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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가 김호윤 LANDSCAPE ARCHITECT KIM HO YUN
    지난해12월,본지는‘제1회 젊은 조경가’수상자를 발표하며 그들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특집을 예고했다.그 첫 번째 순서로1월호 특집에서 조경가 김호윤을 탐구한다.현실 조경과 이상 조경의 간극이 사라지는 순간을 꿈꾸는 그는 실험 정신과 진중함이 동시에 드러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이번 지면에서는 드로잉부터 설계공모 패널까지 결이 다른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열 개의 작업을 소개한다.이미지는 물론 디자인 전략과 일상의 에피소드를 담은 단상에서 설계 철학을 비롯해 그의 삶과 취향을 엿볼 수 있다. 특집을 열고 닫는 두 편의 에세이에는 스스로가 바라본 김호윤과 그의 선배이자 동료가 바라본 김호윤,다르지만 비슷한 그의 오늘이 오롯이 담겨 있다.두 글을 나란히 읽다보면 현장을 중시하는 그의 일면이 드러난다.배정한의 인터뷰는 김호윤이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독자들이 그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조경가를 넘어 설계사무소의 경영자이자 새로운 시스템을 꿈꾸는 리더로서의 면모가 입체적으로 전해진다. ‘젊은 조경가’특집이 내일의 조경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달콤한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진행배정한,남기준,김모아,윤정훈디자인팽선민자료제공김호윤
    • 편집부 / 2019년01월 / 369
  • 설계의 끝은 또 다른 시작
    기술적 사고가 부족한 디자인은 설득력이 없다 설계할 때 항상 염두에 두는 생각이다.나의 일을 거창한 개념으로 포장해서 전문적 사고가 부족한 결과물로 만들고 싶지 않다.설계의 기본은 기술 교육에서 시작하고,설계에 기술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가 효과적으로 조합될 때 추구하는 가치가 구현될 수 있다.나는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재산이라고 여긴다.형태를 디자인하기보다 공간의 감성을 만들고자 한다. 도면의 끝과 현장의 시작에는 경계가 없다.조경가의 의도와 클라이언트의 요구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중요하다.설계사무소를 시작하기 전과 지금,나의 조경에는 변함이 없다.어떤 경우는 공장처럼 설계를 뽑아내는 작업을 하고,이상적인 설계를 하기도 한다.현실과 이상의 접점을 찾는 일은 예전과 다름없이 어렵다.작품으로 받아들여지는 조경,가능한 일일까? 3년간 우리 사무소가 수주한 프로젝트 수가70개를 넘어서고 있다.신생 사무소의 젊은 소장은 프로젝트를 선별하지 않는다.아니,할 수가 없다.이상을 바라보며 작품성만 지향할 수는 없다.설계사무소의 소장은 조경가이기 전에 사업가라는 자세가 필요하다.함께하는 이들의 가정도 생각해야 한다.사무실을 성장시켜야 하고,성장을 위해 무엇이든 해내야 한다.프로젝트 수주량만 늘려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수준있는 결과물도 만들어내야 한다.사업 속도,인력 구성,기술적 사고가 반영된 안정적 결과물의 생산,영업 능력,안정적 재무 구조 등 현실의 조경설계사무소는 작품성 외에 신경을 쓸 부분이 많다. 설계사무소를 하는 것은 당연히 설계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작품성이 있다,없다를 논하기보다 우선 사무소에서 생산한 결과물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언제까지 해외 설계 시장의 여건만 부러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조경의 제도적 문제에 아직 대응할 여력은 없지만,우리 사무소의 노력이 어떤 방향이든 조금이라도 조경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믿는다....(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김호윤은 청주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를 받았다.기술사사무소 아텍과 삼성에버랜드 디자인 그룹에서 영업,설계,공사의 관계를 조율하며 다양한 성격의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5년에 조경설계 호원을 설립했으며 진정성 있는 설계를 통해 이상 조경과 현실 조경의 간극을 좁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http://howondesign.com/
  • 열 개의 작품, 열 가지 단상
    01○○○공동주택 드로잉김호윤 디자인2005 설계사무소 막내 시절,이제는 기억에도 없는 프로젝트의 초기 계획 단계에서 혼자A3에 그려본 아이디어 스케치다.당시 키보드 아래에는 항상A3용지가 놓여 있었다.누가 드로잉을 가르쳐주진 않았으나 선배들의 어깨너머로 드로잉을 배워 조금씩 재미를 붙일 즈음으로 기억된다.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알 수 없다.그냥 손그림 연습이었으며,선배들이 하는 드로잉의 카피였다.당시의 계획과 드로잉에 대한 갈증과 선망에서부터 시작된 듯하다.본래 업무는 따로 있었다.설계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집중력과 열정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 이상 조경과 현실 조경의 경계에서 조경가 김호윤 인터뷰
