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설계’를 기반으로 사회를 바꾸는 전문가
대학 입학 때부터 지금까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조경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었다. 비슷한 시기에 조경 공부를 시작한 이들 중 조경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경을 떠난 사람도 적지 않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전공자로서 그동안 해온 고민의 공통분모는 조경일 것이다. 그 속에서 길을 찾은 사람 혹은 찾고 있는 사람은 아직 조경 제도권에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났다. 나 또한 수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아직 조경이라는 궤도 위를 달리고 있다. 그렇다고 답을 찾은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인연과 기회를 통해 떠올리게 된 새로운 화두가 동력이 되어주고 있을 따름이다. 조경 설계 도면만 그리는 사람이 조경가일까, 이 질문은 내게 기연(機緣)과도 같다. 답을 찾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헤맨다 해도 좋을만큼.
‘조경하다 열음’(이하 열음)을 꾸린 지 5년째다. 대학에서는 설계 중심 커리큘럼으로 조경을 배웠다. 졸업 후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며 10년간 경력을 쌓았지만, 교육 과정이 조경의 영역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실무를 하다 보니 사회에는 조경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는 걸 체감했다. 하지만 제도와 구조적 문제로 손을 뻗는 데 한계가 있었다. 물론 의견을 제시하거나 활동 참여가 제한되는 건 아니다. 어느 분야나 회사에 속하지 않은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 접근한다면 말이다.
지역의 자원이나 문제를 발굴하더라도 조경업의 측면 그리고 회사에 소속된 직원으로서는 공모에 참여하거나 설계 도면을 납품하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설계를 위해 대상지를 조사하면 할수록 갑갑했다. 도면을 완성하는 일 외에도 조경학과에서 배운 역량으로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는 일이 많은데 눈을 감아야 한다는 사실이 답답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판을 만들기로.
조경가의 역할은 주어진 대상지에 대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장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래서 디자인을 넘어 여기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했다. 조경 ‘설계’를 기반으로 사회를 바꾸는 전문가, 열음이 지향하는 조경가의 모습이다.
생활밀착형 조경
코로나19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공원 녹지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생활 공간 속으로 자연을 가져올 수 있도록 도시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도시를 쾌적하게 하는 대형 공원과 녹지와 더불어 일상 속 생활밀착형 공간의 쾌적성을 높여주는 일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공간에는 선과 숫자 중심의 기존 엔지니어 방식을 넘어 커뮤니티 디자인을 통한 솔루션 제시가 요구된다. 석수골 마을정원 조성(2018),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동네정원 코디네이터(2019, 2021)는 시민의 욕구를 듣고 때로는 디자이너, 때로는 전략가가 되어 현장을 바탕으로 해법을 찾아본 경험이다. 열음은 주민들을 만나 소통하고 공간 조사, 설계, 시공뿐만 아니라 교육과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현장 중심의 ‘생활밀착형 조경’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국가 정책의 변화와 시대적 수요를 조경가가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다양한 정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국가 과제의 핵심은 지역 주민과 함께 공간을 개선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조경가는 관계를 만들고 대응하며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역량이 강하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주민 참여 공간 조성 사업에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열음의 조경가들은 소셜 디자이너로서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가지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북촌 도시 재생, 여수 농촌 재생, 강화도 어촌 재생이 그 사례다.
북촌은 개발이 아닌 보존을 선택한 주민들 덕분에 600년 역사적 자산을 지키며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세계적 명소가 된 곳이다. 하지만 최근 무분별한 상업화로 인한 정체성 훼손, 과도한 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생활 환경 침해 등의 문제가 대두됐다. 살고 싶은 마을과 머물고 싶은 동네를 위한 공존·상생의 길을 현장에 상주하며 찾고자 했다. 먼저 한옥 보존에 대한 규제로 인한 경직된 지역민의 마음을 달래고자 ‘북촌정원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부담 없이 접근하고 식물을 통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정원을 만들어 도시재생의 포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수 새뜰마을에서는 개발제한구역과 여수 국가산업단지로 인해 열악해진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잠재된 마을 자원을 발굴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 봉계동 일원의 ‘주삼지구 새뜰마을사업’을 통해 지역 내 빈집 및 노후 주택을 정비하고,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복지 지원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강화도에서 진행한 ‘어촌뉴딜사업’은 주민이 주도해 해양 경관 개선 및 경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다. 곳곳에 산재된 유휴 공간과 해양 경관을 개선하며 지역 사회 구성원과 방문객을 위한 공간 개선 활동을 전개했다. 우리의 역할을 찾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조경가의 활동 무대를 바다로 확장하는 중이다.
조경은 가진 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고품질의 차별화된 조경 공간은 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고급 주택의 정원 등 사적인 공간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오피스 빌딩이나 호텔, 상업 공간, 아파트 조경이 주로 완성도가 높은 조경 공간으로 꼽힌다. 따라서 디자인적 조형미, 고가의 자재와 식물 활용, 시공성, 식물 간의 균형과 조화로움 등은 차치하고 들어주기를 바란다.
