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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를 넘어 예건 33주년 기념, 유현준·김영민 초청 강연회
    지난 11월 28일 조경시설물 전문기업 예건이 창립 33주년을 맞아 서울 삼성동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특별 초청 강연회 ‘경계를 넘어’를 개최했다. 강연자로 유현준 교수(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와 김영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가 초청됐다. 유현준 교수는 여러 매체와 유튜브를 통해 공간과 건축을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알기 쉬운 분야로 소개하고 있으며, 김영민 교수는 다양한 비평과 조경 이론을 집필하는 이론가이자 이를 실천하는 설계가로 활동하고 있다. 두 교수의 프로젝트 소개와 대담을 통해 건축과 조경의 분야를 넘나드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유현준 교수는 제주도 돌담과 수평선으로 만든 집 호미Homi, 곡선을 사용해달라는 건축주의 요구에 맞춰 초가집 지붕 같은 느낌을 디자인한 플레이트빌라, 현대 자동차가 진행한 HMG 스마트 시티 등을 소개하며, 전통적이고 자연적인 요소가 어떻게 건축에 녹아들었는지 볼 수 있는 디자인 접근법을 소개했다. 김영민 교수는 모순 개념이 어떻게 설계에 구현되어 있는지 이야기하며 파리공원 리노베이션, 새로운 광화문광장, 서울 신단수, 여의도공원 제2세종문화회관 부유지층, 청주 가드닝 페스티벌 초청작 동문 등의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강연이 끝난 뒤 박기숙 회장(한국여성건설인협회)의 사회로 두 강연자의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건축, 조경의 시각에서 스트리트 퍼니처인 벤치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이야기가 오갔다. 유현준 교수는 “스트리트 퍼니처는 공공 공간을 사적 공간으로 바꿔 주는 장치”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동하는 공간이냐 머무는 공간이냐”, “사적인 공간이냐 공적인 공간이냐”로 공간을 나눠볼 수 있다면서, “도시에는 많은 공공 공간이 있지만 대부분 머무는 곳이 아니라 이동을 위한 공간이다. 공공 공간은 내가 앉아서 머물러야 비로소 내 공간이 된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사용한 장소를 다른 사람이 와서 사용하면 같은 장소에서 공통의 추억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라며, “공통의 추억이 많아지는 사회일수록 사람들끼리의 소통과 융합이 잘 되는, 갈등이 줄어드는 사회가 된다”는 사회적 의미도 덧붙였다. *환경과조경429호(2024년 1월호)수록본 일부
  • 제26회 올해의 조경인· 제6회 젊은 조경가 시상식
    지난 12월 15일 그룹한빌딩 그룹한갤러리에서 본지가 주최한 ‘제26회 올해의 조경인·제6회 젊은 조경가 시상식’이 개최됐다. ‘제26회 올해의 조경인’에는 최희숙 단장(한국토지주택공사 도시경관단)이, ‘제6회 젊은 조경가’에는 김영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가 선정됐다. 최희숙 단장은 2022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도시경관단으로 부임해 조경설계와 시공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3기 신도시에 지구계획수립단계UCP(Urban Concept Planning) 참여위원으로 조경·환경 전문가들을 포함하고, 지구계획수립단계의 개념이 설계까지 이어지도록 조경총괄계획가LMP(Landscape Architecture Master Planner) 제도를 도입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조경설계 용역비에 ‘조경설계표준품셈’을 적용하고, 준공 시점 때 실제 투입되는 공사비 기준으로 공원 유형별 단위 공사비 산정을 제안해 현실적인 조경설계 용역비와 공사비가 산출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평택 고덕 공공정원, 나주 빛가람 호수공원, 안성 아양 시그니처 가든 등을 통해 공원과 공동주택 조경의 질적 향상을 꾀하기도 했다. *환경과조경429호(2024년 1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창밖 도시
    대학교 졸업장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햇병아리 시절에 출근 루틴이 있었다. 당시 막내라서 가장 먼저 출근해, 환기를 시키고, 간단히 사무실 청소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청소가 끝나면 창가와 가까운 내 자리에 앉아서 사무실 창밖 풍경을 온전히 감상했다. 넓은 통창이라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보였는데, 날씨가 맑을 때는 하늘의 구름이 금방이라도 사무실로 흘러들 것만 같았다. 물론 정수리를 향해 내리쬐는 여름의 직사광선과 뼈를 긁는 겨울의 한기를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도심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단점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괘념치 않았다. 첫 사회생활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소소한 낙이었다. 창밖 풍경을 즐기는 건 21세기 시민에게 당연한 일이지만, 17세기 영국에서는 창밖 풍경은 누리기 힘든 사치였다. 명예혁명으로 집권한 윌리엄 3세는 세수 부족을 이유로 창문에 세금을 부과했다. 당시 유리 가격이 매우 비쌌는데, 좋은 집일수록 비싼 유리 창문도 많을 것이라는 이유로 창문에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하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건물주들이 창문을 합판이나 벽돌로 막아버렸고, 이로 인해 당시 많은 영국인이 우울증을 호소했다. 덕분에 햇빛과 공기에 물리는 세금이란 오명을 얻었다.