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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도시 공원 컨퍼런스, 샌프란시스코 4.11~14 Greater & Greener 2015: Innovative Parks, Vibrant Cities
    ‘Greater & Greener’는 오늘날 도시 공원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이슈와 도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도시계획가 및 설계가, 공공 행정가, 그리고 공원 운영 관리 조직 및 민간 조직의 구성원들이 모이는 국제 도시 공원 컨퍼런스International Urban Parks Conference다. 미국의 각 도시에서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본 컨퍼런스에는 매 회 천 명이 넘는 도시 공원 커뮤니티 리더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해 왔으며, 도시공원의 디자인과 개발 방식, 운영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및 재정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건강과 과학기술 등 다른 분야와의 연계 및 논의 확장을 통해 경제와 환경, 사회적 참여의 새로운 콘텍스트에서 공원을 재구축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촉구한다. 이 행사를 개최하고 이끄는 시티 파크 얼라이언스City Parks Alliance(CPA)는 미국의 도시 공원 및 녹지 조성과 지속가능한 운영관리를 위해 앞장서 온 독립적, 범국가적 멤버십 조직으로 2000년 처음 조직된 이래 15년째 활동하고 있다. 혁신적 공원, 활기 있는 도시 이번 컨퍼런스는 ‘Innovative Parks, Vibrant Cities’라는 주제로, 4월 11일에서 15일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컨퍼런스를 주관한 CPA의 상임이사인 캐서린 네이겔Catherine Nagel은 환영사에서 “도시 공원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이슈-건강, 교육, 거주성과 사회적 혼합에서부터 경제적인 개발과 도시의 회복탄력성- 등 폭넓은 범위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에 대한 비전과 혁신 요소들은 지역 단위에서 구현되어야 하며, 이번 컨퍼런스의 무대인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지역Bay Area의 공원 커뮤니티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도시 공원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일반적 이슈에 대한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곳”임을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 어젠다는 도시 공원의 혁신과 활력 있는 도시를 위한 지속가능성의 모색이었으며. 4개의 세부 주제(Advancing Technology, Weaving Parks into 21st century City Planning and Design, Living and Learning in the New Urban Habitat, City Parks 101 and Beyond) 아래 진행되었다. 특히 각 지역 공원 운영관리 조직에 소속된 실무자들이 다수 참여해 실천적인 사례를 공유하고 실현가능성에 기반한 논의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장으로 운영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심주영 /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 / 2015년05월 / 325
  • ‘서울100’ 프로젝트 작은 변화로 서울의 공공 공간을 바꾸는 100가지 아이디어
    거리를 천천히 걷다보면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하는 도시 경관들이 눈에 밟힌다. ‘서울100’은 사소하고 소소한 부분이지만 조금 더 걷기 편하고 정돈된 거리로 마주하게 하는 보도 환경 개선부터, 도시를 생동감 있게 만드는 작은 아이디어까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던 일상의 공간을 관찰하고 작은 변화를 상상하는 작은 연구다. 소수의 전문가가 그려내는 마스터플랜이 아닌,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를 지향하며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공공디자인’을 목표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시작 - RTM100 ‘서울100’ 프로젝트는 한 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네덜란드에서 도시와 건축을 공부하던 중 『RTM100』이란 미스터리한 책을 만났다. 표지를 넘기면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한 쌍의 도시 경관 이미지가 전과 후 Before & After 형식으로 보인다. 마치 틀린 그림 찾기같은 100쌍의 이미지는 보도 환경·도시 경관 개선에서 유휴 공간 활용에 이르기까지 작은 개입(변화)으로 공공 공간을 변화시키는 아이디어들을 담고 있다. 이는 2010년 벨기에의 URA와 네덜란드의 토포트로닉Topotronic이라는 두 건축 집단에 의해 진행된 스터디의 결과물로AIRarchitecture center of Rotterdam의 후원을 통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공공 건물, 카페 등 로테르담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에 배포되어 공공 공간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작은 기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항공사진 위에서 선을 그려가며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설계를 해오던 나에게 이는 신선한 물음으로 다가왔다. 서울100 ‘서울100’ 프로젝트는 ‘작은 공간을 자세히 관찰해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작은 연구’라는 의미로 한국에 돌아온 이듬해(2014년)부터 시작했다. 10년 넘게 매 수요일마다 서울의 마을들을 답사하는 건축가 조정구처럼, 공간을 다루는 디자이너로서 눈의 화소 수를 높이는 연습이자 작은 실천들을 긴 호흡으로 이뤄보자는 소박한 마음가짐으로 출발했다. 유명무실하게 놓인 노란색 점자블록부터 도시 속 유휴 공간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풍경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니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던 도시의 일상이 새롭게 다가왔다. 작은 변화로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과 무채색의 도시 공간에 활기를 줄 수 있는 상상들을 더해 갔다. 매일 아침 현관문을 열고 나와 사무실에 도착하기까지 통과하는 무수한 도시 공간부터 시작한 ‘서울100’ 프로젝트는 두 명의 동료를 만나면서 박차를 가했다.
