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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장스 테르] 스트라스부르 강변 개발 2 Banks Development, Strasbourg
    일Ill 강과 라인 강의 강둑 지역을 대상지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과거의 항구 공간을 재개발하는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의 야심찬 정책 중 최종 단계에 해당한다. 프랑스와 독일의 접경 지역인 대상지는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와 독일의 켈Kehl을 잇는 다리를 통해 하루 3만6천 대의 차량이 통행하며, 이중 65%가 양 도시권 내를 이동하고 있다. 에이리츠Heyritz, 말로Malraux, 다뉴브Danube 시가지에서 시작하는 강의 다이내믹한 경관은 켈에 도달하는 트램 D 라인이 2017년 새롭게 연장됨에 따라 더욱 강화된다. 강을 따라 펼쳐지는 도시의 파사드와 라인 강 일대의 메트로폴리스로 통하는 새로운 입구를 갖게 된 스트라스부르는 이례적인 규모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다음의 세 가지 구조적 중심축에 따라 진행되었다. 먼저, 도시와 항구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주거와 상업 활동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혼성적 도시 조직의 출현은 도시 인프라의 통합 및 인터페이스를 위한 경관적 처리, 지상의 활동 프로그램과 함께 시작된다.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Agence Ter Collaboration51N4E, list, OTE, OTELIO ClientSPL 2 rives LocationStrasbourg, France Area72ha Competition2015 Completion2024
    • 아장스 테르 / 아장스 테르 / 2016년11월 / 343
  • [아장스 테르] 황푸 강 동안 East Bund of the Huangpu River
    상하이 시 당국은 황푸 강 동쪽 21km 유역의 대규모 재건 사업에 착수했다. 프로젝트 대상지는 메트로폴리스의 중심부로 현재 비어 있는 강 연안 지역에 새로운 생활 방식을 만들고, 강 전역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함으로써 메트로폴리스에 높은 가시성과 강한 아이덴티티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로젝트는 인근 마을과 황푸 강, 그리고 새로운 폭의 강변 지역을 연결하는 유연한 교통, 생태, 공공 공간, 다양한 활동 및 경제 간 활성화된 인터페이스 창출을 위해 수변 공간을 새롭게 규정한다. 폭이 다른 세 개의 선형 공간―메인 패스(main path), 스포츠 패스(sports path), 디스커버리 패스(discovery path)―은 서로 다른 흐름과 이용 유형에 따라 구조화되며, 21km 길이의 강둑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각각의 길에는 강둑을 활성화시키며 강변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을 만들어내는 주제별 시설들이 들어선다. 강둑은 일상생활과 야간 활동을 위한 도시의 배경이자, 대규모의 지역 행사와 국가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메인 패스는 프로젝트의 주된 중심축이다. 이 길은 쾌적하고 매력적인 보행자의 산책로로서, 길거리 음식 장터나 놀이터, 잔디밭에서의 야외 활동과 같은 일시적이거나 지속적인 범위의 활동을 제공한다. 스포츠 패스는 주로 자전거 타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새로운 도시 스포츠의 팬 등을 위한 길이다. 다양한 활동(피트니스 시설, 탁구대, 스포츠 경기장 등)이 강변을 따라 길게 뻗어 있다. 디스커버리 패스에서는 강변 지역의 아름다움과 자연·문화·건축적 유산의 풍요로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주의를 기울여 이곳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면, 황푸 강과 메트로폴리스 경관의 특별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자연 공간은 지역 내 동식물 보호 및 종 다양성을 강조해 조성된다.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Agence Ter CollaborationJacques Ferrier Architectures, Sensual City Studio, Concepto, AND ClientShanghai East Bund Investment Group LocationShanghai, China Area 350ha Competition2016 Completion2019
    • 아장스 테르 / 아장스 테르 / 2016년11월 / 343
  • [아장스 테르] 푀플 드 레르브 공원 Parc du Peuple de l'Herbe