    제1회‘젊은 조경가’수상자 김호윤 소장의‘조경설계 호원’을 찾아가는 길,인터뷰를 자청한 걸 약간은 후회했다.인터뷰‘이’만 해보다가 인터뷰‘어’로는 첫 경험,긴장감 섞인 부담감이 생각보다 컸다.남기준 편집장이2009년에12회에 걸쳐 진행한“조경가 인터뷰”를 먼지 쌓인 과월호를 뒤져 다시 읽었다.인터뷰계의 대가『씨네21』김혜리 기자의 책을 재독하고,「한겨레」토요판 고정 꼭지를 통해5년2개월간122명과 대화한 이진순 박사의 인터뷰를 여러 번 들춰보며 묘책과 비법을 찾아봤으나… 강남치고는 수더분하고 어수선한 개포동 주택가 골목,붉은 벽돌의 전형적인‘집 장사 집’들 사이에 단아한 백색 콘크리트 건물이 이채롭게 끼어 있다.밖에서 얼핏 보면 정갈한 카페 같은 김호윤 소장의 오피스는 이 건물1층에 있다. “인터뷰 걱정에 두 시간 전부터 일손을 놓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김 소장이 김모아 기자와 나를 맞았다.커피가 맛있어 한 잔을 더 청했다. “직원들의 커피 값이 걱정돼 사무실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뒀어요.테라로사 원두를 씁니다.한 잔에4, 5천원,너무 아깝습니다.”서로 긴장한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마주 보지 않고 같은 방향을 보며 소장 방의 사이드 테이블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슬쩍 옆을 보니,김 소장은 내가 미리 보낸 예상 질문지에 빼곡히 메모를 해놓았다.원래 구상한 순서대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이 발동했다.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 -축하합니다.주변의 반응이 어떤가요. “감사합니다.사무실 회식 중에 선정 소식을 들었어요.덕분에 회식이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죠.정말 기쁘지만, 1회라서 엄청난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주변에서도 참 기뻐하시고요.특히 발주처나 클라이언트들에게 효과가 큽니다.앞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평소에‘젊은 건축가상’이 참 부러웠어요.” -네,이 상이 젊은 건축가상이나 뉴욕의 영 아키텍트 어워드Young Architect Award못지않은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환경과조경』도 애쓸게요.호원 시작한 지3년 정도 됐죠? 2015년 말? “네, 2015년11월에 시작했습니다.딱 만3년 지났어요.” -그 무렵에 우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지 않았던가요?서래마을에선가,우연히. “네,맞습니다.그 자리에 이번에 같이 상 받은HLD의 이호영 소장도 있었고,그 후에 얼라이브어스를 시작한 강한솔,나성진 소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3년이 참 빨리 흘렀어요.” -설계사무소를 연다는 것,참 막막하지 않았나요? “설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자기 사무실 열어서 소장 하는게 꿈이죠.그런데 원래 그때 시작하려던 건 아니었어요.갑자기 회사(삼성에버랜드)에서 좋은 퇴직 조건이 생겨서 나왔는데,일주일 만에 바로 제 사무실을 차리게 됐어요.원래는 공부도 좀 하고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려고 했는데,마음이 갑자기 급해졌어요.거의 전투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바로 스태프를 채용했나요? “첫 한 달은 혼자 했고,바로 두 명과 함께 했어요.” -그래도 월급 줄 만큼은 일이 있었나 보네요. “이것저것 안 가리고 다 했어요.뭐라도 해서 우선 궤도에 올라야 하니까.지금도 일을 가리지 않습니다.처음 시작하는 사무실들이 다 그럴 테죠.”...(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 도면과 현장을 오가는 열정 혹은 고집
    김호윤 소장과의 인연은2010년 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에 재직하면서부터 시작됐다.당시 디자인그룹의 주된 업무는 조경 시공과 영업이었으며,대부분의 구성원은 시공,영업,관리 등 각 부서의 지원 인력이었다.디자인이 모든 영역의 화두로 대두되던 시점이었다.트렌드를 이끄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던 삼성에버랜드 역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영화를 누리던 시절의 흔적으로 남아 있던 디자인그룹을 다시 강화하는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조경가들을 모아 디자인그룹으로 통합했다.이때 영업 부서에서 설계를 담당하고 있던 김호윤 대리도 디자인그룹에 합류하게 되었다. 젊은 조경가 김호윤,그의 조경에 대한 열정이나 능력을 설명하는 데 별도의 수식어는 필요치 않다.그러나 그의 능력과 가능성이 낯선 이들에게 인정받고 인지되어‘젊은 조경가’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된 사실은 매우 반갑다.함께 디자인그룹에서 근무하던 시절 맡은 일에 늘 적극적이고 항상 더 나은 안을 마련하기 위해 수없이 그리고 만들고 고민하고 노력하던 책임디자이너로서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설계와 현장이 동시에,때론 현장이 몇 발짝씩 앞서가던 업무 환경.조경가 입장에서는 불평부터 하기 십상이지만,그는 오히려 담당한 작업 현장을 수시로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발로 뛰며 현장의 진척 상황을 숙지하고 시공 팀의 어려움을 살피며,현장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 현장을 이해하는 설계자라는 신뢰를 쌓아갔다.그의 노력은 현장 시공 팀의 적극적인 협조를 끌어내 보다 설계안에 충실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완성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서로 다른 길로 떠난 지 어느덧5년이 다 되어 가지만,조경가 김호윤은 아직도 마음 깊이 정이 가는 후배이자 동료다....(중략)... *환경과조경369호(2019년1월호)수록본 일부 김준연은 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대학(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조경학 석사를 받았다.보스턴의 하그리브스 어소시에이츠,뉴욕의 토마스 바슬리 어소시에이츠에서21세기 채터누가 워터프런트(21st Century Chattanooga Waterfront),로스엔젤레스 윌밍턴 항구 워터프런트(Port of Los Angeles Wilmington Waterfront),뉴욕 헌터스 포인트 사우스 파크(New York Hunters Point South Parks)등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사이트 재생,도시 및 수변 공원 등 도시 그린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했다.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장을 거쳐,현재는 보스턴의 스토스(Stoss)의 디렉터로 재직하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도시 리질리언스 프로젝트,도시 그린 인프라 조성 등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