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가작: Beyond the Boundary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시간, 공간, 그리고 콘텐츠의 경계를 넘어 공원은 크게 과거(역사), 현재(사람), 미래(자연)의 3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각 영역은 가로축인 뉴웨이브라인promenade으로 연계되며, 세로축인 코리도corridor를 통해 산과 바다를 잇는다. 또한 가로 세로축이 만나는 결절점에 위치하는 8개의 코어T-Station는 북항의 새로운 이정표로서 독특한 산업 및 문화 경관을 제공할 것이다. 이 2개의 축과 코어를 통해 시간, 공간, 그리고 콘텐츠의 경계를 넘어 역사적 상처와 공간의 단절에 의한 아픔을 치유하고, 나아가 공원의 인문적, 물리적 네트워크를 완성하고자 한다. 공원 만들기의 전략 1: 북항의 흔적을 지키다 북항의 크레인과 조명탑, 멍텅구리 블록과 컨테이너가 전하는 이야기는 부산으로부터 잊히거나 버려질 만큼 가치 없는 것들이 아니며, 바다 내음과 뱃고동이 가득한 이곳에서 그 생명이 돋보이는 것들이다. 새롭거나 낯설지 않은 이곳의 흔적을 소중히 일깨워 부산항의 새로운 풍경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기존 북항이 남긴 다양한 유산을 활용한 공원은 재창조된 산업 경관,자연 경관, 역사 경관, 인문 경관을 통해 북항 친수 공원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보할 것이다. 공원 만들기의 전략 2: 2개의 축과 8개의 코어 원도심축: 원도심인 대청로 및 배후 도심과 연결되는 축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북항과 옛 모습을 간직한 원도심의 조화로운 성장을 기대하는 축이다. 그린축: ‘히스토릭 프롬나드historic promenade’로 명명되는 이 축은 복병산의 우수한 녹지를 북항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축으로, 자연과 동반 성장하는 미래를 기대하는 축이다. 8개의 코어: 원도심과 새로 탄생하는 북항을 연결해주는 주요 결절점에 각 공간을 연결하는 ‘T-Station’이라는 매개 공간을 만든다. 공원 만들기의 전략 3: 상생·문화·생명의 뉴웨이브라인 부산 원도심의 산복도로는 부산항 발전 시대의 난개발을 상징한다. 21세기의 뉴웨이브라인은 과거 60여 년간 부산 원도심의 삶을 지킨 산복도로의 모습을 빼닮았다. 이제 이 새로운 길은 단지 보행로일 뿐만 아니라 공원의 흐름을 이어 사람을 모으고 옛 길과 포구의 흔적을 기억하는 촉매의 역할을 할 것이며, 부산 워터프런트를 대표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연결선이 될 것이다.
    • 두인디앤씨, 경성, 싸이트플래닝건축, 도화엔지니어링, Marko and Placemakers / 두인디앤씨, 경성, 싸이트플래닝건축, 도화엔지니어링, Marko and Placemakers / 2014년12월 / 320
  • 가작: Bay & Headland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만과 대’의 콘셉트는 부산의 고유한 지리적인 조건에서 도출되었다. 넓은 면적에 선형적으로 분포된 대상지에 전체적인 조화를 부여하고, 북항 공원이 부산 시민들에게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의도한 것이다. 새로운 워터프런트는 기존 구도심의 가로 체계를 동쪽 방향으로 확장함으로써, 기존에 불완전하고 협소하게 묶여있던 부산의 전통적 역사 도심에 비로소 온전함을 부여할 것이다. 완결된 선형보다는 유연한 흐름의 동선 계획과 장소 계획을 유지함으로써, 향후에 반영될 시민들의 의견과 기술적 요소, 변화하는 경제·사회·정치적 환경에 대해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지침적 성격의 틀framework을 제시한다. 만과 대의 경관 도시로의 연계Connection to the City: 고층 건물의 스카이라인은 대지 중앙부에서 부산항과 도시 및 자연 환경 간의 시각적 관계를 고려해 계획되었다. 도시와 바다 사이에서 북항의 고층 빌딩이 만드는 스카이라인은 배후 도시 및 구봉산의 스카이라인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원도심 활성화Urban Catalyst: 북항은 오랜 기간 외부와 단절되어 고립되었던 지역으로, 원도심과의 연계 방안이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 충장로변 건축물의 저층부를 도시와 연계시키고, 기존 도시의 특색 있는 가로 계획을 통해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계획을 제안한다. 산업공간이었던 북항은 도시와의 밀접한 연계 속에서 도시의 활력과 문화를 생산하는 장소로 재탄생한다. 도시 경관Urbanscape: 북항의 만과 대가 만드는 도시경관, 산에 의해 정의되는 도시 경관은 부산만의 도시이미지를 형성한다. 부산의 경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산-도시-연안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을 고려했다. 또한 건물들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입면과 형태계획을 통해 독창적인 도시 경관을 형성한다. 도시 계획에서 제시된 수퍼블록은 작은 규모의 포디움으로 분할되어, 보행자를 위한 전용 거리와 인간 친화적 규모의 광장들이 연결된 일련의 도시 가로를 형성한다. 이러한 도시적 접근은 24시간 작동하는 오픈스페이스를 가능하게 한다.
