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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을 이야기하다 ; 용산공원 개발과 관련한 엇갈린 시선들
    용산 미군기지 이전부지 공원화 방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4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앞 광장에서 개최된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에서 ‘정부주도’의 공원화 추진입장을 분명히 발표했고, 정작 용산공원 개발을 추진해야하는 주요 공동책임자이기도 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의 방침에 반대의사를 밝히며 공식행사에 불참했다. 이후 언론은 정부와 서울시간의 첨예한 갈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부 매각·개발’ vs. ‘전면 공원화’서울시는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 직후 “정부는 공원부지 일부를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 시설과 상업시설 등으로 용도변경·매각·개발할 여지를 두고 있는 조항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전면 공원화를 요구하는 서울시의 입장과 함께 불참사유를 발표했다.이렇게 언론에 가시화된 정부와 서울시간의 1차 논쟁은 일부 복합개발과 전면 공원화에 대한 각각의 입장차이 때문이다. 정부측에서는 막대한 이전비용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부분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전면 공원화를 주장하는 서울시측은 정부가 다른 대안 모색을 꾀하지 않고, 가장 손쉬운 방법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실제로 정부에서 그간 추진한 용역보고서에서도 심심찮게 주변부지 매각과 개발에 대한 제안이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의견대립에 크게 작용하고 있는 이전을 포함한 공원조성비용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알려진 바로 대략 추산해도 4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며, 실제로는 더욱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결국 해마다 복지ㆍ교육ㆍ국방 등 여러 분야의 예산 수요를 맞춰야 하는 정부로서는 미군기지 이전에 드는 추가 비용을 따로 마련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용산공원 주변의 산재부지라도 매각?개발해 이전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긴 힘든 실정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서울시의 입장은 1조2천억원으로 추정되는 공원 조성의 비용 일부(약 6천억원)는 부담할 수 있지만 정작 미군기지 이전비용 자체는 부담하기 곤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쟁점, 지하 일부 개발공원부지의 개발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은 일단 정부가 서울시의 입장을 수용해 지상부의 공원 경계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반환부지 본체는 전면 공원화하는 방침으로 재고하기로 확정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며 정리되었다.하지만 최근 정부는 “용산공원을 국제적 명소로 만들기 위해 지상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대신 지하 일부를 개발해 공원의 기능과 효율성을 증진하고 방문객들의 편의 및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취지로 지하에 일정 규모의 상업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이러한 정부의 발표에 대해 서울시는 “공원 지상을 일부를 개발하겠다던 정부가 지하개발로 돌아선 것이며, 이를 허용하면 공원의 지하공간이 대규모로 개발되는 것은 물론 지상개발로 이어질 게 뻔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공원 주변 지하철역과 연계해 상가와 음식점, 휴식공간 등이 들어서는 지하 상업시설이 될 것”이라며 “규모 등 구체적 계획은 내년 이후부터 본격 논의될 전망이나 개발비용 등을 감안할 때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닐 것이며, 전면적인 상업 개발로 오해해서는 안된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지하 일부를 개발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산공원 특별법지하 개발 논란과 더불어 기존에도 뜨거운 감자였던 ‘용산공원 특별법’ 논란도 여전하다. 