동네에서 더 나은 조경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 주민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조경은 워낙 다양한 역할을 하기에 그 의미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근간에는 자연의 모습을 도시에 재연하는 편집자로서의 사명이 있다. 자연과 멀어진 사람의 일상으로 자연을 끌어와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도시의 누군가는 이러한혜택을 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실정이다.
정원에 공공성이 더해지면서 조경이 태동했다. 그런데 다수의 공공을 위한 공간일수록 좋은 품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적 약자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조경 공간의 품질은 더 떨어진다. 좋은 소재와 기술을 쓰고 인력을 많이 투입하면 품질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자본력을 가진 클라이언트만 좋은 조경 공간을 가질 수 있다면 과거 귀족에게만 허락된 정원(loyal garden)과 다를 게 없다. 다수의 공공을 위한 공간일수록 좋은 품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회적으로 경제 자본과 멀어지면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권리도 제한되는 것인가.
예산 분배는 정책가의 역할이니 접어두고 조경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조경가의 손길을 원하는 곳이 있다면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도 일단 뛰어들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자격을 갖추어 판을 만들자는 전략을 세웠다.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디자인이나 재료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변화의 체감률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 지금까지 조경가는 주민들이 원하는 걸 듣고 설계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자체 진단과 직관에 의한 설계 결과물을 공청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다. 조경가는 일을 마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남아서 공간을 누리는 사람들은 주민이란 점을 종종 잊어버린다. 꾸준하게 마을과 연을 맺고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이를 잊지 않기 위함이다.
누구나 집 앞에서 고급 정원을 향유할 수는 없겠지만, 보다 나은 공간에서 쾌적함을 누리는 일에는 공평하면서 보편적인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돈이 되는 고급형 조경이 아닌 누구나 누릴 있는 녹색 복지로서 보급형 조경에도 관심을 갖고 힘을 쏟아야 한다. 이게 조경의 공공성이 아닐까. 자연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으면 도시에 영양 결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핍은 결국 사회 문제로 이어지니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 열음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아이들의 일상에 자연을 놓아주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소외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가졌다. 학교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보다 효율적인 통제를 목적으로 설계됐다. 주인인 학생을 위한 공간이 어디에도 없는 모순적인 구조다. 교육부도 이를 인지하고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라는 학교 공간 혁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공간에 대한 접근은 크게 변한 게 없었다.
특히 운동장은 일상에서 자연을 접하고 숲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공간인데도 대부분 방치되어 있다. ‘생태 숲 미래학교’는 경기미래교육 핵심 과제 5가지 중 하나다. 우리는 2개 학교(김포 고창초등학교, 부천 송내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생태적 가치와 감수성을 일깨워주고 기후 변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외부 공간 조성이 목표였다. 그 과정을 통해 조경가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경기도 교육청은 학교 공간 혁신을 위한 공간 전문가를 촉진자로 위촉하고 건축·도시·조경 전문가가 참여할 길을 열어놨으나 조경 분야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업적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점과 기존과 접근 방식이 다른 생소한 프로젝트인 점이 이유인 것 같다. 촉진자 선정에 참여한 40여 명의 전문가 그룹 중 조경가 그룹은 열음이 유일했다. 학교는 미래 세대가 자라는 공간이고 전국의 학교 개수를 고려하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잠재적 탄소 흡수원이자 환경 교육 거점으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참여 계기였다. 이후 조경 분야가 참여할 길을 열어두기 위한 교두보 역할만 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였다.
학생들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학교에선 교실 말고는 딱히 갈 곳이 없으니 쉬는 날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산과 바다와 같이 먼 곳으로 바캉스를 떠난다. 완벽한 스트레스 해소는 어려울지라도 일상에서 잠깐이라도 자연을 마주하며 힐링하는 경험은 스트레스 총량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소생물 서식처 기능까지 고려한다면 사람과 야생 동물이 공존하는 지역의 생태적인 거점으로 거듭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3년의 시간, 12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면서 생활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특히 부천 송내고등학교에서는 교내 환경 교과목 교사와 합을 맞추면서 소프트웨어와 어우러진 공간 조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기존 환경 교육은 학교 바깥의 녹지를 간헐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정도였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들과 심도 있는 상의를 통해 교육 과정과 연계한 AI 교육 등의 학습 공간을 계획했다. 음악회나 독서와 같은 공간 경험을 넘어 진로 탐색과 연계할 수 있는 모델로 서 숲을 제안했다. 교직원과 학생들 모두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진행 과정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처음에는 일부 위요된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과업이었으나 또 하나의 위요 공간부터 필로티, 건물 틈새 중층, 옥상 등 내외부를 관통하는 하나의 녹지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하여 추가로 예산을 받아 과업을 수행하게 됐다. 학생들과 함께 도출한 생각을 설계로 구현했지만 공사는 가격 입찰로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의 손을 벗어나 의도가 온전하게 전해지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정식 공사 감리는 아니지만 디자인 감리 제도를 통해 시공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소재 선택부터 디자인 디테일 조정 등 여러 부분에 관여했다. 프로젝트 성과에 100%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학생들이 빗물, 숲, 옥상, 실내 등 여러 가지 유형의 정원을 일상의 일부인 학교에서 체험할 수 있게 된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조경하다 열음’의 구성원
현재 열음은 경영 관리, 설계와 엔지니어링, 공동체 등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조민영 소장이 경영 관리 총괄로 회사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고, 윤호준 소장은 설계 및 엔지니어링, 김도훈 소장이 공동체 파트 총괄이다.
