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작품을 통해 작가를 만난다. 작품에서 느낀 섬세한 온기와 달콤한 다정함, 바람결 같은 기발함을 바탕으로 작가의 모습을 그려본다. 때때로 작가를 실제로 만나게 되면, 마음속에서 늘 그렸던 이와 달라 놀라기도 한다.
작품 속과 실제 사이의 간극이 크고 깊었던 것일까. 그 낙차에서 오는 충격이 상처를 주었던 걸까. “작품을 보고 사람에 대한 환상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고 단언한 이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풍경 속의 작가를 믿는다.
작품에 오롯한 진실을 담을 수 있을까. (못나고 부끄러운 점을 포함한) 작가의 모든 면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작품은 진실의 결정체가 아니라, 자신의 가장 예쁜 모습을 나무 가꾸듯 오래 보듬어 만들어낸 것이다. 그 환상을 뿌리처럼 굳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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