개발에 대한 이견과 관련해 특별법에 담긴 용도변경 조항(14조)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인데, 정부는 “건교부 장관이 미군으로부터 반환되는 전체지역과 주변지역에 대해 용도변경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용산공원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정부가 현재 상황에서 아무리 용산기지 본체를 전면 공원화하겠다고 강조해도 차후 상황에 따라 용산공원의 상업적 개발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남기는 규정이기에 특별법 14조를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원 조성의 취지에 부합되는 범위내에서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만든 조항일 뿐 상업시설 등으로 대규모 개발을 한다는 뜻이 절대 아니며, 지하공간 개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대화를 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2006년 말 현재 정부는 서울시의 일부 요구를 수용, 메인포스트(24만평)와 사우스포스트(57만평)를 뜻하는 `본체부지’를 공원화한다는 원칙을 특별법에 명문화하고 구체적인 경계표시를 시행령에 반영키로 했다. 반면 건교부 장관의 용도변경 권한은 포함시키는 것으로 확정했는데, 그 동안 서울시가 건교부 장관의 용도개발 권한 삭제를 요구해온 만큼 권한 사용범위를 ‘지하 개발’, ‘공원의 효율적 증진 및 기존 시설의 합리적 이용’ 등으로 제한해 명시할 방침이다. 또한 용산공원 조성 및 관리 비용을 서울시가 분담하도록 하는 조항을 최근 특별법에 추가, 결국 양측 갈등은 다시 세분화된 상태다. 참고로 현행법상 지상을 공원화하더라도 지하에 상업시설이 들어가려면 용도 변경이 필요하다.지난 11월 28일 용산생태공원화시민연대의 성명서에 논란이 되는 특별법의 규정들에 대한 시민단체의 입장이 상세히 정리되어 있는데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실제로 용산 본기지는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공원조성에 법률적인 장애가 없으며 관련 철도법이나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역사와 공원내에 다양한 부대시설이나 문화시설을 둘 수가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공원과 어울리는 문화시설 및 여가시설을 만들고 싶다면 현행법에 의거해서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된 본 기지 일부를 용도지역을 변경하면서까지 상업개발을 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곧 문화시설 및 여가시설이라는 미명아래 용산 공원을 상업적인 개발지로 악용하는 것이다. …중략… 또한 정부는 용산공원 특별법을 입법예고하면서 제14조 도시관리계획 의제를 통해 건설교통부 장관이 약식으로 용도지역 변경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독소조항을 삽입하였다. 정부가 용도지역 변경 권한을 약식으로 행사하려는 것은 용산 본기지의 상업개발과 주변부지의 용도 변경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용산공원 특별법 수정안에도 제14조 ⑤항 공원조성지구내에서의 ‘제한적 용도지역 변경’과 제25조 복합개발지구계획의 작성 ⑤항을 통해 건설교통부 장관이 임의대로 용도지역 변경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는 해당 부지의 용도를 상향 변경하여 주상복합아파트 등 상업개발을 통해 그 비용으로 주한미군재배치 비용을 마련하겠다는 기존 용역보고서의 구상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경서 국민임대주택단지 A블럭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 설계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 2007년01월 / 225
  • 고려대 자연계 캠퍼스와 하나스퀘어
    고려대학교는 개교 100주년(2005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캠퍼스 보완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왔다. 그 기본 골자는 차가 없는 보행자 중심의 캠퍼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었고, 이미 본교 캠퍼스의 대운동장을 없애고 주차장을 지하로 넣고 그 지상 부분을 광장으로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국내 대학교 캠퍼스 환경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교 캠퍼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렸던 자연계 캠퍼스의 변화 또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과학도서관의 전면 녹지 부분을 지하 주차장화하고 지하 1층에 각종 편의 및 필요 시설들을 두고 그 지상은 모두 오픈스페이스로 만들고자 한 것이다.자연계 캠퍼스는 우후죽순으로 건설된 각 건물들이 가상의 남북개발 축을 중심으로 동서방향 및 남북방향으로 늘어서 있고, 그 건물들의 앞뒤는 모두 주차장으로 개발되어 주차장으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차량동선이 나머지 공간을 차지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캠퍼스에서 가장 활발히 이용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는 학생들이 빈번히 통행하는 차량을 피해 캠퍼스의 한쪽 구석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리고 외부공간은 오로지 이동통로로서의 기능만 허용되는 상황이었다. 