    • 그룹한, HOK, 디자인그룹 빅, 건화엔지니어링, 한가람엔지니어링 / 그룹한, HOK, 디자인그룹 빅, 건화엔지니어링, 한가람엔지니어링 / 2014년12월 / 320
  • 가작: The Living Port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계된 3개의 지구와 5개의 주제지역, 그리고 8개의 핵심 설계 거점은 수변 공원 내에 다양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을 구현한다. 모든 공간은 수로를 따라가는 역사·문화 체험동선과 수로와 수변을 순환하는 수변·위락 체험 동선의 주제 체험 동선으로 엮이고, 수면 부양 데크, 보행로, 보행교 같은 다양한 형태의 느린 보행 시스템으로연결된다. 과거 지구 ‘과거 지구’의 설계 원칙은 부지의 역사와 기억에 초점을 맞추어 보존과 선별적 전환을 중심으로 한다. 부두의 기존 호안선은 최대한 보존하고 매립되는 지역에는 보존된 호안의 일부를 노출시켜 매축埋築의 역사를 알게 한다. 기존 부두의 거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표면의 일부는 새로운 포장 패턴을 따라 보존해 새로운 포장과 옛 포장이 대비를 이루도록 한다. 1. 부두 공원(유산 지역): 주요한 산업 시대의 유적들은 대부분 ‘부두 공원’ 지역에서 발견된다. 이를 선별적으로 보수하고 새로운 이용으로 전환하거나 창의적인 방법으로 재활용해 야외 전시 지역, 식물원, 마켓 등에서 활용한다. 2. 북항 박물관 공원(유산 지역): 수변 공간의 녹지 면적을 효율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하 주차장의 지붕은 일부를 끌어올려 옥상정원으로 조성하고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한다. 바다를 향해 노출된 주차장 구조물의 측면 공간은 전시 갤러리 및 카페로 활용한다. 옥외공간에는 소규모의 산업 유물을 전시하며 매축된 방파벽은 상부 일부분을 파내고 선큰 보행로를 만들어 방파벽을 바로 앞에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계선주 등의 시설은 새로이 조성되는 국내 연안 터미널 주변으로 배치해 벤치 등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한다. 현재 지구 ‘현재 지구’는 도시와 바다를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을 한다. ‘진입 공원’과 ‘전망 공원’은 다양한 동선 체계가 마주치는 곳이 된다. 이 지역에 조성되는 공간은 다양한 활동 공간 및 공공 서비스 시설을 수용할 수 있도록 대규모로 계획한다. 3. 진입 공원(관문 지역): ‘진입 공원’에는 기존 부두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다. 따라서 진입 공원은 기존 부두의 방파벽을 노출시키고 현존하는 거친 콘크리트 표면 또한 최대한 보존해 새로운 포장과 대비시켜 역사의 흔적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부두의 기계 시설물을 이용한 랜드마크 조형물을 우수 처리 연못에 설치해 진입부에서의 시선을 바다로 유도하며, 물가에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조형적 카페와 키오스크를 설치한다. 4. 전망 공원(관문 지역): ‘전망 공원’ 끝 부분에 상징적인철제 전망 다리가 수로로 들어오고 나가는 보트를 맞아주고, 보행자에게는 부산시의 멋진 파노라마 경관을 제공한다. 열린 광장 지역에는 열식된 나무들이 방풍역할을 하며 이들 사이로 지나가는 보행로와 휴식 공간은 식재 테라스의 리듬에 따라 배치된다.