    푀플 드 레르브 공원Parc du Peuple de l'Herbe은 센 강과 카리에르 수푸아시Carrieres-sous-Poissy 사이에 위치한 샹틀루Chanteloup의 사행천 인근에 있다. 약 100헥타르가 넘는 부지는 농업과 골재 채굴 등으로 이용되면서 한 세기가 되기도 전에 그 모습이 완전히 변해버렸고 현재는 실질적인 기능을 소화할 만한 어떠한 공간도 이곳에 남아 있지 않아 도시로부터 점차 단절되었다. 지금은 큰 호수 두 개와 오래된 도시 성벽이 드넓은 풀밭에 군데군데 드러나 있다. 센 강의 도도한 풍경을 향해 탁 트인 광활한 모습은 이 부지가 하천과 연계된 곳임을 상기시켜준다. 이블린 현 의회Conseil Général des Yvelines는 미개발되어 방치된 이곳을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청정 공간으로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로 결정하고,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공원 설계에 요구했다. 첫째, 대상지의 생태적인 특성을 강조할 것. 둘째, 공원 주변의 도시적 맥락을 센 강 쪽으로 끌어들여 강의 풍경을 재정의 할 것. 셋째, 곤충을 테마로 한 레크리에이션 시설물과 교육 시설을 제공하여 방문객을 유도할 것.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Agence Ter CollaborationEcosphère, Infraservices, Nez Haut, Atelier d’Ecologie Urbaine, Hydratec ClientConseil Général des Yvelines LocationCarrieres-sous-Poissy, France Area113ha Design 2013~2016 PhotographsAgence Ter, Alexandre Petzold
    • 아장스 테르 / 아장스 테르 / 2016년11월 / 343
  • [아장스 테르] 비양쿠르 공원 Parc de Billancourt
    트라페즈Trapèze에 있는 비양쿠르 공원과 과거의 산업 지역을 재생시키는 이 프로젝트는 센 강과 도시가 갖고 있는 자연과 도시의 이중성에서 출발했다. 이제 공원과 연결되는 부두에서 범람하는 강물과 자갈밭, 작은 섬과 습지의 살아 있는 경관을 바라볼 수 있다. 새롭게 조성된 비양쿠르 공원은 이전 세기의 풍경화식 공원을 새롭게 재창조했다. 정적이었던 과거의 경관 연출은 자연의 체계가 지닌 변주와 변화, 불확실성으로 대체되었다. 기능에 맞게 공원 지형의 높이를 설정했다. 몇몇 구역은 변화하는 수면의 높이보다 항상 위나 아래에 있고, 그 외에 다른 곳은 정원의 배치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 모한다. 이러한 미묘한 자연의 변화는 센 강변의 풍경과 연속성을 갖는다. 대상지의 규모와 위치 때문에 비양쿠르 공원은 센 강변에 새롭게 조성된 리브 드 센Rives de Seine 지구의 핵심적 경관을 이루고 있다. 공원의 형상은 북쪽의 트라페즈 대도시 구역과 센 강변Banks of the Seine 사이에 새로운 지구를 조성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주요 지침에 따라 만들어졌다. 공원의 선적인 형상과 강둑으로 에워싸여 움푹 파인 지형 때문에 공원은 마치 식재된 부두처럼 보이며, 주택과 사무실 건물 사이에서 도시의 녹색 허파 역할을 한다. 지역 주민들은 공원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난간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계단에 앉아 계절마다 바뀌는 공원의 풍경과 센 강의 수위에 따라 변화무쌍한 수변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센 강을 향해 탁 트인 이 경관은 불로뉴-비양쿠르 시와 강을 다시 연결하는 계기를 열어준다. 아장스 테르는 전체적인 도시 프로젝트의 하나로서 ‘도시에 정박한 자연 섬’을 조성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안의 목표는 감상을 위한 경관을 조성했던 19세기의 풍경화식 공원을 재해석하고 자연 요소들의 불확실성과 변화하는 특성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어떤 구역은 원상태로 유지되고, 다른 어떤 구역은 자연에 의해 변화하며 수위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형의 과정을 겪게 된다. 따라서 정원의 전체적인 형상은 주기적으로 재구성된다.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Agence Ter CollaborationSetec TPI, Biotope ClientSAEM Val de Seine Aménagement LocationBoulogne-Billancourt, France Area7ha Design Period2011~2017 PhotographsAgence Ter, Didier Raux, Yves Marchand & Romain Meffre
    • 아장스 테르 / 아장스 테르 / 2016년11월 / 343
  • [아장스 테르] 생 투앙 대공원 Grand Parc de Saint Ouen
