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의 에너지가 사행meander을 만들어내듯 시화호의 반복되는 밀물과 썰물의 조력 에너지는 갯골과 갯등이 교차되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인접 녹지와 결합한 유연한 곡선serpentine을 형성한다. 회복된 생태 환경과 자연의 에너지는 시화호 갯벌의 고유한 풍경을 만들어내며, 인접 도시 구조와 결합한 워터프런트는 상권 활성화와 함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적 회복탄력성을 도모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조력 에너지에 의한 환경 변화와 갯벌의 잠재력으로부터 감성을 자극할 디자인을 고민했다. 물과 갯벌이 만나고 언덕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미학을 느낄 수 있고 일상의 쉼과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문화공원인 ‘유연한 풍경’을 제안한다.
세 가지 과제와 비전
현황 분석을 토대로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첫째 설계 지침에서 요구한 필수 시설 조성에 필요한 부대 공사를 실시한다. 둘째 연약한 지반을 고려하고 토공량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 셋째 수위 변화에 따른 사석 호안의 친수성을 강화하고 생물 다양성을 확장한 다. 한정된 공사비에서 최적의 안을 도출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
갯골 풍경의 유연한 진화를 위한 비전을 세웠다. 수변 문화 활동 공간으로서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상권과 공동체를 결합한 사회적 공간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기존의 연결 수로 기능과 구조를 느슨하게 하고, 구불구불한 형태의 갯골 생태계로 천이를 유도해 블루 카본과 생물 다양성의 가치를 제고 한다.
설계 전략과 공간 구조
지역 사회의 참여와 연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관리와 협력을 실현하기 위한 설계 전략을 세웠다. 상부(1.5m 레벨)는 인접 지역에서 쉽게 접근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상부의 북측에는 경관 녹지와 연속되는 완만한 선형의 언덕을, 남측에는 상업 시설과 연계한 직선형의 열린 테라스를 조성해 도시와 물, 녹지를 잇는 열린 플랫폼을 만들었다. 하부(-0.5m 레벨)는 사석제의 높이를 일부 낮추고 물과의 접촉면을 확장해 수변 데크를 만들어 다양한 친수 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식재 지반과 갯골, 갯등 염습지의 생물 서식 환경을 개선해 고유의 경관을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공간을 조성했다.
* 환경과조경 421호(2023년 5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