(각주 1) 이웃 나라인 프랑스도 이 세금을 거두었는데,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한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창문세가 지목되기도 했다. 창밖 풍경의 중요성을 이렇게 역사가 증명한 것이다. 건축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마테오 페리콜리(Matteo Pericoli)도 일상 속 도시의 창밖 풍경에 주목했다. 그는 『창밖 뉴욕』(2013)을 통해 63인의 뉴요커가 바라본 뉴욕의 창밖 풍경을 담아냈다. 소설가, 작곡가, 사진 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문화 예술인들의 창밖 풍경을 담아낸 이 책은 각자 직접 쓴 글과 마테오가 그려낸 풍경이 하나로 어우러져 뉴욕의 도시 경관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벽사이로 어른거리는 그림자와 오렌지 빛 노을, 암벽처럼 느껴지는 도시의 아파트, 시적 영감이 되는 거리의 풍경, 추억이 깃든 가게 등 다양한 형태의 창문으로 뉴욕을 바라본 그들이 느낀 소회와 다양한 관점을 읽을 수 있다. 물론 매번 아름다운 건 아니다. 가령 쓰레기차에서 올라오는 냄새라든지, 뇌를 녹일 듯한 직사광선 등 창문 때문에 불편함을 겪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일상의 표정을 담고 있는 창밖 풍경을 건축 평론가 폴 골드버거(Paul Goldberger)는 이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그게 무엇이든 창밖에 있는 것들을 보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바꿀 수 없으므로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창밖 풍경은 친구 같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는 창밖에서 갑자기 일어나는 대규모 시위를 막을 수 없고, 경관을 가리는 건물을 맘대로 없앨 수 없다. 우산을 안 가지고 왔을 때 예고 없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낙비는 운치가 있지만 퇴근길을 생각하면 마냥 좋아할 수 없다. 창밖 풍경은 뽑기 기계처럼 내가 원하는대로 선택하고 해결할 수 없기에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포기에 가까운 인정이 아니라, 너그러운 아량에서 비롯된 인정이라면 어떨까. 마지못해 끌려가는 패키지 관광이 아니라, 창밖 경관 그 자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감상이 이뤄지면 어떨까. 이러한 태도는 이번 호 특집에서 다룬 김영민 교수가 중요한 지향점으로 삼는 ‘모순지도’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차이를 무작정 해결하려는 것보다 차이 그 자체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설계를 추구하는 것처럼 저 창밖 경관이 주는 낭만과 불편 사이에서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보다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새해 작은 소망이 있다면 일상 속 창밖 풍경을 잘 담아내고 싶다. 그게 글이 될지, 사진이 될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다짐에 불과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연말엔 2024년을 기억할 수 있는 몇 개의 창밖 풍경이 남기를 바라본다. 정확히는 나의 일상 속에 소소한 낙이 다시 한번 깃들 수 있기를 소망한다.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나를 둘러싸고 있는 타자에 대한 관심이 비로소 풍경이 된다
    일 년을 가늠하는 여러 가지 측정법. 열두 권의 잡지를 눕혀 쌓아본다. 손바닥을 펼쳐 높이를 재어보니 한 뼘 남짓. 일 년간 들인 공을 생각하니 조금 아쉽다. 이번에는 잡지 뭉치 맨 아래에 양손바닥을 끼워 넣어 단번에 들어 올린다. 처음에는 견딜 만한데 조금 있으니 팔뚝이 뻐근하다. 그래, 이 정도 무게는 되어야지. 홀로 뿌듯해진다. 또 다른 방법은 숫자 1을 더하는 것이다. 내 나이가 몇인지는 제쳐두고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올해가 창간 몇 주년인지 헤아린다. 애사심보다는 연간 기획을 앞두고 큼직한 특집을 꾸려야 하진 않은지 점검하는 작업이다. 연말을 장식한 행사 속 ‘제○회’에도 수를 더한다. 그렇게 덧셈을 하다가 보기 좋게 딱 떨어지는 숫자 하나를 발견했다. 잡지의 앞쪽 판권 페이지에 환경과조경 식구들, 편집위원, 해외리포터와 함께 적히는 삼사십 여명의 이름들, 2024년 학생통신원 제도가 탄생한 지 40년을 맞이한다. 학생통신원(이하 통신원)은 『환경과조경』과 세 살 터울이다. 『환경과조경』이 계간지였던 시절, 1985년 10월호에 제1기 통신원 간담회 기사가 실려 있었다. 당시 간담회는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경기도 송추 계곡산장에서 열렸다. 13명의 학생통신원 김숙자(경북대, 당시 표기), 김주경(경희대), 김도희(동국대), 이석호(서울대), 홍갑진(성균관대), 김완련(영남대), 이재찬(전남대), 강미순(전북대), 장양화(청주대), 김순주(효성여대), 전병화(경남전문대), 김사훈(상지전문대), 최창식(진주농전)이 모였다. 간담회 내용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편집 과정 설명, 기사 작성 요령, 사진 촬영 기법 등 활동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알려주는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조금 독특한 건 통신원들이 한국 전통 조경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뒤 토론을 했다는 점이다. 통신원의 이름은 ‘e-환경과조경’ 뉴스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통신원들은 기자들의 눈과 귀가 미처 닿지 못한 곳의 소식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한다. 결과물이 기사 형태이기에 기자 역할만 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통신원의 활동 범위는 더 넓다. 