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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들
    조경의 테두리 안에서 의미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찾는 편집자의 발걸음은 늘 사람과 공간 사이를 떠돈다. 특집을 기획하고, 취재를 다녀오고, 필자를 독촉하고, 늦은 밤까지 기사를 편집하고, 교정지와 눈싸움을 하다보면 어느새 달이 바뀌어 있다. 한 달 혹은 그보다 오랜 시간을 쏟아 만든 잡지 한 권에는 독자를 위해 세심히 선별한 다양한 이야기가 실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주 사적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잡지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편집자의 취향과 사유가 은근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만든 사람만 아는 크고 작은 의미가 종이 묶음 사이사이 숨겨져 있다. 『환경과조경』을 거쳐 간 편집자를 초대하는 기획은 오래전부터 편집회의에 오르내린 소재다. 마땅한 특집 아이디어가 없을 때, 잡지가 기념할 만한 숫자를 관통할 때마다 소환했다가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서랍 속에 봉인하기를 거듭했다. 올 8월 발간될 통권 400호를 기념해, 천천히 오랜 시간 살을 붙여 완성한 이 기획을 지면에 올린다. 이제 새로운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섯 명의 OB 에디터를 초청했다. 『환경과조경』에 실린 작품과 특집, 연재, 독특한 꼭지를 편집자의 시점으로 다시 살피며 당시 조경 분야의 이슈와 경향, 잡지의 변천사는 물론 편집자들의 일상과 고민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원고를 청탁하며 던졌던 질문을 독자 여러분에게도 건네고 싶다. “당신에게 『환경과조경』은 어떤 잡지였으며, 조경이란 무슨 의미였나요?” 진행 김모아, 윤정훈 디자인 팽선민
    • 편집부 / 2021년05월 / 397
  • [편집자들] 그때는 맞고 지금은 다르다
    주제의 변주 얼마 전 지금 몸담은 『SPACE』의 1980년대 기사들을 찬찬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30~40년의 시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주장들은 ―예를 들어 설계공모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좌담의 내용은― 지금 기사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도 했다.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반복되는 이슈에서는, 다루는 방향이나 동반되는 키워드에 따라 그사이 우리 사회와 분야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었다.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처럼 동일한 하루(이슈)를 반복하지만, 조금씩 다른 선택과 행동으로 다른 결과로 나아가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이번 기회에 2014년 1월호부터 2018년 5월호까지 『환경과조경』에서 내가 참여했던 특집들을떠올려보자니, 마지막 특집 ‘따로 또 같이, 느슨한 연대를 실천하다’(2018년 5월호)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특집 기획서는 “다른 방식의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분야를 넘나들며 연대하지만 개인은 존중하는 소위 ‘젊은’ 조경가들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소개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지금 보니 2016년 5월호의 특집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은 이 특집을 예비하기 위한 기획이 된 셈이다.) 이런 종류의 기획은 분야의 떠오르는 주자들을 소개하고 경향을 읽어내려는 전문지의 고전적 아이템이다. 그리고 그때 갈무리한 새로운 세대의 특성은 비단 젊은 조경가와 그들이 만드는 조직만의 것은 아니었다. 건축 전문지인 『SPACE』의 특집 ‘1980년대생 건축가 그룹이 나타나다’(2018년 11월호), 그리고 ‘모여서, 건축을, 말하다: 이 시대의 건축 플랫폼’(2020년 11월호)을 진행하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건축인들 역시 느슨하게 연대하며 업역을 다양화하려는 경향을 보며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자전거 출근기 2.0 좀 더 개인적인 관심사와 연관된 특집이라면, ‘자전거 타고 싶은 도시’(2015년 4월호)를 꼽고 싶다. 이 기획은 자동차 위주의 교통 패러다임에 대한 반성, 해외의 자전거 인프라 소개, 레저에서 일상으로 확산되는 자전거 문화 조명 등 자전거와 연관된 다양한 스펙트럼을 담기 위해 마련되었다. 그러나 이 지면에 대한 사사로운 애정은 아이템의 최초 제안자였던 조한결 기자의 “서울 자전거 출근기”에서 비롯한다. 그때 조 기자는 홍대 인근의 집에서 방배동의 회사까지 대략 13km의 거리를 자전거로 출근하는 체험기를 썼는데, 그의 필력을 믿고 리얼리티와 재미를 위해 체험을 부추겼던 기억이 생생하다.(후략) *환경과조경397호(2021년 5월호)수록본 일부 김정은은 건축과 조경을 공부했다. 『건축인(POAR)』, 『SPACE(공간)』, 『건축리포트 와이드(WIDE AR)』, 『환경과조경』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SPACE』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건축과 도시, 조경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금 여기’의 건축 문화를 기록하고, 전문가와대중 사이의 접점을 모색하며 저널리즘의 지평을 넓히는데 관심이있다.
