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순환, 고립된 장소들, 조각난 섬
노들섬은 동쪽과 서쪽이 단절된 두 개의 섬이다. 서측 문화 시설과 동측 자연 요소는 무관하게 존재한다. 동측 맹꽁이 숲은 섬에서 소외되어, 방문자는 시설이 집중된 서측 노들마당에만 머문다. 이는 노들섬을 통해 만나게 되는 한강의 경험을 제한하고 섬의 가능성을 축소시킨다. 2km에 달하는 노들섬 둘레에 지상부와 기단부를 연결하는 요소는 4개소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옹벽 안쪽과 외부가 나뉘고 섬의 많은 부분이 수변 공간과 단절된다. 인공섬인 노들섬은 자연화된 영역의 범위가 얼마 되지 않는다. 특히 동측의 옹벽과 콘크리트 호안은 강의 경험을 삭막하게 한다.
프롬나드 링
‘프롬나드 링(Promenade Ring)’은 노들섬에 이미 존재하는 자연 요소와 문화 시설을 이어주며, 조각난 섬을 하나의 섬으로 만드는 경관 경험의 루프다. 이 루프를 기반으로 하나의 노들섬을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을 세웠다.
하나의 섬을 위한 순환 고리, 프롬나드 링: 섬의 동서 양안을 강하게 묶어 통합하는 보행 체계인 프롬나드 링을 제안한다. 이 링은 섬의 모든 곳에 도달하며 고립을 해소하는 일종의 보행 고속도로다.
인공화된 섬의 재자연화, 자연의 후광: 낮은 제방을 기초로 삼아 섬 경계에 플랜터를 쌓는다. 이로써 선형 공원을 연장하고, 하안을 늘려 물을 담고, 수면 위 새로운 경계에 수생 비오톱을 품을 수 있다.
섬 안팎의 상호 전이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밴드: 섬의 경계를 보행로, 전망대, 전시장 등 다양한 건축 요소와 결합된 프로그램 밴드로 만든다. 밴드는 경험을 파편화하지 않으며 다양한 감각의 층위를 형성한다.
수변과 지상부의 수직적 연결, 링의 내외부를 수평 연결하는 총체적 매개 장치: 한강대교 남북단에서 건너 온 보행자가 섬 입구에서 바로 순환에 합류할 수 있게 한다. 4개소의 입체 교차로에서 노들섬 보행 체계에 바로 올라탈 수 있으며, 이곳에서 섬 곳곳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링에서 지상부 및 옹벽 아래 자연형 순환 공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러 수직 동선을 최소 100m마다 계획한다. 링과 기존 시설을 잇는 연결로를 계획하고, 체험형 가든(맹꽁이 숲)과 같은 레벨에서 언제든 숲으로 접근할 수 있는 확장된 판과 숲을 조망하며 머물 수 있는 좌석을 마련한다.
노들 프롬나드 링과 한강공원 노들지구: 노들섬의 위 아래를 연결하는 프롬나드 링은 한강을 새로운 방식으로 거닐게 한다. 한강 오픈스페이스의 선적 네트워크에서 노들 프롬나드는 잠수교, 한강연결공원과 함께 한강을 즐기는 입체적인 보행 명소가 된다. 노들섬 둘레를 따라 펼쳐지는 다채로운 소공원들의 집합은 한강공원 노들지구로서 한강공원의 새로운 목적지가 된다. 이는 노량~흑석 생활권에 한강변 공원을 제공하고 여의도와 반포를 잇는 구심 역할을 한다.
* 환경과조경 435호(2024년 7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