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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정원박람회
Seoul International Garden Show
지난 5월 14일부터 7일간 손기정체육공원, 만리동광장, 중림동 일대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된 서울정원박람회는 코로나19 여파로 한 해 연기되어 올해 6회를 맞았다. 서울시는 도시재생형 정원박람회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다양한 국적을 가진 작가들의 정원을 선보이고자 이번 박람회를 국제정원박람회로 계획했다. 행사의 국제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조경가를 초청해 정원을 조성하고 작가정원 국제공모를 열어 변화를 꾀했다.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를 주제로 해외 초청정원, 작가정원, 학생정원, 동네정원, 팝업가든, 세계가족정원, 모델정원을 선보였다. 초청정원 작가로는 조경가 앤드류 그랜트(Andrew Grant)(그랜트 어소시에이츠 대표)가 참여했다. 2020년 6월 12일부터 7월 17일까지 진행된 작가정원 국제공모에는 총 19개국 80팀(국내 50팀, 해외 30팀)이 참가했으며, 심사를 거쳐 6개국(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프랑스, 한국, 홍콩) 5팀이 선정됐다. 5월 12일 현장에서 최종 심사가 이루어졌으며 5월 14일에 열린 개막식에서 순위가 발표됐다. 그 결과 테오 히달고 나체르(Teo Hidalgo Nacher)와 데이비드 바르디(David Vardy)의 ‘분홍섬(The Pink Island)’이 금상작으로 선정됐다. 분홍섬은 만리재로에서 손기정체육공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조성된 정원으로, 커다란 루프 모양의 조형물을 중심으로 꽃댕강나무, 수크령, 병꽃나무, 아스틸베 등 다채로운 분홍빛 식물을 만나볼 수 있게 한 작품이다.
최윤종 국장(서울시 푸른도시국)은 “세계 각국의 정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서울의 정원 문화와 조경 산업이 세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조성된 초청정원, 작가정원, 학생정원, 동네정원은 행사 종료 후에도 존치된다. 진행 김모아, 윤정훈 사진 유청오 디자인 팽선민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주최 서울특별시,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주관 환경과조경
위치 만리동광장, 손기정체육공원 및 중림동
주제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Link Garden, Think Life)
규모
초청정원 1개소(150m2)
작가정원 5개소(150m2/개소당)
학생정원 5개소(8m2/개소당)
동네정원 16개소
작가정원 지원금
4,500만원(개소당)
작가정원 상금
금상 1,200만원(1팀)
은상 480만원(1팀)
동상 240만원(3팀)
전시2021. 5. 14. ~ 5. 20.(박람회 이후 존치)
초청정원
덩굴의 그물망
앤드류 그랜트
작가정원
금상
분홍섬
테오 히달고 나체르·데이비드 바르디
은상
기층+꿰다
이반 발린·나탈리아 에체베리
동상
공감의 정원
제허르 달렌베르흐·캉탱 오브리
동상
기억을 걷는 시간
원종호·박태영
동상
결승선, 자연의 위로
홍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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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 센터필드
Yeoksam Centerfield
삼성동과 역삼동을 잇는 강남의 상징적 도로인 테헤란로, 그 한복판에 놓인 교차로는 흔히 르네상스호텔 사거리로 불려왔다. 1988년 개관해 최근까지 그 존재감을 지켜온 르네상스호텔은 한국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의 작품이다. 건축사적 의미도 크지만 입지와 규모면에서도 강남을 대표하는 호텔로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르네상스호텔이 2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테헤란로 237 개발사업’을 통해 센터필드로 재탄생했다.