    • 가원조경, Turenscape, Supermass Studio, 삼영 / 가원조경, Turenscape, Supermass Studio, 삼영 / 2014년12월 / 320
  • 당선작: Interactive Pier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옛 부두 & 새로운 부두Old Pier & New Pier 매립으로 사라지는 오래된 부두의 기억을 최대한 보존해 활용한다. 원형 그대로 보존되는 부두는 옛 북항의 기억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갱웨이Gangway, 조명탑, 계선주, 크레인, 멍텅구리 블록Harbor Block 같은 부두의 흔적과 오래된 안벽岸壁은 북항이 가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요소로 재탄생한다. 새로운 부두는 사람들을 모으고 각종 프로그램을 담는 판으로서원도심과 부두의 관계를 잇는 플랫폼이다. 독립된 각공간은 서로 연계된다. 소셜 인터페이스Social Interface 다양한 만남과 풍부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장의 분위기와 부산이 가진 삶의 진경을 담는다. 툇마루처럼 다양한 공간을 연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담는 새로운 부두와 넓고 긴 모래사장은 도시의 일상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 활기를 담는 그릇이 된다. 상품을 담던 컨테이너에 원도심과 시민 사회, 지역 예술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를 담으며, 도시와의 적극적인 연결을 통해 낙후된 원도심을 재생시키는 문화적 인프라의 역할을 수행한다. 정서적 랜드마크Spiritual Landmark 부산 사람들은 예로부터 아름다운 바다와 소통하고자‘대臺’라는 고유 문화를 만들어냈다. 인간은 자연과 상생할 때 감성적, 문화적 활동 또한 왕성해진다.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습초지 생태와 북항 부두의 소중한 기억들은 ‘인터렉티브 피어Interactive Pier’를 기반으로 엮이고 성장한다. 현대 부산에 결핍된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고 상생을 추구하는 북항 공원이 부산의 문화적, 사회적 성숙을 꾀하는 거름이자 터전이 되는 정서적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한다. 어반 피어Urban Pier ‘어반 피어’는 북항 워터프런트를 가로지르며 원도심의 요구를 수용하고, 도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도시형 플랫폼이다. 플랫폼 전반에는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이동과 변형이 가능한 ‘팝업 밴드Pop-up Band’를 배치해 상황에 맞게 가변적으로 활용한다. 부두의 가변적인 성격을 도시 배후 자원과 자연스럽게 연계해 사람들을 모으고, 각종 프로그램을 담는 판으로서 누구에게나 공평한 공간이며,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도시형 플랫폼이다.
    • 신화컨설팅, 창조종합건축, 삼안, 건일엔지니어링, 대아종합조경, 비오이엔씨 / 신화컨설팅, 창조종합건축, 삼안, 건일엔지니어링, 대아종합조경, 비오이엔씨 / 2014년12월 / 320
  • 공원은 메시지다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미디어는 메시지다Medium is the message.” 미디어 전문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마샬 맥루한의 잘 알려진 명제다. 그는 매체를 확장된 형태의 감각기관이라고 정의 하고 매체의 특성이 메시지 전달 방식일 뿐 아니라 메시지 그 자체로도 기능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매체를 수동적 도구가 아닌 능동적 주체로 본 것이다. 맥루한의 언설을 통해 나는 도시 공간에서 매체이자 메시지로 작동하는 공원에 대해 생각했다.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수많은 매체들―건물, 도로, 오픈스페이스 등― 중, 공원은 면의 형태로 일정 공간을 점유하는 규모의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매체에 비해 규모가 커 도시 공간에서 쉽게 읽히고 도시 표면과 맞닿아 있는 경계부가 많기 때문에 감각의 확장과 교란 가능성 또한 높다. 공원은 도시적 삶을 서비스하는 하나의 매개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비평하는 메시지로 작동할 수 있다. 공원이 도시를 비평하는 매체이자 메시지로서 기능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계기중 하나는 설계공모다. 도시 공간에 공원의 대상지가 정해지면 다양한 사회적 요구 가운데 문제와 목표가 설정되고, 설계공모는 문제 설정과 해법의 논리를 경합하는 비평의 장이 된다. 라빌레트 파크 설계공모와 다운스뷰 파크 설계공모는 예측할 수 없고 규정할 수 없는 포스트모던 도시의 공간상을 인식시켰다. 뒤스부르크 노르트 파크 설계공모와 프레시킬스 파크 설계공모는 쇠퇴기로 접어든 무수한 산업 도시들, 생애주기가 다한 쇠퇴기의 도시들이 곧 대규모의 노후·유휴지를 발생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했다. 