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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파한(1)
  • 환경과조경 2004년 4월

-회교의 화려한 정원문화를 꽃피운 정원도시 - 
 
 이란(Iran)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도시 중의 하나인 이스파한(Isfahan)은 회교의 화려한 정원문화를 꽃피운 정원도시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인 이스파한에서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줄지어 늘어선 플라타너스(Platanus orientalis L.) 가로수였다. 플라타너스는 단순한 가로수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스파한의 중앙대로에 해당하는 남북방향의 ‘차하르 바그로(Chahar Bagh Avenue)’는 양쪽으로 난 차도(車道) 중간에 보행자 전용의 인도(人道)가 있다. 차하르 바그로는 차량이 통행하는 주간선도로의 역할과 함께 도시의 남북을 잇는 거대한 녹지축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도로공원(道路公園)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이 도로는 사분원의 형태를 지닌 작은 정원들을 연속적으로 이어 가면서 도시의 거대한 녹지축으로 전개시켰기 때문에 차하르 바그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나무와 숲이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물이 충분해야 한다. 사방으로 연결되는 플라타너스 가로수 옆으로는 물을 공급하는 수로가 나란히 달리고 있다. 요즘 용어로 ‘그린 네트워크(Green Network)’와 ‘블루 네트워크(Blue Network)’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이곳에서 수로로 연결되어 나무에 공급되는 물은 모두 이스파한의 젖줄인 자얀데강에서 나온다.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이슬람건축의 자취를 차하르 바그로에서 찾을 수 있다. ‘종교학교(宗敎學敎)’인 ‘마드라사(Madrassa of Shah’s Mother)’가 바로 그것이다. 사파비왕조의 마지막 왕인 후세인(Hussein)이 1704년에서 1714년에 걸쳐 축조한 것으로, 요즘의 신학대학에 해당하는 마드라사는 학생들이 거처했던 방이 150개에 이를 정도의 거대한 규모였다. 이곳에서는 이슬람건축에서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연결하는 기법이나 건물의 마감기법 그리고 정원의 조성원리 등을 쉽게 살필 수 있다. 그런데 신정일체(神政一體)를 주장하는 엄격한 율법국가(律法國家)도 자본주의의 물결에는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근엄하게 이슬람교리를 가르쳤던 마드라사의 일부는 현재 ‘압바시 호텔(Abbasi Hotel)’로 개조되어 있다.
 동서방향으로 도시를 가르는 자얀데강에는 현재 11개의 다리가 놓여져 있다. 이 다리들 중에서 5개는 5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풍스런 다리들인데, 12세기로 추정되는 ‘폴레 샤레스탄(Pol-e Shahrestan)’ 즉 ‘샤레스탄다리’가 가장 오래된 다리이다. 현재 사람들의 통행만 허용되는 이러한 유서깊은 다리들은 강과 어우러져 대단히 운치있는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꽃밭과 수림대가 조성된 강변의 둔치에는 특별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주로 산책이나 휴식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는 중앙대로인 차하르 바그로에서 바로 연결되는 ‘시오세 폴(Si-o-se Pol)’즉 ‘시오세다리’이다. 압바스 1세가 1602년에 축조했는데 폭은 14m이고 길이는 160m이다. 벽돌을 쌓아 2층 구조의 다리를 만들어 1층은 전통 찻집으로 활용하고 있고 교각은 아름다운 아치(Arch)형상을 취하고 있다. 교각은 33개의 아치로 연결되는데 다리의 이름인 ‘시오세(Si-o-se)’는 아치의 개수인 ‘33개’에서 유래된 것이다. 자얀데강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다고 알려진 이 다리를 건너면 강변의 풍광이 아치 사이로 드러났다 숨겨지고 숨겨졌다 드러나기를 반복한다. 하얀 포말을 곳곳에 드러내며 흐르는 강물에는 먹이를 찾아 모여든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이름모를 새들이 나래를 펼치고 있다. “사람과 새가 함께 하는 생태하천이 바로 이런 것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에 만난 시오세다리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음산하다고 할까? 황홀하다고 할까? 아니면 신비롭다고 할까? 그도 아니면 환상적이라고 할까? 묘한 느낌의 불빛에 비춰진 다리의 야경은 적절한 수식어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시오세다리와 함께 이스파한을 대표하는 다리는 ‘폴레 카쥬(Pol-e Khaju)’ 즉 ‘카쥬다리’이다. 압바스 2세가 1650년에 축조했는데 폭은 12m이고 길이는 160m이다. 시오세다리와 같이 벽돌을 쌓아 2층으로 다리를 만들었는데, 다리는 수량을 조절하는 댐(Dam)의 역할을 겸하기도 했다.


강 철 기 Kang, Cheol Gi 
경상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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