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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BUILD BY DESIGN Hurricane Sandy Regional Planning and Design Competition
    물과 공존하는도시를 향한‘신중한’ 도전 2012년 10월 대서양에서 발생한 샌디Sandy는 카리브해 지역에서부터 미국을 거쳐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북미 대륙 동부의 광범위한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초대형 허리케인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했으며,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650억 달러의 복구 비용이 들어간 샌디는 세계 제1의 도시라는 뉴욕을 비롯한 미 북동부 대도시권의 재해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그 심각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직접적인 침수 피해는 물론 대중교통, 전기, 가스 공급의 중단, 주식 시장 폐쇄 등 기본적인 도시 기능이 장시간 완전히 마비되는 상황을 맞은 이 지역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만큼 기간 시설의 정비 수준이 지역의 세계적 위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즉각적인 피해 복구와 재건의 시급함 속에서도 장기적이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로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의 성숙함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수변 공간은 인류가 처음 도시를 세운 원초적 지리 조건이기도 하지만, 현대 도시에서도 여전히 그 매력과 중요성을 잃지 않고 있다. 특히 샌디의 피해 지역인 미 북동부 해안 지역은 해수면 상승과 기상 이변에 의한 재해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도시적 가치를 지닌 곳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리빌드 바이 디자인Rebuild by Design’ 설계공모는 단순한 허리케인 재건사업이 아니라, 물과 도시의 삶이 공존하기 위한 혁신적인 해법을 도출하고자 하는 미국 사회의, 그리고 현대 도시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적 해법은 무엇보다 혁신적인 공모로부터 출발한다. ‘리빌드 바이 디자인’은 이미 정해진 사이트와 프로그램을 주고 참가자들 각자가 만든 제안 중에 가장 나은 안을 뽑는, 그런 일반적인 설계공모의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모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은 스스로 사이트와 이슈를 찾아 그 중요성을 증명해야 한다. 달리 말해 ‘리빌드 바이 디자인’은 프로젝트 자체를 만드는 설계공모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모의 주최 측은 구경꾼이 아니라 공모 참가자와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넓은 의미의 공모 참여자로서, 각 단계별로 최고 수준의 전문가와 관련된 권한을 가진 정부 기관이 함께 한다. ‘리빌드 바이 디자인’이 그 결과를 내기도 전에 CNN이 선정한 2013년 최고의 아이디어에 이름을 올린 것도 바로 그러한 ‘과정’ 자체의 혁신을 인정받고 있음을 말해 준다. 또한 ‘리빌드 바이 디자인’이 재건 프로젝트를 통해 기상 재해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수해 위협을 완벽하게 차단하겠다고 공언했다면, 그것은 오만한 착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리빌드 바이 디자인’은 현실적이고도 겸손한 지혜를 보여주었다. 앞으로의 기상 이변이 현대 도시 문명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을 전제하고, 그로 인한 재난 상황으로부터 도시의 회복 능력, 즉 ‘회복탄력성resiliency’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미국의 ‘국가 재난 복구 프레임The National Disaster Recovery Framework’에서 정의하는 ‘회복탄력성’이란위험 요소 경감 및 토지이용 계획 전략, 중요 기간 시설 및 환경·문화 자원의 보호, 건조 환경을 재구축하고 경제·사회·자연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지속 가능한 실행을 말한다. 이러한 포괄적 개념의 회복탄력성은 설계공모의 전 과정을 관통하며 모든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기본 가치를 이루고 있다. 새로운 형식의 다단계 설계공모 ‘리빌드 바이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총 4단계로 이루어진 ‘복잡한’ 공모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1단계에서 참여 전문가의 구성 및 역량과 간략한 제안서를 바탕으로 5~10개 팀을 선정하며, 리서치와 프로젝트 발굴에 집중하는 2단계를 통해 각 팀별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결정한다. 3단계를 통해각 팀의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복수의 최종 프로젝트를 확정하며 4단계는 계획의 실행 단계이다. 이 글에서 소개할 6개의 최종안은 3단계의 결과물에 해당한다. 물론 단순히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한 것이 ‘리빌드 바이 디자인’이 이룬 혁신은 아니다. 참가팀들이 각기 독립적인 안을 발전시켜 경쟁하는 일반적인 설계공모가 최종 결과물만을 우리에게 던진다면, ‘리빌드 바이 디자인’은 결과물뿐만 아니라 공모의 전 과정에서 이루어진 모든 논의와 경험을 공공의 지식, 공공의 성취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같은 공모 과정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보다 각 팀들이 단순한 경쟁 구도1에서 벗어나 각자가 수행한 지역에 대한 분석과 그로부터 도출한 중요한 아이디어를 다른 모든 이들과 공유함으로써 지역 전체를 위한 더 나은 해법을 찾아내려는 공통의 목적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즉 공모 과정에서 생산된 모든 지적 결과물은 어느 팀에 제한적으로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으로 활용된다는 의미다. 특히 2단계인 리서치 과정은 지역 전문가 및 지역 사회와 더불어 지역의 조건을 충실히 이해하고 디자인 대상지와 이슈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 목표이지만, 동시에 기후 변화와 기상 재해라는 세계 공통의 문제에 대한 연구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공공의 지식’을 축적한다는 ‘미국적’ 스케일에 쓴웃음이 나면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지함이 있다. 리서치 결과물이 어느 시점에서 완결된 책자 형태의 보고서가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더해갈 수 있도록 웹사이트(www.rebuildbydesign.org)라는 열린 형식을 취한다는 설명에 수긍이 가는 이유다. 또한 최종적인 제안의 현실적 토대가 되는 리서치 과정에서 뉴욕대학교 공공지식연구소 등 관계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설계공모 팀의 지역에 대한 이해를 돕는 등, 리서치의 내실을 채우고 있으며,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객관적 검증의 기회도 거치게 된다. 이렇게 해서 2단계 리서치는 어떤 것이 중요하게 고려할 취약점인지, 그리고 그 해결을 위한 기본 방향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참가팀 모두가 공유하는 출발점을 제공한다. 동시에 지역 사회의 지역에 대한 객관적 이해도를 높여 설계공모를 통해 도출된 해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부차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2단계와 3단계에 참여하는 공모 팀들은 각 단계별로 연구와 작업에 대한 대가로 각각 1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물론 이 금액이 참여 인력과 미국의 통상적 용역비를 고려할 때 충분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공모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전문가로서의 활동과 도출된 지적 결과물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리빌드 바이 디자인’ 과정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이 상당 부분 록펠러 재단의 기부로 충당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BIG U BIG Team Living with the Bay Interboro Partners New Meadowlands MIT CAU + ZUS + URBANISTEN Resist, Delay, Store, Discharge OMA Hunts Point Lifelines PennDesign + OLIN Living Breakwaters SCAPE / LANDSCAPE ARCHITECTURE
    • 김정은, 조한결, 양다빈 / 2014년08월 /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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