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대문구에 자리 잡은 배봉초등학교는 배봉산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과의 연결성 없이 공간이 평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매일 높은 언덕과 계단을 힘겹게 오르내리며 학교를 다닌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해 학생들이 매일 지루하게 경험하는 공간을 지역성을 담은 건강한 장소로 바꾸고, 획일적인 놀이터가 아닌 특별한 기억을 담을 수 있는 놀이 풍경을 만들어 학교 공간이 가진 장점을 되살리는 데 있다.
2019년 10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20여명의 배봉초 학생과 함께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본관 뒤 필로티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는데, 놀이 방법은 걷기, 달리기, 더 빠르게 달리기 등 단조로운 행위에 머물러 있었다. 설계 팀은 학교가 가진 지역적 특징인 언덕에 주목해보기로 했다. 두 번째 워크숍에서 입체를 주제로 평면적인 놀이 방법을 입체화하는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 결과 웅크리기, 미끄러지기, 기대기, 올라타기 등 다양한 언어를 가진 놀이 풍경이 탄생했다. 마지막 워크숍에서 이렇게 만든 공간을 서로 연결해봄으로써 필로티 사이에만 머무르던 놀이 공간이 학교 전체, 공간과 공간 사이의 놀이 경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95호(2021년 3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 이유에스플러스건축(서민우, 지정우, 고건수, 이소림, 박다혜)
시공 가이아글로벌
발주 서울시교육청 꿈을 담은 놀이터
위치 서울시 동대문구 사가정로 193
면적114m2
완공 2020. 9.
사진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서민우와 지정우가 이끄는 이유에스플러스건축(EUS+ Architects)은 좋은(eu) 이야기(story)를 더한다(+)는 자세로 다양한 건축의 영역에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한다. 학교, 도서관, 놀이터, 뮤지엄, 주택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다음 세대를 위한 다양한 공간을 구축하는 데 사용자 참여 설계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건축 교육에도 힘쓰고 있으며,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설계공모, 서울로2단계 아이디어 공모에 당선됐다.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2020).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상(2020), 김수근 건축상 프리뷰상(2014)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