폐허가 된 기존 산업 시설과 생태적·문화적으로 취약한 토양을 지닌 도시 공간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설정의 시작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00년대 이후 대규모 설계공모가 붐을 이루면서 능동적 주체로서의 공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도시 정책과 제도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준비된 경우가 그러했다. 이를테면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녹지공간 설계공모의 경우 대상지가 신도시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위치 또한 비위계적 환상형 도시의 중앙부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시 개발에 있어서 공원이 도시를 조직하는 능동적 주체로서 기능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는 특수한 형태의 교란된 부지인 군부대 이적지의 다양한 쟁점과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는 앞의 두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토 개발과 도시 (재)개발이라는 판 위에 놓여있다. 일찍이 정부는 항만물류산업 환경의 변화와 관련 시설의 노후화 등으로 항만의 생애주기가 단축될 것을 예측해, 2007년 ‘항만과 그 주변지역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했다. 쇠퇴기 항만 도시의 재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을 토대로 부산시는 쇠퇴기의 항만물류산업 부지인 북항을 국제해양문화관광의 거점으로 변화시키는 재개발 사업을 계획했다. 그리고 도시의 공적 자원인 항만 부지를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환원하는 방안으로 친수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설계공모는 국내 대규모 유휴 항만의 재개발과 부산 구도심 활성화, 산업부지의 환원을 통한 공공 공간 확충으로 수렴되는 친수공원의 구체적인 형태와 기능을 마련하기 위한 장이 되었다. 박선희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통합설계·미학연구실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형 공원에 나타나는 현대 공원 설계의 쟁점’으로 2011년 조경비평대상에서 가작을 수상했으며, 현재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도시와 조경에 관한 복잡하고 중요한 논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 박선희 [email protected] /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원 / 2014년12월 / 320
  •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
    재생을 꿈꾸는항구도시 부산은 광복 이후 국제적인 항구도시로 발달했다. 북항(부산항)은 경제 성장기에 한국이 유라시아 대륙과 교류하는 가장 큰 관문이었으며, 한국 제1의 항만으로 자리매김해왔다. 1990년대 말 늘어나는 컨테이너 물량과 시설의 노후화로 대대적인 개발이 요구되었는데, 도심과 인접한 북항에는 개발 부지가 부족해 근처에 위치한 가덕도 일원에 신항을 건설했다. 이에 북항의 항만기능을 재편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시대적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북항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었다. 워터프런트 개발, 국제 여객 터미널 건설, 원도심 등 주변 지역과의 연계 개발을 위해 총 8조 5,19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며, 2008년부터 2016년까지 1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2016부터 2019년까지 2단계 사업이 추진된다. 북항은 동·남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축 상에 위치한 해양 관광 거점이다. 부산의 중심 상권인 남포동, 광복동, 자갈치시장 등과 연계되어 있고, 2020년 부산시 도시기본계획에 상업 용지로 반영되어 있어 개발 잠재력이 높다. 북항 재개발은 국제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세계적인 규모의 워터프런트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친수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북항을 주변 지역과 연계함으로써 원도심의 기능을 회복하는 도시재생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월 도시재생특별위원회로 부터 ‘부산광역시 도시재생 선도지역 도시경제기반형 활성화사업’에 대한 승인을 받아 원도심 재생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공모전 진행 과정 부산항만공사(사장 임기택)는 지난 3월 17일 북항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위한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지난해 확정된 북항 재개발사업 기본계획은 공공성을 강화해 북항 재개발 지역(153만 2천㎡) 가운데 친수공원 부지를 27만 4천㎡(전체 개발 부지의 23%)로 확대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이 부지를 대상으로 4월경 공모지침서를 확정짓고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는 1단계에서 참가의향서(RFQ)를 통해 7개 팀을 뽑았고, 이들 가운데 최종 당선자를 가리는 2단계 심사로 진행되었다. 