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enter(이하 ACC)의 5.18민주광장 일대에서 ‘정원으로 부활하는 도시, 가드닝으로 만나는 시민’을 주제로 한 광주 도시정원 옴니버스 축제Gwangju Garden Omnibus Fiesta가 개최되었다.1 이 이벤트는 당초 광주광역시 주최의 공모 사업 ‘시민이 함께 하는 게릴라 정원 사업’의 공동 주관자로 전남대학교 조경학과 조경설계연구실이 선정된 후 당초의 범위와 목적2을 자체적으로 수정·기획해 이루어진 것이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나 서울정원박람회처럼 정원을 테마로 한 도시 규모의 행사는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ACC의 개관을 시민들과 자축(?)하며 도심에서 정원을 매개로 가을 한때를 즐기는 로컬 이벤트를 벌이는 정도가 이번행사의 취지였다.
증폭되고 있는 정원에 대한 관심을 조경 분야가 어떻게 수용하고 키워갈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선의 논의와 심층적 진단이 이미 있어 왔기에 이 글에서 새삼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만들고 돌보는 현실적 공간으로서의 정원만이 아니라 즐기고 나누는 문화로서 정원 현상에도 주목한다면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획의 대상으로도 정원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정원 붐에 휩쓸리거나 다른 도시의 정원 이벤트를 따라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정원은 조경이 사회와 만나는 부드러운 방식의 통로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기에 지나간 작은 행사이지만 그 프로덕션의 성과를 보고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도시정원 옴니버스 축제는 닷새 동안 다음과 같은 다섯 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시민참가정원(한평×5일 정원)이 전 기간 전시되면서 이와 연계되는 다른 프로그램들이 같은 장소에서 또는 주변 도시 공간을 넘나들면서 이루어지는 방식이었다.
한평×5일 정원
‘한평×5일 정원’은 시민 참가로 조성된 한평 정원을 5일 동안 전시하는 프로그램이다. 8월 10일부터 9월 10일까지 한 달간 생활 정원과 게릴라 정원 부문의 참가자를 공모하여 다시 한 달 간 준비 기간을 거친 후 개막 전 2일에 걸쳐 행사 광장에 모여 개별 정원을 조성했다. 이 기간 동안 2회에 걸쳐 디자인 워크숍을 개최하여 팀별로 어떤 주제를 정했는지, 정원을 어떻게 조성할지 서로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정원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 중에는 나름대로의 목표나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전공 학생들도 참여하는 터라 예상 못한 문제에 대한 조언이 필요한 경우 외에는 그들의 아이디어를 밀어주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포장 광장 위에 설치해야 하는 불리한 여건이나 제작 비용의 한계에 비하면 시민들이 만든 정원의 결과물은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