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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새로운 발견, 쉬운 전달
빅토리아 시대의 의사 존 스노우John Snow가 만든 ‘런던 콜레라 지도’, 지금도 설계 스튜디오에서 꼭 소개되곤 하는 맵핑mapping의 고전이다. 빅데이터와 각종 첨단 기법으로 무장한 현대 역학epidemiology의 토대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19세기 런던의 상하수도 시스템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정화되지 않은 생활 하수가 상수도로 유입되기 일쑤였고, 콜레라를 비롯한 여러 수인성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창궐했다. 1854년, 소호를 중심으로 콜레라가 다시 유행한다. 스노우는 발병자와 사망자가 나온 집, 인근의 수도 펌프를 면밀히 조사해 지도에 일일이 표시했다. 이 단순한 맵핑을 통해 놀라운 규칙성이 발견됐다. 브로드 가의 특정한 펌프를 중심으로 콜레라가 돌고 있었던 것이다. 멀리 떨어진 곳의 발병자는 브로드 가의 펌프에서 물을 공수해 먹은 사람이라는 사실도 밝혀내게 된다. 데이터 공간 맵핑을 통한 새로운 발견을 바탕으로 그는 지역 이사회를 설득해 문제의 펌프를 폐쇄하는 성과를 거둔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16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2013년,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 앤디 커크Andy Kirk는 스노우의 맵핑 작업에서 다시 새로운 발견을 한다. 이 지도를 보면 유독 맥주 공장 인근에만 사망자가 없는데, 그는 아무런 데이터가 없는 이곳의 의문을 푼다. 물 대신 직접 만든 맥주를 마셨기 때문에 콜레라에 감염되지 않은 것이다. 스노우가 자신이 수집하고 구축한 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다면, 커크는 오히려 지도 위의 데이터 공백 지대에서 새로운 발견을 한 셈이다.
이번 호 특집 ‘빅데이터와 도시’를 편집하며 데이터 맵핑의 고전격인 이 런던 이야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빅’데이터이든 ‘스몰’데이터이든, 빅데이터의 시각화visualization이든 빅데이터를 이용한 도시 리서치와 디자인이든, 가장 중요한 잠재력은 결국 ‘새로운 발견’이다. 데이터 시각화나 맵핑의 또 다른 가능성은 복잡한 정보를 쉽게 이해하게 해 주는 데 있다.
‘복잡한 정보의 쉬운 전달’을 대표하는 고전적 사례는 이번 호 본문(38쪽)에도 실린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지도’다. 역사상 최고의 인포그래픽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이 맵핑은 프랑스 도시공학자 샤를 미나르Charles Joseph Minard의 1869년 작업이다. 나폴레옹 군대가 러시아로 진격했다 퇴각한 과정을 재현한 이 지도를 보면, 42만 명 넘는 규모로 출발한 병력이 러시아에 도착했을 때 이미 25% 이하인 10만 명으로 줄어들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후퇴는 더 어두운 색으로 나타냈고, 퇴각에 영향을 준 기온과 주요 날짜가 하단에 추가로 맵핑됐다. 나폴레옹 군대는 결국 만 명 정도만 귀환했다. 만 명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완전히 망했다는 느낌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지도는 원정군의 경로, 규모, 위치, 이동 방향, 기온, 날짜, 전투명 등 다층적 정보와 그 양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 복잡한 정보를 글로 쓰고 표로 정리했다면 아마 대부분은 읽고 이해하기를 포기할 것이다. 미나르 맵핑의 강점은 직관적 표현 방식에 있다. 선의 굵기와 방향으로 복합적 데이터를 전환해 아주 쉽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5월호의 ‘빅데이터와 도시’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최근의 다양한 시도가 도시의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는 데 어떤 통찰을 줄 수 있는가, 또 더 나은 도시 환경을 설계하는 데 어떤 방법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비롯됐다.