캠퍼스 안에 남은 유일한 녹지인 애기능이 학생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던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Neo Nature CampusHana Square의 등장으로 캠퍼스의 질서가 바뀌게 되는 것이므로 캠퍼스의 전체 질서를 다시 잡는 것이 자연계 캠퍼스 조경계획의 기본 골자였다. 우리는 우선 캠퍼스의 가장 중요한 보행 동선이 어디인가를 알아보았다. 학생들을 관찰하고 설문을 통해 자신의 통로를 기록하고 이를 분석한 결과 지금의 ‘진리로’라고 불리는 공간이 가장 이용의 빈도가 높고 중요한 길임을 알게 되었다. 이로써 캠퍼스의 중앙이 아닌 동쪽으로 치우친 진리로를 중추 보행 동선으로 하고 여기서 동서 방향으로 여러 가지가 뻗어나가는 다양한 축선을 만드는 것이 자연계 캠퍼스의 새로운 질서가 되도록 하였다. 캠퍼스의 전체 구성에서 본다면 Hana Square가 녹지보다 광장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바람직하게 생각되었지만 전체 캠퍼스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많은 양의 녹지이기도 하였다. 게다가 이곳은 남북 방향의 단일 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권위적 개발방향과는 완전히 틀린 동서 방향으로 긴 공간이었다. 이것들을 일시에 해결하는 방법은, 장방형의 공간을 더 길게 만들고 긴 방향에 녹지와 광장을 중첩해서 두는 것, 그리고 이참에 캠퍼스의 개발 방향의 축을 뒤흔들어 ‘권위’의 힘을 빼고 보다 실질적인 캠퍼스의 개발 방향을 새로이 설정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이를 기본 골자로 자연계 캠퍼스의 새로운 공간질서를 잡고 여기에 보다 풍성한 ‘숲’을 끌어 들여 캠퍼스의 곳곳을 이어 붙이며, 다양한 캐릭터의 정원을 만들어 넣었다. 이로써 전체 캠퍼스가 Neo Nature Campus가 되도록 하고자 하였다.자연에 대한 해석의 구현‘자연계’ 캠퍼스에는 매우 다양한 대학들과 전공학과들이 모여 이루어져 있다. 생명대학, 공과대학, 이과대학 등. 이들 학과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자연’이라는 대상에 대해 ‘과학’이라는 방법으로 연구하고 공부하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계 캠퍼스에 녹지의 총량을 높였을 뿐 아니라 숲을 만드는 방식을 다르게 접근했다. 자연의 숲은 여러 종의 나무들이 매우 부정형적인 패턴으로 모여 형성된 숲이지만 이곳에 만들어지는 숲은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모여 숲을 만들되 이를 정형적인-소위 말하는 디지털적인 조합 방식으로 조성한 것이다. 앉음, 다양한 행태유발의 시작점기존의 캠퍼스에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행태는 ‘이동’ 뿐이었다. 즉, 강의실과 강의실 사이를 목적에 의해 이동하기 위해 걷고, 뛰는 사람들뿐이었다. 이곳은 혈기왕성하고 다재다능한 그리고 매우 여러 가지 종류의 학생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이들이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이 ‘이동’뿐이라는 것은 매우 불행하지 않을지.그래서 이들의 다양함을 그만큼의 다양한 행태로 표출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취한 방식은 ‘앉게’ 하는 방법이었다. ‘앉음’을 통해서 ‘이동’함으로 제한되었던 여러 행태들이 유발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따라서 앉음의 여러 방식들을 끌어 내도록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앉는 도구들을 개발하였다. 하지만 다양한 모양 보다는 다양한 높이의 앉는 도구들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여러 활동들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고려대학교 자연계 캠퍼스는 조성 전, 후를 비교해 보았을 때 그 변화의 차이가 많다. 하지만 그 차이가 긍정적인 차이를 나타내는 것인지, 혹은 부정적인 차이를 나타내는 것인지 스스로 평가하기에 아직은 주관적 만족이 너무 커 어려울 것 같다. 그 차이가 긍정적 차이로 분명하게 드러나려면 공간의 주인이 되는 학생들의 긍정적 반응이 따라야 할 것이며, 아직은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살을 앓고 있는 나무들이 뿌리를 잘 내리고 풍성히 자라고, 공간 내에 설치된 앉음벽들과 돌바닥들에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이 공간들 하나하나에서 다양하게 사용된 학생들의 흔적도 묻어나고, 그러면서 학생들의 아낌을 받는 공간이 되어가기를 바란다. 천천히 그리고 급하지 않게…. *고려대학교 자연계 캠퍼스 조경계획은 2003년 애기능광장 설계로부터 시작되었으나 2006년에 자연계 캠퍼스 전체의 조경계획을 되짚어 실시하게 되었다. 애기능광장의 변경설계를 포함하여 공학관 정원과 진리로의 실시설계를 추가로 시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애기능광장의 명칭은 ‘Hana Square’로 정해졌다. 지난 2005년부터 Hana Square부터 시작된 고려대 자연계 캠퍼스의 변화는 2006년 공학관 정원과 진리로까지 완성되었다.