  • [편집자들] 기록, 매체의 힘
    봄을 알리는 꽃망울이 터지던 어느 날, 편집부 재직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특집을 회상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여전히 남들보다 이른 한 달을 살고 있는 편집자의 목소리는 한동안 놓았던 글쓰기에 대한 부담보다 반가움으로 다가왔고, 선뜻 수락한 책임은 원고에 대한 불안과 마감 임박에 배가된 부담감이 되어 나를 짓누르고 있다. 이 불안은 다음 호가 출간될 때까지 내 주변을 배회하겠지. 잊고 있었던 편집부에서의 기억들. 통권 300호(2013년 4월호)를 만들며 500호도 내 손으로 만들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졌던 것도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영원히 글쟁이일 줄 알았던 나는 그 사이 다양한 시공간을 지나 조경 식재 전문 면허를 취득하고 뿌리는 같지만 결이 다른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 펜을 놓고 삽을 들었지만 내게 『환경과조경』은 열정 가득한 나의 청춘이고, 아련하고 애틋한 고향이다. 대학 시절 학생기자 제도인 통신원을 시작으로 편집부 기자, 편집장, 임원으로 마무리할 때까지 『환경과조경』을 통해 생성된 무수히 많은 관계 속에서 성장하여 지금의 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완의 특집 주제, 용산공원 재직 기간 참여한 잡지를 꼽아보니 통권 146호(2000년 6월호)부터 326호(2015년 6월호)까지 총 181권이다. 15년, 강산이 한 번 반은 바뀌었을 시간이니 기억에 남는 특집은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매호 콘텐츠의 중심이 될 특집을 기획하면서 시사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며 회의를 했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필자를 발굴하고 원고를 청탁하며 남들보다 앞선 시간을 살았다. 인문학적 감성이 담긴 신선한 구성이라 회자되었던 ‘열 개의 공간, 다섯 가지 시선’(2005년 1월호), 의외로 뜨거운 감자가 되어 매체의 역할에 한층 신중해진 계기가 된 ‘모방과 창조, 그 경계에서’(2006년 10월호)가 기억에 남는다. 선유도공원, 월드컵공원, 서울시청 앞 광장, 서울숲, 청계천, 북서울꿈의숲 등 대형 프로젝트를 다룬 특집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특집 주제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기고나 논의의 반복 빈도도 제일 높았으며, 최근까지도 놓을 수 없는 주제인 용산공원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후략) *환경과조경397호(2021년 5월호)수록본 일부 백정희는 조경을 전공한 자칭 조경 중독자다. 비전힐스CC, 인천국제공항 등의 조경 현장에서 일하다 2000년 환경과조경에 입사해2015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예건에서 디자인연구소장 및 본부장으로 재직했으며, 2020년 조경공사업 면허를 내고 가든스토리를 설립했다. 조경건설업을 기초로 한 가든 인포테인먼트 전문 회사를꿈꾸고 있다.
  • [편집자들] 응답하라 2006~2013
    "저 잠깐만요. 지금 원고 써달라고 전화한 거 맞죠?” 『환경과조경』이 곧 400호를 맞는다며 전화를 건 기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감이 왔다. 낯선 이와 통화하는 어색함을 과장된 어조와 다소 들뜬 억양으로 무마하고, (이왕이면 한 번에 성공하면 좋을) ‘부탁’이란 걸 할 때의 부담과 초조를 적당한 넉살로 이겨내야 하는 순간! 익숙한 느낌에 원고 청탁 전화라는 걸 금세 눈치채고 말았다. 특집 제목과 기획 의도를 듣고 나니 의아했다. 그 내용과 형식이 요즘 『환경과조경』이 보여주고 있는 기조와 사뭇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어차피 다 정해놓고 하는 청탁이라는 걸 잘 알기에 일단 원고를 쓰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더 부담이 되었다. 특히 내가 근무했던 2000년대 초반은 조경 분야는 물론 『환경과조경』 자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던 시기인지라 이 변화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점점 고민이 되었다. 자칫 ‘라떼는 말이야’하는 고루한 회고로 흘러갈 수도 있기에 글의 형식을 정하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원고 청탁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스스로를 인터뷰하는 글이다. 400호를 기념하기 위한 특집이니 혼자서라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북 치고 장구 치는 잔치를 벌여보고자 한다. 이번 특집의 의도는 예전 『환경과조경』 편집자의 시선으로 당시의 지면을 다시 살펴보는 데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기사를 꼽는다면? 재직 시절 나는 자칭 수상작 전문 기자였다. 