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졸린 눈 비비고, 피곤한 몸 일으켜 세워 학교에 가고, 학교가 파하기 무섭게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농사일을 거들고, 그러다 초가집 너머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게 하루 일과의 고작이었던 시절. 그게 내 고향 김포에 대한 첫 번째 기억이다.
김포 생활은 학교를 다 마치고도 이어졌다. 학교 졸업 후 김포군 양촌면사무소에 취직이 된 것이다. 그래도 마음은 늘 서울을 동경하던 차에, 급기야 김포를 떠나게 된 것이 지난 1969년도. 당시 동양 TV 8기생으로 탤런트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니까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의 일이다.(서울에서의 생활은 고향 얘기에 제격이 아닌지라 약하기로 한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을 때, 다시고향으로 돌아가야 할 일이 생겼다. 그것도 또 다시 농부(?)로. 다름아니라 근 8년 동안 출연했던‘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라는 드라마가 고향 김포에서 촬영된 것이다. 부모님이 계실 동안에도 자주 찾아갔었고, 또 그 이후에도 가끔씩 산소를 찾았고, 지리적으로도 서울에서 멀지 않아, 김포는 내게 너무도 익숙한 곳이었다. 자연히 그곳에서의 촬영은 퍽 즐거웠고, 마음 편했고, 그리고 자연스러웠다. 연기가 아니라 그냥 내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하여튼 내게 박달재라는 제2의 이름을 선사해주었던 드라마가 고향에서 촬영된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뜻깊은 일이었고, 고향에서의 생활 만큼이나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 키워드 : 김포, 탤런트 김인문 고향
※ 페이지 : 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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