    센 강변의 도크 지구 공동 개발Joint Development Zone of the Docks은 100헥타르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파리 성문에 있는 생 투앙 역사 지구의 가장자리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거의 한 가지 기능만 하던 산업 지대를 기존 도시와 완전히 하나로 엮어 새로운 친환경 종합 개발 거점으로 변모시킨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12헥타르의 강나루 공원은 센 강변에 넓은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한다. 이 공원은 빈 공간과 매스가 교차하는 모습으로 구상되었으며 자연을 위한 공간과 공공을 위한 정원으로 구체화되었다. 생 투앙 대공원은 여유로운 공간과 다양한 분위기 덕분에 각기 다른 종류의 즐거움과 체험을 안겨준다. 빛과 그림자, 고요하고 내밀한 공간과 붐비고 역동적인 공간, 넓고 열린 조망과 틀에 맞춘 광경 등 상반된 풍경은 공원의 다양한 표정을 연출한다.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Agence Ter Collaboration Agence Ter Architectures, BERIM, Coup d’Éclat,Biotope, ISL, Phytorestore, Skatepark Service Conseil, Razel Client Sequano Aménagement Location Saint Ouen, France Area 12ha Completion 2012 Photographs Agence Ter
    • 아장스 테르 / 아장스 테르 / 2016년11월 / 343
  • [아장스 테르] 네 가지 디자인 전략
    01. Recreate Landscape Park in Perpetual Motion Created by Management of Water 물 관리를 통해 끊임없이 유동하는 경관을 재창조하다 경관은 고정되고 안정된 불변의 주변 맥락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이다. 경관은 물처럼 흐름이 교차하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단초로서 부유floating는 자연의 주기와 함께 아장스 테르의 작업에서 계속 다뤄지는 주제다. 시적이면서 창조적일 뿐만 아니라 파괴적인 힘을 지닌 물, 눈에 보이며 보이지 않고 잠재되어 있으면서도 도처에 있는 유동하는 물은 오랫동안 경관의 형상을 만들어 왔다. 물은 강이나 시냇가, 지하수처럼 대지와 상황에 따라 아주 상이한 형태를 띤다. 물은 테리토리territory의 속성을 드러내고 표현한다. 물은 프로젝트의 구성 요소이며, 공간의 형상을 만들어내며, 나타났다가 사라짐으로써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물은 공공 공간에서 부드러운 움직임을 유도하고 경계를 조정하며 놀라움을 연출한다. 물은 특별한 경관을 조성해주고, 여기에 적용된 추상적 제안들을 산출해내며, 이것은 공공장소에 그대로 반영되고 프로젝트를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유용한 공공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우리는 기술적이자 질적이며 지속가능하면서도 편리한 새로운 해결안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다. 물과 식물, 경관을 다루는 방식은 우리 프로젝트에 체계적으로 아로새겨져 있다. 물이라는 주제와 그 관리는 프로젝트의 일차 도면에서부터 포함되는 항목이다. 불로뉴의 비양쿠르 공원처럼 전체 프로젝트를 ‘수압 장치hydraulic installation’로 변형시킨다거나, 푀플 드 레르브 공원처럼 습지 보존에 주력함으로써, 물이 주는 자원을 잘 관리하려는 지향점은 우리 작업의 핵심이다. 02. Water-Based Urbanism, the ‘Founding Element’ of a New Metropolitan Identity 물의 어바니즘, 메트로폴리스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위한 ‘기초 요소’가 되다 물과 어바니즘은 상당히 오래된 관계다. 역사적으로는 인류의 초기 문명이 출현했던 삼각주 지역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대규모의 하천 유역 또는 소규모 운하를 통한 전략적 도하 등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도시 중심에서는 (천연자원이자 운송 수단이었던) 물로의 접근이 중요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홍수 조절이나 비옥한 토지를 만들기 위한 관개 등의 이슈가 수 세기 동안 주요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의 핵심으로 떠올랐으며 대규모 지역 개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산업화와 집중화 시기를 지나며 중요한 자원을 잃어버렸던 여러 도시들은, 도시가 세워졌던 맨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이제 물은 다시 도시 생활 환경의 질적 요소로 인식되며 매력적인 도시 이미지와 새로운 도시 아이덴티티 확립을 가능하게 한다. 도시의 물과 주변 지역은 도시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으며, 자연 환경 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레저 활동 구역을 제공해 준다. 