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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외고 트위트 가든
관계의 재구성, 그리고 모두의 정원
  • 이화원
  • 환경과조경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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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학원, 첫 만남

창립 128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이화학원 캠퍼스는 정동 일대의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른 녹음이 우거져 있다. 오래된 수목들이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고, 이곳을 찾아드는 다양한 산새들은 재잘재잘 거리며 교정을 날아다닌다.

이화학원은 1886년 선교사인 스크랜턴(William Benton Scranton, 1832~1909년) 여사가 창설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교육 기관으로, 고종 황제가 이화학당이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임을 입증하듯, 캠퍼스 곳곳에는 세월의 두께를 간직하고 있는 석등, 벅수, 물확 등이 놓여 있다. 하지만, 그 위치가 산발적이었고, 시설들과 어우러지는 연출이 좀 아쉬웠다. 특히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진 부분은 지형이었다. 스크랜턴관 앞 오픈스페이스는 비교적 넓은 공간임에도 세 개의 단으로 나뉘어 분절되어 있었고, 시야도 답답했다. 가장 높은 단은 경사면에 여러 수목들이 밀집되어 있고, 중간 단은 넓은 잔디밭으로 되어 있었으나 주변을 장미로 둘러싸 그 안으로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장 낮은 단은 노후화된 콘크리트 휴게 시설 몇 세트가 놓여 있는 열악한 휴게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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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분수 마당에서 도서관 쪽을 바라본 전경. 원지형의 변화를 통하여 시원하게 열린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대상지의 문제점과 잠재력을 파악한 후,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들의 생기발랄한 활동들을 담아 내고, 자부심을 느끼는 캠퍼스가 될 수 있도록 기본 구상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학교 측의 첫 번째 요구는 집중 강우 시 스크랜턴관 안으로 빗물이 들이치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땅의 레벨이 미세하게 건물 방향으로 낮아지는 형세였고, 배수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호우 시 빗물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거나 지상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잔디밭 하부의 토양은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식물 생육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땅을 전반적으로 다듬기로 하였다. 표면 배수가 건물 쪽이 아닌 운동장 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면서, 단차를 줄여 기능적으로 사용가능한 터를 만들기 위해 레벨을 조정했다. 또한 배수 시스템을 파악하고 기존 우수관을 활용하되 우수와 오수는 분리되도록 계획함으로써 악취를 제거하고, 잔디밭 하부에는 맹암거를, 건물 전면부와 경사지 하단부에는 트렌치 등을 추가 설치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상지의 물리적 관계를 재구성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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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의 잔디 마당은 이화(梨花)를 상징하는 화이트 가든(White Garden)으로 꾸며, 목련, 이팝나무, 산딸나무 등 흰 꽃이 피는 나무를 주로 식재했다.

 

김이식

사진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조경 설계 조경설계 이화원

토목 설계 유진ENG

시공 대현조경

발주 학교법인 이화학원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순화동 1-1

면적 9,200m2

완공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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