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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조경의 오늘을 진단하다(4)-지상좌담: 조경시공분야의 현재와 미래
    Present and Future of Landscape Construction Field 한국에 조경이 도입된 지 이제 40년이 되었다. 사람의 나이로는 불혹(不惑)이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論語, 爲政篇)에서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보면서 삼십이립(三十而立), 서른에 삶의 기초를 세우고,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 즉 마흔이 되어 남의 의견에 현혹되지 않고 정진한다는 뜻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조경분야도 든든한 기초 위에 전문적 영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나아갈 시기이다.지금까지 조경분야의 발전을 보면 순조롭게 급성장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IMF 위기 등의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일부에서는 조경분야의 위기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지만 올림픽게임, 신도시 개발 사업, 주택경기 활성화 등은 조경분야의 외형적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빨리 자라는 속성수(速成樹)는 목질이 무르고 급속한 경제성장이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는 것처럼 급성장은 후유증을 동반하게 된다. 요즘 조경분야의 모습은 심상치 않다. 따지고 보면 예고된 문제들이고 우리는 막연한 낙관론에 빠져 있었다. 외형적 성장에 도취하여 조경의 전문성을 높이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데 게을리 하였다.2010년대 들어서면서 주택건설 경기 침체 및 공공부문 공사 발주 감소로 인해 불경기를 겪고 있으며, 지금 닥친 불경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그동안의 거품이 꺼져가는 고통스럽지만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설령 주택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지라도 과거와 같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난 건축, 산림, 산업디자인 등 인접분야의 공격(?)으로 조경의 영역이 공공환경, 도시림, 공공디자인 등으로 잠식되고 있다. 불경기와 인접분야의 공격적 영역 침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다시 조경이 무언가라고 묻고 싶다.
  • 한국조경의 오늘을 진단하다(4)-지상좌담: 새로운 조경의 시대로…
    To the Era of the New Landscape Architecture 요즘 경제가 정말 안 좋긴 한가보다. 모두들 만나기만 하면 불경기 이야기다. 조경분야도 마찬가지다, 일이 없다, 돈이 안돈다, 먹고 살 일이 막막하다, IMF 때보다 더 힘들다, 직원들을 대부분 정리했다, 조경으로는 힘드니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 등등 모두들 하나같이 너무 힘들다는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토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는 비단 조경분야만의 문제가 아니고 건설분야 전반의 문제임에도 왜 유독 조경분야만 그리 읍소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 조경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조경분야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위기에 봉착해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 조경의 위기와 대안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꾸준히 논의되어야만 하는 필연적인 문제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바뀌면서 조경분야 또한 그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작금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번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것 같다. 올 상반기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012년 건설경기 전망과 업계의 대응계획’을 보면 응답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5.4%가 올해 건설경기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경영여건은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이란 응답이 63.0% 나왔으며 이에 대한 이유로 65.7%가 일감부족을 꼽았고, 자금조달 애로와 원자재 상승 등 비용증가를 지적했다. 건설경기 회복시기에 대해서는 ‘언제 풀릴지 기약 없다’는 답변이 41.9%로 가장 많아 미래가 불투명하며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 조경은 건설분야에 속해 있기 때문에 조경의 위기도 건설경기에 의해 많이 좌우되고 있다. 그렇지만 IMF 위기 때에도 조경만큼은 나름 호황기를 누리면서 오히려 분야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조경에 일감이 늘다보니 업체도 늘고 조경기술자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렇지만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건설경기 침체의 여파는 호황을 누리던 조경계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계획이나 설계분야의 일감은 물론 시공분야의 일감마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조경이 생긴 이후 최대의 위기로 인식될 만큼 심각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들은 경비절감 및 인력축소 등의 허리띠 졸라매기 방식으로 어렵사리 버텨오고 있지만 수주난 및 자금난의 가중으로 사업을 접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 한국조경의 오늘을 진단하다(4)-지상좌담: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For the Future of Our 격세지감이라고 할까? 참으로 긴 터널을 빠져 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월간 <환경과조경> 창립 30주년이라…영겁으로 보면 찰나조차 되지 않는 보잘 것 없는 시간이겠지만 30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그 수많은 세월을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 오면서 조경분야의 대변인 역할을 해 온 월간 <환경과조경>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필자는 K-water한국수자원공사에서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시공업체인 미류개발주식회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지 10개월 차 밖에 되지 않는 풋내기다. 한국조경의 오늘을 진단함에 있어 감히 시공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 간절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여 펜을 들긴 했으나 막상 생각을 정리하려니 역시 만만하지가 않다. 그래서 굳이 시공분야만을 놓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정리해 볼까 한다. 앞서 3040 집담회, 지상좌담, 해외 한인 조경가들의 SNS 토론에서 한국조경의 현실에 대해 많은 유익한 이야기들이 다루어졌고, 조경분야의 미래를 위한 많은 이야기들에서 걱정과 희망이 뒤섞여 있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10년 전, 20년 전에 논의된 것이 현재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그러나 필자는 생각을 달리한다. 분명 그때의 이슈와 오늘의 이슈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그 내용면에서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고 그 위상 또한 과거와는 비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던 것처럼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서 대비만 잘 한다면 그렇게 비관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 한국조경의 오늘을 진단하다(4)-지상좌담: 조경회고전망