아장스 테르의 설계 접근법은 물water, 지층strata, 수평선horizon을 프로젝트의 기초 원칙으로 삼는 것, 그리고 다음의 두 가지 목표를 표현하는 것이다. 첫 번째 목표는 현재 다양한 수변 공간―강, 바다, 운하 등―과 도시 사이의 분리를 없애는 것이다. 수리학적 논법은 아장스 테르의 전략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다. 물과 관련된 설계 전략은 워터프런트의 재활성화를 목표로 하며, 이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강력한 아이덴티티와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수변 지역의 투수성과 연결성을 재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는 워터프런트에 인접한 지역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주변 도시 조직과 개성적이고 매력적이며 독특한 관계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도시의 수자원을 이루는 구성 요소―강, 계곡과 유역, 지류, 집수 구역, 침식, 지형, 범람원 등―와 결합된 자연 경관 시스템은 거듭 변화하는 도시 환경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메타포이며, 결과적으로 이 시스템은 오늘날의 복잡한 도시 문제에 해답을 내는 기초가 된다. (가능한 범위 내의) 수위水位를 기준 높이로 잡을 때, 물리적·시각적 지속성이 확립된 새로운 수평선의 높이를 결정할 수 있다. 두 번째 목표는 물에 기반한 어바니즘water-based urbanism을 메트로폴리스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는 수단이자 방법론으로 보는 것이다. 물을 도시의 근본적 연결 고리로 이용할 때 상호 공동적인 아이덴티티를 창출할 수 있다. 특정 테리토리를 지향한다는 것은, 곧 마을과 도시 혹은 보다 더 거대한 규모의 지리학적 지역을 구성하는 기초가 되는 경관의 논리를 읽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아장스 테르의 목표는 다양한 스케일에서의 즉각적인 작업을 통해 해당 지역을 위한 비전을 실현하는 것과 동시에, 도시와 수자원 시스템 사이에 일상적 관계를 제안하는 것이다. 물은 우리 지역의 지맥veins이자 미래 도시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이상의 목표를 위해 개발된 전략은 도시 시스템과 자연 시스템 간의 시너지 관계를 주제로 다루며, 물의 위험 요소를 간과하지 않으면서 물을 활용할 때의 이점을 고려하고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 아장스 테르 / 2016년11월 / 343
  • [아장스 테르] 디자인 철학
    도시, 건축, 조경의 연계 일반적으로 도시계획가, 건축가, 조경가들이 각자의 영역을 고수하려고 하는 것과 달리 아장스 테르의 설립자이자 공동대표인 앙리 바바, 미셸 오슬레, 올리비에 필립은 도시·건축·조경을 가로지르는 접근을 통해 전문 영역의 한계를 실험한다. 아장스 테르는 전문 지식을 꾸준히 강화하고 넓혀 왔으며 조경의 관점에서 복잡한 도시계획 프로젝트에 해답을 제공한다. 아장스 테르는 조경이 거대한 도시적 변화를 이끄는 요인으로 기능한다고 믿는다. 세 공동대표와 아장스 테르의 디자이너들은 공간의 혁신을 촉발하면서도 기존의 구성 요소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개념적 접근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기존 환경과 맥락에 주의를 기울이고 특별한 경관 요소가 있는지 주목한다. 물리적·지리적·역사적인 요소를 기초로 삼고 프로젝트의 핵심을 개념화함으로써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공간의 변화를 쉽게 이해하고 함께 미래를 고민할 수 있게 돕는다. 맥락적 접근 방식과 개념적 접근 방식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균형을 이룰 때 지구 단위 계획에서부터 도시 간 계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지혜롭게 수행할 수 있다. 테리토리territory에 대한 온전한 이해, 미래의 도시 경관을 그리기 위한 전제 조건 아장스 테르는 설립 초기부터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기회가 주어졌다. 다양한 경험을 추구했던 세 공동대표는 프랑스 오피스를 기반으로 기아나와 독일에 지사를 두고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 테리토리와 관련한 여러 쟁점을 경험함으로써 광대한 규모의 프로젝트에도 적응할 수 있는 실무 능력과, 보편적인 주제를 유지하면서도 문화적 특수성을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 현재 아장스 테르는 대상지의 지리적 특성과 경관을 도시 문제의 중심에 놓는 디자인 리서치를 통해 대도시 규모의 부지에 접근한다. 또한 그와 같은 접근 방식으로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변화의 도구를 제공한다. 