필자 김승범 박사가 말하듯, “도시 빅데이터의 매력은 바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남긴 흔적이라는 점”이며 그것의 “시각화는…직관적 탐색의 훌륭한 도구”다. 복잡하게 얽힌 데이터를 ‘아름답게’ 변환해 전달하는 그의 최근 작업들은 그야말로 아름답다. 황용하 박사는 딥러닝과 환경 계획의 연계 지점에서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시도를 소개하며, 앞날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활용보다 기본에 초점을 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디자이너 소원영은 도시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도시 데이터를 이용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을 다루고, 또 디자이너가 경계해야 할 데이터 시각화의 왜곡, 누락, 편향성 등의 문제를 짚는다. 김충호 박사는 환경 설계 분야에서 빅데이터가 지니는 가능성과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빅데이터에 대한 시대적 강요가 아니라, 빅데이터에 대한 비판적이고 자발적인 탐색”이며 “빅데이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시각과 창의성”이라는 그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네 필자가 전하고 있는 빅데이터 기반 도시 리서치와 시각화의 현재와 그 의미를 가늠하는 데 있어서 고전의 교훈, 즉 새로운 발견과 쉬운 전달은 여전히 유효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연하게도, 서영애 소장은 호주로 입양된 인도의 미아가 구글 어스로 25년 만에 고향 집을 찾은 실화 ‘라이언’을 이달의 ‘시네마 스케이프’에서 다룬다. “집을 찾은 건 다행이지만, 가만히 앉아서 세상 어디든 볼 수 있게 된 우리가 얼마나 더 행복해졌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마지막 문장이 계속 머릿속을 떠다닌다.
5월 19일 ‘공원의 재발견’부터 11월 18일 ‘용산공원이라 쓰고, 서울이라 읽는다’까지 총 여덟 차례의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이 열린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한국조경학회와 플레이스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 본지는 후원 역할을 맡았다. 열린 소통과 공론화에방점을 두고 있는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도시학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김세훈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책 『도시에서 도시를 찾다: 좋은 도시를 바라보는 아홉 개의렌즈』가 본지의 자매 출판사 ‘도서출판 한숲’에서 출간됐다. 2015년 1월호부터 12월호까지 『환경과조경』에 연재한 “그들이 꿈꾼 도시, 우리가 사는 도시”를 대폭 수정하고 보완한 책이다. 영광스럽게도 이 책의 추천사를 부탁받아, 뒤표지에 짧은 글을 보탰다. “도시는 복잡한 곳, 도시의 삶은 고단한 과업, 도시의 설계와 경영은 난제. 그래서 우리는 역으로 좋은 도시를 꿈꾸고 찾는다. 『도시에서도시를 찾다』는 많은 도시설계가와 도시학자들이 답을 구하는 데실패한 질문에 다시 도전한다.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 그러나 해법을 구하는 방법이 새롭고 다르다. 이상이나 규범에 매달리지 않는다. 도시라는 변화무쌍한 세계를 읽는 아홉 개의 열린 프레임을 제시한다. 어느 창으로 세계를 볼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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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구통계 생산과 빅데이터
우리나라는 5년에 한 번씩 인구주택총조사라고 불리는 센서스 조사를 실시한다. 가장 최근에 실시한 센서스는 2015년에 있었는데, 이때 조사된 인구의 크기와 특징은 우리나라 통계의 기본이 되는 기준통계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우리나라의 총인구수 혹은 가구원 수 그리고 각 시도와 시군구의 모든 인구 관련 통계들이 바로 이 센서스를 통해 조사된 인구를 기반으로 추정된 것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 지역 인구의 수를 측정할 수 있는 두 가지의 통계가 존재한다. 하나는 이 센서스 인구이고, 다른 하나는 주민등록 인구다. 센서스는 실제로 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를 나타내는 통계이고, 주민등록은 말 그대로 그 지역에 주민등록을 둔 사람들의 수를 나타내는 통계다. 농촌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두 가지 통계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젊은 인구의 이주가 많고 분가하여 혼자 사는 사람이 많은 도시 지역에서는 두 통계의 차이가 작지 않다.
그런데 최근 센서스를 조사하는 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한 집에 실제로 몇 명의 사람이 사는지, 나이는 어떤지, 성별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특성을 함께 조사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가가호호 방문 조사가 필요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가가호호 방문 조사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지난 2015년부터 통계청은 ‘등록센서스’라는 방법을 도입하여 센서스를 실시했다(사실 이 사실을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가가호호 방문을 통한 사회 조사 방법 대신 사용한 등록센서스는 가구대장, 주민등록, 출생신고, 사망신고, 혼인신고, 이주신고 등 다양한 신고와 등록 통계들을 조합해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수와 특성을 추정해낸 통계다.
우리가 현재 통계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2015년의 우리나라 전체 인구뿐만 아니라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의 인구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은 실제 조사된 통계가 아니라 등록센서스를 통해 추정된 통계인 것이다.
