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에 안전과 생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화랑유원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경험과 추모 공간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참사에 대한 기억과 일상의 공원을 연결하는 매개로서 세월호 선체의 길이와 같은 146m의 ‘추모의 벽’을 세운다. 추모의 벽은 158m 길이의 ‘일상 문화의 벽’과 교차한다. 두 벽의 길이의 총합이 304m에 달하는데, 이는 304명의 희생자를 은유한다. 희고 정갈한 형태의 벽은 화랑유원지 어디서나 눈에 잘 띌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공원의 배경이 된다.
설계 주안점
일상의 공원: 삶과 죽음, 일상이 어우러진 공원이 되도록 추모의 벽 사이사이 길을 낸다. 이 동선은 화랑저수지를 향해 난 주 출입구와 동쪽 화정천에서 유입되는 방문객들을 공원 내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완충 녹지와 연계한 오솔길, 추모의 벽과 만나는 너른 잔디밭, 녹화된 옥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은 추모의 공간을 휴식과 여유가 담긴 공원으로 환원
시킨다. 시민들로 붐비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공원은 희생자들이 외롭지 않은 안식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환경과조경 401호(2021년 9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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