마음 맞는 통신원끼리 답사 팀을 꾸리기도 하고, 선배 통신원의 도움을 받아 만나고 싶던 조경가에게 궁금한 점을 물을 수도 있다. 통신원들의 기획에 따라 활동 스펙트럼은 한없이 커진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튜브나 SNS 등을 활용해 활동하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고 있다. 물론, 조경학과 학생이 모여 서로 모르는 정보를 나누고 조경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학창 시절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만 간다고 해도 좋다. 통신원을 모집할 때 요구하는 서류는 세 가지다. 이력서와 활동 포부를 담은 자기소개서, 환경과조경이 만든 콘텐츠에 대한 리뷰.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서류에 불과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지원서를 검토하는 기자들에게는 꽤 쏠쏠한 재미를 준다. 그러다 가끔 ‘통신원 지원 서류’ 폴더에 담아두기는 아까운 글을 종종 마주친다. 그중 어느 글의 일부를 오늘에서야 옮겨 적는다. “보이는 것에서 보고 싶은 것을 찾는다. 현실의 고민과 꿈꾸는 이상, 두 가지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런 나에게 ‘시네마 스케이프’는 그저 보이는 것만 보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게 해주었다. …… 나를 둘러싸고 있는 타자에 대한 관심이 비로소 풍경이 된다.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이 담겨 있는 풍경이 와 닿을 때마다 전공에 대한 애정이 생겨났다. 풍경을 그리는 사람은 무엇보다 타인의 얘기를 깊이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풍경이나 사람에게 공감보다는 동요되는 나에게 시네마 스케이프는 사람 얘기와 풍경 얘기를 조용히 듣는 시간이었다. 늘 드는 생각은 풍경과 사람 사이의 관계, 타자에 대한 변덕스러운 나의 태도에 대한 반성이었다. 가끔 ‘뭐가 주체일까’라는 고민에 갇히기도 했지만 언제나 두 관계는 끊임없이 사이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 물음마다의 답이었다. 영화를 통해 두 관계를 좁혀나가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으면 불안이 슬슬 걷히고, 전공에 대한 확신이 생겨났다.”(“에고 스케이프-보이는 것과 보고 싶은 것”, 33기 통신원 이삭 리뷰) 굳이 제1기 통신원의 이름을 일일이 적은 이유 는 그들의 소식이 궁금해서다. 혹시 이 글을 보고있거나 또는 그들의 소식을 안다면 『환경과조경』의 문을 두드려주기를 부탁드린다.
  • 해적선으로 떠나는 모험, 해적문어 조합 놀이대 모험심과 창의력을 키우는 물놀이터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장이다. 아이안디자인은 다양한 이야기가 깃든 테마형 놀이 시설물 등을 통해 아이들의 모험심을 키우고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 돕는다. 해적문어 조합 놀이대는 해적선을 모티브로 한 물놀이형 시설물로 해적이 된 문어와 함께 떠나는 모험을 표현했다. 먹물 대신 물줄기를 쏘는 문어, 배의 앞머리에서 발사되는 물대포, 물을 쏟아내는 대형 버킷 등을 통해 시원한 물줄기를 선사한다. 이 물줄기는 여름철 달궈진 놀이 시설과 주변의 여름철 온도를 낮춰 어린이들이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입체적으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미끄럼틀을 중심으로 워터드롭, 워터 게이트 등 다양한 유형의 물놀이 시설을 배치했다.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서 물에 잠긴 해적선의 형상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GRC 소재를 활용했다. 공간을 채우는 색과 구조 등은 단순할 수 있으나 안전하고 다양한 테마형 물놀이 시설은 아이들에게 풍성한 이야기와 상상력을 펼치는 장을 제공한다. 이처럼 다양한 놀이 경험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오감을 발달시키는 동시에 신체적, 정서적 성장을 돕는다. TEL. 02-2069-2422 WEB. www.aiandesign.com
  • [에디토리얼] 모던스케이프
    19세기 말, 근대 도시로의 진입을 알린 신문물 중 하나는 전차였다. “수백 년을 이어 온 도시 경관에 전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느낀 충격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도시의 균열”을 가져온 전차가 “우리의 불안한 근대 풍경”의 서막을 연 셈이다(405호). “근대 도시의 아이콘인 방사형 가로”도 도시 구조와 형태의 개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412호). 한강의 전원풍 “심미적 가치는 서울의 근대화와 함께 사라지거나 변질됐”다. “자원 수송을 위한 철도 부설과 치수의 수단으로서 제방 조성, 수해로 재편된 백사장의 낯선 풍경”은 전원에서 도시로 한강을 급변하게 했다(426호). 변화의 급류에 던져진 것은 도시의 물리적 바탕만이 아니었다. 여러 열강과 통상 조약을 맺으면서 국경의 빗장이 열렸고, “외국인 거류지가 만든 이국적인 근대 풍경” 속에 “혼란과 잡거(雜居)의 도시”가 형성되면서 “조선인들은 자신의 땅에서 역차별받는 불우한 시대를 겪어내야만 했다”(406호). 서구 근대 도시의 발명품인 공원이 이식되었다. 공원은 당시 도시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다. 대한제국기를 거치며 계획된 두 개의 공원, 즉 독립공원과 탑골공원은 “자주적 시도였지만 미완에 그쳤고 공원을 매개로 근대화를 실천하려 했다는 점”에서 닮았다”(407호). “일본 최초의 근대 도시공원인 도쿄 히비야 공원을 설계하고 국립공원을 지정하는 기틀을 잡은 혼다 세이로쿠”는 “경성부 남산공원 설계안”을 수립했을 뿐 아니라, “한국 주요 도시에 대공원 설계와 국립공원 지정, 풍경 활용 계획 등”을 마련하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411호). “개항 이후 가장 급진적으로 변한 곳은 궁궐”이었는데, 창경궁의 공원화, 즉 창경궁에 “동물원과 식물원 건립이 결정된 이후 가장 먼저 만든 시설”은 “대온실”이었다(416호). 