글을 쓰기보다 설계공모 당선작의 패널이나 보고서를 보는 일이 더 잦았고, 이를 잡지에 싣기 위해 워드프로세서보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한마디로 취재 기자보다는 편집 기자에 가까웠는데, 그렇다고 취재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작품 중에서 꼽아본다면 ‘광화문광장’이 떠오른다. 지리적 맥락이 워낙 중요하기도 하고, 특집(‘광화문광장과 세종로’, 2008년 2월호)을 통해 아이디어 공모(광화문광장 조성사업 아이디어 현상공모)부터 최종 설계안(광화문광장 조성사업 당선작)까지 편집해 소개했으며 이후 완공작을 직접 취재해(‘광화문광장’, 2009년 9월호)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 작품을 좀 더 심도 있게 다뤄보고자 개최한 집담회(‘광화문광장 집담회’, 2009년 9월호)는 당시 편집부 나름의 새로운 시도였다. (후략)
  • [편집자들] 100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 속으로
    수화기 너머로 윤정훈 기자가 원고 청탁의 운도 떼기 전에 이번 원고는 무조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환경과조경에 다닐 때부터 OB 에디터 특집은 남기준 편집장이 종종 비장의 카드로 만지작거리던 회심의 한 방이었다. 이 이야기가 나오면 매달 특집 이슈를 발굴해내느라 지쳐 있던 편집부 풍경에도 화색이 돌았다. 환경과조경을 거쳐간 전설(?) 같은 에디터 중에 누구를 섭외할지 웃음꽃을 피우며 한창 이야기 하다가도, 언젠가 맞이할 400호 특집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기획을 접곤 했다. 메마른 편집 회의의 분위기를 생각만으로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던 특집에 섭외되다니 반갑고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기대와 초조가 반쯤 뒤섞인 마음으로 메일함을 열던 에디터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 시절 나를 가장 설레게 한 연재 두 꼭지를 꼽았다. 100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사 고정희 박사의 ‘100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사’(2014년 1월호~2016년 12월호)는 국어국문학를 전공해 조경에 무지했던 나를 조경 전문 잡지 에디터로서 성장하게 해준 연재다. ‘100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사’는 특히 대학생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필자의 재치 있는 입담과 해박한 지식을 따라가다 보면, 나같이 조경에 입문하는 사람도 조경이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어떻게 오늘날에 이르게 됐는지, 그리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읽는 재미가 있었다. 고정희 박사는 이야기를 ‘이야기답게’ 만드는 탁월한 구성력을 갖춘 이야기꾼이었다. 그는 100장면의 제목과 주제를 미리 기획하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얼마나 치밀하게 이야기를 구성했는지 장장 3년에 걸쳐 연재하는 동안 처음 기획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후략) *환경과조경397호(2021년 5월호)수록본 일부 조한결은 기술과 예술 사이에서 무언가 아름다운 것이 만들어질 수있다고 믿는다. 서강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환경과조경에서 에디터로 일했다. 새로운 배움을 찾아 서강대학교 대학원아트&테크놀로지학과에 진학하며 뮤지엄 테크놀로지를 연구했다.현재는 양평군립미술관에서 교육·전시기획 학예사로 일하며 미디어아트 웹진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 [편집자들] 여전히 괜찮은 기억들
    오래된 설렘 “20대 초반에 내 이름을 걸고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방송인 곽정은이 『코스모폴리탄』 기자 시절을 두고 한 말이다. 기자 일이란 한 개인의 능력과 관심사, 의견을 드러내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식의 하나라는 것. 그로부터 두 달. 운명처럼 원고 청탁 전화가 왔다. 쿵. 6년 전 내 손길이 닿은 첫 번째 잡지를 손에 들었을 때의 설렘이었다. 입술이 파르르 떨렸지만 최대한 들키지 않으려 했다. “뭘 쓰면 되죠?” 시작과 끝 시작과 끝에 대한 기억은 그 무엇보다 선명하다. 긴장되는 면접처럼 특별한 기억은 오래 남기마련이니까. 환경과조경에서의 시작은 ‘리빌드 바이 디자인(Rebuild by Design)’ 설계공모였다(2014년 8월호).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를 더는 반복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첫 출근을 했을 때 이미 페이지 구성을 마친 상황이었다. 공모 내용을 파악하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 내색은 안했지만 공모에 참여한 비아르케 잉엘스(Bjarke Ingels)의 팬이었기에 이미 익숙한 내용이었다. 비아르케 잉엘스 그룹BIG의 설계안(‘BIG U’)을 담당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어쨌거나 회사 적응이 조금이나마 수월했다. 