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과 건축 사이’ 주제로 심포지엄도 개최 -
마로니에 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구름 Rolling Space”전은 작년 8월에 열린 “공원 쉼표 사람들 Park_ing”전과 올 3월에 개최된 “이야기하는 벽 Talking to the Wall”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이들을 엮어주는 테마는 바로 공간이다.
지난 두 번의 전시에서 미술관의 주변 환경과 미술관 내부의 물리적 환경을 탐색하고 해석하던 시선이 이번 전시에서 머문 곳은 ‘공간’ 자체이다. 그러나 이 공간은 멈춰있는 공간이 아니고 무엇인가의 개입으로 인해 움직이는 공간이다. 전시장 곳곳에서 관객들은 고정되어 있던 것으로 생각하던 공간이 미세하게 때로는 제법 표나게 움직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움직임은 비닐과 천의 잔잔한 흔들림처럼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관객들의 마음과 심상에 파장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그러니 공간의 움직임을 가능케하는 것은 작가의 의도일 수도 있지만, 관객의 해석과 태도일 수도 있다.
초대 작가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공간 해석을 풀어놓은 전시실에서, 공간의 부피와 실존을 인식하거나, 명상과 관조라는 동양적 심상을 체험하거나, 자신의 가족사를 반추하거나, 구멍과 소통의 의미를 곱씹으며, 다양한 공간의 층위를 체험하는 것은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이색적인 점은 미술 작가들과 건축가들이 함께 전시장 안팎을 꾸몄다는 점이다. 건축가 김준성의 는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형태가 달라보이는 반투명천을 통해 미술관 내부와 외부, 전시실과 전시실을 연결시킨다. 그리고 헬렌주현 박의 은 전시장과 외부공간을 매개하는 복도를 두드러지게 함으로써 비일상적 공간인 전시장으로의 진입감을 고취시킨다. 또 헬렌주현 박의 천장과 맞닿은 직사각형 구조물은 다른 작가들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하는 체험을 제공한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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