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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토리얼] 새해를 걸으며
    해피 뉴 이어. 이미 두 달 전에 정해 둔 새해 첫 호 이 지면의 제목은 ‘한국 조경 50주년, 『환경과조경』 40주년을 맞으며’였다. “한국 조경이 쉰 살을 맞는다. 2022년, 한국조경학회 설립 50주년과 『환경과조경』 창간 40주년이 겹치는 해다. 8월 말에는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Re:Public Landscape)’를 주제로 내걸고 광주에서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World Congress)가 열린다. 한국 조경의 지난 50년을 돌아보며 기록하는 일, 다음 50년을 예비하며 설계하는 일 모두가 중요한 2022년이다.” 이렇게 잔뜩 힘들여 한 문단 쓰고 나니 글이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연말 강추위에 얼어붙은 거리를 걷다 돌아왔다. 걸으며 새해를 맞는다. 계속 붕 떠 있는 느낌, 토대가 무너진 허공에 서 있는 기분. 어디가 끝인지 모를 답답하고 막막한 코로나 시대의 긴 터널,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통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유도, 계기도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감염된 도시의 어수선한 풍경 속을 목적 없이 걷는 취미 아닌 취미를 가지게 됐다. 몸을 일으키면 저절로 걷게 되고 그냥 걷다 보면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한 희망이 생긴다. 노을을 바라보며 무작정 걸으면 복잡하게 뒤엉킨 습한 생각들이 바람에 바싹 마른다. 두 발과 땅이 대화하는 느낌, 나 자신을 세상으로 여는 느낌. 이동이나 답사처럼 특별한 의도를 갖는 걷기와 달리 그냥 느릿느릿 걷다 어슬렁거리며 떠돌다 옆길로 새는, 우연에 내맡긴 걷기는 시간과 공간에 묶인 신체에 자유를 준다. 어쩌면 걷기보다 걷기에 관한 책에 더 재미를 붙인 건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이론형 인간인지라 닥치는 대로 걷기 책을 모으고 빌리고 읽었다. 프레데리크 그로의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같은 책에서는 여러 철학자와 문인의 산책에 얽힌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고통의 순간에 걷고 또 걸은 니체, 바람구두를 신고 세상을 누빈 랭보, 몽상하는 고독한 산책자 루소, 자본주의의 아케이드를 소요한 베냐민. 그들의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내려가다 보면 움츠린 몸을 일으키고 운동화 끈을 묶지 않을 수 없다. 걷기와 사유가 교차하는 아름다운 책들을 읽다 보면 도시를 느리게 걸으며 섬세한 풍경을 누리는 것 못지않은 즐거움이 생긴다. 다비드 르 브르통의 『걷기예찬』이나 크리스토프 라무르의 『걷기의 철학』이 경쾌한 산책이라면, 리베카 솔닛의 『걷기의 인문학』과 『길 잃기 안내서』는 긴 도보 여행이다. 로런 엘킨의 『도시를 걷는 여자들』에서는 거리로 뛰쳐나온 전위적 발걸음을, 토르비에른 에켈룬의 『두 발의 고독: 시간과 자연을 걷는 일에 대하여』에서는 공간과 시간을 제 것으로 장악한 자신감을 만날 수 있다. 급기야 지난 가을학기 대학원 ‘환경미학’ 시간에는 교실을 버리고 거리로 나섰다. ‘걷기의 미학, 도시에서 길을 잃다.’ 강의계획서 첫 줄에 허세 가득한 문장을 적었다. 익숙한 도시를 낯선 시선으로 걸으면 일상의 환경에 대한 미학적 문해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수강생들을 설득했다. 시흥갯골생태공원과 배곧생명공원, 하늘공원과 메타세쿼이아길, 경의선숲길, 청계천, 후암동과 해방촌 골목길, 그리고 지도 바깥의 이름 없는 길들을 정처 없이 걸으며 두 발로 지도를 그렸다. 학기말쯤 우리는 하늘과 날씨에 대한 글을 적고 잡초와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것들’이라는 부제에 끌려 정지돈의 산문집 『당신을 위한 것이나당신의 것은 아닌』을 집어 들었다. “산책은 거창한 의미 이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세련된 숍과 산책로가 없어도 우리는 걸을 수 있다. 돈이 없고 친구가 없고 연인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일은 걷는 것이다. 막차가 끊긴 서울 시내를 걷고, 가끔은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기도 하고, 퇴근 후에 집에 가기 싫어 정처 없이 쏘다니기도 한다.……산책은 정체성을 잃고 헤매는 것이지만 멜랑콜리해지거나 심각해지지 않는다.……오로지 걸을 때만 진정으로 쾌활해진다.” 걷기의 가장 큰 매력은 막막하고 답답할 때도,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도 걸을 수는 있다는 점 아닐까. 걸으며 새해를 연다. 2022년을 여는 이번 호는 ‘제4회 젊은 조경가’의 수상자인 조용준(CA조경 소장) 특집호다. 에세이 ‘언플래트닝 랜드스케이프’에 담은 그의 설계 철학, ‘여섯 가지 이야기’로 편집한 그의 작업, 남기준 편집장의 인터뷰, 진양교와 제임스 코너의 추천 에세이로 구성한 특집 지면에서 조용준의 도전과 실험을 만날 수 있다. 이번 호부터 두 편의 흥미로운 시리즈를 새로 올린다. 박희성(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연구교수)이 집필을 이어갈 ‘모던스케이프’는 근대기의 그림, 엽서, 지도, 책 등 다양한 매체에서 근대 도시의 풍경을 엿보는 기획물이다. ‘어떤 디자인 오피스’는 설계 작업과 설계사무소 경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는 지면인데, 첫 순서는 ‘조경하다 열음’ 편이다. 본지 창간 40주년(2022년 7월호)을 맞아 올해 ‘조경비평상’의 상금이 대폭 풍성해졌음을 꼭 확인하시기 바란다. 조경을 주어로 고민 중인 예비 조경비평가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린다.