식민지기 경성에서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시는 사당”이자 “사직(社稷)과 함께 수도 한양 건설의 핵심이었던 종묘”의 공원화까지 논의되었다(415호). 현재의 효창공원 자리는 원래 원묘園墓였으나 “묘역 일대에 근대의 성격이 간섭되기 시작”하면서 공원을 비롯한 “여러 시설의 층위가 중첩되어” 복합적 공원으로 진화했다(420호). “도시의 자연 대체제로서의 공원”은 “근대 초기에 도덕과 문화, 윤리가 박탈된 도시를 구원할 …… 이상적인” 공간으로 여겨졌지만, 공원이 “생각처럼 순수하게 이용된 것만은 아니”었다. 공원은 “근대 도시의 암울하고 야만적인 민낯을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했다.” “조선의 주요 제례처인 사직단을 품고 있는 사직공원은 …… 아편과 모르핀 따위에 중독된 부랑자들이 유독 많이 이용한 곳”이었으며, “옴스테드가 꿈꾼 공원의 목가적 이상향은 실제 세상에는 없는 신기루였음을 일찌감치 보여주고 있었다”(422호). “지금은 마땅하다고 알고 있는 개념 중에는 근대기에 처음 등장한 것이 생각보다 많다. …… ‘어린이’도 그중 하나다.” “유치원, 아동 운동장, 유희 시설 등 어린이 시설이 조성되면서 어린이에 대한 사회상이 공간에 투영되기 시작했다”(409호). 1950~1960년대에 활발했던 “아동공원 조성”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 위에 있다(423호). 정원은 근대의 풍경 속에서 어떤 위상을 지니고 있었을까. 개항기와 식민지기에 “공원과 공공 정원이 함께 들어왔”지만, 그 기능과 성격이 정확하게 구별되지는 않았다. “동아시아의 여느 국가처럼 근대 도시 시설의 이식 과정이 단순했”던 당시, “공원이 파크와 퍼블릭 가든의 구분 없이 모두를 아우르는 용어로 자리 잡게 되면서 퍼블릭 가든은 파크와 혼성되고 사라져 버렸다”고 볼 수 있다(421호). 1930년대에는 “일부 계층에서 주택에 정원을 두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이들의 주택 정원이 대중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정원 딸린 주택이 점차 이상적인 주거 환경으로 정착했다.” “주택 정원은 개인의 취미와 취향을 발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대적 환경이었다”(417호). 옥상정원은 “백화점이나 호텔에 처음 설치”됐다. “사람들은 도시 한복판 건물 최고층 높이에서 일상 공간을 내려다보면서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생소한 개방감과 낯선 시선을 경험했다.” “세련된 장식과 시설, 최고급 서비스를 향유하는 서양식 사교 활동이 가능했기에, 자본과 권력을 가진 상류 계층은 물론 진보적 성향의 모던걸과 모던보이는 옥상정원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418호). 근대 도시는 새로운 여가 문화와 공간을 낳았다. “대중을 위한 공공의 오락 장소로 발전”한 동물원은 “도시 근대화를 상징하는 하나의 시설”이었다. 하지만 창경궁에 들어선 최초의 동물원은 “근대 정신 대신 식민지기의 상흔이 다른 어느 곳보다 짙게 밴 공간”이었다(413호). “군마 개량과 위락 기능”을 합한 경마장이 곳곳에 건설되기도 했다(410호). 서구의 경우와 유사한 본격적인 관광 개념도 자리 잡는다. “근대 관광은 국토 곳곳에 명소라는 권위를 부여했지만, 식민 국가에서 지배자의 왜곡된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기에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을 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414호). 관광은 해변을 변화시키기도 했다. “관광지로 낙점된 해변 지역의 개발은 철도 부설 및 역사 건설과 짝을 이뤄 진행됐다. 해변에는 치유와 요양을 위한 숙박 시설, 오락과 사교를 위한 구락부 …… 등이 들어섰”으며, “유럽에서 건너온 해변의 여가 문화와 풍경”이 이 땅에 서서히 스며들었다(424호). 이미 알아채셨겠지만, 앞의 내용은 이번 호로 막을 내리는 ‘모던스케이프’의 여러 부분을 이어 붙인 것이다. 따옴표 안의 문장 혹은 구절은 모두 연재 글에서 가져왔다. 지난 2년간 24회에 걸친 긴 여정을 안내하며 근대 여명기의 도시 풍경을 상상하고 이해하게 해준 박희성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마지막 글 마지막 문단에서 그가 말하듯, “암흑기이자 단절기로만 단정해왔던 20세기 전후 시기가 사실은” 도시 풍경의 현재를 “있게 한 중요한 토대였음을 공감”(428호)한다. 다시 한 해를 통과한다. 함께해주신 여러 독자와 필자 덕에 본지는 소통과 공론의 장을 자임하며 조경 저널리즘의 최전선을 걸을 수 있었다. 『환경과조경』의 친구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 [칼럼] AI시대 조경가의 미래, 인공지능과의 대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반영되면서 국제통화기금과 한국개발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1.4%로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또한 2.2%로 종전보다 0.1% 낮춰 잡는 등 한국의 경제 저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건설 경기 또한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13.6%)와 주택 착공(-63.6%)이 큰 폭으로 감소세를 지속하며 우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의 향방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조경계의 전망도 녹록치 않다. 대부분 소규모 영세 사업자인 조경설계사무소들도 몇 년 전부터 설계대가는 오르지 않고 늘어난 임금과 줄어든 근무 시간으로 인해 한계에 직면해 있다. 더구나 인공지능(AI) 시스템은 일반 작업에서 인간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건축계는 이미 AI를 다방면에서 활발히 응용하고 있고, 조경 분야에서도 이제 모른 척 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로 회자되고 있다. 