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기림비와 장소들
추모는 기억의 모습에 따라 만들어지고 이어진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며, 우리는 ‘잊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무언가를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일상과 죽음의 거리를 지켜보고 살피는, 살아 있는 기림비들의 공간을 제안한다. 참사의 기억을 안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뿐 아니라 기억을 심어 가꾸기도 하고 두 발로 순례하며 몸으로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일상의 추모, 화랑유원지의 일상
화랑유원지는 다양한 도시 시설을 담은 만큼 큼직한 공원으로, 대규모 행사를 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시민들이 산책하고 기분 전환을 하는 곳이다. 살아 있는 기림비가 놓이는 장소가 이러한 일상의 모습을 닮기를 바랐다.
416 생명안전공원(이하 416 공원)은 어느 방향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여러 입구가 있다. 그중 단원고와 화정천에서 이어지는 길을 주 동선으로 설정해 진입 마당을 계획했다. 화랑유원지를 향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쉼터를 배치하고, 이들의 활동이 수변의 데크까지 이어지게 한다.
* 환경과조경 401호(2021년 9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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