    Retrospect and Prospects of Landscape Architecture 현실 1. 풍요에서 빈곤으로…내가 졸업했던 1980년대 중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취업난이 있었다. 중동 특수라는 분위기에 휩싸여 외화벌이를 하러 갔던 선배들이 귀국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었고, 아직은 이렇다 할 조경업체가 없어 이중고를 겪어야 했었다. 자격증을 취업증으로 알아 4학년을 끝낼 즈음에는 꽤나 많은 학생들이 자격증을 2~3개쯤 가지고 있었지만, 취업으로 연결되는 것은 거의 없었다. 나와 같이 졸업을 한 사람들 중에 지금은 엔지니어링 회사의 부사장으로 있는 한 사람이 이 분야로 진출한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점은 당시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짐작케 할 것이다. 게다가 당시에 자격증이 없었고, 지금도 없는데…그때는 아직 시작을 하지 않았던 시기였고, 지금은 시작했다가 쪼그라들었다는 점에서 보면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 당시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하나 있다. 내게는 전력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어느 날 그 친구에게 독일인 기자가 찾아왔었단다. 그 기자는 만일 경부고속도로를 자신의 국가에서 건설했다면 아직도 만들고 있을 거라고 했단다. 기초를 착실하게 만들다보니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고, 그래서 아직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거라는 의외의 생각이었다. 이 도로는 지금도 계속적인 땜질을 하고 있고 구간 전체를 바꾸는 공사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기자는 이 도로로 인해 다른 분야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효과를 낳았고, 이것이 경제발전의 보이지 않는 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했던 것이다. 지금의 청계천에는 복개도로도 고가도로도 없다. 그렇지만 1970년대의 사람들에게 그것들은 경제발전의 상징이었고 최고의 기능을 가진 시설이었다. 비록 당시에는 이렇다 할 업체군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았으나 조경분야 역시 그 속도전의 대열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시공과 설계를 동시에 시행하고, 심지어는 설계 없는 시공도 빈번하게 시행되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건설이라는 시장 속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했을 것이다. 속도전은 많은 양을 단기간에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질을 생각할 수 없는 양적 충족의 시대에 필요한 개념인 것이다. 취업자리가 부족하기는 했으나 조경업이 번성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던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던 상황이 2000년을 지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였고, 2010년을 전후로 해서는 공동주거단지를 비롯한 각종사업으로 인하여 끝이 없을 듯했던 화수분의 시대가 되었다. 창업을 하기만 하면 돈이 되었다고 하니 보통 화수분이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화수분이었다. 속도전과 화수분이 만났으니 그 시장은 더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된다. 산지를 개발하여 농공단지를 계획했던 어느 지방에서 산주에게 50여 명의 조폭들이 돈이 된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왔었단다. 그곳에 있던 소나무를 사들이기 위해서였다니, 조경이라는 분야가 가히 황금알을 낳는 화수분이었던 것임에 틀림이 없었던 듯하다. 지금은 어떤가? 화수분이 깨진 지는 꽤나 된 듯하고, 덕분에 속도는 전혀 필요 없어 보인다. 거의 모든 설계업의 한 시절을 풍요의 호수로 만들어 주었던 공동주택시장이 물고기조차 퍼덕거리는 다 써버린 저수지가 되었다. 당연히 이에 동승하였던 우리 역시 명절 전날 밤 바닥난 쌀독을 앞에 놓고 있는 종갓집 며느리 신세가 된 듯하다. 어떻게 하면 갈라진 저수지에 물을 넣고 바닥난 쌀독을 채울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 한국조경의 오늘을 진단하다(4)-지상좌담: 조경은 녹색복지와 녹색서비스의 기반이다
    Landscape Architecture is Based on Green welfare and Green Services “이제 조경은 단순히 단어적 의미인 ‘조경(造景)’, 즉 경관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의 다양한 물리적·사회적 문제와 인문학적·자연과학적 문제를 복합적으로 해결하는 종합적인 설계과정이라고 봅니다.” ‘제9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대상에 선정된 경희대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팀(오지운, 이영미, 최소현)의 말이다. 조경을 진단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사회가 워낙 급변하기도 하지만 문제들이 중첩적이기도 하고 예상하기 어려운 변화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진단을 정확하고 치밀하게 해야 효과적인 처방전을 작성할 수 있는데 날카롭지 못한 진단과 처방 정도로 글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대해 독자의 양해를 구한다. 2012년 12월은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정치적 선택의 중요한 시기이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미국 대선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정치, 경제, 사회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조경분야도 전환기의 변곡점에 맞닿아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고, 전반적으로 치유가 필요하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높은 자살률과 저출산, 학교폭력, 성범죄, 청년실업 등으로 우리의 삶이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살률은 얼마나 삶이 힘든가, 출산율은 미래가 어떤지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는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지표들이다. 돌파구가 필요하고 사회 전반적인 치유를 위한 처방전이 요구된다. 경제상황이 어려운 것 또한 우리를 힘들게 한다. 저성장의 지속이 예견되고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던 세계경제도 동력을 잃고 있다. 사실 최근 예측되고 벌어지는 사회경제적 상황을 보면, 조경분야의 앞길을 보랏빛으로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라는, 경험해 보지 않았던 늙어가는 모습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지방세수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은 특단의 조치와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어려워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급속한 고령사회 진입과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함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인구역전현상 발생 등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동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총부양비 증가와 노동인구 감소에 따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지방재정의 악화는 조경산업의 위축을 초래하고 신규 조성사업의 물량감소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그래서 전반적인 사회분위기가 개발과 조성의 토건시대에서 복지와 문화의 시대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조경이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고 새로운 업역을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변화는 쉽지 않다. 익숙함이 변화의 반대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변화하는데 있어서 장애물이기도 하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 그리고 가지고 있던 것을 버려야 새로 채울 수 있다는 변화의 아픔을 우리는 겪어야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