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신우엔지니어링+유림조경기술사사무소
어? 뭐 이래. 한 판, 두 판, 세 판째가 되어서야 먹음직한 회가 둥그런 쟁반 위에 담겨 나오고, 벌써부터의 젓가락질에도 아랑곳 않는 나의 가여운 위장은 임신 8개월이란 비웃음에도 한입 더 달라 보챈다. 출장의 묘미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조금 전 하수처리장 농축조 근처에서 흘러내린 그 아스라한 향취(?)에도 불구하고, 미각은 후각을 삼켜버린다. 어느 턴키프로젝트와 마찬가지겠지만 PM설계용역사와의 상주갈등에서 견적갈등까지 그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는 군산과의 인연은 이렇게 먹으면서 시작되었다.
본 프로젝트는 군산시 서측의 군장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기존 하수처리장으로써 향후 추진될 택지 개발지를 염두에 둔 용량확장사업으로 기존의 재래식 처리공법에서 고도처리시설을 추가 확장하는 공사로써 실상 조경이 주라기보다 하수처리 공정이 주가 되는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말이 있듯이 최근 들어 외부환경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해당건설사 및 용역사는 물론 발주처의 인식이 바뀌어 이제는 조경도 이 같은 시설프로젝트에 어엿한 이름을 올릴 처지에 이르렀으니, 지난 선배들의 노력에 감사할 뿐이다. 군산하수처리장의 경우 어느 하수처리장과 같은 면모를 보였다. 사각형의 부지에 북으로는 서해가 위치하고, 남으로 내륙이, 동으로 폐기물처리장이, 서측으로 생말체육공원과 택지가 조성되어 있는 전형적인 하수처리장으로 이미 기존에 조성된 차폐식재대와 얼마간의 수림대가 경계를 이루고 있었으며 특이한 점은 일부처리시설지의 출입이 유휴공간에 토마토, 호박 등을 심어놓았다는 점이다. 외부인의 출입이 빈번하지 못한 사정을 감안하면 책에서 말하듯 실용원의 참 모습이 이런 게 아닐까라고 생각도 들었다.
초기에 얼마 되지도 않는 예정공사비를 가지고 이 넓은 공간을 채우려니 벌써 한숨부터 나오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하루에 대부분을 같이하는 유림식구들이 있어서 아닐까 싶다.
본 프로젝트는 CI팀이 먼저 들어와 전체적 CI의 도출과 컨셉을 잡으면서 시작되었다. 조경이 이런 쪽은 선수들(?)이라 어느 안이 좋은지를 선택하라 해놓고는 결국에 그들의(?) 입맛에 의한 분위기로 회의를 끝낸다.
허접한 난상토론과 띄워주기, 박자 맞추기를 거듭하여 간택된 것이 새물위란다. 그래 새물위면 어떻고 그 끝이면 어떠리. 새물위에 위위위를 더하잔다. 그래 그러자.
첫째 위는 우리 WE라서 자연과 이웃이 함께하는 건강의 터란 이름도 붙이고, 두 번째 위는 위에 할 때 위를 쓰며 지금보다 생태적으로 우위에 서 있는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의 터로, 세 번째 위는 갈대 위로써 수질정화식물인 갈대를 모티브로 하여 물과 자연이 되살아나는 재생의 터로 이름을 붙이니 조금 그럴 듯 하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공간별 특화구상에 들어간다. 어차피 요즘은 세태가 환경처리시설을 공원화하여 지역민들도 이용하고 견학오는 이들로 하여금 이것은 기피시설이 아닙니다... 냄새도 안 납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니 이런 시설들이 들어선다고 반대하지 말고, 자주 와서 공원처럼 즐기십시오…….
연방 떠들어대고 행여 언론 매체에라도 나줘야 사업을 하는 맛이 나서인지, 모이면 다 그렇게 하자 그런다. 그럼 이왕할거 한번 잘해보잔 생각에 팀장이랑 팀원이랑 머리를 맞댄다.
웅성웅성, 뭐? 그거 말고, 딴 거, 그래 그거 할까? 아니다 또 더 다른 거... 다시 한번 웅성웅성. 그러길 몇날 며칠 지친다. 그만 정하자. 잠 온다.
인간의 오감각을 이용한 체험코스를 설정하고 오감체험로라 이름 붙이자. 그래 또... 기존사택이 지금은 쓸모없이 덩그러니 있는걸 보니 참 아깝다. 그치? 그건 뭘로 할까? 그래 외부 방문객들이나 견학하는 학생들이 1박하면서 캠프파이어도 하고, 그래 그게 좋겠다. 그럼 게스트하우스로 하면 되겠네.
근데 이거 두개 가지고 특화가 되냐? 그래도 3개는 돼야지. 그래 하나는 뭘로 하냐? 내가 전부터 생각하던 건데 시설지 사면이 잔디로만 덮여 있다는 건 아무래도 낭비다. 허전하기도 하고 그치? 그럼 거기를 꽃밭으로 하면 어떨까? 빨갛고 노랗고 보라색에 흰색까지... 그러면 하수처리장이 꽃밭이 되겠다. ‘Good Idea’다 하수처리장이 화사하겠다. 히히 재미있네.
이렇게 특화방안 구상은 웅성웅성한 분위기속에 일단락짓고 다음은 주요 공간별 계획 쪽이란다. 사실 조경부분이 해야 할 주대상지는 리노베이션에 들어갈 관리동에서부터 관리사택까지 긴 선형대지이다. 어차피 특화계획은 공간전체에서 보여줄 거고 우리의 관심은 관리동에서 사택까지의 대상지다. 이거 못 풀면 난리난다.
그래 어서하자. 대상지 서측담장 너머로 생말근린공원이 조성돼있다. 저번 현장답사때 가 보니 조성은 벌써 해 놓았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 듯 잡초만 무성한 게 참 아깝더라. 행여 택지개발사업이 완료될 때쯤 또다시 재정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또 돈 든다. 크으~ 아깝다.
어쨌든, 어이! 아까 그 팀들 다 모여라~ 일단은 특화방안도 3개니까 공간구상도 3개로 해 보자.
현재 공간성격을 파악하고 현 상황과 잘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한번보자.
첫째 사택쪽은 분배조가 있어서 그런지 꽤나 넓고 공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거기를 공원화시키고, 캠프화이어나 피크닉장을 만들어 게스트하우스(기존 관리사택)와 연계시키면 좋겠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