  • [풍경 감각] 그린란드 상어의 바다
    그린란드 상어가 보는 풍경을 상상해본다. 수명이 수백 년이나 되는 그린란드 상어는 대부분 어렸을 때 시력을 잃는다. 기생충이 눈을 파먹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아도 뛰어난 청각과 후각이 있어 먹잇감을 문제없이 사냥하고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차가운 바다를 유영하는 그린란드 상어에게 풍경은 없는 존재일까. 아니면 어렸을 적 보았던 바닷속을 몇 백 년 동안 곱씹으며 자신만의 풍경을 만들고 있을까. 길 한복판에서 끊어지거나 엉뚱한 곳으로 향하는 점자 블록을 본다. 밝은 색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올록볼록하지 않은 것도 있다. 안내견이나 동행인이 없으면 길을 잃기 쉬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머나먼 북극해 깊은 곳의 그린란드 상어를 떠올린다. 경험해보지 않아 상상하지 못하는 풍경, 상상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마음을 생각한다. 검고 차가운 밤하늘이 북극해 같다.
  • 긴자 소니 파크 여백의 공원, 도시공원을 재정의하다
    1966년 긴자에 지은 지상 8층과 지하 5층의 소니 빌딩은 소니 제품을 전시하는 곳이자 판매하는 쇼룸이었다. 2013년 소니는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 빌딩을 세우기로 했다. ‘긴자 소니 파크(Ginza Sony Park, 이하 소니 파크) 프로젝트’의 출발이었다. 일반적으로는 헌건물을 해체하고 바로 새 건물을 세우지만, 소니는 건물을 허물고 빈 공간에 잠시 공원을 짓기로 한다. 2016년 건물을 해체하고 2018년 공원을 열었다. 건물이 사라진 긴자 스키야하시 교차로에는 면적 707m2의 지상 공원과 지하 4층 규모의 로우어 파크(Lower Park)가 생겼다. 지상에는 세계 각지의 특별한 식물이 모여 있다. 지하 1층에는 음식점이 들어섰고, 카페가 있는 지하 3층은 인근의 니시 긴자 주차장 지하 2층과 직접 연결된다. 지하 4층에는 크래프트 맥주 가게가 있고, 지하 2층은 이벤트나 전시가 열리는 공간으로 쓰인다. 2018년 인터넷에서 우연히 접한 소니 파크,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도심 속 사적 공간인 소니 빌딩을 올림픽 개최 시기에 맞추어 도쿄 시민을 위한 공공 공간으로 임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흥미로운 사례였다. 처음 소니 파크를 방문한 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소니 빌딩 일부를 소재로 한 한정판 기념품을 사기 위해서였다. 그 뒤에도 꾸준히 찾아가 소니 워크맨 40주년 기념행사 ‘워크맨 인 더 파크(Walkman In The Park)’를 소니 워크맨을 10년 넘게 애용한 세대로서 추억에 잠겨 둘러보고, 크리스마스에는 아이와 함께 ‘에르메스 징글 게임’을 관람하기도 했다. 소니 파크는 나와 가족에게 도심 속 놀이터 같은 공간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2020년 이후에는 직접 찾아가지 못했지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니 파크에서 벌어지는 인터랙티브 전시와 이벤트를 확인했고 그 속에서 ‘소니다움’, 즉 예측 불가능한 혁신의 정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긴자라는 보수적이면서도 럭셔리한 콘텍스트 안에서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혁신적 허브로 발돋움해 다양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소니 파크의 활기찬 모습이 큰 감명을 남겼다. 하지만 소니 파크는 기간 한정 공간이다. 2022년, 이곳은 새 빌딩을 들이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본래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맞춰서 2020년까지 소니 파크를 개방할 계획이었지만 1년 연장해 2021년 9월까지 공원을 운영했다. 2024년 완성될 뉴 소니 빌딩은 어퍼 파크(Upper Park), 파크(지상 공원), 로우어 파크로 구성된다. 새로운 빌딩 역시 거리에 공공 공간을 제공하는 공원이라는 소니 파크의 콘셉트를 계승한다. 소니답고 독특하고 장난기 있는 공간을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 1단계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그간 소니 파크가 도시건축적 관점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뉴 소니 빌딩은 어떤 모습으로 고객과 시민에게 다가갈지 궁금해졌다. 소니의 대표이사이자 소니 파크 프로젝트를 이끈 나가노 다이스케(Nagano Daisuke)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환경과조경405호(2022년 1월호)수록본 일부 나가노 다이스케(Nagano Daisuke)는 소니 기업의 대표이자 치프 브랜딩 오피서(CBO)다. HQ 브랜드전략부 브랜드인큐베이션그룹에서는 제네럴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다. 긴자 소니 파크 프로젝트 인솔자로서 2013년부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2018년 8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긴자 소니 파크 시즌 1을 이끌었다. 2024년에 공개 예정인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소니 그룹의 새로운 브랜딩 실험을 주도하고 있다. 이원제는 도심 속 다양한 공간과 상호 작용하는 데 관심이 많다. 공간을 구성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를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읽고 해석해 ‘도심에서 풍요로운 삶의 질이란 무엇인가’를 찾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상명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이며, SPC그룹과 UDS 코리아 자문교수를 역임했다. 중앙일보 폴인에서 ‘밀레니얼의 도시’(2018) 콘퍼런스를 총괄·기획했고, 저서 및 번역서로는 『인간을 위한 도시 만들기』(2014), 『도시를 바꾸는 공간기획』(2021) 등이 있다.
