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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조경에서 21세기 환경조경으로
어제의 조경에서 21세기 환경조경으로
미국 에너지성 에너지기술개발분과 도시열섬현상연구관련 홈페이지
저자는 도시환경계획과 정책을 전공한 조경가로서 도시환경문제의 해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조경의 역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 조경가는 과거에 단순히 한정된 공간의 미적인 표현을 위주로 한 계획이나 설계를 하여 왔다. 하지만 현재 도시화와 이에 따라 수반된 각종 환경문제를 고려한 조경계획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조경가의 역할도 전통적인 계획이나 설계에 의한 미적인 고려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계획 및 설계가 요구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 사람의 조경가로서 도시환경문제의 해결책으로 친환경적 도시조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본인의 경우 현재 조경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전문가들을 위해 환경계획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추천하고 싶은 사이트는 미국 에너지성 에너지기술개발분과(Environemtal Energy Technologies Division)의 도시열섬현상연구관련 홈페이지(Heat Island Group Home Page, http://eetd.lbl.gov/HeatIsland)이다.
이 사이트는 도시환경문제 중 도시열섬현상의 원인과 해결책을 연구하는 곳이다. 이 사이트를 소개함으로써 도시환경과 조경의 관계 및 21세기 조경의 역할에 대해서 한 번 검토해 보는 기회를 가지고자 한다.
도시열섬현상의 원인과 문제점
더운 여름에 도시 한 복판에 서 있으면 도로와 건물들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야간에도 도시외곽 지역이 빠르게 기온이 내려가는 것에 반해, 도시 내부에서는 도로와 건물 등에 축적된 열이 지속적으로 뿜어져 나오게 되어 야간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고 열대야 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요즘 세계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주변의 외곽지역보다 보통 1℃에서 4℃ 더 기온이 높다.
또한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 중심지에서 인접한 교외 지역에 비하여 평균 기온이 최소 0.3℃, 최대 10℃가 더 높은 기온 현상을 나타내는데 이것이 바로 도시열섬현상(Heat Island Phenomena, 이하 도시열섬)이다.
포장도로가 많은 도심 지역은 열을 보유할 수 있는 비율이 높아서 낮에는 시골 지역보다 태양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하고, 밤에는 시골 지역보다 열 배출량이 많기 때문에 도시의 대기기온이 시골 지역보다 높게 되는 것이다. 교외 시골 지역은 식물과 포장이 되지 않은 토양에 의해 태양 에너지의 대부분이 물의 증산작용에 의해 사용되기 때문에 공기의 온도는 올라가지 않는 것이다. 즉, 도심은 고층 건물과 도로들이 일몰 후 지표 복사 에너지의 대기 방출을 방해함으로서 기온이 계속 높으며, 난방 열에 의한 인공 열이 더해지는 겨울철의 밤에는 주변 교외 지역과 더 큰 기온 차가 나타난다.
이러한 도시열섬은 특히 여름철에 심각하게 발생하는데, 야간에 심한 불쾌 유발과 함께 에어컨의 사용 급증 그리고 도시 스모그 현상을 가중시킨다.
일반적으로 도시열섬의 원인은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자동차 배기 가스등에 의한 대기 오염과 도시 내의 인공열의 발생, 건축물의 건설이나 지표면의 포장 등에 의한 지표 피복의 상태 변화 그리고 인간 생활이나 산업 활동에 수반된 복잡한 요인 등을 들 수 있겠다.
도시열섬으로 인한 문제는 현재 도시환경문제와 직결하고 있다. 첫째로 전력소비의 증가이다. 여름철 기온의 심각한 상승에 의해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 에너지의 대부분은 에어컨에 의한 인공열에 의한 것이다. 또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다고 하는 것은 화석 연료의 사용이 증가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은 오염수준과 에너지 비용이 증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에너지성 에너지기술개발분과에 의하면, 100,000 이상의 인구가 있는 도시에서는 0.6℃의 온도가 올라갈 때마다 냉방 소비 전력이 1.5%∼2% 오른다고 한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의 온도는 지난 40년 동안 평균 1.1℃에서 2.2℃가 올랐고 이것은 여름에 냉방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미국의 전력 소비의 1/6은 냉방을 위한 것으로 일년에 40억불(52조원)이 냉방비로 쓰여지는 것이다.