지리학을 도입한 통합적 접근 방식 현대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 도시 근교, 도시 외곽의 변화는 때론 그보다 더 큰 차원의 계획에서 다뤄져야 한다. 아장스 테르의 목표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도시의 변화와 양상을 조경의 관점에서 꿰뚫어 보는 것이다. 우리는 도시의 문제를 조경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새로운 도시 형태를 그려나갈 수 있다. 아장스 테르는 이러한 믿음과 희망 아래,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환경, 지표수 관리, 에너지 효율, 공공 공간 관리의 최적화, 새로운 재료와 기술의 적용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다양하게 실험하고 도전한다. 새로운 도시 구조의 탄생이 대상지의 생물 다양성을 강화하는 것처럼 테리토리를 둘러싼 맥락을 먼저 고려하고 이해해야 지속가능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아장스 테르는 기존에 존재하는 도시적 맥락을 활용해 삶의 새로운 방식을 창출해낸다. 우리의 열린 사고와 지적 호기심,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망은 조경을 출발로 삼는 동시에 한계를 두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 아장스 테르 / 2016년11월 / 343
  • [떠도는 시선들, 큐레이터 뷰] 마이크로시티랩 2016. 10. 7 ~ 10. 30 인디아트홀 공 서울시 외부 공간
    ‘마이크로시티랩Micro City Lab’은 거대 도시화 된 서울의 장소성을 ‘마이크로한 개입micro intervention’으로 탐색하는 도시 개입 프로젝트다. 전시에 참여하는 11개국 출신 17팀의 참여 작가는 미술, 건축, 디자인, 퍼포먼스, 제작 기술, 액티비즘이 매개된 장소로의 개입을 시도한다. 전시 기간 중 서울의 여러 외부 공간에서 직접 진행된 작가들의 개입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공간의 형식과 규정, 권력으로부터 어떻게 예술이 주체적으로 장소를 발언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마이크로시티랩'의 작가별 개입 프로젝트와 진행 사항은 전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microcitylab.com). 메가 시티, 서울 이 지면에서 타이페이, 선전(심천), 홍콩의 도시 공간과 예술을 소개한 적이 있다. ‘동북아시아 메가 시티’라는 연구 주제로 위 도시에 접근한 배경에는 우리의 도시 서울이 있다. 당시 리서치 내용을 검토하며 오늘날 도시와 장소성에 대한 전시 기획을 준비 중이었는데, 우선은 서울이라는 메가 시티, 그 규정된 형식이 마음에 걸렸다. 세계 5위의 메가 시티 서울. 도대체 우리는 어떠한 메가 시티에 살고 있는가? 지긋지긋할 정도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거대한 도시 볼륨을 생각하고 있자니 다소 추상적인 기분이 들었다. 이 도시를 좀 더 알기 위해 생활 습관을 조금 바꿔 보았다. 지하철 타는 시간을 줄이고, 작은 마을버스를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며 잘 알지 못하던 동네를 둘러보았다. 그렇게 도시를 경험할수록 골목마다 빼곡한 삶의 장소들이 뇌리에 쌓여 갔다.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렵거나 사용이 차단된 영역, 관심 밖으로 방치된 도시의 공간들도 함께 쌓여 갔다. 도시로 파고들수록 메가 시티라는 거대한 볼륨은 잊혀 간다. 하나의 도시 안에는 규정할 수 없는 장소, 명명할 수 없는 장소가 수없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작은 장소들에는 수많은 개인과 커뮤니티의 다양한 삶의 활동이 벌어진다. 메가 시티의 형식이 흐릿해질 때쯤 오히려 선명해진 장면이 있다. “메가시티 안에는 수많은 ‘마이크로 시티’가 존재한다.” 우리 안의 수많은 ‘마이크로 시티’를 찾아서 오늘날의 도시에 다가가고자 한 여정은 10월 한 달간 선보인 도시 개입 프로젝트 ‘마이크로시티랩’을 기획하는 계기가 되었다. 영등포 양평동의 한 공장 건물에 위치한 인디아트홀 공에서 10월 7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전시 ‘마이크로시티랩’은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를 ‘마이크로한 개입’을 통해 다양한 층위로 논의하고자 한 프로젝트다. 서울을 비롯한 거대 도시의 형태와 볼륨 너머에는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한 장소와 삶의 이야기가 도시의 지층으로 쌓인다. 도시의 이면에는 소소한 시공간의 켜가 빼곡하지만, 이는 도시가 확장될수록 가장 쉽게 허물어지는 영역이기도 하다. 도시의 표면과 권력, 그리고 거대 메커니즘에 가려진 ‘마이크로 장소’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는 도시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시선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시선으로부터 한 발짝 거리로 나온 개입의 과정을 제안한다. 