  • [어떤 디자인 오피스] 조경하다 열음 삶의 그릇을 빚는 젊은 조경가의 매니지먼트
    조경 ‘설계’를 기반으로 사회를 바꾸는 전문가 대학 입학 때부터 지금까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조경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었다. 비슷한 시기에 조경 공부를 시작한 이들 중 조경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경을 떠난 사람도 적지 않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전공자로서 그동안 해온 고민의 공통분모는 조경일 것이다. 그 속에서 길을 찾은 사람 혹은 찾고 있는 사람은 아직 조경 제도권에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났다. 나 또한 수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아직 조경이라는 궤도 위를 달리고 있다. 그렇다고 답을 찾은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인연과 기회를 통해 떠올리게 된 새로운 화두가 동력이 되어주고 있을 따름이다. 조경 설계 도면만 그리는 사람이 조경가일까, 이 질문은 내게 기연(機緣)과도 같다. 답을 찾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헤맨다 해도 좋을만큼. ‘조경하다 열음’(이하 열음)을 꾸린 지 5년째다. 대학에서는 설계 중심 커리큘럼으로 조경을 배웠다. 졸업 후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며 10년간 경력을 쌓았지만, 교육 과정이 조경의 영역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실무를 하다 보니 사회에는 조경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는 걸 체감했다. 하지만 제도와 구조적 문제로 손을 뻗는 데 한계가 있었다. 물론 의견을 제시하거나 활동 참여가 제한되는 건 아니다. 어느 분야나 회사에 속하지 않은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 접근한다면 말이다. 지역의 자원이나 문제를 발굴하더라도 조경업의 측면 그리고 회사에 소속된 직원으로서는 공모에 참여하거나 설계 도면을 납품하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설계를 위해 대상지를 조사하면 할수록 갑갑했다. 도면을 완성하는 일 외에도 조경학과에서 배운 역량으로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는 일이 많은데 눈을 감아야 한다는 사실이 답답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판을 만들기로. 조경가의 역할은 주어진 대상지에 대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장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래서 디자인을 넘어 여기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했다. 조경 ‘설계’를 기반으로 사회를 바꾸는 전문가, 열음이 지향하는 조경가의 모습이다. 생활밀착형 조경 코로나19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공원 녹지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생활 공간 속으로 자연을 가져올 수 있도록 도시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도시를 쾌적하게 하는 대형 공원과 녹지와 더불어 일상 속 생활밀착형 공간의 쾌적성을 높여주는 일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공간에는 선과 숫자 중심의 기존 엔지니어 방식을 넘어 커뮤니티 디자인을 통한 솔루션 제시가 요구된다. 석수골 마을정원 조성(2018),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동네정원 코디네이터(2019, 2021)는 시민의 욕구를 듣고 때로는 디자이너, 때로는 전략가가 되어 현장을 바탕으로 해법을 찾아본 경험이다. 열음은 주민들을 만나 소통하고 공간 조사, 설계, 시공뿐만 아니라 교육과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현장 중심의 ‘생활밀착형 조경’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국가 정책의 변화와 시대적 수요를 조경가가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다양한 정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국가 과제의 핵심은 지역 주민과 함께 공간을 개선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조경가는 관계를 만들고 대응하며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역량이 강하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주민 참여 공간 조성 사업에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열음의 조경가들은 소셜 디자이너로서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가지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북촌 도시 재생, 여수 농촌 재생, 강화도 어촌 재생이 그 사례다. 