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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오브제를 작은 문화유산으로
  • 환경과조경 1998년 3월
문화유산이라 하니 꼭 과거의 것만을 말하는 느낌이 든다. 지나간 것을 보존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남길 것을 생각해보는 일도 중요하지 않을까. 황량하게 펄럭이는 구호 쪼가리보다는 우리생활에 보다 보탬이 되는 그런 정책을 만들고 시행할 수는 없는 일인가. 혹시라도 예산이 남아서 도로를 뜯고 때우고 있는 수고를 하고 있다면 그 일을 보다 창조적인 사업에는 쓸 수 없는 것인가. 쓰레기는 쓰레기통이 없으면 줄어드는가. 쓰레기통은 없어져야만 될 쓰레기 같은 것인가. 쓰레기통은 문화 유산이 되어서는 안될까. 전유성씨가 쓴 2권을 보면 유럽의 쓰레기통 사진 이 여러 쪽에 걸쳐 소개되고 있다. 처음에는 그 모양새나 디자인이 독특하여 찍다가 하도 종류가 많아 이정도만 찍었다는 사진 설명이 붙어 있었다. 남자화장실의 소변기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 지가 소개되고 있다. 도시는 겨울에만 황량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사시사철 매연과 시각 공해로 시달리고 있다. 간판, 버스 정거장, 자전거 보관소, 휴지통, 우체통, 전신주, 보도 블록 등 우리 주변의 작고 지저분한 것들을 실질적인 대안을 가지고 고쳐나가는 일이 지속되어야 한다. 작은 것,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배려가 있는 사회가 진정 문화적으로 성숙해 나가는 사회이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을 가지고 정부에 건의를 할 수도 있다. 언론을 통하여 대국민 홍보도 가능할 것이다. 어쩌다 마지못해 천편일률적으로 바뀌고 구호만 요란한 문화 행정에 대한 불평만 하기 보다는 전문가로서 분명한 목소리를 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올해 말 즈음에는 혹시라도 남는 예산이 도심의 오브제를 만드는 일에 쓰이고 있는 현장을 보았으면 한다 ※ 키워드: 오브제, 문화유산 ※ 페이지 78 ~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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