    • 정성빈 / 마이너스플러스백 대표 / 2015년05월 / 325
  • Biomimicry ‘ICD/ITKE 리서치 파빌리온’, 자연의 건축 비법을 파헤치다
    “저급한 자는 베끼고, 위대한 자는 훔친다.” 예술적 행위의 속성과 창의적 사고의 핵심을 지적하는 말로 자주 인용되는 피카소의 말이다. 전자와 후자의 차이가 어디서 오는걸까? 독일 슈트트가르트 대학교University of Stuttgart의 컴퓨터응용디자인연구소The Institute forComputational Design(ICD)와 동 대학 건축구조설계 연구소The Institute of Building Structures and Structural Design(ITKE)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이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노력을 올해로 6년 째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생체모방biomimicry1 분야의 한 갈래를 지향하며 매년 ‘ICD/ITKE 리서치 파빌리온ICD/ITKE Research Pavilion’이라는 새로운 모습의 공공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ICD/ITKE 리서치 파빌리온 2013-14’는 이 연구의 네 번째 결과물로 인간의 엄지손가락만한 ‘딱정벌레’의 건축 비법을 담고 있다. 의생학적 연구 이번 연구는 슈트트가르트 대학교의 건축가 및 공학자들과 튀빙겐 대학교University of Tübingen의 생물학자들의 학제 간 협업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올리베르 베츠Oliver Betz(생물학) 교수와 제임스 네벨시크James H. Nebelsick(지구과학) 교수(이상 튀빙겐 대학교)가 주도한 ‘생체공학과 건축적 모듈에 대한 연구the Module: Bionics of Animal Constructions’가 그 바탕이 되었다. 다양한 동식물에 대한 표본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딱정벌레의 날개와 복부를 보호하는 껍질인 엘리트론elytron(키틴질 섬유 다발로 구성된 단백질 매트릭스 조직)이 건설 재료의 모델로써 고도의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초 자료가 확보되었다. 보다 구체적인 활용법을 고안해 내기 위해서 다양한 딱정벌레의 엘리트론에 대한 고해상도 3차원 모델이 필요했다. 카를스루에 공과대학교Karlsruhe Institute of Technology에 속한 ANKA 싱크로트론 방사광 시설ANKA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과 광양자·싱크로트론 방사광 연구소Institute for Photon Science and Synchrotron Radiation의 기술력이 결합된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여섯 가지 모델을 추출해냈다. 이렇게 추출된 모델은 튀빙겐 대학교에서 제공한 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e 스캔본과 함께 조합되었고 딱정벌레 껍질의 내부 구조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건축 재료로서 엘리트론이 지닌 고효율성은 딱정벌레 껍질의 기하학적 형태와 각 껍질을 구성하는 천연 섬유 합성물natural fi ber composite의 기계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특성은 엘리트론 내 기둥 모양의 이중 곡선 지탱부, 즉 섬유주trabecula에 의해 연결된 이중층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중층 구조를 이루는 껍질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은 끊임없이 이어진 섬유주를 통해 결합된다. 섬유주 다발의 분포 및 기하학적 결합 방식이 딱정벌레 껍질 전체에 걸쳐 상당한 정도의 변화무쌍함을 보이고 있었고, 이러한 비등방성anisotropic2은 껍질 전체에 걸쳐 부분마다 차별화된 소재적 특질이 나타날 수 있도록 하여 더욱 안정적으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구조 논리 및 소재 이렇게 분석해낸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건축 가능한 형태를 개발하기 위해 이중층 구조 모듈 시스템double layered modular system이 고안되었다. 이 시스템은 유전적으로 발현되는 생체 구조를 공학적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데 사용된다. 추출된 유전 정보의 해석을 바탕으로 수차례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가 이루어졌고, 적합한 기계식 제작 방식이 마련되었다. 생성적 디자인generative design(컴퓨터를 활용한 디자인 개발 및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기계화된 제작 방식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생성해낸다) 기법을 기반으로 이 기계식 제작 방식을 구동시키는 데 필요한 알고리즘을 생성해 냈다. 건축 재료로는 유리 및 탄소 섬유 강화 폴리머가 사용되었다. 이 소재는 중량 대비 강도가 높고 섬유질 배열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뽑혔다. 이러한 성형성moldability을 논외로 하더라도, 탄소 섬유 강화 폴리머는 딱정벌레에서 추출된 복잡한 기하학적 형태를 실현하기에 적합한 소재였다. 기존의 섬유 공학적 제조 방식에서는 형태를 만들기 위한 몰드mold가 반드시 요구된다. 