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최초의 인도교인 한강대교를 떠받치는 노들섬은 일평균 18만명 시민이 마주하는 서울의 중심 공간이다. 노들섬 반경 2km 안에는 여의도 국제금융중심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한강공원 및 용산공원이 있지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접근하기 쉽지 않아 머물기보다는 통과해 가는 교통섬이 됐다. 노들섬은 지난 10여 년 간 도시농업공원, 복합문화공간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했다. 노들섬의 역사를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를 꼽으면 생태, 음악, 그리고 시민 참여가 아닐까. 세 개의 키워드를 토대로 새로운 노들섬을 연결된 섬이자 언제나 무대가 되는 곳으로, 시민이 만들어가는 정원으로 둘러싸인 하나의 무대로 만들고자 한다.
루프의 둥지
새로운 노들섬을 서울을 360도 전망할 수 있고 개인 이동 수단을 타고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무대로 조성하고자 했다. 1km 길이의 보행로 스카이 루프와 생태 루프를 엮어 만든 이 무대는 마치 수많은 브리지를 엮어 만든 커다란 둥지와 닮았다. 그늘을 만들고 비바람을 막는 동시에 빗물을 모아서 다양한 식물을 길러내는 생태 루프는 스카이 루프 안쪽에 미기후를 형성해 새와 나무, 사람을 모으고 연결한다.
18개의 수직 이동 코어로 지지되는 30m와 40m 높이의 스카이 루프 사이에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장으로 기능하는 옥외 공간을 마련했다. 기존 건물 옥상에는 계단형 테라스, 잔디마당, 생태예술정원 등이 위치한 소셜 가드닝 플랫폼을 만들고, 이곳을 중심으로 스카이 루프, 기존 건물, 중앙 광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중앙 광장 아래에는 수변으로 열린 커다란 아트리움 라운지와 선큰 마당을 두어, 어느 곳에서나 강과 도시를 배경으로 만남과 놀이가 펼쳐지는 열린 공간을 조성했다.
* 환경과조경 435호(2024년 7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