참가 자격은 조경 분야 신고를 마친 업체나 조경기술사사무소로 등록돼 있으면 단독 또는 공동으로 공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총 16개 팀이 참가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2단계참가팀으로 신화컨설팅, 가원조경, 그룹한, 두인디앤씨, 씨토포스, 조경설계 서안, 해안건축 컨소시엄이 선정되어 경합을 벌였다. 9월 26일까지 작품 제출을 마감한 이후, 10월 7일 부산항만공사 사옥에서 참가사별작품 설명회를 갖고 다음날 최종 당선작을 발표했다. 당선작은 신화컨설팅 컨소시엄이 제출한 ‘InteractivePier’가 선정되었다. 조성룡 심사위원장은 “친수공원으로서 장소적인 성격을 파악해 적절히 대응하고, 시민의 일상을 연결해 도시 공원의 활력을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원 부두 노동자의 삶(기억)과 연결해 지역적인 의미를 살리고, 남겨진 부두의 흔적을 보존해 새로운 공간과 공존하는 시간의 공간을 제안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산업 유산으로 읽어낸 항구의 기억 이번 공모전은 ‘북항의 미래 비전과 역사적 의미’, ‘수변 공원의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조성 계획’, ‘시설물 재해·안전·환경 관리 등의 기능적 측면’, ‘안전디자인도입’, ‘경제적인 사업 구상의 적정성’이라는 다섯 가지를 주요 심사 기준으로 삼았다. 그중 지침에서는 ‘기존의 역사적 의미’를 살리는 것, ‘주변 지역과의 연계’를 특히 강조했다. 출품작들은 북항의 역사적 의미를 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의 시설을 보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안벽岸壁’, ‘계선주繫船柱’, ‘대臺’, ‘매축埋築’, ‘멍텅구리 블록harbor block’ 등 항구의 독특한 구성 요소들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여 활용했다.‘안벽’은 항만이나 운하의 가에 배를 대기 좋게 쌓은 벽이다. ‘Interactive Pier’는 부지의 바닥면을 낮추고 물을 도입해 오래된 안벽을 보존했다. ‘Beyond the Boundary’는 안벽을 건축 계획과 바닥 포장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했다. ‘계선주’는 배를 매어 두기 위해 세워 놓은 기둥이다. ‘The Living Port’는 계선주를 비롯한 기존 호안, 콘크리트 방파벽, 조명탑 등 산업 시대 유적들의 선별적인 보수 작업을 통해 재활용하고, 디자인에 반영했다. 대부분의 팀에서 계선주는 그대로 보존되거나 위치를 옮겨 장식적 요소로 사용되었다. ‘대’는 높이 쌓아 올려 사방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곳을 뜻한다. 또는 시야가 사방으로 펼쳐진 절벽이나 바위 꼭대기의 평평한 곳을 이르기도 한다. 부산이 위치한 남해는 리아스식 해안을 이루어 해안선의 굴곡이심해 ‘대’를 즐기는 문화가 발달했는데, ‘Interactive Pier’와 ‘Bay & Headland’는 이러한 ‘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Bay & Headland’는 부산의 고유한 지리적인 조건을 통해 ‘만과 대’라는 콘셉트를 도출했으며, ‘만과 대’의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경관, 문화, 생태 공간을 구성했다. ‘Beyond the Boundary’는 차경을 통해 ‘대’를 공원의 경관 요소로 끌어들였다. ‘매축’은 바닷가나 강가를 메워서 뭍으로 만드는 일이다. 북항 일대는 매축으로 새로 생긴 땅이다. 1898년 본격적인 매축이 시작되었고, 옛 부산역, 부산우체국, 부산연안여객터미널, 중앙로 일대가 매축으로 생겨났다. ‘Interactive Pier’와 ‘Beyond the Boundary’는 매축의 역사부터 북항의 역사를 읽어나갔다. 다른 출품작들은 항구의 기능으로 얽힌 역사적 이야기, 주변지역과의 관계로 얽힌 이야기에서 땅을 읽었는데, ‘The Living Port’는 쌀 수탈의 역사를 기억의 매개로 삼았다. ‘Blue Heart’는 과거의 것을 활용하는 것보다 수변공간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데 무게를 두어 부유식 시설을 통한 새로운 워터프런트 시설을 계획했다. 부두 축조 시 활용된 ‘멍텅구리 블록’은 대부분의 출품작에서 질감을 활용한 외벽이나 포장 등에 활용되었으며, ‘조명탑’은 장식적인 요소로 쓰였다. 기억의 확장 부산항만공사가 발주한 ‘북항 재개발사업 역사문화 잠재자원 발굴 및 활용방안 수립용역’이 지난해 8월 완료되었다. 연구를 맡은 강동진 교수는 북항의 변천 과정을 더듬어 도면화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는데, 연구를 시작했을 땐 대부분의 역사문화 자원이 이미 사라져 있었다. 1, 2부두는 도심지구로 결정돼 매립이 예정되어 있었고, 3, 4부두는 매립이 시작된 상태였다. 강교수는 매립을 통한 아파트 건설보다 “부두에 담겨있는 물류 역사와 시대 애환, 항구 지대의 공간 형태,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확장1”하는 일이 북항의 경쟁력 확보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기존 유산의 활용이 북항 재개발의 중요한 가치로 다루어졌다. 