몰딩molding 기법은 대개의 경우 지나치게 복잡한 틀과 그에 적합한 특정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건축물에는 부적합한 방식이라고 판단되어 왔다. 또한 어떤 구조를 만드는 데 있어 다수의 몰드와 시간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문제도 안고 있었다. 반면에 이 이중층 구조 모듈 시스템은 하나의 기계 공정 안에서 다수의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로보틱 무심 곡선화 공정 이중층 구조 모듈 시스템을 구동시킬 수 있는 로보틱무심 곡선화 공정robotic coreless winding method 개발이 다음 단계에서 이루어졌다. 이중층 구조 모듈 시스템이 소프트웨어라면, 로보틱 무심 곡선화 공정은 하드웨어가 되는 것이다. 여섯 개의 축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두 대의 산업용 로봇에 고정된 프레임 이펙터frame effector(이하 이펙터)가 회전하며 수지 함침 섬유 다발resin impregnated fiber bundles을 구부리며 조직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자면, 두 개의 로봇 팔이 뜨개질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처음 두 개의 이펙터에 엮이는 섬유 다발은 팽팽한 직선의 형태를 유지하며 층을 만들어 간다. 이후 일련의 섬유 층이 서로의 위아래에 놓이며 압박을 가하고 원형 방패와 같은 곡면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섬유 곡선화 과정에서 로봇팔의 움직임에는 구체적인 순서가 정해져 있으며, 압력과 곡면기울기 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모든 개별적 섬유에 대한 디자인 통제가 가능하다. 이 한 쌍의 이펙터는 소재가 가진 다양한 기하학적 특성에 맞춰 움직임을 조정하며 초기 설정값 설정에 따라 36개의 부분을 모두 만들어낸다. 무심 곡선화 공정이 개발된 덕분에 여러 개의 개별 몰드를 만들 필요가 사라졌고, 이는 상당한 자원 절약 효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무심 곡선화 공정은 그 공정 자체에서도 매우 자재 효율성이 높은 제조 공법으로 폐기물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 기성 자재를 잘라낼 때 발생하는 폐기물이 거의 없는 것이다. 유리 섬유 층 한 개(경우에 따라 섬유 층 두 개 필요)와 탄소 섬유 층 다섯 개가 하나의 부분을 구성한다. 이 중 첫 번째 유리 섬유 층이 재료의 기하학적 형태를 결정하게되며, 이후의 탄소 섬유 층을 위한 일종의 거푸집으로 기능하게 된다. 탄소 섬유 층은 구조적 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며, 섬유들의 비등방적 배열을 통해 조금씩 다른 형태를 갖게 된다. 탄소 섬유의 개별적 구조는 각각의 구성 요소에 작용하는 힘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포괄적 구조에 대한 유한 요소 분석법finite element analysis(FEA)3을 통해 산출된다. ‘ICD/ITKE 리서치 파빌리온 2013-14’를 구성하는 36개의 부분은 딱정벌레의 엘리트론에서 추출한 기하학적 원리를 따르고 있으며, 전체 무게를 지지하는 데 있어 최소한의 자재를 사용하도록 각기 다른 레이아웃을 갖는다. 기계식 생산 방식을 사용한 덕분에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상당히 줄어든다. 처음 이펙터에 섬유 다발을 연결하고 알고리즘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모든 구성요소가 생산되며, 이렇게 생산된 구성 요소를 블록을 쌓듯이 조립하면 파빌리온이 완성된다. 완성된 파빌리온이 차지하는 총 면적이 50m2, 부피는 122m3, 그리고 무게가 593kg으로 적지 않은 규모지만, 구성 요소 하나만을 보면 가장 큰 것도 지름 2.6m에 무게는24.1kg밖에 나가지 않는다. 각 구성 요소가 다소 기괴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최종적으로 나타난 기하학적 형태는 대학교 건물은 물론 주변 공원 풍경에 상당히 잘 어울린다. 2010년 시작된 ‘ICD/ITKE 리서치 파빌리온’의 연구진은 섬유조직합성건축fiber composite construction methods이라는 혁신적인 분야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생체모방 기술이 벨크로velcro(일명 찍찍이)를 시작으로 웨일-파워wale-power(고래, 에너지), 신칸센 고속열차(물총새, 교통), 홍합 접착제(건축·의료) 등 인간의 효율적이고 안전한 삶을 위한 기술에 집중되었던 것을 넘어 이제는 내 뒷마당, 집 앞 공원 등에서도 그러한 기술의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생체모방 분야의 선구자, 제닌 베니어스Janine Benyus의 말처럼 “셀룰로오스를 처리하여 종이를 만든 것도, 최적화된 화물 배치를 시도한 것도, 방수 혹은 어떤 구조체의 가열 및 냉각을 시도한 것도, 누군가를 위해 집을 지은 최초의 존재도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디자인이 가능할 것이다. 분명 우리 주위의 자연계는 인류가 해야할 일과 상당히 비슷한 종류의 일을 해내고 있다. 게다가 그들의 방법은 지난 수십억 년 동안 지구상에서 우아하고 안전하게 살아올 수 있게 한 보장된 비법이 숨겨져 있다. “당신이 무언가를 발명하고자 할 때마다, 우선 자연이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 양다빈 / 2015년05월 / 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