두 번째로 스모그 현상 가중을 들 수 있다. 스모그는 광화학 반응에 의해 공기 중에 만들어진다. 이 반응은 높은 온도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활동이 더 강렬해 진다. 도시열섬에 의한 온도상승은 에어컨 사용을 증가시키고 이는 화석 연료 사용의 증가를 의미하는데 이는 오염 수준과 에너지 비용을 증가시키며 이 오염의 증가는 스모그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높아진 기온에 의해 그 영향은 더욱 크게 증폭되는 악순환의 연속을 의미하는 것이다. 로스엔젤리스에서 기온이 21℃ 이하 일 때는 스모그의 형성은 일반 평균 보다 낮다. 그러나 21℃ 이상의 온도에서는 0.6℃ 오를 때마다 스모그는 3% 증가하며 기온이 35℃ 일때는 스모그가 아주 많이 증가한다. 로스엔젤리스의 도시열섬현상은 오존 레벨을 10-15% 상승시키며 이로 인해 수백만 달러의 의료비가 지불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건강상의 심각한 위해(危害)를 가져온다. 1995년, 시카고에서는 도시의 높은 기온으로 인해 700명의 노인들이 사망하였다. 도시열섬으로 인한 기온의 상승은 에너지 사용 증가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여름밤의 더운 날씨는 낮 동안에 사람들이 받은 열 스트레스를 가라앉혀 줄 수 없다. 그 결과, 도시에서 사망률은 열파동(Heat Wave)의 최고점에서 가장 높다. 예를 들면, 미국의 도시에서는 공격적인 행동(거리 범죄, 폭동 등)들이 더운 날씨에 증가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호주에서의 연구 또한 공격적인 행동과 더운 날씨는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도시열섬현상으로 인한 오존농도의 증가는 눈을 자극하고 폐에 염증과 천식을 일으키며 세균에 대한 면역력을 저하시킨다. 대기 오염으로 인해 로스엔젤리스에서는 매년 건강과 연관된 비용으로 30억 불이 지출된다고 한다.
김 수 봉 Kim, Soo bong · 계명대학교 환경학부 환경정책전공 책임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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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설계프로그램(12) - Masterplan 및 판넬만들기(1)
시작하며
하얀 종이가 놓여있다. 조심스레 연필로 끄적인다. 선을 찾고, 형태를 만들고... 겹겹이 쌓인 낙서들이 정리되면 하나, 둘씩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지금 곱게 색을 입히려한다.
AutoCAD 2000으로 작업된 도면이 생각을 정리해주었다면 Photoshop 6.0 은 정리된 생각의 골격에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기본명령어] 에서는 옷을 입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바지는 어떻게 입고 셔츠는 어떻게 입는지...
이번 호부터 다루는 [Masterplan 및 판넬만들기]에서는 옷을 폼나고 멋지게 입는 코디방법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cad 도면 layer 정리하기
photoshop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cad 도면의 layer가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적어도 line, text, tree symbol 등으로 layer가 구분되어 있어야 한다. text와 tree symbol 같은 경우는 위치정보 값을 위한 것이지만, line은 영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반드시 구분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layer 정리 외에도 최종으로 작업된 cad도면을 photoshop에서 masterplan을 작업하는데 필요한 도면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hatch 나 포
장패턴 등 오히려 세부적으로 표현된 부분들을 삭제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자세한 표현들은 오히려 영역을 선택하는데 번잡할 뿐이다. 가령 line 속성을 지닌 layer는 차도, 보도, 포장경계면, 시설물 등의 외곽 경계정도의 정보값만 있으면 된다.
EPS 파일
cad 도면의 layer 정리를 마치면 eps 파일로 출력을 하여 photoshop에서 불러들이면 된다.
eps 파일 출력은 [AutoCAD2000 인쇄]에서 다루었던 내용이므로 간단히 설명하면, Adobe사에서 만든 출력파일이다. AutoCAD에 plt 파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eps 파일은 종이에 바로 출력하기 보다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활용하기 위해 파일로 출력하는 것이다.