엔지니어링 파트 행동대장 이병우는 온갖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건 식재다. 설계부터 시공, 활착 후 모니터링까지 본인 머리에서 현장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걸 좋아한다. 식재와 관련된 부분에선 회사 내 ‘원 톱’이다. 이외에도 각종 설계가 실제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게끔 관리한다.
신혜지는 기획과 구상을 실시설계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장하니는 내역을 담당하면서 다른 직원들이 의욕으로 채운 도면을 현실과 연결시키는 데 주력한다. 김윤은 사회초년생이지만 기복이 없고 뚝심이 강해 선배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준다. 그래픽 기술을 특화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공동체 파트는 현재 북촌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임은경은 현장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리하는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용진은 다양한 의견을 북촌에 맞게 체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떤 문제가 들어와도 북촌화하여 주민과 협의해 적절한 프로그램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김범진은 사업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머물며 자리를 지켰다. 시대적 흐름이나 상황 속에서 북촌에 대한 이야기를 연결해준다. 박지영은 센터 내 유일하게 도시 공학을 전공한 도시재생 전문가로 하드웨어 중심의 계획 수립과 사업 실행을 전담해서 진행하고 있다.
조경가 매니지먼트를 꿈꾸며
회사와 대표는 동일체가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법인은 또 하나의 인격체다. 회사와 대표가 등가 관계로 매칭되는 순간 동료들이 빛을 잃을 우려가 있다. 그래서 열음에는 직급이 없다. 창립 때부터 직급 체계를 두지 않았다(물론 나이 차에 따른 구분과 예를 갖춘다). 모든 동료의 명함에는 ‘조경가’란 타이틀만 있을 뿐이다. 각 파트장들만 소장이란 직함을 달고 있을 뿐, 다른 동료들은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열음의 조경가들은 대외 업무 시 회사를 대표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책임질 권한을 갖는다. 그렇다고 경력자나 소장이 자기 업무만 하면서 방치하는 건 아니다.
권한을 주되 책임을 선배들이 분담하며 업무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한다. 직원들이 연봉만으로 설계업을 영위하는 건 회사나 개인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다. 설계는 계량이 어려운 지식 서비스 산업이므로 야근, 주말 출근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다 나은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시간을 정해놓고 일을 마무리하는 게 어려운 법이다. 그렇기에 직원 개개인의 역량 차이가 있더라도 최소한 일정 수준의 품질을 맞추기 위해 함께 스터디 하면서 해법을 마련하는 구조를 취하고 이를 보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열음을 배경으로 한 조경가 개인의 커리어 축적, 수익 배분, 방학 제도 운영이다.
열음은 정원박람회 작가나 공모전 등 개인 커리어를 쌓는 것도 장려하고 있다. 연봉 외에 노력하는 만큼 수익을 배분하는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회사 매출의 일정 수익금은 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방학은 주로 연말에 주어지며 2~3주 동안 회사와 어떤 연락도 하지 않는 휴식기를 갖게 한다. 자기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할 정도로 성장한 조경가는 각자 독자적 조직을 구축하도록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연예인의 방송 활동 외 경영 전반을 관리해주는 매니지먼트 회사 개념을 모티브로 한다. 회사가 소화하지 못하는 전문적인 역량은 다양한 전문가와 의 협업 관계를 통해 보완하며, 이를 연결하는 것 또한 열음의 역할이다. 조경을 잘 하고 싶은 사람이 조경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는 회사가 되려 한다.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을 갖고 조경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온전하게 자기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는 배경이 되어주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열음의 꿈이다. 조경 설계에 국한해 우수한 사람들을 모아놓는 게 아니라 도시, 공동체,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업무를 수행하는 조경 전문 소속사, 그게 바로 ‘열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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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하다 열음의 대표 조경가 윤호준은 조경 설계를 기반으로 사회를 바꾸고자 한다. 학부에서 조경을 전공하고 설계사무소에서 10년간 경력을 쌓은 뒤 제도권을 넘어 새로운 판을 만들자는 포부로 2017년 조민영과 함께 사무실을 열었다. 주민과 소통하고 공간의 조사, 설계, 시공뿐만 아니라 교육과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생활밀착형 조경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자연의 모습을 도시에 재현하는 편집자로서 사무실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직관보다 경험, 발주처보다 주민의 이야기에 귀를 더 기울인다. 예비 조경가를 발굴·육성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조경설계사무소를 키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