    • / 2007년01월 / 225
  • 용산을 이야기하다 ; 용산기지 공원화와 시민
    1. ‘의사결정자’로서의 시민‘시민 참여로 용산을 바꾸자’ 시민단체들이 발족한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를 소개하는 신문기사 헤드라인이다. 용산기지 공원화에 대한 담론이 가시화되면서 ‘시민’, ‘시민참여’ 또한 중요한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다. 용산기지의 성격상 더욱 그러하겠지만, 대표적 공공공간(public space)인 공원, 광장 조성과 관련해서 시민참여가 생태, 전통과 같이 피할 수 없는 가치로 다뤄지는 징후들은 이미 있어왔다. 월드컵 경기 응원이 광장화의 시발점이 되었던 “서울광장” 조성 당시 서울시 웹페이지에는 별도의 토론방이 개설되었었다. “서울숲”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나무를 심었고, “청계천”에서는 시민들의 글과 그림이 벽화로 남겨졌다. 공원의 미래상과 이름에 대한 시민 아이디어 공모는 이제 의례적인 것이 되어서 용산기지 공원화에서도 이미 진행되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전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제시한 의견이나 흔적이 공원 어딘가에 남겨진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2003년 옥수동 한평공원 사업을 진행할 때, 가난한 사람들한테 쌀이나 사주지 이런 데 돈을 쓰냐고 하시던 아주머니가 자신의 딸이 만든 그림타일이 공원 한쪽에 붙여지자 주변에 자랑도 하시고 혹시 타일이 깨지지 않을까 가끔 살피기도 하셨다. 공간에 대한 소속감과 애착심을 갖게 하는 이러한 장치는 분명 필요하다. 그리고 유명 정치인들의 이름을 공원 한쪽에 새기거나, 기념식수를 하는 것보다는 따뜻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들은 자못 대다수의 대중적 지지를 얻은 양 보이게 할 수도 있고, 해당 프로젝트에 얽힌 사회적 모순과 불평등을 가리는 장치로 쓰일 수도 있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조성 당시, 인터넷 토론방과 신문이라는 공론장에서 제기된 시민들의 다양한 타당성 요구(예: 설계공모 당선안의 LCD설치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가? 왜 당선안으로 시공을 하지 않는가?)에 성심성의껏 응대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잔디 광장을 조성해버렸다. 그리고 이는 여전히 시민사회와의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청계천을 따라 걸려있던 플랭카드 문구들(예: “준비되지 않은 청계천복원 10만 영세상인 다 죽인다”)에 있던 문제가 사회적으로 제대로 검토되었다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시민참여란 의사결정과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은 ‘동원’되는 대상이 아닌 ‘의사결정자’로 대접 받아야 한다. 용산기지 공원화와 ‘시민’이라는 키워드를 엮는데 있어서도 이는 적용된다. 그런데 여기서 ‘시민’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어렵다. 선거철 자신들이 바로 서민이라고 주장하는 정치인들 중 누가 서민이냐는 질문만큼 복잡하다. 관(冠), 시장(市場)이 아닌 제3 부문(the third sector)인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크고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해서 시민참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의 대표성이나 그들 주장의 타당성 또한 의심되어야 한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정치적 활동이나 특정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목소리만이 의사결정에 강하게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특정 목소리가 배제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대표적 공공공간인 공원은 결과물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부터 공공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공공성은 익명적 공공성인 아닌 절차적이며 구체적인 공공성이고 이를 위해서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갖는 시민들이 대화하고 다양한 가치들이 서로 경합(競合)되는 공론장(public sphere)이 필요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1) ‘전면 공원화와 일부 복합개발’을 둘러싼 서울시와 중앙정부와의 갈등, ‘용산기지 주변 초고층 고밀도 개발’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민단체와의 갈등, 공원 성격에 대한 다양한 견해 등 의견차가 이미 드러나고 있는 용산기지 공원화의 경우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김영민의 비유처럼 텔레비전의 “명사와의 대담”같이 특정하게 통제되거나 조작된 대화 상황이 아니라 삶의 구체적 자리(sitz-im-leben) 속에서, 삶의 구체적 행위로 이루어지는 복잡다기한 대화는 우연성을 날실로 현장감 있는 순발력을 씨실로 해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2) 그래서 ‘어떻게 용산기지 공원화에 대한 대화를, 공론장을 이끌 것인가?’라는 질문 또한 어려운 질문이다. 