운이 좋았다.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탄력성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어의 의미를 한정 짓는 느낌이다)가 화두에 오를 때면 잡지를 기획하는 이들의 얼굴은 다소 상기되는 듯했다. 회의 테이블 한가운데 자리한 리질리언스의 변주된 모습만큼 앞으로 오랫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확신에서였을까. 꾸준히 잡지를 본 독자라면 알겠지만 2016년 여름(전진형, ‘리질리언스 읽기’, 338호~343호)과 2018년 여름(‘리질리언트 바이 디자인’, 363호), 2014년부터 2년에 한 번씩 리질리언스에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했다. 『환경과조경』 에디터들은 확실히 어쩌다 검색된 완공작을 편하게 싣는 것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밖에서는 감사하다. 그런데 과연 잡지 밖 세상도 같은 얼굴로 상기되어 있을까. 안타깝게도 실무에서 회복탄력성이나 리질리언스가 언급되는 장면에 대한 기억이 없다. 점수를 높이기 위한 ‘친환경’을 붙인 유사 아이템 정도가 최선이었다. 니얼 커크우드(Niall Kirkwood)교수가 한 인터뷰가 떠오르곤했다. “…회복탄력성 등에 대한 전문가가 생겨났을 수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하버드 GSD의 설계 교육을 묻다”, 2015년 8월호) 그의 말처럼 “실무의 98%”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 같다. (후략) *환경과조경397호(2021년 5월호)수록본 일부 양다빈은 2014년 여름부터 2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환경과조경과 함께했다. 기술사사무소 렛(LET)에서 조경 설계의 기본을 배웠고,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에서 땅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자 했다. 현재는 엘피스케이프(LPSCAPE)의 팀장으로 조경 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강동구청 청사 조경이 있다.
  • [편집자들] 어디든 찾아갑니다, 조경계 동서남북
    원고를 청탁받고 조금 망설이기도 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메일을 읽었다. 청탁문 중간의“당신에게 『환경과조경』은 어떤 잡지였으며, 조경이란 무슨 의미였나요?”라는 질문을 본 순간, 잡지사를 다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머릿속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서 당시를 생각하니 얼굴이 달아오른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이 딱 맞는, 철없는 시절의 풋내기 기자. 미숙했던 나를 되돌아보는 일이 이렇게 겸연쩍은 일일 줄이야. 그렇다. 20년 전쯤의 나는 『환경과조경』의 편집자로서 잡지를 기획하고, 전문가에게 원고를 청탁해 어떻게든 받아내고, 취재를 해 끙끙대며 글을 쓰고 또 교정을 보면서 매달 반복되는 일상을 살았다. 결국 이 글은 환경과조경에 근무했던 시절에 대한 짧은 회고록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금 손에 들린 2021년의 『환경과조경』을 보면, 내가 만들었던 그 잡지가 맞는지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영문 제호, 판형, 두께, 서체, 사진 크기, 해외 작품의 수, 집중하는 분야 등 많은 것이 달라져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진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드론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멋진 사진을 잡지 양면에 가득 차게 넣는 과감한 디자인을 보기 쉽지 않았다. 작품 취재라도 나가려면 사진 기자와 함께 슬라이드용 필름을 몇 통씩 챙겨서, 노출을 확인하고 필름은 얼마나 남았는지 중간중간 점검하며 사진을 찍어야 했다. 찍어온 사진은 현상을 해 두툼한 라이트 박스에 놓고 확대경으로 일일이 들여다본 다음, 그중에서 잘 나온 것을 골라 을지로에 있는 출력소로 보냈다. 그러면 출력소에서 사진을 스캔해 편집이 가능한 JPEG 파일로 전환해 주었다. 시간도 많이 들었고 사진의 질과 가능했던 편집 디자인의 범주가 지금과는 비교 불가다. 가끔은 구도가 적당하고 원하는 만큼 선명한 사진이 없어 난감하기도 했고, 스캔을 받다가 필름이 손상되어 필름을 제공해준 필자에게 한소리 듣는 경우도 있었다. 어쩌면 실제보다 조금은 과장되거나 포장되어 있을지도 모를, 지금은 옛날이야기로만 느껴지는 기억들이 생생하다. (후략) *환경과조경397호(2021년 5월호)수록본 일부 조수연은 조경을 전공하고 환경과조경에 입사해 『환경과조경』, 『조경시공』 등의 잡지를 만들었다. 특허 동향 조사, 기술 이전, 모듈 화분 제작, 정원 만들기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지금은 휴론네트워크에서 드론 사진과 라이다 3D 맵핑을 이용한 생활(사회)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