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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일랜드의 사계
고풍스러운 브라운스톤 건물과 울창한 가로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동네만 부지런히 걸어 다녀도 디자인 영감이 수없이 떠오르는 뉴욕에는 갈 곳이 참 많다. 센트럴 파크, 브라이언트 파크, 하이라인 같은 유명한 공원은 물론이고 동네 공원이나 놀이터, 뮤지엄이 도시 곳곳에 있다. 주말마다 가야 할 곳 목록을 더하고 지우기 바쁜 중에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 개장 소식이 호기심을 발동시켰다. 뉴욕의 베셀(Vessel)과 상하이 엑스포의 UK 파빌리온 등 독특한 형태의 건물 디자인으로 유명한 헤더윅 스튜디오, 뉴욕을 기반으로 한 조경설계사무소 MNLA, 구조를 담당한 에이럽(Arup)의 협업으로 뉴욕 허드슨 강변 피어 54에 놓인 공원.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보이는 리틀 아일랜드는 이름 그대로 허드슨 강변에 떠 있는 인공의 작은 섬이다. 다양한 공원 프로그램과 더불어 약 700석 규모의 야외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수변과 수직을 이루는 인근의 다른 부두와는 다르게, 도로와 도시 격자의 연장선으로 일정 각도를 틀어 자리 잡았다. 리틀 아일랜드는 휘트니 뮤지엄과 첼시 마켓, 하이라인과 함께 뉴욕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투어 장소가 되었다.
피어 빌딩의 일부로 남아 보존되어 있는 스틸 아치를 지나 남쪽 다리를 건넌다. 콘크리트 기둥을 웅장한 대문 삼아 튤립 지붕 아래를 지나면 2.4에이커의 공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앉아 쉴 수 있는 잔디와 야외 테이블이 잔뜩 놓인 광장이 보이고, 간단한 음료 및 스낵 트레일러에 새긴 귀여운 튤립 모양 아이콘들이 공원을 받치고 있는 구조물을 다시 상기시킨다. 일관성 있게 브랜딩하고 디자인한 공원 곳곳의 안내판이 설계자의 섬세함을 보여준다.
그늘막 아래 무지개색 의자에 잠시 앉아 목을 축이고 콘크리트 기둥이 만든 인공 언덕을 줄지어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허드슨 강을 바라보는 공연장에서는 한창 공연 리허설 중이다. 다음에는 공연을 보러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남서쪽의 가장 높은 전망대를 향해 구불구불 길을 따라 걷는다. 플랜터 역할을 하는 코르틴스틸의 붉은 갈색과 그 벽을 따라 흐르는 초록 식물의 조화가 도드라진다. 플랜터와 난간의 디테일, 다양한 식물을 구경하며 다다른 전망대에서는 허드슨 강변 남쪽의 전망이 펼쳐진다. 잠시나마 시원한 강바람을 느껴본다.
기존의 부두를 받치고 있던 낡은 나무 기둥은 새롭게 솟아오른 콘크리트 기둥과 대조를 이루며남아 있다. 강 아래 기둥 주변의 생물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그대로 남겨두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와중에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피어 54를 비롯해 뉴욕의 여러 부두가 피해를 보았다. 그 때문에 리틀 아일랜드의 구조물도 최초 계획안에서 점점 높아져 해수면에서 4m 이상 높게 설계되었다. 물 위에 떠오른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아이콘 측면에서 화제가 되고 있고, 넓은 공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형의 높낮이가 역동적이며 다양한 공간과 식물로 꼼꼼하게 구성되어 있어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적, 생태적 측면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디자인 해법은 없었을까.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는 경험과 더불어 가까이 접근해 물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고려했다면, 사람들이 수공간의 생태계와 식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환경과조경406호(2022년 2월호)수록본 일부
최지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에이컴(AECOM), 하그리브스(Hargreaves Jones)를 거쳐 SOM 뉴욕 오피스에서 조경설계를 지속하고 있다. 건축, 도시, 구조,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해 조경가의 역할을 유연하게 정립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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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일랜드
Little Island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는 허드슨 강(Hudson River) 수변에 마련된 세 개의 공연장을 갖춘 공공 공원이다. 사람과 야생 동식물 모두를 위한 안식처인 이 공원은 조형적 화분들에 의해 물 위에 떠 있다. 공원에서 빠져나와 조금 걸으면 맨해튼의 로어 웨스트 사이드(Lower West Side)에 닿을 수 있다.
자선 사업가인 베리 딜러(Barry Diller)와 허드슨 리버 파크 트러스트(Hudson River Park Trust)가 맨해튼 남서쪽에 신설될 새로운 부두를 위한 파빌리온 설계를 요청하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장식적 조형물을 설계하는 대신 부두의 본질에 대해 재고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다. 구조물의 형태보다 경험에 주목했는데, 사람들이 깊게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창출하는 새로운 유형의 공공 공
간을 만들고자 했다. 물 위에 머무르는 색다른 기분, 도시를 떠나 녹색 자연 속에 파묻히는 기분에 대해 고민했다.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하는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영감을 얻었다.