컴퓨터가 도면을 그려줄 수 있다는 소식에 신기해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오토캐드 시대를 넘어 미래에는 AI가 조경가의 일을 대신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를 느낀다. 도구와 수단에 불과했던 컴퓨터의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AI가 조경설계의 전반 과정을 수행한다면 조경가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대화형AI 서비스인 챗GPT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AI가 조경설계 업무를 할 수 있을까. 다양한 기술과 알고리즘을 활용해 AI는 일부 조경설계 작업을 자동화하고 지원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잠재적 기능과 이점에 대한 몇 가지 예시입니다. 1. 데이터 분석과 예측: AI는 지리 데이터, 기후 조건, 토양 특성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여 어떤 식물이 특정 지역에서 가장 적합한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2. 자동화된 디자인 생성: AI는 조경 디자인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목표와 제약 조건을 고려해 여러 디자인 옵션을 제시하고, 심지어는 디자인을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3. 환경 모의실험: AI는 조경 디자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모의실험을 통해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태학적 효과를 최소화하거나 지속가능한 옵션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4. 자원 최적화: AI는 특정 지역의 기후와 토양 조건을 고려하여 물, 비료, 및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조경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5. 시각화 및 가상 현실 활용: AI는 디자인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가상 현실을 통해 디자인을 실제 환경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6. 지속가능성 측면 강화: AI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옵션을 식별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자원 효율성을 고려해 조경설계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AI는 전문 지식 없이는 사용자의 목표와 제약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인간의 창의성과 지역적인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가 조경설계를 지원하는 경우에도 전문가의 감독과 협력이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AI의 사용은 윤리적인 측면과 환경적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AI가 조경설계를 한다면 조경 전문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나. 다음은 AI가 조경설계를 수행할 때 조경 전문가가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한 몇 가지 예시입니다. 1. 데이터 입력 및 초기 설정: 조경 전문가는 AI에게 필요한 초기 데이터를 제공하고, 프로젝트의 목표, 제약 사항, 사용자의 요구 사항 등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2. 알고리즘 튜닝 및 교육: AI 모델의 학습을 지원하고, 모델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정하거나 추가적인 훈련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3. 디자인 가이던스 제시: AI가 생성한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전문적 평가를 제공하고, 사용자의 취향, 지역적 특성, 환경적 영향 등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4. 환경적 고려 사항 추가: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생성하므로, 전문가는 더 깊은 환경적 고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정 식물의 성장 특성, 지형 특이성 등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5. 사용자 상호 작용 및 피드백 수집: AI가 생성한 디자인을 사용자와 상호 작용하여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정하여 보다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6. 지속가능성 및 생태학적 평가: 전문가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AI 결과물을 평가하고, 생태학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지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7. 지역적 특수성 및 문화적 고려: 지역의 문화, 역사, 풍경 등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지원하고, 지역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8. 