① 출력크기와 Resolution
eps 파일을 불러들일 경우 파일의 출력크기, resolution, mode, anti-aliased 등을 설정해야하는 데, 우선 파일의 출력크기와 resolution은 생성되는 파일의 용량 크기를 설정하므로 작업시간과 관련되어 있다. 즉, 최종으로 작업된 masterplan을 A1, A2 등 어떤 크기의 출력물로 인쇄할 지를 고려하여 크기를 설정해야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A1(841*594)일 경우에는 resolution을 72∼100 pixels/inch 정도로 설정하면 작업시간 뿐만 아니라 최
종 출력물의 해상도도 보장받을 수 있다. 출력 해상도에 지나치게 고려하여 150 이상으로 설정할 경우, 말 못한다고 컴퓨터에게 과중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해상도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A1일 경우 100 pixels/inch 나 150 pixels/inch 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knowhow : A1 size, resolution 72 pixels/inch = A3 size, resolution 150 pixels/inch)
② anti-aliased
anti-aliased는 [기본명령어]에서도 잠깐 다루었지만 영역의 선택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anti-aliased가 check 된 상태에서 파일을 불러들일 경우, 이미지 크기 100%에서 보면 선이 부드럽고 깨끗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영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복되어 불리하다. 그러나 anti-aliased가 check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선이 거칠게 보이기는 하지만 영역을 선택하는데 매우 유리하다.
(knowhow : 같은 eps 파일을 anti-aliased가 check된 상태에서, check되지 않을 상태에서 불러들인 후, 영역을 선택할 시에만 사용한 후에 마지막 출력 시 check된 상태의 이미지를 layer on / checke되지 않은 상태의 이미지를 layer off 하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③ eps 파일 불러오기
eps 파일을 photoshop에서 불러들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place]명령과 [ctrl+shift+마우스 왼쪽버튼]을 이용하여 불러들이는 방법이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place 명령은 각각의 layer 별로 출력된 eps 파일을 하나의 image 파일로 불러들이는 방식이고 ctrl+shift+마우스 왼쪽버튼은 layer별로 각각의 eps 파일을 불러들인 후, 하나의 image 파일로 만드는 방식이다.
두 방식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영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 큰 차이가 있다. place 명령은 eps 파일을 anti-aliased가 check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러들인 후, [MENU BAR의 FILE / PLACE]를 실행한다. 그러면 기존에 불러져 있던 eps 파일에 새로운 layer로 eps 파일이 삽입된다.
ctrl+shift+마우스 왼쪽버튼 방식은 실제적인 open 방식이 아니고 layer copy 방식이다. image의 size가 동일할 경우 ctrl+shift+마우스 왼쪽버튼으로 layer를 다른 파일로 복사하면 정중앙으로 복사되는 것을 응용하는 것이다. 즉, 각각 eps를 불러들인 후 ctrl+shift+마우스 왼쪽버튼으로 layer를 복사하여 하나의 파일로 만드는 것이다.
차이점은 place 명령을 통한 open 방법은 처음에 불러들이는 eps파일은 anti-aliased를 check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러들일 수 있으나, 그 후에 place 시킨 파일들은 anti-aliased가 check 된 상태에서 불러들여지기 때문에 영역을 선택하는데 있어 매끄럽지 못하다. 그러나 , 후자의 경우 모든 파일을 anti-aliased를 check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러들인 후, layer를 복사하므로 영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 매우 유리하다.
영역구분하기(Layer 나누기)
eps 파일을 모두 불러들였으면 masterplan을 위한 기초 작업은 끝났다. 이제는 layer를 구분하여 영역을 선택하여야 하는 데 photoshop에서 영역을 선택하는 방법에는 marquee tool(M), lasso tool(L), magic wand tool(W) 등이 있다. 기능 및 방법은 [기본명령어]부분에서 설명하였으므로 생략하고, 여기에서는 magic wand tool을 사용한다.
eps 파일을 불러들일 경우에 anti-aliased를 check 하지 않고 불러들이는 이유가 바로 magic wand tool를 사용하여 영역을 선택하기 위해서이다.
위의 그림과 같이 magic wand tool을 설정하고 eps layer에서 선택한 후, 미리 만들어 놓은 보행로, 차도, 데크와 같은 layer에 color 나 pattern을 입혀주면 된다.
이번호에서는 AutoCAD에서 작업된 도면을 eps 파일로 출력, Photoshop에서 불러들인 후, 선택하여 영역을 설정하는 masterplan을 위한 기초작업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기본이 되는 바지를 입고 셔츠를 입었으니 어디에 포인트를 주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살펴볼 것이다. 선택된 영역에 pattern을 주고 effect를 통해서 멋진 악세사리를 달 수 있을 것이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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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계림 - 자연과 어우러진 이름 없는 조경가들의 자취
조경을 하는 사람이 자연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이를 위해 우리와 스케일이 다른 자연경관을 음미하는 것도 필요한 것일거라는 생각에 자연경관이 빼어난 계림을 소개하고자 한다.
