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보도에서 선유도공원 또 건축물로 둔갑해
지난 2월 5일 동아일보는 월간 『SPACE』와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을 선정해 1면과 8면전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기사 타이틀은 ‘전문가 100명이 뽑은 한국 현대건축물 최고와 최악’이다. 그 결과 ‘선유도공원’이 최고의 현대건축물 중 3위에 선정되었고, ‘광화문광장’은 최악의 현대건축 14위에 올랐다. 최고의 현대건축 1위에는 공간사옥이, 최악의 현대건축 1위는 서울시 신청사가 선정됐다.
2011년 6월 29일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었다. 조선일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선유도공원’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이외에도 파주출판도시, 광화문광장, 청계천을 최고와 최악의 건축물로 포함해 보도했다. 조경가의 설계로 만들어진 공원이나 광장 같은 대표적인 조경공간이 건축물로 둔갑한 것이다. 그 후 채 2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이런 촌극이 벌어졌다.
공원을 왜 건축물이라 주장할까?
그렇다면 건축 전문가들은 왜 공원과 오픈스페이스를 건축물이라 주장할까?
신현돈 대표는 “획일화되고 대량으로 양산되어온 건축디자인, 자신을 과시하는 건축의 오버디자인이 우리 경관을 황폐화시켰다. 이에 대한 건축분야 내 자성의 목소리가 공원 등 오픈스페이스로 관심을 돌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건축분야의 일감이 줄어든 것도 타 분야로 시야를 돌린 계기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제 우리 도시를 대표하는 경관은 더 이상 63빌딩이 아니라 선유도공원, 청계천, 서울숲과 같은 오픈스페이스 라는 목소리도 건축계 일각에서 개진되었다.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이 있는데, 바로 ‘시민의식의 변화’였다.
보도를 접한 한 조경인은 “향후 이들 매체에 실리는 기사 속에서 주요설계자에 대한 올바른 크레딧 명기, 건축물과 공원의 차이점, 설문 대상의 적합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 해야 한다.”며 조경분야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이는 시민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안이기 때문이라는 것. 또 다른 조경인은 “해당신문을 보는 대중들은 공공공간과 건축물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아일보와 월간 『SPACE』의 조사결과를 그저 흥미로운 사실로 읽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사의 공원과 건축물의 차이를 저항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하며, 시민이 조경공간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조경가가 대중 속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돈 대표는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 전문가의 생각보다는 시민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민 속 조경가의 역할을 다시금 정립해야 한다고 일침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