출품작들은 이러한 유산과 부두의 기억을 설계에 반영했고, 당선작인 ‘Interactive Pier’는 비교적 산업 유산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산업 유산을 통해 읽어낸 북항의 기억이 부산이라는 도시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변화해나갈지 그 모습이 사뭇 궁금하다. 당선작 Interactive Pier 신화컨설팅, 창조종합건축, 삼안, 건일엔지니어링, 대아종합조경, 비오이엔씨 가작 The Living Port 가원조경, Turenscape, Supermass Studio, 삼영 가작 Bay & Headland 그룹한, HOK, 디자인그룹 빅, 건화엔지니어링, 한가람엔지니어링 가작 Beyond the Boundary 두인디앤씨, 경성, 싸이트플래닝건축, 도화엔지니어링, Marko and Placemakers 가작 Blue Heart 씨토포스, Groundlab, Mandaworks, Spacetalk, 김영민(서울시립대학교) 가작 Busan Central Park 조경설계 서안, 일신설계, office ma, HR&A, 이화기술단 가작 North Port by Resilience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한국종합기술, 지오조경, 조경설계 해인, 센텀엔지니어링
    • 이형주 / 2014년12월 / 320
  • [칼럼] 희망의 조경, 네 가지 과제
    ‘조경 문화 발전소’를 꿈꾸며 새 옷을 입은 『환경과조경』, 이제 2014년의 마지막 호를 선보입니다. 지난 1년간의 잡지, 즐겁게 보셨는지요.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 그리고 따끔한 비판모두 잘 소화하여 더 유익하고 품격 있는 『환경과조경』을 만드는 데 자양분으로 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외적 위기와 내적 혼란을 동시에 겪은 한국 조경의 2014년, 참 힘든 해였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고도 성장기의 급속한 개발로 인해 훼손된 국토의 상처를 치유하고 도시 환경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온 조경의 저력이 있기에, 다른 어느 분야보다 앞서 지구 환경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실천해 온 조경의 지혜가 있기에, 지금 잠시의 위기는 새로운 희망의 토대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작년에 제정된 ‘한국조경헌장’의 몇 구절을 다시 읽어봅니다. “조경은 생태적 위기에 대처하는 실천적 해법을 제시하고, 공동체 형성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며,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경관을 구현해야” 합니다. “조경은 건강한 사회의 척도이고 행복한 삶의 기반이며, 지속가능한 환경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조경의 책임이자 과제”입니다. 희망의 조경을 실천하기 위해 몇 가지 당면 과제를 생각해 봅니다. 우선 첫째는 인재의 양성입니다.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우리 조경 분야는 우리 손으로 제대로 된 조경법 하나 발의할 국회의원 한 명 배출하지 못했고, 정책을 이끌어갈 정부고위 공무원 한 명조차도 없는 실정입니다. 올해 열린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의 초청 특강 스타는 조경을 전공한 우리의 선배도, 후배도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왜 원예나 정원을 넘어 도시 규모의 그린 인프라를 이야기하고 미래의 패러다임을 제시해 줄 제임스 코너나 조지 하그리브스 같은 세계적인 조경가를 배출하지 못했을까요? 더 늦기 전에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산학 연대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학교는 예전처럼 천편일률적인 커리큘럼으로 이미 과포화 상태인 인기 분야의 교육에만 치중하지 말고 다양한 실무 분야가 원하는 전문 인력을 골고루 배출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교육 과정을 점검하고 개편해야 할 것입니다. 업계 또한 학교와의공동 연구나 R&D 투자를 활성화하여 미래의 산업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데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과제는 여러 관련 단체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입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조경계가 우왕좌왕한 이유는 큰 그림으로 조경의 미래를 챙기지 못하고 각 단체의 입장에 따라 당장의 작은 이해관계에 따라 사분오열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3월 3일로 변경된 ‘조경의 날’은 충분한 검토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고, 관련 단체의 차기 회장 선거는 개운치 않은 뒷말을 무성하게 만들었습니다. 같은 단체 내에서도 학연과 출신에 따라 계파를 형성하고 각종 이권에서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하곤 합니다. 