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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자투리땅에서 [ ]를 찾아라!
  • 환경과조경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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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 가로변 쉼터, 자투리 녹지대 등 방치되고 소외된 땅에 새 숨을 불어 넣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이하 72시간 프로젝트)가 올해로 8회를 맞았다. 72시간 프로젝트는 2012년 바트얌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비엔날레(Bat-Yam International Biennale of Landscape Urbanism)에서 처음 실행된 ‘72시간 어반 액션(72 Hour Urban Action)’을 벤치마킹한 사업으로, 올해까지 73개의 공간을 재정비했다. 서울에 점진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특색 있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난 7월에 열린 10회 대한민국 국토대전의 도시재생 및 생활(SOC) 분야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해에는 대상지에 적합한 주제를 찾아 실험적이고 참신한 계획을 하도록 자투리땅에서 [ ]를 찾아라!”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자투리땅에서 여행을 찾아라”, “자투리땅에서 ‘V 라인을 찾아라등 각 팀은 대상지에서 재조명할 만한 숨은 가치 혹은 새로 담고자 하는 의미로 미션의 빈칸을 채웠다.

 

도심 번화가 주변 2개소(종로구 관훈동 자투리 녹지대, 성동구 금호동 공터), 주민 맞이 공간 3개소(동대문구 휘경동 가로변 쉼터, 강북구 삼각산동 자투리 녹지대, 도봉구 도봉동 가로변 쉼터), 주민 생활 공간 2개소(은평구 녹번동 가로변 쉼터, 양천구 신월동 마을 마당) 7개의 대상지가 주어졌다. 35팀이 지원한 가운데 선발된 7팀 대부분이 조경 분야 전문가와 학생들로 구성되어 눈길을 끌었다. 작품 설치 비용과 상금은 작년 대비 소폭 증액됐다. 팀별 작품 설치 비용은 1,000만원에서 2,000만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총 상금은 2,000만원에서 3,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시상 대상은 대상(상금 1,000만원) 1개 팀, 우수상(상금 500만원) 2개 팀, 장려상(상금 300만원) 2개 팀, 입선(상금 200만원) 2개 팀이다.

 

시는 지난 5월부터 작품을 접수 받아 1차 서류 심사와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진행해 참여 팀을 선정했으며, 액션 시작 한 달 전에는 최신현 조직위원장(씨토포스 대표)을 비롯한 조직위원들과 각 팀이 모여 설계안을 최종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폐회식은 지난 919일 서울시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렸다. 모든 팀이 한자리에 모여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최종 결과물을 소개했고, 심사 결과에 따른 상장 및 상금 수여식이 있었다. 평가 기준은 작품의 창의성내구성, 조화성, 성실성, 유지·관리 측면 등이었다.

 

대상을 수상한 새벽녘 팀의 :레스트For:rest’는 양천구의 낡은 마을 마당을 친근한 분위기의 주민 쉼터로 변모시킨 작품이다. 주민 이용 행태와 인터뷰를 토대로 옛 감성을 자극하는 양철 지붕의 정자와 사초류 식재 공간을 마련했는데,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우수상은 경사지에 영화관 좌석을 연상케 하는 구조물을 마련한 루체테 팀의 ‘G20’, 등산 로프를 활용해 도봉산을 닮은 시설물을 마련한 도봉79팀의 마중다락원에게로 돌아갔다. ‘G20’은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으며, ‘마중다락원은 해당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시설물을 조성하고 공간의 실용성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장려상에는 솔화백 팀의 수묵화랑과 제기발랄 팀의 , 그늘이 선정됐으며, 입선에는 ITLs 팀의 정원에 간 불당골과 공간크리에이터 팀의 ‘V-log’가 선정됐다. 공고된 시상 내역 외에 별도로 추가된 인기상(상금 100만원)은 시민 투표 결과에 따라 루체테 팀에게 돌아갔다. 박준호 심사위원장(EAST4 대표)“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가 도시의 변화가 작은 곳에서 일으켜 어제보다 나은 서울의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남산타워나 한강의 다리가 아닌 이러한 자투리 공간이 서울시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심사평을 밝혔다.

 

올해는 날씨를 고려해 액션 날짜를 조정한 덕분에 우천 중 공사를 피할 수 있었지만, 공사를 반대하는 민원으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팀들이 있었다. 루체테 팀은 시설물 설치를 반대하는 민원에 계속해서 부딪혔으며, 제기발랄 팀은 주민의 반대로 액션 시작 한 주 전 대상지가 휘경동으로 변경되어 상세 설계를 다시 진행해야 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공간의 안전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작품을 존치할 것을 요구하며, 모집 공고에 존치에 대한 준수 사항을 명시하고 심사 기준에도 내구성이나 유지·관리 측면을 포함시켜 왔다. 이에 따라 각 팀은 상세한 설계와 정확한 시공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준비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대상지 선정은 다소 미흡하게 진행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향후 사업 진행에 있어서는 주민과 지자체 간 보다 확실하고 정확한 협의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진행 과정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참여자들의 손길은 도심 곳곳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다채로운 식물이 후미진 공간을 아름답게 수놓았고, 평범한 소나무 군락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3개월의 사전 준비 기간과 72시간의 액션 기간 동안 쏟은 각 팀의 노력이 시민들의 일상에 크고 작은 울림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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