윤리적 측면 감독: AI가 생성한 결과물이 윤리적인 측면에서 적절한지 감독하고, 필요한 윤리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조경 전문가의 역할은 AI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전문적인 통찰력과 창의성을 통해 디자인을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협력적 방식으로 AI와 조경 전문가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면, 높은 수준의 조경설계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조경설계가는 변화하는 AI시대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다양한 전략과 준비 과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1. AI 기술 이해: AI 관련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조경설계 분야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이해합니다. AI의 기본 원리와 작동 방식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쌓아둡니다. 2. 자동화된 도구 활용 능력 향상: 자동화된 도구 및 소프트웨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웁니다. 3D 모델링,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등의 도구를 습득합니다. 3.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강화: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 결정 능력을 향상시켜 AI의 결과를 더욱 효과적으로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4. 창의성 및 디자인 감각 강화: 창의성과 독창적인 디자인 감각을 강화해 인간적인 감성과 차별성을 부여하고, AI 결과물을 보완합니다. 5. 지속가능성과 환경 고려: 지속가능한 디자인 및 환경 고려 사항을 강조하고, AI의 결과물이 지속가능한지를 평가해 생태학적 영향을 최소화합니다. 6. 소통 및 협업 능력 강화: 다양한 전문가와의 소통과 협업 능력을 강화하여, 효과적인 팀워크를 구축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도록 합니다. 7. 업무의 다양화와 전문화: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을 이해하고, 특화된 분야에 집중해 전문성을 발전시킵니다. 8. 윤리적 고려와 책임: AI의 결과물이 지닐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설계 과정에서 윤리적 책임을 다하도록 합니다. 9. 지속적인 학습과 업무 평가 : 지속적인 학습 습관을 기르고, 자신의 업무와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개선의 여지를 찾아나가도록 합니다. 10. 비기술적 역량 강화: 소통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 등과 같은 비기술적 역량도 향상시켜 프로젝트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11. 커뮤니티 참여 및 지식 공유: 조경설계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경험을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챗GPT는 단 몇 초 안에 일련번호까지 달아서 답변을 해주었다. 놀라운 속도는 물론 논리적이고 정돈된 답변 내용에 말문이 막힌다.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처럼 조경설계를 할 수 있을까?’란 의문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인간만이 가지는 고유의 감각과 감수성, 창의성의 영역에서 분명히 인공지능을 능가하리라 자신한다. 하지만 작품을 판정할 때 이러한 영역은 완벽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없는 주관적 의견일 수 있다. 언젠가는 무수한 통계와 축적된 데이터로 무장한 AI의 작품이 더 선호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조경설계 과정은 수많은 전문가의 협업과 의사소통,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창조 작업으로, 문제 해결 과정에서 AI가 해낼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설계 과정에 동반되는 수많은 작업을 AI가 해결하고 조경가는 좀 더 창의적인 디자인과 소통에 집중할 수 있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눈앞으로 다가온 인공지능의 세상에서 조경가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 [풍경감각]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라고 하기에 궁금했다. 받고 싶은 선물을 산타 할아버지가 어떻게 알아내는지. 그래서 실험하기로 했다. 부모님이 귀띔을 해주는 것 같으니, 갖고 싶은 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했다. 엄마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무엇을 받고 싶은지 자꾸 물었다. 걱정스러운 얼굴을 보니 부모님이 산타의 스파이인 게 확실했다. 그래서 산타 할아버지는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라며 씨익 웃기만 했다. 크리스마스 날 아침, 책상 위에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이 있었다. 우리집 산타는 머리맡이 아니라 책상 위에 선물을 두고 갔다. ‘다이아몬드’라는 보드게임이었는데 엄마는 산타가 주고 간 것이라고 했다. 이런 물건을 바란 적이 없다고 하자, 산타 할아버지가 이번에는 잘못 고른 것 같다고, 다음엔 산타에게 미리 연락할 테니까 갖고 싶은 선물을 엄마한테만 살짝 말해달라고 했다. 부모님이 스파이일 거라는 추측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다음부터는 갖고 싶은 것을 꼭 말했고, 크리스마스 아침에 원하던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성탄절을 서너 번 거치면서 부모님이 산타일 거란 의심이 싹텄지만 실험은 하지 않았다. 대신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산타를 믿는 어린이가 되기로 했다. 