학연으로 뭉친 몇몇 동문들은 공공연한 동문업체 밀어주기로 손바닥만한 조경 분야의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습니다. 운영비도 마련하지 못하는 유사 단체들이 또 다시 양산되고 있습니다. 한때 호황을 누렸던 선배 세대는 불황이 닥치자 후배를 보살피지 않고,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자신만 다른 비즈니스 세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경’ 이라는 이름으로 힘을 모으고 보태야 합니다. 졸업장, 계급장 다 내려놓고 먼저 팔 걷어붙이고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실속 없는 자리 만들기에 연연하지 말고 여러 이름의 조경 관련 단체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세 번째 과제는 우리 조경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반성과 대책 마련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종 언론을 통한 홍보는 물론 시민사회에 폭 넓게 조경의 소중한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이미지 회복 전략image restoration strategy을 실천해야 합니다. 미국조경가협회ASLA는 지난 2011년부터 ‘Landscape Architecture –YourEnvironment. Designed.’란 테마 아래 올바른 조경 역할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ASLA는“조경은 당신의 환경 그 자체입니다. 그것은 대학캠퍼스, 도시 공원이기도 하며, 병원 마당, 지역계획, 정원의 전부이자 그 이상의 것이기도 합니다. 조경가는 하늘 아래 거의 대부분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조경의 정체성 확립과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도 한국조경신문, 라펜트, 환경과조경 같은 전문 매체는 물론이고 일간지나 방송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경의 중요성을 알려 나가고 조경문화박람회 등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지속해야 합니다.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로 우리가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봉사하는 사회적 지원 또한 활발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네 번째 과제는 새로운 시장의 발굴과 개척입니다. 근래에 조경은 건축, 도시설계, 엔지니어링과 협력해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IT, 패션, 의료, 역사 등 전통적인 협업 분야를 벗어난 다양한 분야와도 상호보완적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인터넷, 통신,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네트워크 경제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비즈니스의 융복합화 추세가 강하게 대두되고 있고, 우리 조경도 컨버전스를 통해 영역을 넓히고 타 분야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나가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ASLA도 최근 “협업이 강조되는 분야 역시 조경”이라고 말하며 지속가능한 도시, 건강하면서 경제적인 도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주역으로서 조경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도시교통의 효율을 높이는 보행 중심의 네트워크 설계, 지역 사회의 공동체 문화를 발전시키는 커뮤니티 디자인, 식물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녹색의료 디자인, 버려진 토지를 이용해 지역 내 생산성을 높이는 도시 농업 디자인, 자연 에너지와 빗물을 활용하여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그린 인프라디자인 등,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 합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국내 경기의 침체 속에서 우리 조경 분야는 안팎으로 끊임없는 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타 분야의 도전에 좀 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당장 우리 내부에 산적해 있는 문제를 이제부터라도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합니다. 지난 40년간 양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우리가 챙기지 못하고 자만했던 부분이 있었음을 되새겨봐야 합니다. 이제 전통적인 조경의 영역을 넘어 ‘탈영역의 시대, 통섭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조경이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토를 설계해야 합니다.