다소 우회적인 대답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자신의 판단을 기꺼이 변경시킬 수 있는 성찰적(reflective)이고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믿음도 필요하다’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서로의 견해차를 확인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대화3)가 아니라 상호이해와 새로운 의미 형성을 전제로 하는 대화여야 한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에 있다.4) 2. 행위자(agent)로서의 시민공론장에서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의미와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견해는 시민을 자신의 생활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행위자(agent)로 상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용산기지 공원을 계획하고 설계하는데 있어, 잠재적 이용자인 시민을 어떻게 볼 것인 가와도 관련된다. 지난 30년간 많은 환경-행태연구(environment-behavior studies) 분야에서는 디자인 특성과 이용 행태와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정량적 정보를 설계가들에게 제공해왔다.5) 하지만 초콜릿 성분을 분석한다고 해서 초콜릿을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처럼6), 그러한 연구 결과들이 이용자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공간을 상상하고 이용한다거나, 공원의 램프와 계단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이용하는 스케이트보더 등 설계가의 의도가 빗나가는 경우는 흔하다. (김연금·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 2007년01월 / 225
  • 부다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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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7년01월 / 225
  • 아현 도큐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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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7년01월 / 225
  • 조경이 만드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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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7년01월 / 225
  • 관악산 휴먼시아
    ·위치 : 서울시 관악구 신림7동 산101번지 일대·대지면적 : 171,770㎡·조경면적 : 8,219.26㎡(1단지), 31,058.13㎡(2단지), 3,381.51㎡(3단지)·규모 : 43개동 3,322세대·발주 : 대한주택공사 주거환경처·시공사 : 대한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조경기본설계 : (주)목우환경디자인·조경실시설계 : (주)천마이엔씨·조경식재 : (주)동림종합조경, 미류개발(주)·조경시설물 : 한우리조경(주), 한터조경(주)·사진 : (주)천마이엔씨 ‘햇볕이 잘 들어 난이 잘 자라는 곳’이라는 이름의 ‘난곡’은 그 의미보다는 드라마 ‘서울의 달’의 배경이 될 정도로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기억되는 곳이다. 어지럽게 이어진 가파른 비탈길의 좁은 통로, 허물어져 가는 단칸방들로 빼곡하던 이곳이 1973년 재개발지구로 지정된 이후 33년만에 대규모 친환경주거단지로 탈바꿈했다. 대한주택공사의 새로운 도시브랜드인 ‘휴먼시아’가 처음으로 적용된 이 단지는 주공이 세심한 공을 들여 조성한 단지로 민간 아파트 단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고급화에 신경을 썼다.관악산을 닮은 단지자연경관이 수려한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단지의 특성을 고려하여 옥외공간에 관악산의 자연요소를 끌어들여 마치 숲과 계곡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단지 입구에 들어서면 경사면을 이용해 배모양의 어린이놀이터를 조성하고 하부에는 벽천을 조성한 시설이 눈에 들어오는데, 경사가 심한 부지 특성에 따라 발생한 옹벽을 처리한 기법이 돋보인다. 이밖에 60~80m에 이르는 심한 레벨차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옹벽을 전통적 화계기법으로 처리하거나 인조암을 활용한 벽천, 곡선으로 처리한 보강토 블록, 바위를 쌓아 올린 석축계단 등 경사면의 완급을 감안하여 적정공법을 적용함으로써 관악산과의 경관적 연계성을 높이고 있다. 또, 주변 관악산의 식생구조 분석을 통한 모델을 적용하여, 다양하고 풍부한 식재경관이 있는 단지로 조성하였다.또한 단지내부를 지배적으로 관류하는 세 갈래의 계류를 도입하고 휴게소와 놀이터, 보행로 주변을 흘러가도록 해 쾌적한 정주환경 및 보행환경은 물론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활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중앙몰과 산책로관악산 휴먼시아의 상징공간이자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될 단지의 중심부는 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경관축이자 보행축으로 중앙몰을 조성했는데, 레벨차이에 의해 생겨난 단에 9개의 테마를 부여하고, 벽천과 계류, 캐스케이드, 바닥분수 등 물의 특성을 이용한 250m의 연속된 수경시설을 도입해 다양한 모습의 수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누구나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하도록 계단과 경사로가 잘 조화된 공간으로 조성되어 무장애 공간으로 조성된 점이 특징이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성남 금광 래미안