선물을 놓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열한 살 즈음인가. 이번에는 내가 진실을 알고 있다는 걸 산타에게 들켰고, 선물은 끝났다. 실험을 했던 크리스마스에 원래 받고 싶었던 선물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렸지만, 그해 산타가 잘 못 주고 간 다이아몬드 게임은 선명하다. 책꽂이에 버리듯 꽂아 넣었더니 엄마는 선물이니까 한번 해봐야 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지만 엄청 좋아하지는 않아서 종종 친구들이 놀러 오면 꺼내서 한 판씩 했다. 그리고 슬쩍 이야기를 꺼냈다. “너, 산타 할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있니?” 나는 아무래도 나쁜 애였던 것 같고, 산타도 이 점만큼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 시저테일 공원 Scissortail Park
    시저테일 공원(Scissortail Park)은 70에이커 규모의 도심 오아시스이자 커뮤니티의 중심지이며,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혁신적 공공 자금 지원 프로젝트의 본보기이며, 주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이기도 하다. 오클라호마의 시민이 명명한 이 공원은 경제 발전, 문화 성장,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시민들의 자부심을 고취한다. 지역 생태계에 대한 찬사를 담아 공원을 설계했다. 도시에서 하천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다채로운 경관은 다양한 연령의 사람과 계절을 위한 프로그램을 내재하고 있다. 동선은 콘텐츠 결절점을 연결하고, 경관은 발견의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낸다. 2019년, 시저테일 공원 1단계 구역이 기획과 시공을 거쳐 10년 만에 문을 열었다. 40에이커 규모의 상부 공원은 지역 생태계에서 영감을 받은 삼림과 평야 지대를 배경으로 역동적 구성을 보여준다. 타원형의 넓은 잔디밭은 픽업 게임과 공연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 잔디밭은 무대와 도시 스카이라인을 향한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하는 최대 7.6m 높이의 언덕,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 구르고 뛰거나 미끄러져 내려올 수 있는 지면, 오클라호마의 경관을 대표하는 광활한 하늘을 경험할 수 있는 곳까지 이어진다. 대로의 정원은 계절에 따른 식물의 아름다움을 드러내 며 카페와 게임 공간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감싸고 있다. 우드랜드 정원은 구불구불한 길에 놓인 오목한 공 간과 볼록한 공간으로 구성되는데, 각 공간은 다채로운 식물 군락, 빗물 집수 지점, 소규모 모임을 열 수 있 는 그늘 쉼터를 갖추고 있다. 자생 참나무, 잔디, 야생화는 그늘과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며, 오클라호마 동부 크로스 팀버스(Cross Timbers) 생태계의 독특함을 보여준다. 악센트 드라이 가든과 레인 가든은 다채로운 꽃과 잎이 가득한 공간, 계절마다 변화하며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며 캐스트 아이언 숲(Cast-iron Forest)을 향한 찬사를 드러낸다. 숲속 길과 대조를 이루는 산책로는 공원을 가로지르며 주말 시장이 열리는 피크닉 숲을 따라 방문객을 안내 한다. 산책로는 시원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물대포, 초지의 풀잎을 반사하는 인터랙티브 분수, 어린이 놀이 공간을 거쳐 호수까지 이어진다. 보트하우스는 매점과 패들보트를 타는 데 필요한 시설 을 갖추고 있으며, 빗물을 여과하고 저장해 공원에 필 요한 관개용수로 재활용하는 습지와 호수를 향한 전망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빗물은 투과성이 높은 지표면을 통과해 토양 속으로 스며든 뒤, 호수와 강으로 되돌아가기 전 레인 가든을 통해 정화된다. 역사가 깊은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이 상부 공원 의 남쪽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롤러스케이트를 타거나 운동 교실을 열 수 있는 그늘막 파빌리온을 설치하고 행사 개최 및 공원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개조했다. 산책로는 스카이댄스 브리지(Skydance Bridge)를 통해 I-40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30에이커 규모의 하부 공원 을 관통해 오클라호마 강에 다다른다. 조형미를 갖춘 63개의 ‘빛의 기둥’이 1.6km에 달하는 산책로를 비춘다. 빛의 기둥은 밤에는 빛을 발하고 낮에는 햇빛을 굴절시킨다. 하부 공원을 향해 천천히 낮아지는 산책로는 유모차를 끄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 이용들을 위스퍼링 파인스와 초원의 숲으로 안내한다. 산책로 한쪽에는 잘 자란 나무 아래 자연 놀이 공간을 마련해, 운동장뿐 아니라 버드나무 가지 돔과 터널, 통 나무, 바위, 모래에서 놀 수 있게 했다. 다른 한쪽에는 스포츠 경기장을 조성했다. 방문객은 초원 사이로 뻗은 느슨한 길을 따라 남쪽으로 이리저리 걸어 다니거나 산책로를 따라 9.1m 높이 의 언덕에 인접한 그늘 파빌리온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 언덕은 도심과 강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달리기, 연날리기, 일몰 감상을 위한 장소를 제공한다. 