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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 공공예술 디자인
  • 환경과조경 2008년 1월

디자인수도 서울, 그리고 예술을 따라 도시를 떠난 사람들
빅터(Tai Sheung Shing Victor)는 홍콩정부 건축과에서 도시계획관련 업무를 하는 공무원이다. 외모는 영락없이 공무원이란 직업을 의심치 않게 하는(예술가의 상징처럼 되버린 긴머리, 씻어도 씻지않은 듯한 매무새, 피어싱 등의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아닌) 절도 있어 보이며, 뭐 하나 대충대충 넘어가는 일이 없을 것 같은 이미지다. 그러나 그는 매일 밤 인터넷을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서관에 홀로 앉아 가족에게 하루 일과를 메일로, 때론 메신저로 알려주는, 한명의 딸과 너무나도 지혜로운 아내를 위하는 자상한 가장이다.
나는 그를 2006년 10월에 Vermont Studio Center에서 주최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에서 작가 대 작가로서 만났다. 1984년에 설립 된 비영리단체인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의 레지던스는 SKOWHEGAN과 같은 형태이며 도시에서는 떨어진 레지던시로 20대 중반의 신진작가부터 70대 중견작가가 같이 상주하면서 서로 작업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하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예술분야 대상은 평면과 입체예술, 설치, 영상, 사진과 더불어 소수의 Writer등을 선별하여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개월 동안 숙식과 작업비, 작업장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참여나라는 본국인 미국을 포함하여, 동남, 서아시아, 유럽, 중남미, 캐리비안, 아프리카 아랍 등약 40여개국으로 특히 아시아작가를 위한 Asia wship은 fullfellow에게는 한화로 약 3000만원, 그리고 선정순위에 따라 적게는 500만원정도의 가치에 해당하는 특전이 제공된다.

도시계획 공무원인 빅터는 fullfellow로 선정되었으며, 2개월간의 레지던스의 참여와 개인전발표, 2주정도 뉴욕을 돌아볼 수 있는 비용을 제공받았다. 건축을 전공한 도시계획가로서 순수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조각을 하고,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지원을 한 점도 흔치않은 일이지만, 공무원으로서 3개월가량을 개인적인 활동을 위해 기꺼이 시간은 허락해준 홍콩정부 또한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인 사유에 의한 3개월간의 공석에 대해 눈치를 주기는커녕 오히려 정부는 빅터의 fullfellow 수상을 부서 전체의 자랑스런 쾌거로 생각하고 독려해주었다고 했다.
빅터는 홍콩 역시 많은 작가들이 환경조형물과 공공미술을 생계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치열하게 경쟁하며, 때로는 관련공무원이나 건축주들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전 빅터는 공공예술과 도시경관 제안서를 작성하느라 바쁘다는 내용과 함께 메일을 통해 인사를 전해왔다.
제이슨은 MOMA의 sub curator다. 그는 휴가로 얻은 2주를 버몬트 스튜디오에서 보내고자 왔다. 현대미술의 은행과 같은 뉴욕, 그중에서도 은행의 금고와 같은 MOMA를 떠나 메이플시럽이 주요 산업인 버몬트주, 그중에서도 Sound of music을 촬영했던 Stow에서 불과 몇 십분 떨어진 작은 마을 버몬트로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버몬트 레지던스 작가들과 작업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그들의 작품들을 촬영하고 정리하여 자신의 홈페이지에 수록한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서 만난 작가들에게 새로운 작품들을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빅터는 도시계획과 예술의 공공의 소통을 위해, 제이슨은 가장 잘 나가는 현대미술의 중앙과 외곽의 사적인 소통을 위해 도시를 떠났다.

글 _ 심현주 Shim, Hyun Ju
       (주)비원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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