동양권의 일본이나 싱가포르의 조경이 현대적이고 세련된 반면 동양의 정서와 동떨어진 모던한 서구의 현대적인 조경이 유입되지 않은 중국의 중소도시의 조경은 좀더 친근감이 가고 아기자기하다. 특히 자연환경을 살리고 자연경관을 잘 이용한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북경이나 서안의 조경이 권위적이고 장식적이지만 중소도시, 특히 계림은 빼어난 풍광 그 자체가 손댈수 없는 미적가치를 지닌다.
石林속에 존재하는 都市
오! 이런… 새벽 안개에 호텔창문밖의 풍경은 경이로웠다. 눈앞, 바로 앞에 거대한 바위산이 겹겹이 겹쳐있었고, 어젯밤 공항에서의 이동 중 무엇을 보았더라면 그 느낌이 줄었을지도 모르지만 문뜩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가히 신비롭기까지 하다. 계림은 계수나무가 많은 도시라는 뜻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계수나무와는 다른 상록성 교목을 지칭하며 가로수로 계수나무가 심어져 있다.
20세기 중반까지만해도 계림을 비롯한 광서장족자치구 외부와 고립되어 있었고 근대에 들어 광주(廣州)나 상해(上海)가 상업도시로 성장할 때도 다른 지역과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계림이 외부세계에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은 중국 정부의 개혁 정책과 때를 같이 한다.
계림의 개방은 자치구 안의 도시 중 최초로 계림을 개발도시로 선정하였고 계림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을 보존하는데 역점을 두고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이 빚어낸 자연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인위적 개발보다 자연환경이나 지형을 최대한 활용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것이 계림의 최대 매력이다.
계림은 아열대 몬순기후에 속해 온화한 기후이고 중국에서 비가 많이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계림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경관은 과거 바다속 해저였으나 지각 변동에 의해 융기되어 육지가 된 후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작용을 통해 독특한 경관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석회암 봉우리는 10만 개에 이르며 도시가 발달하면서도 고스란히 그 형태를 유지하거나 최대한 보존과 이용이라는 절묘한 선택을 하고 있다.
김 정 수 Kim, Jeong Su·아르떼 환경디자인 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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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은 예술을 필요로 하는가? - 조경과 미술
현대에 들어와 조경에 대한 인식이 조금 달라지긴 했으나 조경은 아직까지도 대규모 원예와 유사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그 동안 많은 조경가들이 설계안을 내고 경관론을 전개하며 조경의 개념을 건축적인 것으로 변환시키려 했으나 여전히 조경은 꽃과 나무를 심는 작업 또는 환경미화작업 정도의 개념으로 강하게 고착되어 있는 것이 현실임을 어쩔 수 없다. 과거에 한 학회에서 정원 예술이란 말을 썼다가 문외한 취급을 받은 적도 있었다. 한편으로 조경직 종사자들 또한 예술인에 대한 일종의 콤플렉스가 있어 조경이 예술에 들지 못하는 열등한 직업인 듯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흔히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볼 때 한국 사회에서는 정원과 예술은 별개의 두 분야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조경과 예술은 이처럼 거리가 먼 두 학교(學敎)일까?
정원 예술이란 말은 사실 유럽과 아시아 미술사에서 일반화된 용어이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신생국들에서는 생소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조경과 예술의 관련이 몇 세기에 걸친 오래된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성립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신생문화권에서는 조경, 정원, 예술은 각각 다른 영역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조경가 옴스테드의 센트럴 파크에서부터 조경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조경과 예술은 다른 것이고 정원 예술이란 말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베르사이유를 설계한 르노트르를 조경가로 생각하는 유럽인들의 입장에서는 조경, 정원, 예술은 모두 한 분야에 속하며 정원 예술이란 용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도 유럽과 마찬가지이다. 그들에게 정원은 분명히 예술의 한 분야이다. 조경의 정체성에 있어 미국, 캐나다, 한국의 입장과 유럽, 중국, 일본의 입장은 이처럼 서로 차이가 있으며 때로는 상반된 입장이기도 하다. 조경과 예술의 관련은 이렇게 볼 때 궁극적으로 조경의 근원과 정체성에 관한 문제로 귀착해 들어간다. 따라서 조경과 예술의 관련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시작부터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마치 미국 서부의 계곡에서 알프스 산의 호수와 산장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거꾸로 알프스 산에서 미국 서부의 사막지대들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조경과 예술의 관련은 같은 주제로 전혀 다른 두 분야를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현대 미술과 조경의 관련을 이야기할 때 흔히 부딪히는 문제는 바로 동문서답식 논리 전개의 문제이다. 미국에서의 예술과 조경의 개념은 유럽과 많은 점에서 다르며 유럽적인 인식을 바탕에 깔고 미국의 예술과 조경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큰 오해에 계속 부딪치게 된다. 예를 들어 월터 드 마리아의 대지 미술은 유럽적 개념으로 볼 때 예술도 조경도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예술과 조경의 관련을 이야기할 때 월터 드 마리아의 작품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 조경과 근접한 예술작품들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전통적인 관점이 아닌 전혀 다른 관점에서 조경과 예술의 관련을 이야기해야 한다.