이때 장소로의 개입 방식은 예술에서 다소 과도하게 남용되는 개념, 형식, 미적 실천과 거리를 두고자 한다. 잘 드러나지 않는 장소에 대한 개입은 역시나 무용할 수 있는 예술의 최소한의 개입, 즉 ‘마이크로 개입’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전시에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한국 작가뿐만 아니라 멕시코시티, 베이징, 헬싱키, 런던, 베를린 등 대도시에 살고 있는 11개국 출신의 17팀의 작가들을 초대했다. 개중 14팀의 참여 작가는 전시 기간 중 서울의 여러 외부 공간(공공 공간, 거리, 공원, 유휴 공간, 재개발 지역, 문화 공간, 상업 공간 등)에서 각각 개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미술, 건축, 디자인, 퍼포먼스, 제작 기술, 액티비즘이 매개된 장소로의 개입 방식은 서울에 쌓여 온 중층의 시간과 장소만큼이나 무수한 사건들과 관계가 된다. 참여 작가들의 ‘마이크로 개입’은 신체, 텍스트, 소리, 냄새 등 최소한의 물성으로 각 장소가 지닌 상황, 사물, 이면의 관계에 최대한 주목하고자 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심소미는 독립 큐레이터이며 미술과 도시 관련 비평을 쓰고 있다. ‘신지도제작자’(2015), ‘모바일홈 프로젝트’(2014) 등 현대 미술과 도시 연구를 매개한 전시 기획을 해왔으며, 도시 개입 프로젝트 ‘마이크로시티랩’(2016)을 선보였다. 2016년 난지창작스튜디오 연구자 레지던시에 입주해 활동 중이다.
  • [시네마 스케이프] 최악의 하루 남산은 길이다
    우디 앨런은 뉴욕을 대표하는 감독이다.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뉴욕을 찬양하며 도시의 일상을 탁월하게 묘사해 왔다. 일찍이 1970년대부터 우디 앨런은 뉴욕이 서부의 도시들과 달리 어디나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시인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걸어서 식당에 가고 걸어서 센트럴 파크를 지나면 박물관이 나오고 학교가 나온다. 그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거리와 공원을 걸으며 시시한 농담부터 진지한 철학까지 나눈다. 센트럴 파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우디 앨런은 뉴욕의 상징일 뿐 아니라 시대극을 촬영할 때도 별다른 장치가 필요 없을 정도로 변함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은 어떨까. 우선 서울은 걸어서 다니기에 물리적으로 너무 넓다. 사대문 안으로 좁혀보아도 아직은 보행자에게 친절한 도시는 아니다. 서울의 거리는 빠르게, 자주 변한다. 그래도 센트럴 파크 이상으로 긴 시간 동안 서울을 상징해온 남산이 있다. 1950~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는 남산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당시 영화 속 남산은 서울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영화 도입부는 남산에서 조망되는 서울의 변화를 스케치하거나, 등장인물들이 남산에 올라 서울 시내를 내려다본다. 남산은 산이자 공원이다. 한국인은 산을 신성시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남산에 올라 임금이 사는 궁궐을 내려다보거나 나무를 꺾어 땔감으로 사용하는 일은 금지되었다. 서울을 한눈에 조망하는 일은 근대적 체험인 셈이다. 사대산 중 하나였던 남산은 도시가 확장되면서 서울의 경계에서 중심이 되었다. 산이면서 공원이기 때문에 보존과 이용이라는 상반된 개념이 계속 충돌해 왔다.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곤돌라를 설치하는 것이 생태 보존에 도움이 될지 더 많은 이용으로 훼손이 가중될지 여전히 논쟁 중이다. 남산은 북한산처럼 본격적으로 등산복을 입고 오르는 산도 아니고 센트럴 파크처럼 다양한 행위가 일어나는 공원도 아니다. 한양도성까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시점이어서 남산의 특성을 하나로 규정하기는 더 복잡해졌다. 몇 달 전 『씨네21』 김혜리 기자와의 대담에서 실제로는 체감하기 어려운 한강이 가진 깊이의 속성을 영화를 통해 발견한 적이 있다. 영화 ‘최악의 하루’는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관념 속 남산에서 ‘길’의 가능성을 환기해 준다. 남산은 하이힐을 신고도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이자, 도시를 내려다보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원이며, 조선 시대에 쌓은 도성을 체험할 수 있는 도시 유산이다. 번잡한 도심을 피해 ‘서울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길이다. ‘최악의 하루’는 서촌과 남산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하루 동안 펼쳐지는 가벼운 소동극이다. 