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AP Architects&Planners
세운 지역은 낡고 쓸모없는 지역으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서울시 내 도심 산업 시설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모더니즘의 기념비인 세운상가 건물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시간의 켜가 중첩되어 역사 도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세운 지역의 독특한 도시 조직, 특히 옛길은 이 지역을 재편성하는 디자인의 시작점이다. 많은 용적을 감당해야 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대안적인 디자인 프로세스가 필요했다. 기존의 가치를 지키면서 어떻게 일정 규모를 소화하는 계획안을 만들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디자인 전략
‘서울 그리드’의 재창조: 도시 격자는 도시 조직을 잘 연계하고 소통하도록 만드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서울 도심은 격자보다는 불규칙한 골목 구조가 얽혀 구성되어 있다. 이는 언뜻 보기에 복잡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나름 논리가 있으며, 잘 소통되도록 연결되어 있다. 격자는 도시 조직을 블록형의 명확한 구조로 만들지만, 이른바 ‘서울 그리드’는 불규칙한 골목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 골목 구조는 반 공적semi-public 공간으로 지역 커뮤니티에서 공공 공간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과거 이러한 복잡한 도시 구조는 급박한 도시 재개발로 인해 지워지기 일쑤였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이러한 골목(옛길) 구조를 개발에 방해되는 장애 요소로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특한 도시 개발을 이끌 수 있는 디자인 요소로 사용해 ‘서울 그리드’를 재창조하고자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8호(2017년 4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