계합니다.” 얼마나 그럴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조경의 기록 = 조경 정보의 구심점’, ‘내일의 조경 문화 설계 = 조경 문화 발전소’로 읽히길 내심 기대하며 쓴 모토다. 또 그런 역할을 하리라 다짐도 하면서(물론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냐 보다 무엇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지만 말이다).

실제로, 중요 완공 작품을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해 소개하고, 설계공모 수상작을 가급적 상세히 수록하고, 동시대 설계가들의 단상과 담론을 공유하고, 조경과 도시를 바탕으로 한 이슈와 키워드를 특집으로 다루고,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에코스케이프』를 통해 환경 복원, 조경 시공과 관련된 중요 프로젝트와 이슈를 조명하고, 전문가의 노하우와 정보를 연재로 소개하고, 새로운 조경 공법과 자재를 수록하고, 정원 관련 콘텐츠를 다루고, 관련 도서도 꾸준히 발간하고 있으니 적지 않은 정보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전과 비교할 때, 확실히 뉴스는 부족하다.


뭐,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닌데, 참 멀리도 돌아왔다. “작년 하반기부터 『에코스케이프』의 뉴스 지면 강화를 꾀하고 있으니, 따뜻하고 따끔한 관심을 부탁드린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데 말이다. 물론, 누군가의 진단처럼 지금이 ‘뉴스의 시대’인지 ‘뉴스 포화의 시대’인지 ‘정보 과잉의 시대’인지에 대한 점검도 분명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정보가 많다고, 뉴스가 많다고 시간과 시선을 내어줄 독자들은 더 이상 없을 테니까. 나 역시 그러하니까.

알랭 드 보통이 지은 책의 부제목처럼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뉴스에 대해 매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더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새롭기만 하다고 해서 뉴스인 시대는 이미 저물었으니까. 더 이상 뉴스만 정보인 시대도 아니니까. “무엇이든 드러내려고 안달하”2기보다는 보다 정제된 콘텐츠를 아름답고 적절하게 제공해야 하는 시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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