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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특별기고: 도시농업의 매력과 가치
  • 환경과조경 2011년 7월

아파트 주변 주말 농장이나 도심 텃밭, 옥상의 채소 정원. 요즘 부지런한 도시 농부들이 밭을 일구고 고추, 상추 등 신선한 채소를 심느라 한창이다. 가족의 먹을거리를 안전하게 내 손으로 생산한다는 뿌듯함, 농사일을 하면서 어느덧 이마에 송송히 맺히는 땀방울 덕분에 건강해지는 몸과 마음, 텃밭 주변 다른 이웃과의 즐거운 대화, 이와 함께 얻어지는 공동체 의식의 되살아남 등 도시농업을 함으로써 얻는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 도시 공터나 근교에 농원 단위의 텃밭이나 주말 농장에 힘들다고 생각해 왔던 농사일을 여유로 즐기는 도시 농사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살아 있는 녹색의 생명체와의 끊임없는 교감을 이루는 일이다. 기존의 농사 활동이 수량을 높여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도시 농사의 목적은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는 인간성의 회복, 나아가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이다. 밭에 상추를 심고 상추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풀을 뽑아주고 땅이 마르면 물을 주고 척박한 곳은 거름을 주면서 녹색 생명체를 보살피는 일, 이것은 자연에 순응하는 가장 인간적인 활동으로서, 이 과정을 통해 도시민들은 그동안 잃고 살았던 생명이라는 참된 가치를 깨닫게 되고 자신의 본래 심성을 되찾게 된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 농사를 지어본 도시민들은 체험을 통해 농업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되고 결국 농업을 사랑하게 된다. 

도시농업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는 도시농업의 형태만큼이나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다. 정부기관 중 도시농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농촌진흥청에서는 도시농업을 ‘도시민들이 농사 활동을 통해 먹고 보고 즐기는 인간 중심의 생산적 여가 활동을 말하며 이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한 삶을 꾀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농업의 소재는 먹을거리인 채소류도 포함되지만 정원을 가꾸며 꽃과 잎, 줄기를 돌보는 가드닝, 초등학교의 스쿨 팜, 스쿨 가든, 도심의 옥상 정원, 허브원, 원예 활동, 도시 화단 등은 물론 학교나 가정에서 교육용으로 쓰는 곤충이나 새, 물고기, 일부 가축까지 광의의 농업으로 볼 수 있는 모든 생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도시농업을 하나의 농산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10㎡ 정도의 지극히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짓는데 산업으로의 경쟁력을 얘기하기란 참 어렵다.   

사실 선진국일수록 먹을거리 외에도 머무르면서 사계절 꽃을 즐길 수 있는 농원, 정원, 베란다나 발코니 가든 등 원예가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시민농원,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등이 바로 그것으로 주말이면 농원에 머무르면서 채소 가꾸기는 물론 초화류나 허브 등을 기르면서 녹색 식물체와 교감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거주자가 많아 도시농업을 할 베란다 등의 실내 공간이 많다. 베란다는 아파트 안에서 농작물이 가장 자라기 좋은 곳으로 여기에 미니 농원을 만들면 웬만한 엽채류와 과채류는 연중 생산할 수 있다. 신선 채소를 기르면서 좋아하는 화초도 가꾸고 거실, 부엌, 방 등에는 공기 정화용 실내 정원이나 화분 등을 배치하면 아파트 안은 그야말로 쾌적한 자연이 된다. 채소 생산 및 화초류 가꾸기는 가급적 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것이 좋다. 역할을 조금씩 분담하거나 공동 작업을 하면서 식구들 간에 정도 생기고 화목해지며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화력도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농진청에 별도의 전문연구팀을 신설했다(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내 도시농업연구팀, 박사급 10명, 2010. 4. 1.). 3개의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식물의 공기 정화, 음이온 배출 등 식물이 갖는 다양한 기능을 밝히고 실공간에 이용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하는 환경개선연구실, 옥상 및 벽면 등의 인공 지반을 농원, 자연학습장, 사계절 정원으로 활용하고 도시 조경 및 녹화, 수질 정화를 위한 식물의 이용 효과를 구명하는 도시녹화연구실, 그리고 실내 정원, 실내외 텃밭, 원예 활동 프로그램 개발 등을 연구하는 사회원예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개발된 기술들은 농진청 원예특작과를 통해 전국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다양한 시범 사업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소개 확산된다.     

한편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로컬 푸드(local food)의 중요성이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농산물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여 물류 이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각종 에너지 소비와 비용을 줄여보자는 것으로 로컬 푸드 확산과 함께 근교 농업의 발달도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수직 농장(vertical farm)에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모델 개발 및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직 농장은 빌딩 안에서 식물 생장에 필요한 각종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농산물을 공산품처럼 연중 생산하는 것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첨단 농업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비영리를 전제로 펼쳐지는 현재의 도시농업과는 다소 개념이 다르며, 식량 위기 해소는 물론 첨단 융복합 기술의 확보 및 교육,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미래형 복합도시농업 모델로서 신성장동력의 원천 기술 선점이 가능한 분야이다. 현재 한국형 수직 농장 모델 개발을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수직 농장을 설치하고 다양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도시농업은 선진국형 산업이다. 전 세계 선진국들을 보면 농업, 특히 도시농업이 발달되지 않은 나라는 없다. 도심에서 농사 활동을 통해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볼거리나 느낄꺼리를 찾을 수 있는 도시농업은 분명히 인간중심의 생산적 여가활동이다. 도시에서 농사짓는 것, 그 과정을 통해 웰빙, 웰다이, 더 나아가 그 어렵다는 웰에이징까지 할 수 있으니 확실히 축복받은 일이다. 도시농업은 도시민들에게 행복이고 도농소통의 창구가 되어 농촌농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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