북촌은 개발이 아닌 보존을 선택한 주민들 덕분에 600년 역사적 자산을 지키며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세계적 명소가 된 곳이다. 하지만 최근 무분별한 상업화로 인한 정체성 훼손, 과도한 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생활 환경 침해 등의 문제가 대두됐다. 살고 싶은 마을과 머물고 싶은 동네를 위한 공존·상생의 길을 현장에 상주하며 찾고자 했다. 먼저 한옥 보존에 대한 규제로 인한 경직된 지역민의 마음을 달래고자 ‘북촌정원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부담 없이 접근하고 식물을 통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정원을 만들어 도시재생의 포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수 새뜰마을에서는 개발제한구역과 여수 국가산업단지로 인해 열악해진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잠재된 마을 자원을 발굴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 봉계동 일원의 ‘주삼지구 새뜰마을사업’을 통해 지역 내 빈집 및 노후 주택을 정비하고,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복지 지원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강화도에서 진행한 ‘어촌뉴딜사업’은 주민이 주도해 해양 경관 개선 및 경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다. 곳곳에 산재된 유휴 공간과 해양 경관을 개선하며 지역 사회 구성원과 방문객을 위한 공간 개선 활동을 전개했다. 우리의 역할을 찾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조경가의 활동 무대를 바다로 확장하는 중이다. 조경은 가진 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고품질의 차별화된 조경 공간은 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고급 주택의 정원 등 사적인 공간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오피스 빌딩이나 호텔, 상업 공간, 아파트 조경이 주로 완성도가 높은 조경 공간으로 꼽힌다. 따라서 디자인적 조형미, 고가의 자재와 식물 활용, 시공성, 식물 간의 균형과 조화로움 등은 차치하고 들어주기를 바란다. 동네에서 더 나은 조경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 주민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조경은 워낙 다양한 역할을 하기에 그 의미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근간에는 자연의 모습을 도시에 재연하는 편집자로서의 사명이 있다. 자연과 멀어진 사람의 일상으로 자연을 끌어와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도시의 누군가는 이러한혜택을 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실정이다. 정원에 공공성이 더해지면서 조경이 태동했다. 그런데 다수의 공공을 위한 공간일수록 좋은 품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적 약자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조경 공간의 품질은 더 떨어진다. 좋은 소재와 기술을 쓰고 인력을 많이 투입하면 품질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자본력을 가진 클라이언트만 좋은 조경 공간을 가질 수 있다면 과거 귀족에게만 허락된 정원(loyal garden)과 다를 게 없다. 다수의 공공을 위한 공간일수록 좋은 품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적으로 경제 자본과 멀어지면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권리도 제한되는 것인가. 예산 분배는 정책가의 역할이니 접어두고 조경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조경가의 손길을 원하는 곳이 있다면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도 일단 뛰어들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자격을 갖추어 판을 만들자는 전략을 세웠다.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디자인이나 재료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변화의 체감률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 지금까지 조경가는 주민들이 원하는 걸 듣고 설계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자체 진단과 직관에 의한 설계 결과물을 공청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다. 조경가는 일을 마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남아서 공간을 누리는 사람들은 주민이란 점을 종종 잊어버린다. 꾸준하게 마을과 연을 맺고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이를 잊지 않기 위함이다. 누구나 집 앞에서 고급 정원을 향유할 수는 없겠지만, 보다 나은 공간에서 쾌적함을 누리는 일에는 공평하면서 보편적인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돈이 되는 고급형 조경이 아닌 누구나 누릴 있는 녹색 복지로서 보급형 조경에도 관심을 갖고 힘을 쏟아야 한다. 이게 조경의 공공성이 아닐까. 