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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길 나의인생 ; 경주 관광종합개발사업과 한국전통조경의 주체성 확립
  • 환경과조경 2000년 5월
1973년 4월 25일, 나는 문화재관리국 초대 경주사적관리사무소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중앙 정부의 직할기관인 사적관리사무소를 경주에 두게 된 것은 정부가 경주 관광종합개발사업에 포함되어 있는 문화유적에 대한 발굴, 조사, 연구와 정비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경주사적관리사무소(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전신) 소장의 직급은 서기관으로 그때 내 나이가 35세였다. 1971년 6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에는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단이 구성되었다. -계림이 가르쳐준 조경사상과 양식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조경공사과정에 경주 박씨 일부에서 대통령께 오능 조경공사가 잘못되고 있다는 진정서를 낸 것이었다. “조경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황량한 벌판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때 그들의 생각은 잔디밭이 시원하게 가꾸어진 골프장 같은 조경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이에따라 청와대 오휘영 조경담당비서관이 관계관을 대동하고 오능 조경공사 현장에 직접 내려와서 오휘영 비서관에게 토질의 성격을 감안할 때 계림숲 같은 신라의 자연적 조경을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오휘영 비서관도 이 조경안에 동의했고 이에따라 적절한 절충안이 제시되어 숭덕전 앞에는 잔디밭이 일부 조성되기에 이르렀다. -불국사와 안압지 복원 신라의 사찰조경을 정립하게 한 것은 불국사 구품연지의 발굴조사에서 비롯되었다. 이 발굴은 1969년 서울대의 최몽룡 교수가 한 것으로 이는 1972년 불국사 복원공사를 위한 선행 작업이었다. 그 후 조유전 학예연구관(현국립문화재연구소장)의 감은사지 2차 발굴조사로 배를 타고 들어간 것 같은 특이한 신라사찰의 조경도 알게 되었다. 황룡사지발굴과 익산 미륵사지, 부여 정림사지, 북한 평양의 정능사지의 발굴조사는 한국 사찰 조경사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불국사 복원공사에 있어 나의 역할은 조경설계 지침을 만들고 시공감독을 철저히 하는 일이었다. 경주 불국사의 석단과 구품연지 조경은 건축과 조경의 천재가 조영한 것으로 석단의 폭포, 물소리, 구품연지 속에 잠기는 불국사의 영상효과 등은 참으로 기발한 조경이었다. ※ 키워드 : 정재훈, 경주 관광종합개발사업,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단, 오능, 불국사, 안압지, 고분 ※ 페이지 : 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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