전통적으로 부두는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평평한 형태다. 그 형태에 의문이 들었다. 맨해튼의 평평한 도로와 대조를 이루는 뉴욕을 위한 새로운 지형을 설계하고자 했다. 고민 끝에 다양한 성격의 공간을 창출해낼 수 있는 지면 위로 솟아오르는 지형을 구상했다. 처음 떠올린 이미지는 물 위에 떠 있는 구부러진 잎사귀였다. 잎사귀의 잎맥들은 바람으로부터 공간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가장자리에서 갈비뼈와 같이 솟아오른다. 구조물 위에 공원을 얹는 아이디어는 맨해튼 해안선에놓였던 수많은 교각의 잔해, 즉 나무 기둥에서 얻었다. 과거의 부두를 지지했던 기둥들을 보존해 해양 생물의 서식지로 역할하게 했다.
뉴욕을 위한 역동적 공연장
새로운 부두는 하나의 완결된 경험을 선사한다. 서로 관계없는 여러 요소를 한데 뭉쳐 놓은 것이 아니라 일관성 있는 단일한 공간으로 계획됐다. 부두를 지탱할 새로운 기둥이 필요했는데, 이 기둥 자체가 부두가 되기를 바랐다. 기둥이 연장되어 화분이 되고, 화분이 모여 공원의 표면을 형성하도록 했다. 다양한 높이의 기둥으로 공원에 높낮이를 만들고, 구석 부분을 들어 올려 햇빛이 해양 서식지까지 다다르게 했다. 서서히 낮아지는 가장자리는 언덕과 조망 지점을 명확하게 만들
고, 자연스럽게 원형극장이 형성된다.
*환경과조경406호(2022년 2월호)수록본 일부
글Heatherwick Studio
DesignHeatherwick Studio
Design DirectorThomas Heatherwick
Group LeaderMat Cash
Project LeaderPaul Westwood, Neil Hubbard
Technical Design Leader Nick Ling
Project TeamSofia Amodio, Simona Auteri, Mark Burrows, Jorge Xavier Méndez-Cáceres, John Cruwys, Antoine van Erp, Alex Flood, Michal Gryko, Ben Holmes, Ben Jacobs, Francis McCloskey, Stepan Martinovsky, Simon Ng, Wojtek Nowak, Giovanni Parodi, Enrique Pujana, Akari Takebayashi, Ondrej Tichý, Ahira Sanjeet, Charles Wu, Meera Yadave
Making TeamJordan Bailiff, Einar Blixhavn, Darragh Casey, Hayley Henry, Hannah Parker, Luke Plumbley, Jeff Powers
ClientHudson River Park Trust (HRPT) & Pier 55 Project Fund (P55P)
Main ContractorHunter Roberts Construction Group
Landscape DesignMNLA
Structural EngineerArup
Executive ArchitectsStandard Architects
Mechanical EngineeringArup
Marine EngineersMRCE
CostConsultant Gardiner & Theobald
LocationNew York, United States
Area11,000m2
Completion2021. 5.
PhotographsT imothy S chenck, A ngela Weiss_Getty Images,
AlexiRosenfeld_Getty Images, China News Service_Getty Images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는 런던 중심부에 있는 공동 워크숍과 디자인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건물, 공간, 마스터플랜, 오브제, 기반 시설을 만든다.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우선한다.
MNLA(Mathews Nielsen Landscape Architects)는 사려 깊은 장소 만들기와 경관의 변화에서 얻은 영감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생태 디자인 해법을 선보인다.
에이럽(Arup)은 건설 계획, 엔지니어링, 설계 및 컨설팅을 수행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로 기술적 우수성, 혁신 및 가치를 추구한다
- Heatherwick Studio + MNLA + Arup / 2022년02월 /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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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시타 공원
Miyashita Park
휴식과 활동을 위한 새로운 접근
일본 도시에서는 밀집된 형태의 도시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특히 다양한 도시 기능이 동일한 토지를 공유하는 상황에서 공공 및 편의 시설을 개선했는데, 이는 시민들이 공원과 같은 공공 공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들어 공공 공간이 상업 시설로 변모하고 상업 시설이 공공 공간의 성격을 가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공원, 상업 시설, 호텔을 하나로 연결해 휴식과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야시타 공원(Miyashita Park)은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공공 공간의 이상적 형태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도쿄 시부야(Shibuya) 구에 위치한 미야시타 공원은 1964년에 개장한 공원을 재개발하기 위해 민간 협력 방식을 통해 만든 복합 건물이자, 철로 옆 공영 주차장 윗부분에 위치한 공원이다. 재개발 이전의 미야시타 공원은 오랜 세월로 인한 퇴화와 인공 지반의 노후화 등으로 지진에 취약한 상태였으며,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시설 또한 충분하지 못했다. 공원 인근의 상업 지역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면서 편의 시설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공원과 공영 주차장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4개 층의 상업 시설과 18층의 호텔을 공원과 통합하는 동시에 공간 이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했다.