자연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으면 도시에 영양 결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핍은 결국 사회 문제로 이어지니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 열음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아이들의 일상에 자연을 놓아주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소외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가졌다. 학교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보다 효율적인 통제를 목적으로 설계됐다. 주인인 학생을 위한 공간이 어디에도 없는 모순적인 구조다. 교육부도 이를 인지하고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라는 학교 공간 혁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공간에 대한 접근은 크게 변한 게 없었다. 특히 운동장은 일상에서 자연을 접하고 숲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공간인데도 대부분 방치되어 있다. ‘생태 숲 미래학교’는 경기미래교육 핵심 과제 5가지 중 하나다. 우리는 2개 학교(김포 고창초등학교, 부천 송내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생태적 가치와 감수성을 일깨워주고 기후 변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외부 공간 조성이 목표였다. 그 과정을 통해 조경가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경기도 교육청은 학교 공간 혁신을 위한 공간 전문가를 촉진자로 위촉하고 건축·도시·조경 전문가가 참여할 길을 열어놨으나 조경 분야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업적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점과 기존과 접근 방식이 다른 생소한 프로젝트인 점이 이유인 것 같다. 촉진자 선정에 참여한 40여 명의 전문가 그룹 중 조경가 그룹은 열음이 유일했다. 학교는 미래 세대가 자라는 공간이고 전국의 학교 개수를 고려하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잠재적 탄소 흡수원이자 환경 교육 거점으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참여 계기였다. 이후 조경 분야가 참여할 길을 열어두기 위한 교두보 역할만 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였다. 학생들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학교에선 교실 말고는 딱히 갈 곳이 없으니 쉬는 날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산과 바다와 같이 먼 곳으로 바캉스를 떠난다. 완벽한 스트레스 해소는 어려울지라도 일상에서 잠깐이라도 자연을 마주하며 힐링하는 경험은 스트레스 총량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소생물 서식처 기능까지 고려한다면 사람과 야생 동물이 공존하는 지역의 생태적인 거점으로 거듭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3년의 시간, 12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면서 생활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특히 부천 송내고등학교에서는 교내 환경 교과목 교사와 합을 맞추면서 소프트웨어와 어우러진 공간 조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기존 환경 교육은 학교 바깥의 녹지를 간헐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정도였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들과 심도 있는 상의를 통해 교육 과정과 연계한 AI 교육 등의 학습 공간을 계획했다. 음악회나 독서와 같은 공간 경험을 넘어 진로 탐색과 연계할 수 있는 모델로 서 숲을 제안했다. 교직원과 학생들 모두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진행 과정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처음에는 일부 위요된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과업이었으나 또 하나의 위요 공간부터 필로티, 건물 틈새 중층, 옥상 등 내외부를 관통하는 하나의 녹지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하여 추가로 예산을 받아 과업을 수행하게 됐다. 학생들과 함께 도출한 생각을 설계로 구현했지만 공사는 가격 입찰로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의 손을 벗어나 의도가 온전하게 전해지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정식 공사 감리는 아니지만 디자인 감리 제도를 통해 시공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소재 선택부터 디자인 디테일 조정 등 여러 부분에 관여했다. 프로젝트 성과에 100%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학생들이 빗물, 숲, 옥상, 실내 등 여러 가지 유형의 정원을 일상의 일부인 학교에서 체험할 수 있게 된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조경하다 열음’의 구성원 현재 열음은 경영 관리, 설계와 엔지니어링, 공동체 등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조민영 소장이 경영 관리 총괄로 회사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고, 윤호준 소장은 설계 및 엔지니어링, 김도훈 소장이 공동체 파트 총괄이다. 엔지니어링 파트 행동대장 이병우는 온갖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건 식재다. 설계부터 시공, 활착 후 모니터링까지 본인 머리에서 현장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걸 좋아한다. 