  • [에디토리얼] 마감
    매달, 이번 호만큼은 여유 있게 인쇄소로 넘기고 편집부 식구들과 근사한 와인 파티를 즐겨야지 마음먹지만, 꿈은 역시 꿈일 뿐입니다. 마감을 몇 시간 앞둔 편집실의 새벽은 출품 전날 밤의 설계실못지않은 전쟁터 풍경입니다. 사흘째 이어지는 철야로 수염이 덥수룩해진 양다빈 기자,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담당 필자의 연재 원고로 애를 태우다 드디어 국제전화를 겁니다. 담당 섹션의 완성도를 위해 방대한 사례를 연구하곤 하는 조한결 기자, 분초를 다투는 상황임에도 디자이너와 의견을 조율하는 침착함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벌써 나흘째 예비군 훈련과 철야 편집을 병행하고 있는 이형주 기자, 책상 위에 높이 쌓인 교정지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3차 교정지인데도 다시 레이아웃을 바꿔달라는 데스크의 뒤늦은 요청에 팽선민 디자이너는 빛의 속도로 모니터 두 대를 오가며 최종 버전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윤주열 수석디자이너의 눈과 손은 마지막 순간까지 책 전체의 미려한 리듬과 세련된 디테일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 위해 쉴 새가 없습니다. 드디어 뒷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앞머리에 실핀을 꽂은 김정은 편집팀장, 기자들 원고 다시 손질하랴 자기 원고 마무리하랴 이 와중에 1월호 필자 섭외하랴 멀티태스킹에 여념이 없습니다. 부드럽지만 예리한 눈으로 3교에 ‘오케이’를 놓고 있는 남기준 편집장의 손에서 베테랑다운 마지막신의 한 수가 곧 생산될 것입니다. 일 년 만에 겨우 도비라, 세네카, 하시라 같은 일본식 편집 용어가 낯설지 않게 된 아마추어 편집주간은 폭풍 전야의 긴장을 풀어보려고 실없는 우스개를 던져보지만 연신 테라스를 들락거리며 연기를 뿜어대는 걸 보면 속이 꽤 타들어가나 봅니다. 리뉴얼을 준비하던 작년 이맘때의 열정과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찬바람 부는 겨울이 다시 왔습니다. ‘조경 문화 발전소’를 꿈꾸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던, 강렬한 노란색 표지의 1월호 에디토리얼을 다시 펼쳐봅니다. ‘한국 조경의 문화적 성숙을 이끄는 공론장’, ‘조경 담론과 비평을 생산하고 나누는 사회적 소통장’, ‘세계적 동시대성을 수용하고 발굴하는 전진기지’라는 세 가지 편집 방향이 호기롭게 적혀 있습니다. 지난 열두 권에서 이 세 가지 비전을 한결같이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 2월호 에디토리얼에서 약속드렸던 “학생에겐 지적 자극을, 실무조경가에겐 질투심을, 우연한 독자에겐 꿈을”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잡지’를 위해, 『환경과조경』은 실험 정신, 문제 의식, 비판 정신을 한층 더 다듬어가겠습니다. 어느 달이, 무슨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는지요. 편집부가 체감하기로는 11월호에 대한 반응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서울역 고가가 사회적 이슈가 된 참에 때마침 하이라인 3구역이 개장해서 두 프로젝트를 엮은 특집 ‘하이라인의 교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실은 다른 특집보다 기획과 진행에 든 시간은 오히려 짧았지만, 작품 섭외, 제임스 코너와 조슈아 데이비드의 인터뷰, 관련 외고, 11번가 브리지 파크 설계공모까지 모든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들어맞은 달이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리빌드 바이 디자인’ 설계공모를 회복탄력성의 관점에서 조명한 8월호에도 독자들의 호응이 컸고, 30대 조경가 30인의 성장사를 다룬 7월호의 ‘조경가로 자라기’에도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조경가를 꿈꾸면서도 늘 갈증과 허기를 느끼는 미래 세대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었기를 기대합니다. 조경과 도시설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시선을 담고자 공들였던 기획물로는 5월호의 ‘서울의 오늘을 읽다’와 10월호의 ‘도시재생의 새로운 국면’이 있었습니다. 외고 없이 내부 원고만으로 구성했던 9월호의 책 특집 ‘활자 산책’은 그 이면의 갖가지 에피소드 덕에 지금까지도 편집부의 단골 안줏감입니다. 알찬 원고로 지면을 빛내준 필자들과 작품 게재를 허락해준 조경가들께 감사드립니다. 연재의 고통을 감내해준 필자들께는 어떤 감사의 말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매달 실시간으로 조언과 격려와 비평을 아끼지 않은 편집위원들의 수고에도 감사드립니다. 해외 작품 섭외에 애써준 해외리포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독자 리뷰단의 피드백은 다음 호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러 독자들의 격려와 비판은 편집진에게 에너지를 주는 가장 큰 동력이었습니다. 꼭 기억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잡지”를 2015년 편집계획서의 제목으로 달까 합니다. 물론 화려한 스타일의 장식적인 편집 디자인을 말함이 아닙니다. 내용과 형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텍스트의 메시지와 이미지의 효과가 하나로 움직이는, 스타일이 정보를 지배하지 않고 정보의 본질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잡지를 만들기 위해 늘 연구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잡지 『환경과조경』이 조경 저널리즘의 오래된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매달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12월호의 마감과 함께 『환경과조경』은 ‘파주시대’를 마감합니다. 마감은 늘 아쉬움을 남기지만 새로운 출발의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방배동시대’를 열며 2015년 1월호로 찾아뵙겠습니다. 1년간 감사했습니다.
    • 배정한[email protected] /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2014년12월 / 320
<<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