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정전의 동향
창경궁의 건물배치에 있어서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정전(正殿)이 동향을 하고 있다는 점과 정전 및 내전 주요 전각의 대부분이 서로 정확하게 일직선상에 놓이거나 직교하지 않고 조금씩 틀어져 있다는 점이다. 정전인 명정전과 명정문이 경복궁이나 창덕궁과 같이 남향으로 놓이지 않고 동향을 하고 있는데 대하여는 그 이유를 확실히 밝힐 수가 없다. 이 문제는 이미 광해조때 창경궁을 재건하면서 조정에서 논의되었으나 그 때에도 다만 옛 제도가 그렇게 되었으니 그대로 따르자고 하고 지세로 보아 풍수를 그르칠 것이라는 견해가 있었을 따름이었다. 풍수술가 김일손(金馹孫)이 명정전의 좌향을 남향으로 하자는 상소에 대하여 선수도감(繕修都監)에서는 ‘당초 창경궁을 창건할 때에는 반드시 안식(眼識)이 높은 사람들이 있어
동향으로 하였을 것이니 순조의 옛 제도를 경솔히 고칠 수 없으며 또 다른 술관(術官)들은 모두 구기(舊基) 동향(東向)이 길하다고 할 뿐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왕은 지방에 있는 많은 술관을 불러 상세히 변론하게 하며 또 창경궁 창건 당시의 전교(傳敎), 계사(啓辭), 술관들의 논의를 실록에서 상고토록 명하였으며 몇 개월간의 논란끝에 결국 좌향문제는 옛 터대로 동향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 키워드 : 창경궁 명정전
※ 페이지 : 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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