실측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등록센서스 결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하지만 가가호호 방문 조사의 어려움이 실존하는 상황에서 등록센서스는 최선의 대안임에 틀림없다. 뿐만 아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등록센서스는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 모두가 지니고 있는 주민등록 자료에 그야말로 링크가 가능한 모든 자료를 통합하여 생성된 통계로서 우리나라 정부가 만들어낸 가장 대표적인 빅데이터다.
빅데이터로서 등록센서스는 정부가 분절적이고 독립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통계와 정보들이 함께 엮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단순하게 서로 다른 통계들을 기계적으로 연계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생성되고 있던 대규모 국가 통계를 대체할 수 있는 정보도 함께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빅데이터의 활용도를 보여준 좋은 사례다. 아직까지는 기존 센서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만 산출하여 공개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법이 적용되어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무궁무진한 정보를 제공하는 명실상부한 빅데이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구를 측정해낼 수 있는 또 다른 빅데이터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통신사의 통신망 정보다. 통신사의 기지국에 접속된 통신망의 수를 활용하여 소규모 지역의 인구 수를 추정할 수 있다. 특히 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수보다는 한 시점에 그 지역에 실제로 머물고 있는 사람의 수를 헤아릴 때 이 데이터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등록센서스는 그 지역에 실제 살고 있는 사람의 수를 나타낸다. 하지만 이는 정주 인구일 뿐 실제로 어떤 시점에 경제 활동을 위해 혹은 그냥 지나가기 위해 그곳에 있는 사람의 수가 아니다. 비즈니스에 활용 가치가 더 큰 것은 아마도 정주 인구의 크기보다 낮에 그 지역을 오가는 사람의 크기일 것이다. 빅데이터로서 통신사의 통신망 정보는 이 유동 인구를 파악하는 매우 유용한 빅데이터다.
아직까지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2016년 『한국인구학회지』에 발표된 연구 “스마트센서스의 가능성 모색”은 모든 사람이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각종 센서를 활용하여 센서스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가호호 방문하여 사람들을 조사하는 대신에 사람들이 스마트센서스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깔기만 하면 애플리케이션이 알아서 스마트폰의 센서를 통해 얻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거주지와 직장 등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인구수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한 지역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지, 그들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혹은 낮에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일은 도시를 설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정보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가 인구를 ‘측정’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 이 측정은 단순한 ‘카운트’를 넘어서 인구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포함할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가 인구통계 생산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조영태는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인구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이며, ‘BK21 플러스 모바일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융합형 보건인재양성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인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유타 주립대학교에서 2년간 조교수 생활을 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인구학적 관점에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하는 것과, 빅데이터 혹은 모바일 환경이인구 및 보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최근인구학적 관점에서 미래 사회를 조망한 책 『정해진 미래』(북스톤,2016)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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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도시
Big Data & City
이달의 특집 주제는 ‘빅데이터와 도시’입니다. 최근 각종 도시 리서치, 정책 구상과 계획, 예술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이용하려는 시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 공공 데이터Open Government Data가 점차 개방되면서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아니어도 ‘셀프 분석Self-Service Analytics’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시티smart city,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등 매일매일 쏟아지며 업데이트되는 기술적 이슈에 이미 ‘빅데이터’라는 용어는 철 지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빅데이터가 지금처럼 이름 붙여지고 관심을 받기 이전부터 데이터는 존재했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일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빅데이터 열풍의 크기만큼 도시, 조경, 건축 분야에서 이러한 정보와 기술이 어떤 가능성을 가지며, 또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지 충분히 관심을 가졌는지는 의문 부호가 따릅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도시를 읽고 또 보여주는 것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혹은 데이터를 분석해 시각화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계획과 설계에서 시각화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데이터의 시각화는 단순히 분석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일까요? 혹은 어떻게 그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이번 지면에서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도시 리서치와 시각화, 계획 등의 현재 수준과 사례, 이슈 등을 점검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분석과 시각화의 다양한 단면을 탐구하는 연구자, 계획가, 디자이너들의 프로젝트와 빅데이터를 둘러싼 그들의 통찰을 살펴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이번 특집이,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다가서기 어려운 분야처럼 느껴졌던 (빅)데이터를 이해하는 데 작은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천만 명이 지도 위에 그린 그림 _ 김승범
새로운 분석 도구, 딥러닝의 진화 _ 황용하
모으고 보여주는 만큼 알게 될 거야 _ 소원영
빅데이터와 환경 설계에 관한 커다란 질문 _ 김충호
데이터 시각화를 위한 매뉴얼 _ 소원영, 황용하, 김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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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도시] 천만 명이 지도 위에 그린 그림
2016년 전국 동 단위 인구 이동 시각화
데이터 홍수의 시대다. 3년 전 즈음만 해도 연속지적도와 같이 GIS 프로그램에서 쓸 수 있는 셰이프shape 파일을 개인이 얻으려면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야만 했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다르다. 이미 공개된 데이터 종류가 무척 많아서 한 번씩 살펴보기도 힘들다. 없다고 생각했거나, 유료로 구해야 했거나, 습득 절차가 복잡했던 데이터들이 어느새 전면 무상 다운로드로 바뀌어 있다. 2013년 10월 시행된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르면 공공 데이터를 이용한 영리 행위도 가능하다. 이제 데이터의 습득과 이용 여부는 순전히 개인의 몫으로 넘어왔다. ...(중략)...
