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말, 한남동에 새로운 명소가 또 하나 만들어졌습니다. 단국대학교 캠퍼스가 이전한 자리에 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다는 바로 그 아파트 단지. 아, 그런데 말씀드리려는 곳은 그 아파트가 아니고, 단지 바로 옆에 있는 미술관, 디뮤지엄D Museum입니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라이트 아트Light Art ’를 선보이는 개관 기념 특별전 ‘Spatial Illumination-9 Lights in 9 Rooms’가 디뮤지엄에서 개최됐습니다. 빛을 매개로 하는 설치, 조각, 영상, 사운드,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전시 제목처럼 아홉 개의 방에 설치한 신선한 구성. 모두 빛을 주제로 하지만 각양각색의 형태와 표현 방식을 담은 아홉 점의 작품들. ‘빛’을 색, 소리, 움직임과 같은 다양한 감각과 결합해 전달하는 경험,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새로운 경험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시장 내에서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도록 해 주었는데, 셀카와 SNS에 익숙한 세대에게 아주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해시태그를 타고 꼬리를 물고 확산된 이미지가 저절로 전시를 홍보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SNS 사진을 통해 관심이 생겨 찾아온 미술관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공유하고. 이런 반복이 해시태그 10만 건 이상이라는 큰 성과를 만든 원동력이라는 평가가 많더군요. 누적 관객 수도 26만 명을 훌쩍 넘겼다고 하니 미술 전시로는 그야말로 대박이 난 셈입니다. 관람객의 68%가 20대라는 자료도 이런 마케팅의 지향점을 알려줍니다. 바야흐로 미술관도 이제 마케팅 시대입니다. ...(중략)...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환경과조경 348호(2017년 4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