유럽에서 예술, 특히 미술은 가끔 지나치게 숭배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유럽의 미술사가들이 미술의 한 분야에 포함시켜 조경을 이야기할 때 조경의 한 면을 지나치게 미화시키고 극찬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글들이 대부분 조경의 전통적 관점으로 논리의 근간이 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좀더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 조경을 예술의 분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예술적인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한데 유럽에서조차 이런 기준은 사실상 정립되어 있지 않다. 다만 그림과 유사한 조경을 예술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17세기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일반적인 통념이다. 무엇이 조경에서 예술적인 것이고, 무엇이 예술에서 조경적인 것인가 하는 정의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그런 정의를 구체적으로 내린 경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헌에서 보이는 조경과 예술의 관련을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눈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1) 풍경화에 담긴 경관 인식과 풍경화의 재현으로서의 조경 2) 정치, 종교 예술에 표현된 상징적 경관과 상징의 실현으로서의 유토피아적 조경 3) 랜드 아트, 어쓰 아트, 현대 조각 등의 현대 미술 조류에 담긴 메타포로서의 경관과 그 작품들. 이 세 범주는 흔히 서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혼합되어 설명되고 있다. 조경과 예술의 상관성과 그 역사를 좀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 범주를 분명히 구분하여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박 정 욱 Park, Jung WookLand Plus Art 연구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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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공간에서 만나는 점토벽돌(3) - 점토벽돌의 다양한 활용방안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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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키 프로젝트 - 마포자원회수시설 턴키 프로젝트
▲ 당선작 LG건설/현대모비스/현대건설/한라산업개발+정림건축+동인조경 마당 ▲ 출품작(조경부문 1등) 대우건설+한길종합건축사 사무소+동심원 ▲ 출품작 SK건설/동부건설+삼우종합건축/선진ENG종합건축+오이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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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은 예술을 필요로 하는가?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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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사상과 입지선정(1) -주거환경과 풍수
홍강, 풍수와의 인연
축축한 습기가 묻어져오는 1996년의 여름, 홍강 - 중국에서 발원하여 하노이시를 가로지르는 대단히 규모가 큰 강이다. 서울의 한강과 같은 모습으로 강폭이 2-3km에 이른다. 침식된 토사의 영향으로 항상 붉은 물이 흘러 홍강(Red River)이라고 부른다 - 의 둑 위에서 끝없이 펼쳐질 미래의 도시를 바라보았다. 밭과 습지, 벼를 재배하는 논들이 신도시로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되었다. 2,500만평 규모의 하노이 신도시 계획에는 한국의 대우를 포함하여 세계 최고의 설계회사들이 참여하였다. 미국의 Bechtel사와 SOM사, 일본의 Nikken Sekkei사, 네델란드의 OMA사 등으로 그 이름만 들어도 명성이 자자한 곳들이다. 이곳이 신도시의 적지임을 베트남의 최고위층에 설명하기 위한 자료를 준비하였다. 공항과 항구 그리고 도시가 Golden Triangle를 형성하는 곳, 기존도시와 접근성이 좋은 곳, 장애물이 비교적 적고 넓은 부지의 확보가 가능한 곳 등이 적지임을 설득하는 모든 것이었다. 후덥지근한 날씨만큼이나 지루한 설득과정이 이어져갔다. 홍수의 위험은 없는지? 다른 지역보다 좋은 이유는 무엇인지? 군사적 방어에 적합한 지역인지? 끝없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였다. 수천 년을 이어오는 동양의 도시입지는 어떻게 선정되었던가? 동양의 입지선정이론으로서 풍수의 가능성을 떠올리게 되었다. 세계적인 설계회사들의 현대적 접근으로는 만족할만한 답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풍수연구의 의미