제한된 시공간은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을 준다. 주인공 은희(한예리 분)는 서촌에서 배우 수업을 마치고 걷던 중에 길을 찾는 일본 작가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차를 마시고 헤어진다. 오늘 처음 본 일본 남자 A와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 B와 잠시 사귀다 헤어진 남자 C를 남산의 길에서 만나는 이야기다. 은희는 드라마 촬영 중인 B를 만나기 위해 서촌에서 남산까지 택시를 타고 간다. 한참 기다리다 만나지만 말다툼을 벌이다 헤어진다. 은희가 전망 데크에서 찍은 사진을 SNS를 통해서 보고 C가 갑자기 찾아온다. 그와는 B의 눈을 피해 잠시 사귀다 한 달 전에 헤어졌다. 유부남인 C는 은희에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며 매달린다. 은희는 B와 C에게 거짓말을 하며(말하는 순간은 진실로 보이지만) 각각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며 B와 C가 동시에 무대에서 사라지고 모든 것이 엉켜버린 최악의 하루가 지날 때쯤, 서촌에서 헤어졌던 A가 거짓말처럼 등장한다. 김종관 감독은 걸을 때 생기는 건강한 에너지를 담고 싶었다고 한다. B에게 남산은 삶의 현장이자 아줌마들로 붐비는 곳이고, C에게는 은희와 사랑을 속삭이던 추억의 장소다. A는 관광객 모드로 서울의 상징인 남산에 올랐다. 우연과 의도, 진실과 거짓, 설렘과 권태, 추억과 현실, 이 복잡한 감정들이 남산의 길에서 서로 얽히고설키다 마법같은 해피엔딩을 맞는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영화 속 경관’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한겨레 영화 평론 전문 과정을 수료했다. 조경을 제목으로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으며 영화를 삶의 또 다른 챕터로 여긴다. 영화는 경관과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계 맺는지 보여주며 인문학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텍스트라 믿고 있다.
  • [100 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사] 모던 타임즈
    #96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 아르누보 먼 길을 헤매다가 다시 20세기로 돌아왔다. 익숙한 세상에 오니 안도감이 든다. 하지만 비행기, 고층 건물, 기계와 자동차 등 온갖 기술 문명으로 복잡하기도 하다. 이 가운데 정원의 흔적을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정원의 흔적을 찾기 위해선 우선 걷어내야 할 것들이 많다. 이를 위해서 앙리 반 데 벨데Henry van de Velde(1863~1957)의 자취를 한번 따라가 보고자 한다. 벨기에 출신의 화가, 디자이너, 건축가였던 반 데 벨데는 혹시 에르퀼 푸아로의 오리지널이 아닐까 싶게 작은 체구에 에너지 넘치는 심미주의자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아르누보’와 ‘바우하우스’의 중간 지점에서 맹활약하며 이 둘을 서로 연결한 인물이었다. 아르누보art nouveau란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으로 1880년경부터 25년 정도 유럽을 휩쓸었던 디자인 경향이다. 매우 심미적이고 우아했다. 직선을 배제하고 부드러운 곡선을 썼으며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꽃, 식물 줄기 등을 그래픽처럼 다룬 것이 특징이었다. 전반적으로 여성적인 디자인이어서 긴 머리의 키 크고 날씬한 여인이 물결 같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새로운 예술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혁신은 아니었다. 외모에만 손을 댔다. 산업화의 결과로 도시에 부와 제품이 넘쳐났으나 이들을 제대로 포장할 디자인이 없었다. 그래서 지나간 시절의 양식들을 두서없이 모방했던 데에 대한 저항으로 출발했다. 고딕 양식부터 루이 14세 스타일, 르네상스, 고전까지 난무하며 세상을 어지럽히던 시절이었다. 이를 역사주의historicism라고 하는데 이에 대응하여 새로운 것을 찾던 끝에 나타난 것이다. 가장 먼저 영국에서 반응하여 미술공예운동이 시작되었다. 존 러스킨과 윌리엄 모리스가 주동 세력이었다. 이들은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량 상품이 문제라고 여겼다. 전통적인 수공업과 공예를 다시 불러들임으로써 해법을 찾고자 했다. 이로써 미술공예운동은 아르누보 스타일이 탄생하는 데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존 러스킨은 예술 평론가, 작가, 화가, 사회 개혁가로서 19세기 후반 영국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많은 글을 써서 산업 사회를 비판하고 수공업과 공예의 가치를 칭송했다. 