캐노피를 갖춘 새롭고 상징적인 공간
도심 상업 지역에서 보기 드문 공공 공간에 시부야 다운 공원 활동을 제공하고자 했다. 인접한 철도에 나무가 추락하는 위험을 방지하고 그늘을 확보하기 위해 덩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아치형 캐노피를 계획했다. 곡선 형태의 캐노피는 시부야의 도시 경관을 대표하는 새로운 상징이 되어 공원과 상업 시설을 하나로 결합한다. 이른바 인스타그램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이 연출되어 ‘#미야시타 공원에 왔다(#cometoMiyashitapark)’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406호(2022년 2월호)수록본 일부
글Nikken Sekkei
Lead ArchitestsTakenaka Corporation
Project ArchitestsNikken Sekkei(Concept Design, Schematic Design, Review of design at subsequent phases)
ConstructionTakenaka Corporation
Project OwnerMitsui Fudosan
Number of Floors18 floors above ground
North block: 2 floors below ground
South block: 4 floors above ground
Max. height75.1m(North block), 21.4m(South block)
LocationShibuya, Tokyo, Japan
Total Floor Area46,000m2
Site Area10,740m2
Completion2020
PhotographsShin Shasin Kobo, Nacása & Partners Inc.
타케나카 공무점(Takenaka Corporation)은 1610년에 창립하여 목수 정신을 바탕으로 건축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최적의 설계로 사회에 공헌하고자 힘쓰며, 1960년부터 전 세계의 국제 공항과 스포츠 아레나, 초고층 빌딩, 호텔, 연구 생산 시설, 미술관 등 수많은 랜드마크를 설계했다. ‘인간의 마음을 형태로 구현하여 미래로 이어간다’는 철학을 주축으로,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조성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니켄 세케이(Nikken Sekkei)는 건축 설계 및 감리, 도시설계 및 리서치, 기획, 컨설팅을 수행하는 전문 서비스 기업이다. 1900년에 창립해 가치 있는 일을 통하여 사회에 공헌한다는 이념으로 보다 나은 사회 환경 조성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 중국, 동남아, 인도, 중동, 러시아, 스페인 등에 사무소를 두고 세계 곳곳의 각종 프로젝트에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 Takenaka Corporation + Nikken Sekkei / 2022년02월 /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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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 G. 크루세스 광장
Henning G. Kruses Plads
에스비에르 음악당과 미술관(Musikhuset Esbjerg and Esbjerg Kunstmuseum)의 사이매틱 풀(cymatic pool) 주변으로 모임과 소통을 장려하는 활기 넘치는 마당이 조성됐다. 새로운 헤닝 G. 크루세스 광장(Henning G. Kruses Plads)은 도시와 바다의 관계를 기념하며, 에스비에르의 바다에 얽힌 긴 역사와 헤닝 G. 크루세스(덴마크의 석유 및 가스 생산에 큰 기여를 한 개척자. 2016년 에스비에르에 본사를 둔 비영리 자선 재단 ‘헤닝 G. 크루세스 펀드’를 세웠다)의 삶을 보여준다.
바닷가에 인접한 에스비에르의 입지 특성은 1874년 항구가 열린 이래 도시의 역사와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에스비에르는 덴마크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로 성장했으며, 북해에서 진행하는 여러 에너지 프로젝트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에스비에르에서 다양한 문화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 이 광장은 그중 하나로 음악당과 함께 시민들에게 헌정되었다.
광장은 예른 웃손(Jørn Utzon)이 설계한 음악당 건물의 연장으로 계획됐다. 실내 로비와 하운네가(Havnegade) 워터프런트를 연결하는 기둥은 광장의 백자작나무와 함께 성장하는 듯 보이며 음악당 내외부 사이에 부드러운 전환을 만들어낸다. 음악당 앞마당은 사이매틱 풀이 설치된 백자작나무 숲이 되어 방문객이나 길을 지나는 행인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이매틱풀은 지름 10m의 원형 수공간으로, 바다를 상징할 뿐 아니라 도시와 바다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장치다. 건물 내 공연장의 음악에 따른 진동이나 프로그래밍된 진동을 이용해 수면에 패턴을 만들어 물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한다.
*환경과조경406호(2022년 2월호)수록본 일부
ArchitectBjarke Ingels Group
PartnersIn ChargeBjarke Ingels, David Zahle
Project LeaderSøren Martinussen
Landscape DirectorUlla Hornsyld
TeamMilan Moldenhawer, Matea Madaros, Vladislav Saprunenko, Yue Hu
CollaboratorsBrinck Entreprenører, Aqua-Teknik A/S
ClientEsbjerg Musikhus, Henning G. Kruses Fond
LocationEsbjerg, Denmark
Area1,000m2
Completion2021. 8.
PhotographsRasmus Hjortshøj
BIG(Bjarke Ingels Group)는 코펜하겐, 뉴욕, 런던, 바르셀로나, 선전에 사무실을 두고 건축, 도시계획, 조경, 인테리어 및 제품, 리서치, 개발 분야에서 활동하는 그룹이다. 비용과 자원을 절약하면서도 기술적으로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공공 공간과 프로그램을 창조하며 도시 개발로 야기되는 문제에 대응해왔다. 유럽, 북미, 아시아, 중동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대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