테헤란로의 맥락
테헤란로는 원래 삼릉로라는 이름의 도로였다. 서울시와 이란의 자매결연을 기념하며 테헤란로라 명명되었고, 1984년 중심 상업 및 업무 지역으로 지정되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한국종합무역센터COEX가 지어진 1987년부터 대형 건축물이 잇따라 들어서기 시작했고, 199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오피스 건물들이 생겨나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약 3.7km에 달하는 구간이 짧은 시간 동안 형성되다 보니 테헤란로에는 일관된 풍경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유사한 경관이 반복되는 맥락을 고려해 역삼 센터필드는 어떠한 공간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때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후략)
*환경과조경398호(2021년 6월호)수록본 일부
기본설계 사람과나무
특화설계 지드앤파트너스(장재삼, 이세환, 박상현, 조은옥, 김민수, 박민형)
시공 현대건설(박현, 엄진희)
식재 정한조경(김태우, 김응조, 황서준)
시설물 한설그린(김태준, 김학영, 한창욱, 하태양)
대지면적 18,489.7m2
위치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231
준공 2021. 1.
사진 유청오
지드앤파트너스는 2010년 설립한 조경설계사무소다. 작가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전략적 디자인, 디자인된 전략을 고민하는 팀이다. 설립된 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실패를 담보로 프로젝트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료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의견을 나누며 발견하는 새로운 공감대에 기쁨을 느낀다. 함께하는 이들에게 좋은 일터가 되어주고, 조경가라는 직업의 장으로서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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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엘
Sangdo Station Lotte Castle Park L
대상지는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하며 부지 주변은 대부분 저밀 주거 단지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 이 지역은 상여꾼들이 집단으로 거주해 상투굴이라 불렸으며 상도동의 지명도 여기서 유래한다. 사당이고개, 노들고개, 살피재, 능고개 등의 지명이 말해주듯 무척 비탈진 지형이 특징인데, 대상지의 단차는 남북으로 28m에 달했다. 이로 인해 단지 내 형성된 네 개의 단은 입체적 구조를 형성하지만 보행의 연결성을 떨어뜨리고 많은 옹벽을 노출시켰다. 자연스러운 동선 체계를 유도하는 동시에 곳곳에 생긴 옹벽을 고려하는 입체적 조경 계획이 요구됐다. 서쪽 주 출입구에서 시작해 북서쪽 단지 외곽 공원까지 이어지는 폭 6m의 공공 보행 통로는 단지의 중심 보행축이자 선형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이 보행 통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 정원, 네 개의 어린이 놀이터, 세 개의 운동 공간 등의 독립된 오픈스페이스를 마련했다. 이 계획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2019년 건설산업대상 단지조경 부문 대상, 2020년 주거문화종합대상과 미래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 가지 풍경이 만드는 다양성과 깊이
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디자인 콘셉트는 리조트 스케이프다. 목가적인, 힐링, 특별한, 여유로운 등의 단어를 설계 어휘로 삼아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경관을 경험하는 외부 공간을 조성하고자 했다. 도심 속 휴양지를 모티브로 세 가지 풍경을 제안했다. 풍성한 숲과 구릉이 만드는 언덕, 고급스러운 호텔, 감성과 문화를 담는 세련된 도시다. 이 풍경들이 단지 주변의 다양한 맥락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공간별 기능과 특성이 드러나게끔 설계를 진행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된 리조트풍의 경관을 제시하여 외부 공간에 다양성과 깊이를 더하고자 했다. (후략)
*환경과조경397호(2021년 5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기술사사무소 아텍플러스
시행 태려건설산업, 상도역지역주택조합
시공 롯데건설
조경 시공 이엔피조경
시설물 스페이스톡, 아르디온, 청우펀스테이션
위치 서울시 동작구 양녕로 220
규모 950 세대
면적
대지 면적: 39,627m2
조경 면적: 14,569m2
완공 202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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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프레스티지자이
Mapo Prestige Xi
대상지인 염리3구역은 아현재정비촉진지구의 한 부분이다. 염리동이라는 지명은 예부터 소금 장수가 많이 살았던 장소라는 데서 유래했다. 마포에서 출발한 소금 배가 인근까지 들어왔다고 하니 당시 한강과 닿아 있던 살짝 언덕진 마을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이 마포프레스티지자이에도 남아 있다. 고밀도 도심의 구릉지에 놓인 단지는 동측과 서측, 남측과 북측의 레벨 차이가 크고 네 개의 단으로 구성된다. 레벨 차를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는 구조물, 단과 단을 연결하는 소방 도로, 격자형으로 배치된 주동으로 인해 규모가 큰 오픈스페이스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높은 주동과 옹벽은 외부의 시야를 차단하고 주변을 둘러싸 아늑한 공간을 연속적으로 형성했다. 이 공간들을 자이의 조경 브랜드 공간인 리빙 가든과 연계해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단지를 조성했다.