윌리엄 모리스 역시 화가였으나 그림보다는 글을 잘 썼고 손재주가 좋았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과 함께 수공예 회사를 차려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바로 이런 움직임이 멀리 브뤼셀의 미술학도 앙리 반 데 벨데에게도 전해졌다. 1888년 모친상을 당한 앙리는 슬픔에 잠겨 칩거하며 철학 서적을 읽었다. 그러다가 러스킨의 글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는 미술공예운동에 주목했다. 그렇지 않아도 순수 미술이 자신의 세계를 충분히 표현해 주지 못한다는 불만을 품고 있던 참이었다. 그는 결국 회화를 포기하고 응용 예술의 길을 걷기로 한다. 일단 런던으로 갔다. 미술공예 움직임에 동참하여 작업했다. 디자인 감각을 타고났으므로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했다. 그는 선線에 매혹된 사람이었다. 특히 식물 줄기의 자연적인 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푹 빠져있었다. 선에서 시작하여 디자인을 전개해 나갔다. 그는 선에 역동적 에너지가 내재해 있어 스스로 변화하며 새로운 형체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고 했다. 건축 설계에도 도전했다. 그리고 건축이 가진 무한대의 디자인 가능성을 발견했다. 건축의 외피며 실내 구조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가구, 촛대, 식기, 전등까지, 무엇을 보나 디자인할 대상이었다. 그는 건축이야말로 모든 디자인 분야를 흡수하는 종합예술로 보았다. 브뤼셀로 돌아가 결혼하고 신혼집을 지을 때 건축과 인테리어는 물론 가재도구에서 티스푼까지 백 퍼센트 직접 디자인했다. 의상도 디자인했다. 그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겠다는 여성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자 결국 그의 아내가 입어야 했다. 1900년, 반 데 벨데가 베를린에 나타났을 때 그는 이미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얻고 있었다. 폴크방 박물관을 설계하고 베를린의 스타 헤어 디자이너 펠릭스 하비의 의뢰를 받아 미용실 인테리어를 해주었다. 건축부터 문고리까지 다 설계한다는 반 데 벨데에게 설계를 의뢰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섰다. 그러나 그는 좀 더 높이 도약하고 싶었다. 베를린 장안의 멋쟁이 케슬러 백작과는 막역한 사이였다. 그가 전환점을 제시해 주었다. 외교관, 미술 수집가, 작가였던 케슬러 백작은 예술가들의 후원자이기도 했다. 그는 반 데 벨데의 내면에 훨씬 큰 것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보고 함께 바이마르에 가자고 제안했다. 바이마르를 제2의 피렌체로 만들자고 했다. 당시 바이마르와 작센을 통치하고 있던 빌헬름 대공에게 반 데 벨데를 추천하여 예술 자문으로 부름을 받게 했다. 반 데 벨데는 1902년, 만 32세의 나이로 아내와 자녀들을 동반하고 세계도시 베를린을 떠나 바이마르로 향했다. 여기서 1917년까지 지낸 십오 년이 그의 최전성기로 꼽힌다. 대공으로부터 공예 학교를 설립하여 제품 디자인에 힘쓰라는 명이 내려졌다. 그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공예 세미나를 통해 그는 예술, 산업과 수공업을 결합하고 실무와 이론을 일체화시켜나갔다. 완벽한 디자인은 용도에 정확하게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그리고 ‘제2의 피렌체’를 위해 부지런히 마스터플랜을 꾸렸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3호(2016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고정희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머니가 손수 가꾼 아름다운 정원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어느 순간 그 정원은 사라지고 말았지만, 유년의 경험이 인연이 되었는지 조경을 평생의 업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다. 『식물, 세상의 은밀한 지배자』를 비롯 총 네 권의 정원·식물 책을 펴냈고, 칼 푀르스터와 그의 외동딸 마리안네가 쓴 책을 동시에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베를린 공과대학교 조경학과에서 ‘20세기 유럽 조경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베를린에 거주하며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 고정희[email protected] /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 / 2016년11월 /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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