식재와 관련된 부분에선 회사 내 ‘원 톱’이다. 이외에도 각종 설계가 실제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게끔 관리한다. 신혜지는 기획과 구상을 실시설계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장하니는 내역을 담당하면서 다른 직원들이 의욕으로 채운 도면을 현실과 연결시키는 데 주력한다. 김윤은 사회초년생이지만 기복이 없고 뚝심이 강해 선배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준다. 그래픽 기술을 특화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공동체 파트는 현재 북촌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임은경은 현장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리하는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용진은 다양한 의견을 북촌에 맞게 체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떤 문제가 들어와도 북촌화하여 주민과 협의해 적절한 프로그램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김범진은 사업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머물며 자리를 지켰다. 시대적 흐름이나 상황 속에서 북촌에 대한 이야기를 연결해준다. 박지영은 센터 내 유일하게 도시 공학을 전공한 도시재생 전문가로 하드웨어 중심의 계획 수립과 사업 실행을 전담해서 진행하고 있다. 조경가 매니지먼트를 꿈꾸며 회사와 대표는 동일체가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법인은 또 하나의 인격체다. 회사와 대표가 등가 관계로 매칭되는 순간 동료들이 빛을 잃을 우려가 있다. 그래서 열음에는 직급이 없다. 창립 때부터 직급 체계를 두지 않았다(물론 나이 차에 따른 구분과 예를 갖춘다). 모든 동료의 명함에는 ‘조경가’란 타이틀만 있을 뿐이다. 각 파트장들만 소장이란 직함을 달고 있을 뿐, 다른 동료들은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열음의 조경가들은 대외 업무 시 회사를 대표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책임질 권한을 갖는다. 그렇다고 경력자나 소장이 자기 업무만 하면서 방치하는 건 아니다. 권한을 주되 책임을 선배들이 분담하며 업무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한다. 직원들이 연봉만으로 설계업을 영위하는 건 회사나 개인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다. 설계는 계량이 어려운 지식 서비스 산업이므로 야근, 주말 출근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다 나은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시간을 정해놓고 일을 마무리하는 게 어려운 법이다. 그렇기에 직원 개개인의 역량 차이가 있더라도 최소한 일정 수준의 품질을 맞추기 위해 함께 스터디 하면서 해법을 마련하는 구조를 취하고 이를 보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열음을 배경으로 한 조경가 개인의 커리어 축적, 수익 배분, 방학 제도 운영이다. 열음은 정원박람회 작가나 공모전 등 개인 커리어를 쌓는 것도 장려하고 있다. 연봉 외에 노력하는 만큼 수익을 배분하는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회사 매출의 일정 수익금은 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방학은 주로 연말에 주어지며 2~3주 동안 회사와 어떤 연락도 하지 않는 휴식기를 갖게 한다. 자기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할 정도로 성장한 조경가는 각자 독자적 조직을 구축하도록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연예인의 방송 활동 외 경영 전반을 관리해주는 매니지먼트 회사 개념을 모티브로 한다. 회사가 소화하지 못하는 전문적인 역량은 다양한 전문가와 의 협업 관계를 통해 보완하며, 이를 연결하는 것 또한 열음의 역할이다. 조경을 잘 하고 싶은 사람이 조경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는 회사가 되려 한다.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을 갖고 조경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온전하게 자기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는 배경이 되어주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열음의 꿈이다. 조경 설계에 국한해 우수한 사람들을 모아놓는 게 아니라 도시, 공동체,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업무를 수행하는 조경 전문 소속사, 그게 바로 ‘열음’이다. [email protected] 조경하다 열음의 대표 조경가 윤호준은 조경 설계를 기반으로 사회를 바꾸고자 한다. 학부에서 조경을 전공하고 설계사무소에서 10년간 경력을 쌓은 뒤 제도권을 넘어 새로운 판을 만들자는 포부로 2017년 조민영과 함께 사무실을 열었다. 주민과 소통하고 공간의 조사, 설계, 시공뿐만 아니라 교육과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생활밀착형 조경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자연의 모습을 도시에 재현하는 편집자로서 사무실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직관보다 경험, 발주처보다 주민의 이야기에 귀를 더 기울인다. 예비 조경가를 발굴·육성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조경설계사무소를 키우고자 한다.