    ·위치 : 경기도 성남시 금광동 2500번지·대지면적 : 44,157㎡·조경면적 : 13,467㎡·세대수 : 1,098세대·시공사 :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사업본부·조경설계 : (주)피엠디 조경기술사 사무소·차별화설계 : 디에스돔, 아키돔건축·조경특화설계 : 정정수·조경식재 : 주원조경·조경시설물 : 청원기획·사진 : 윤준환 땅 위에 그린 진정한 의미의 생태조경마치 태곳적부터 있었던 것과 같이 돌 틈에 붙어있는 이끼는 물론 풀벌레들이 함께 사는 곳, 그리고 물 속에 사는 다슬기가 보이는 곳에서 작은 동물들은 마치 자신들이 쉴 곳을 만드는 사람들을 감독하려는 듯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이렇듯 다람쥐들조차 자신들의 영역인양 함께 살고자 하는 곳을 만들고 있는 나는 이곳 현장에서의 삶이 행복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공현장에서 돌을 쌓으며 그 틈새에 나무와 풀을 심고 있을 때 눈에 보이는 이러한 공생에 의한 삶의 모습을 보았을 때는 일을 하고 있는 나는 물론 우리 모두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경기도 성남시 금광동에 자리한 삼성 래미안 재건축현장(현장소장 김홍유)에 단지 외부공간의 차별화를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참여하게 되었다.10m가 조금 넘는 폭에 18m의 높이 차이를 가진 비탈진 법면에 벽천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은 그리 큰 과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남한산성을 안고 있는 검단산 자락으로부터 아파트 단지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움을 조경적 요인으로 연결함으로써 ‘자연이 인간을 포용하며 그 속에서 현대적 삶의 여유와 풍요로움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자연 속에 일상생활이 스며들되 그 자체가 일상이어서 감성적으로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목표였기에 그것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따라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만든 조경공간이 다른 단지와 비교했을 때 그 차이를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시공 과정에서는 물론 완공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생태적 모습이 입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놀라고 있기도 하다. 이곳 초심원(初心苑)은 한국적인 정원이 가지는 표현을 외형에서 찾기보다는 내면적 정신에서 찾으려 노력했다. 수경공간이 처음 시작되는 연못을 방지형으로 구축한 것은 사방과 팔괘의 위치에 충실하여 풍수적 의미를 빌리고자 함이며, 방지를 축조하기 위해 돌을 쌓는 방식 또한 오래된 전통 방식인 성벽 쌓기의 방법을 써서 자연의 모습에 거스르지 않게 축조하려고 노력했다. 방지 안에 가산(加山)으로 놓은 자연석은 자연스레 물의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입수구와 정자의 주춧돌과의 적절한 위치의 관계에서 물리적·시각적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네개의 주추를 방지 물속에 담고 있는 ㄱ자형 정자는 조각가 정정식 선생이 지형적 특성은 물론 멀리 진출입로에서 보이는 형태를 감안하여 디자인한 것이다. 방지 위에 있는 ㄱ자 정자 그리고 그 방지를 넘쳐흐르는 물은 가담(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며, 전체적 조경에 없어서는 안될 조형적 언어의 표현이다)의 밑을 흐르며 폭포를 이루게 했다.헛담, 가담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담장은 전통적 형태를 가지게 했으며, 담벽에 오래된 고기와로 문양을 만들어 넣음으로서 꽃담의 기능을 갖게 하며 감상하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려고 노력했다. 폭포, 그리고 그곳에서 떨어진 물이 또 하나의 폭포를 이루며 포말을 만들고 물소리도 들리게 한다. 나는 그 가까운 옆을 징검다리를 건너 지나가게 하고 그와 인접한 곳에 쉼터를 만들어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의 주인인 주민 개개인에게 내 앞마당에 있는 폭포이고 정원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조경공간을 곳곳에 만들어준 것은 주민들로 하여금 공유라는 말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 2007년01월 / 225
  • 필코이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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