주거환경은 인간의 외부환경으로서 도시환경의 일부를 구성하며 인간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인간과 인간의 상호관계를 지속시켜 주는 여러 가지 물리적 조건을 뜻한다. 주거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자연적 요소와 인위적 요소로 구분 할 수 있다. 특히 주거환경의 자연적 요소인 지형지세, 향과 일조, 미기후 등에 많은 영향을 주는 입지선정과 공간구성에 대해 그 동안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한국의 전통사상 중 풍수가 주거의 입지(이하 "주거입지"라 함) 및 건축의 외부공간 배치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거입지와 관련된 풍수의 연구는 단편적이고 편향된 풍수의 이론을 적용하여 연구되고 있거나 지형의 물리적 형태분석에 그치고 있어 한국의 주거입지가 갖는 풍수적 특성을 바르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 중의 하나는 주택의 입지선정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며 다른 이유로는 풍수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입지에 대한 해석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전통가옥의 안채공간은 대문과 안방, 대문과 부엌의 배치가 주역의 팔괘를 기준으로한 동서사택론에 부합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월성 손동만 가옥)
조선시대의 주거건축
조선시대는 절대왕권을 전제로 한 전제군주국가였던 만큼 이에 부응하는 엄격한 신분제도가 확립되어 사회적 지위는 물론 주택에 있어서도 신분제의 제약을 받게 되었다. 조선은 개국과 더불어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땅이 한정되어 정 일품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계급에 따라 나누어 줄 집터[家垈]와 간수(間數), 장식을 제한하였다. 조선시대는 태조이래 유교를 정교의 최고원리로 숭봉한 결과 국민정신의 이상이 되고 조상숭배가 민간정신의 핵심이 되었다. 사회의 기본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가족으로 그것도 가부장적인 가족으로 대가족제를 이루는 것이었다. 가부장적인 대가족제도는 하나의 주택 속에서 여러 대(代)가 모여 살게 되었고 특히 대가에서는 3대, 혹은 4대에 이르는 여러 식구들이 거주하게 되었다. 따라서 주택건축은 큰사랑, 작은사랑, 안채, 아랫채, 별당 등 여러 채[棟]의 건물들이 지어져 하나의 커다란 주택을 이루게 되었다. 또한 숭유억불정책은 남존여비사상과 엄격한 남녀구별의식을 가져와 내외법(內外法)에 의한 공간분화가 이루어졌다. 즉, 안채와 사랑채의 구별, 안방과 사랑방의 구별, 내측(內 )과 외측(外厠)의 구별 등 같은 주택 안에서도 남녀의 공간을 따로 마련하였다.
한양으로의 천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풍수사상은 주택건축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어 동족촌의 입지선정, 집터의 선정과 배치, 좌향(坐向)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본래 주거건축에 있어서 풍수의 적용은 택지의 선정에 한정된 것이었다. 땅의 길흉이 사람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풍수의 관점과 방법으로 볼 때 건물 자체보다는 건물이 들어설 자리를 판단하는 일이 본래의 기능이었다. 조선의 신증동국여지승람 산천조(山川條)에는 진산(鎭山)風水的 觀點에서 마을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산으로 마을 뒤편에 위치을 명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마을의 입지 또한 사신도(四神圖)의 기본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볼 수 있고, 읍지에 수록된 강계, 산천, 형승조 등의 항목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물리적 형상물을 서로 통합하고 유기체적인 관계를 이룬다는 관점에서 서술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인식은 홍만선의 산림경제나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서도 찾을 수 있다. 풍수사상에 입각한 마을의 포치모습은 소위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으로 산을 등지고 남향으로 앉아서 앞에 경작지와 명당수(明堂水)로서의 생활하천을 마주하는 형태이다. 이에 더하여 장풍득수형(藏風得水形)이 우수한 지형으로 선호되었는데 뒷산과 이어져 마을 주위를 좌우로 감싸고 맞은쪽의 경작지와 물을 건너 마주 보이는 산이 있는[北玄武, 南朱雀, 左靑龍, 右白虎]지형을 말한다. 한편, 주거건축물의 배치와 관련해서는 양택삼요론(陽宅三要論)에 따르고 있다. 삼요(三要)란 출입이 이루어지는 대문[門]과 주인이 거처하는 주실[主], 그리고 먹을 것이 만들어지는 부엌[ ]을 말하며, 이 세 가지를 주택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이 세가지 요소의 좌향과 배치관계를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주역(周易)의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
권영휴 Kwon Young Hyoo
조경학박사, 조경기술사, 문화재기술자, (주)대우건설 부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