글 Hargreaves Jones Landscape Architecture Hargreaves Jones Team & Partners Project Team: Hargreaves Jones(George Hargreaves, Mary Margaret Jones, Gavin McMillan, Misty March, Annabelle Hernandez Fontanez, Ben Kuchinsky, Wenwen Lu, Jacob Petersen, Matthew Perotto, Jisu Choi, Megan Esopenko, Erik Hanson, Brett Marsengil, Eric Olsen, Martin Pavlinic, Amy Linne) Supporting Landscape Architecture: LAUD Studio Architecture: Butzer Architects and Urbanism Civil Engineering: Johnson & Associates Upper Park Ecological Engineering: Sherwood Design Engineers Structural Engineering: Obelisk Engineering MEP Engineering: CEC IT Communications: IPDG Fountain MEPL: Delta Fountains Irrigation Design: Sweeney + Associates Lighting Design: LAM Partners ‘Pillars of Light’ Artist: James Carpenter Design Associates Estimator: Pre-Construction Services Park Management Consulting: ETM Associates Park Financial Consulting: HR&A General Contractors (Upper Park): Downey Contracting General Contractors (Lower Park): Wynn Construction Client City of Oklahoma City Location Oklahoma City, Oklahoma, USA Area 70ac Completion 2022 Photographs Hargreaves Jones, Tim Hursley 1983년 설립된 하그리브스 존스(Hargreaves Jones)는 조경 및 도시계획 분야에서 활동하며 도심 내 부지, 워터프런트, 캠퍼스 등을 독창적 경관으로 변모시켜왔다. 현재 뉴욕, 샌프란시스코, 캠브리지에 사무소를 두고 표현력과 반응성이 뛰어난 디자인이 지역 사회, 기관, 개인을 위한 지속적인 경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일하고 있다. 철저한 조사를 기반으로 역동적 현장 시스템과 문화적 힘을 활용해 진화하고 적응할 수 있는 경관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큐퍼 휴잇 내셔널 디자인 어워드(Cooper Hewitt National Design Award), 로사 바르바 국제 조경상(Rosa Barba International Landscape Prize) 등 다양한 상을 받은 바 있다.
    • Hargreaves Jones
  • 카펜터 공원 Carpenter Park
    텍사스 주 댈러스 도심의 동쪽에 위치한 카펜터 공원(Carpenter Park)은 우리가 제안한 댈러스 도심공원 마스터플랜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도가 높다. 이 마스터플랜을 통해 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빠르게 증가하는 주변 인구와 근로자, 방문자들이 이용하는 녹지 체계로서 새로운 도심공원, 연결 녹지와 거리 조성에 적합한 대상지를 선정했다. 이러한 도시계획 덕분에 댈러스 시는 친환경적이고 보행 친화적인 도시로 거듭났으며, 도심 외부에도 더 많은 공원을 만들고 노후 공원을 개선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카펜터 플라자 리노베이션 이 공원은 1981년 완성된 댈러스 시립공원 카펜터 플라자 확장 및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다. 기존의 카펜터 플라자는 고속도로 교차로와 도로가 가로지르고 있어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공원보다는 차량을 타고 지나가는 공간이었다. 진입로를 철거하고 차도가 보행로로 바뀌면서 카펜터 플라자는 보행자 중심의 공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새롭게 조성된 공원은 빠르게 늘어나는 주변 주거 인구와 함께 새로운 주거 및 문화 공간, 교통 개발 등으로 인해 부상하고 있는 이스트 댈러스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스트 댈러스 지역과 이어지질 수 있도록 고속도로 고가 하부 공간을 확장해 지역 주민들이 통행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들었다. 기존 광장에 위치한 로버트 어윈(Robert Irwin)의 작품인 ‘포털 파크 슬라이스(Portal Park Slice)’를 서측에서 동측으로 이동시켜 대상지에 새로운 연결성을 부여했다. 고속도로 진입로를 막아섰던 길고 녹슨 철제 벽을 고가 하부 공간의 유동 인구가 많은 광장 지역을 감싸는 프레임으로 활용했다. *환경과조경428호(2023년 12월호)수록본 일부 글 Hargreaves Jones Landscape Architect Hargreaves Jones Team & Partners Project Team: George Hargreaves, Mary Margaret Jones, Ken Haines, Anchalee Phaosawasdi, Adam Molinski Artist: Robert Irwin Local Landscape Architect: GFF Landscape Civil & Traffic Engineering: Pacheco Koch Pavilion Architect: Shipley Architects Structural Engineering: Charles Gojer & Associates Lighting Design: Oldner Lighting MEP Engineering: BEI Engineering Fountain Consultant: Greenscape Pump Soils: Olsson Irrigation: Sweeney & Associates Signage & Wayfinding: focusEGD General Contractor: Beck Group Client Parks for Downtown Dallas, Dallas Park & RecreationDepartment Location Dallas, Texas, USA Area 5.6ac Completion 2022 Photographs Hargreaves Jones, David Woo, Tim Hursley, Tom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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