김승범은 대규모 공공 건축물 생산 과정에서 불거지는 대중 담론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브이더블유랩(VW LAB)의 대표로 공간 데이터나 그와 관련된 텍스트 언어를 분석하고 시각화해 데이터가 드러내는 인간의 욕망과 행위를 탐구하고 있다. 2016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부 큐레이터로서 건축물대장 데이터를 중심으로 법적 제약 조건과 짓는 행위의 관계를 분석했다.
* 환경과조경 349호(2017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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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도시] 새로운 분석 도구, 딥러닝의 진화
환경 계획 분야에서 딥러닝의 활용
최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한 관심이 분야를 막론하고 커지고 있습니다. 건축ㆍ도시ㆍ조경 분야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원격 탐사remote sensing 같은 특정 세부 분야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만, 건축ㆍ도시ㆍ조경 계획 분야(앞으로 환경 계획 분야라고 부르겠습니다)의 연구자나 실무자 사이에서 아직 그 활용은 물론이거니와 관련된 연구들 역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편입니다. 이러한 지체를 만들어내는 몇 가지 이유를 추측해봅니다. 첫째, 머신러닝, 인공지능 연구는 매우 새로운 것이고 상대적으로 학문의 호흡이 느린 환경 계획 분야로 유입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둘째, 인공지능 연구에서 어느 정도의 코딩 경험과 수학적 배경은 필수적인데, 상대적으로 환경 계획 분야는 컴퓨팅이나 수학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그 지체를 줄이는 노력을 해보려고 합니다. 머신러닝, 그 중에서도 특히 딥러닝deep learning이 어떻게 환경 계획의 연구와 실무에 연계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중략)...
황용하는 2007년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미시간 대학교 건축학과에서 수학하며, 연구/업무 시설의 계획 분석 방법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 관계망과 공간 구조의 조응, 거주후 평가를 위한 웨어러블 센서(wearable sensor)의 이용, 협업과 미시 공간 구조의 관계 등에 관한 연구로 『Environment and Behavior』, 『Environment and Planning B』, 『Research Policy』 등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현재는 미시간 대학교의 공간 데이터 분석가(Spatial Data Scientist)로서, 건축 공간 정보 분석과 시각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탐구하며 아들을 키우고 있다.
* 환경과조경 349호(2017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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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도시] 모으고 보여주는 만큼 알게 될 거야
도시 데이터 시각화
도시 데이터를 이용 가능한 상태로 전환하는 방법
새로운 기술과 문화는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을 확장한다. 모든 활동은 디지털 기록 장치를 통해 기록된다. 신용카드나 전화기의 위치 정보 같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구글 같은 플랫폼은 우리의 활동을 묵묵히 기록한다. 과학계에서는 데이터 처리 능력과 새로운 분석 방법에 대한 논문이 쏟아져 나온다. 정부에서 공개하는 데이터는 우리의 활동에 다양한 콘텍스트를 제공한다. 데이터를 통해 도시를 이해하려는 움직임은 디지털 환경에 우리가 남기는 흔적digital trace을 도시를 이해하는 재료 중 하나로 생각하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중략)...
