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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왕립식물원
Royal Botanic Gardens, Kew큐 왕립식물원은 2003년 7월 3일 ‘국제적으로 독특한 문화 경관(Internationally Unique Cultural Landscape’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UNESCO의 세계유산등록지(World Heritage Site)로 지정되었다.
큐 왕립식물원의 역사는 1759년 조지 3세의 어머니 오거스타 비(Princess Augusta)를 위해 큐에 있는 정원을 확장하면서 시작되었으며, 그 후 1772년부터 약 50년간 조셉 방크스 경이 식물학적인 개념을 도입하여 점차 발전시켰고, 1841년 윌리엄 잭슨 후커 경이 초대 식물원장으로 부임한 때부터 정식 식물원으로 개원하여 현재는 121ha의 넓은 부지에 4만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세계 최대 식물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최근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The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의 종생존위원회(SSC: Species Survival Commissions), 세계보전모니터링센터(WCMC: World Conservation Monitoring Centre), 영국자연(English Nature) 및 세계식물원보전(BGCI: Botanic Gardens Conservation International) 등의 기관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며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의 서식처 보전과 증식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또한 5년마다 출판되는 큐 식물목록(Index Kewensis)에는 린네 시대 이후부터 기재된 전 세계의 고등식물 종들이 실려 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표본관에는 무려 35만 분류군 약 7백만점 이상의 식물표본을 소장하고 있으며, 세계 각지의 협조기관 및 파견연구원에 의해 매년 약 3만점을 추가로 수집하고 있다. 같은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도서관에는 150년 동안 꾸준히 수집한 식물관련 전문서적 약 50만권 이상이 소장되어 있으며 연구 및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조드렐 실험실(Jodrell Laboratory)은 식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설립되었는데 경제성이 있는 유용식물 분야에도 큰 공헌을 하였다. 이곳의 연구원들은 주로 식물 자원 조사 및 식물 동정 매뉴얼을 만드는 업무를 수행하는데, 거의 평생 동안 자신의 특정 연구 분류군에 몰두하여 끊임없이 연구하는 석학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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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1)
프롤로그: 열두 가지 키워드를 위한 질문들연재의 발단
설계사무실을 떠나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조경설계를 가르친 지 3년이 지났다. 4년차면 사무실 직급으로 따지면 대리급이다. 대리급이면 일도 좀 익숙해지고, 사무실 돌아가는 것도 보이는 시기이다. 오랜 시간동안 쌓아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 교수에 데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스스로도 배우는 좌충우돌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대리급이지만 나름대로 요령도 생겼고, 설계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은 욕구도 생긴다. 수업 노트와 프로젝트 노트 등을 주섬주섬 챙겨보면서 사방에 흩어져있는 단상들을 어떻게 꿰맬지 골똘해진다. 알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정리를 시작한다.
좋은 설계란 무엇인가? 개념이 좋은 설계는 좋은 결과를 낳는가? 설계과정이 체계적이지 않더라도 결과물이 훌륭하면 상관없이 좋은 설계인가? 설계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 좋은 설계인가, 아니면 공간을 이용하거나 설계를 읽는 타인들과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무난함이 좋은 설계의 기준인가? 설계는 논리인가, 아니면 직관인가? 설계가 직관이라면 이는 어떻게 교육되어질 수 있는가? 설계는 교육체계에 따라 누구나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인가, 아니면 끼 있는 소수가 도제에 의해 전문인으로 자라나는 분야인가? 좋은 공간이란 무엇인가? 공간의 어떤 요소들이 인식의 질을 좌우하는가? 좋은 공간의 성분은 분석 되거나 계량화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어머니의 손맛처럼 쉽게 설명될 수 없는 것들인가?…… 끝없는 질문이 이어진다. 결국 3년간 설계하는 해법을 학생들에게 제시하였지만, 스스로에게는 물음표만 잔뜩 만들어놓은 아이러니를 경험한다. 정리의 방식을 놓고 고민 중이던 차에 멍석을 깔아준 <환경과조경> 덕에 필자와 비슷한 고민·공감을 하고 있던 서울시립대학교의 김아연 교수와 함께 앞으로 1년여 동안 책상 위에 어지럽게 벌여놓은 다양한 설계 이슈 더미들을 정리해볼 참이다. 지극히 필자들을 위한 개인적인 작업이지만, 이 작업을 노출시킴으로서 우리의 고민을 공유하고 설계 동네의 가벼운 화두를 제공하는 조그마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화두를 찾는 질문들
설계자가 갖춰야할 내공의 항목은 참으로 많다. 무슨 팔방미인, 만물박사도 아닌데 알아야 할 것, 갖춰야 할 것이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설계를 진행하면서 과정마다 확신에 가득 찬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야가 뿌연 상태에서 운전하는 듯한 설계작업에 대한 이런저런 넋두리를 풀어가기 위해 먼저 설계과정 중 일반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는 열두 개의 키워드를 선정하고자 한다. 12라는 숫자에 큰 의미는 없다. 1년간의 연재기간을 염두에 두었을 뿐……. 이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김아연 교수와 함께 격월로 설계 이야기를 전개해갈 참이다. 이론으로 정립될 만한 교과서적 내용이나 거대담론을 다루기보다는 설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개인적인 설계 사고에 대해 담담하게 일기 같은 글을 적어 내려갈 것이다. 키워드는 실제적인 설계과정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이론적인 사고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다뤄질 키워드의 순서가 중요도나 설계 순서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작위로 당 월의 필자에 의해 선정될 것이며, 연재를 마감하는 에필로그에서 쌓여진 설계단상을 정리 차원에서 범주화나 체계화를 시도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제 키워드 선정을 위한 질문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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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어린이공원
지난해 초 시행된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과 서울시에서 추진한 “상상어린이공원 프로젝트”및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어린이놀이터 재조성 사업 등의 영향으로 이제 어린이놀이터는 단순한 놀이공간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에서는 일찍이 이러한 생각에 동참하여 2006년부터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친환경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왔다. 2���008년에는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에 위치한 삼미어린이공원을 포함한 전국 5개 공원을 사업지로 선정하여 “소리ㆍ놀이ㆍ교육”의 결합과 기존 수목을 이식하거나 보강하고 자재들을 최대한 재생ㆍ재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친환경 공간”을 주제로 다세대, 다문화가 함께하는 놀이마당으로 재조성하였다.
1992년에 조성된 삼미어린이공원은 재래시장인 삼미시장 내부에 자리잡고 있어 독특한 입지 조건을 보이고 있으며, 주 이용 계층은 인근 지역의 어린이들과 공원 내에 경로당이 위치한 탓에 노인들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기획의도는 삼미어린이공원만의 독특한 입지 조건을 고려한,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재래시장과 공원의 활성화이다. 유동인구와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되, 재래시장의 재구성을 통해 다양한 이해 당사자 및 사용자들의 “공생과 조화”라는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였다. 또한 “재생+활력”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리모델링과정을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과 공유하여 공원을 직접 사용하고 관리하는 주인 의식을 갖도록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추진하였다.
관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리전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