    • 윤호준 / 2022년01월 / 405
  • [모던스케이프] 도시 균열의 시작, 전차 노선이 만든 미완의 풍경
    교통에 의한 도시 경관의 균열은 19세기 말 서울에 부설된 전차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제 전차는 사라진 지 오래지만, 수백 년을 이어온 도시 경관에 전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느낀 충격은 상상하기 어렵다.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스스로 황제가 된 고종은 경운궁을 중심으로 제국의 격에 맞는 근대 도시로 전환을 시도했다.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도성 한양에 궁궐과 단묘(壇廟), 성곽을 축성하여 새로운 국가의 출발을 알렸던 것처럼, 대한제국은 황제국으로의 표상을 도시 경관에 실천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대한제국은 혁명에 의한 체제 전복으로 탄생한 국가가 아니었고, 중국에 대한 사대를 극복하려 하면서도 그들로부터 전승 받은 제도를 따르는 모순을 안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대한제국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대 도시로의 변혁을 이루어야 했기에, 전통적인 지배 구조로서의 황도(皇都)와 무역 등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근대 도시의 이중적 구조가 경운궁(지금의 덕수궁)을 기준으로 재편된다. 경운궁 동쪽에 건설된 환구단과 황궁우가 황제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면, 전차는 근대 도시로의 실천을 보여주는 시설이다. 서대문정거장(지금의 서대문역 일대)에서 시작해 황토현(지금의 광화문사거리)~종로~흥인지문을 지나 홍릉(천장 전 명성황후의 묫자리, 현재 안암동 고려대학교 부근)까지 가는 홍릉선이 먼저 개통되었다. 선로를 부설하여 전선을 놓고 발전기를 돌려 전차가 다니도록 개통한 것이 1899년 5월 4일이다. 우리보다 근대화를 먼저 시작한 일본에 견주어도 결코 늦은 것이 아니었다.1 홍릉선 외에 종로에서 용산까지 이어지는 용산선(1899년 12월 20일), 서대문정거장과 남대문정거장을 연결한 의주로선(1900년 7월 6일), 그리고 마포까지 연결된 마포선(1907년)까지 네 개의 전차 노선이 개통되었다. 각주 1.교토에서는 1895년 1월 31일, 도쿄에서는 1903년 8월 22일에 개통했다. 참고문헌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전차』, 서울책방, 2019, pp.28~35. 신경진, “[뉴스 클립] 중국 도시 이야기<4> 황제의 도시 베이징 (하)”, 「중앙일보」 2011년 2월 9일. 그림 출처 그림 1. American Street Railway, “The Electric Railway in Corea”, Street Railway Review vol. IX, 1899, p.534. 그림 2. commons.wikimedia.org/wiki/File:Travelogues;_(1908)_(17).jpg 그림 3.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전차』, 서울책방, 2019, p.16. 그림 4. www.museum.go.kr/site/main/relic/search/view?relicId=39921 *환경과조경405호(2022년 1월호)수록본 일부 박희성은 대구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한중 문인정원과 자연미의 관계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에서 건축과 도시, 역사 연구자들과 학제 간 연구를 수행하면서 근현대 조경으로 연구의 범위를 확장했다. 대표 저서로 『원림, 경계없는 자연』이 있으며, 최근에는 도시 공원과 근대 정원 아카이빙, 세계유산제도와 운영에 관한 일들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