소원영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각적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을 주로 하는 디자이너다. 네트워크 시각화와 맵핑을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으며, 자유로운 창작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했고 2011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Tumblbug)’을 공동 설립했다. 현재는 Singapore-MIT Alliance for Research and Technology(SMART) 센터의 MIT 센서블 시티 랩(Senseable City Lab)에서 데이터 시각화 특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 환경과조경 349호(2017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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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도시] 빅데이터와 환경 설계에 관한 커다란 질문
빅데이터의 한계와 가능성
대학에 입학하면서 시작된 삶의 환경에 대한 학문적이며 실무적인 관심. 이 같은 관심사가 생긴지 20여년이 되어간다. 나의 환경에 대한 관심사는 건축에서 시작해, 도시설계와 계획을 거쳐, 지리학과 인류학을 포함한 사회 과학으로 확장되었다. 그것은 어찌 보면 감각에서 논리로, 주관에서 객관으로, 영감에 의한 창조에서 데이터에 의한 논증으로 이동하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경험과 지금까지의 학문적 여정을 바탕으로 오늘날 이슈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와 환경 설계에 관한 커다란 질문들을 제기하고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중략)...
김충호는 미국 워싱턴 대학교 도시설계 및 계획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같은 학과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삼우설계와 해안건축에서 건축가로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디자인 스쿨에 방문 연구원으로 있었으며, 중국 쓰촨 대학교에서 국제 스튜디오를 수행했다. 연구 논문이나 프로젝트 이외에도 다양한 저술 작업을 했다. 궁극적으로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건축, 도시와 디자인의 새로운 해석과 현실적 대안을 꿈꾸고 있다.
* 환경과조경 349호(2017년 5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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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시각화를 위한 매뉴얼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데이터의 시각화에 대한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했다 하더라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데이터 관련 분야에 별다른 지식이 없는 학생이나 실무자가 데이터를 이용해 시각화까지 해보려면 어떤 것들을 공부해야 할까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언어, 공개 API 및 공공 데이터 활용, 데이터 수집과 정제 등.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막막함을 느낄 초심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이번 특집의 필자들에게 실제 데이터 분석부터 시각화까지의 과정에 필요한 크고 작은 노하우의 공유를 부탁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와 디자이너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데이터 시각화를 위해 필요한 ABC를 들어봅시다. _ 편집자 주
* 환경과조경 349호(2017년 5월호) 수록본 일부
- 소원영·황용하·김승범 / 2017년05월 /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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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IV 연구소
MAX IV Laboratory
맥스 IV 연구소MAX IV Laboratory는 스웨덴 연구협의회Swedish Research Council(SRC)와 룬드 대학교Lund University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책 연구소다. 맥스 IV 연구소 조성 프로젝트는 룬드 시 북동부에서 추진 중인 농업 지대를 ‘과학의 도시Science City’로 탈바꿈시키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이다.
울타리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연구 센터 대신 환경 친화적이며 공원 같은 새로운 유형의 연구 센터를 조성해 공공 공간에 변화를 일으키고자 했다. FOJAB 건축설계사무소FOJAB Architects AB는 싱크로트론synchrotron(전자 가속 장치) 시설을, 우리는 시설 주변 19헥타르 규모의 공원을 설계했으며 지난 2016년 6월 21일 맥스 IV 연구소가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중략)...
Landscape Architect Snøhetta
Architect FOJAB Architects AB
Collaborators Tyrens engineers
Client Fastighets AB ML 4
Location Lund, Sweden
Area 19ha
Timeline 2011 ~ 2016
Photographs ABML 4, Cecilia Holm, Mikal Schlosser, Snøhetta
스노헤타(Snøhetta)는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건축설계사무소로 건축, 조경, 인테리어, 브랜드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 학문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사고방식으로 장소의 정체성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강화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노르웨이의 오슬로(Oslo), 미국의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Innsbruck)에 사무소를 두고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여러 국가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 환경과조경 349호(2017년 5월호) 수록본 일부
- Snøhetta / Snøhetta / 2017년05월 /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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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한강의 은근한 변화를 모색하다
은병수 한강예술공원 총감독
대도시 서울에서 한강은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오픈스페이스다. 치수治水에서 이수利水로 강에 대한 패러다임이 이동하면서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2007)와 같은 대형 계획을 통해 공원을 만들고 가꾸며,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세빛섬이나 분수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친수 공간을 조성했다. 최근에는 서울시와 중앙 정부가 협력해, 한강의 생태 환경을 회복하는 동시에 시민들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간으로 재창조(한강 자연성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 방안: 중앙 정부와 서울시 협력계획, 2015)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분주하다. 노들꿈섬 공모(2015년 6월~2016년 6월)를 비롯해, 지난 2월부터는 ‘여의나루 기본계획’에 따라 여의나루(통합선착장)에 대한 국제설계공모를 선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9호(2017년 5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