이 같은 공간의 특성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린 코브(green cove)(움푹하게 파인 작은 만과 같은 공간)라는 콘셉트를 도출하고, 연속적인 녹색 쉼터의 조성을 목표로 삼았다. 단지 중심은 팽나무를 필두로 한 엘리시안 코브(Elysian Cove), 잔디광장~계류~석가산이 연계된 블루그린 코브(Blue-Green Cove)로 구성된다. 주동 사이의 작은 공간에는 공간의 기능과 미기후를 고려한 수목을 심고 시설물을 배치해 테마 코브를 조성했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가 특화설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완성도 높은 조경 공간을 갖추게 된 밑바탕에는 조합, 건설사, 시공사의 신속한 현장 파악과 지속적인 설계 검토 및 변경이 있었다. 현장과의 밀도 높은 의견 교류로 자투리 공간이 많은 단지에 활용도 높은 공간, 다채로운 경관을 만들 수 있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96호(2021년 4월호)수록본 일부
글 김소형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사업팀
사진 유청오
조경 기본설계 퓨조조경
조경 특화설계GS건설 건축주택디자인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사업팀
시공GS건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사업팀
놀이 휴게 시설물 청우펀스테이션, 가이아글로벌, 원앤티에스, 플레이잼
위치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507번지 일대
대지면적 63,183m2
준공 202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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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교초등학교 언덕 놀이터
Seoul Mungyo Elementary School Mound Playground
아이들을 위한 푸른 요새
6월의 어느 날, 차를 타고도 오르기 힘든 오르막길을 굽이굽이 올라간다. 이런 곳에 학교가 있을까 싶을 때쯤 높은 옹벽이 눈앞에 나타난다. 옹벽 위에 선 학교. 구릉의 중턱을 계단처럼 깎아 학교 부지를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학교 앞뒤로 높은 옹벽이 들어섰다. 학교는 작은 요새 같다. 앞으로 탁 트인 시내를 전망할 수 있고 뒤로 나지막한 산을 마주하고 있다. 마주한 산을 따라 10m쯤 되어 보이는 옹벽이 운동장을 두르고 서 있다. 옹벽 자체는 부담스러운 감이 없지 않지만, 옹벽 너머의 숲이 부드러운 푸른빛으로 학교를 감싸고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아이들을 위한 요새. 문교초등학교를 처음 방문한 날의 기억이다.
옹벽의 재발견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총천연색의 생각을 한데 모아 추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담고자 했지만, 공간적 한계와 예산의 제약에 따라 반영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 놀이터를 리모델링하는 방향보다 놀이터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장소를 찾고, 시설물보다 자연 요소가 주가 되는 놀이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선정한 공간은 옹벽 앞 화단 주변으로, 이따금 주차장으로 쓰이는 교내 자투리 공간이었다. 부담스러운 옹벽의 넓은 노출면을 적절히 가리면서 문교초등학교의 특징을 살린 놀이터를 만들기로 했다. 단점이었던 높은 옹벽이 오히려 공간적 장점으로 전환되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완성된 놀이터는 옹벽에 반쯤 기대어 있는 물결치는 놀이 언덕의 모습을 하게 됐다. 다른 곳이라면 훨씬 큰 면적이 요구되는 설계안이었지만, 높은 옹벽을 활용해 비교적 작은 공간에 구현할 수 있었다. …(중략)
설계 오픈니스 스튜디오(최재혁, 장찬희)
워크숍 에이치이에이, 오픈니스 스튜디오
시공 산미조경
발주 문교초등학교, 서울시교육청 꿈을 담은 놀이터
위치 서울시 금천구 독산로 54길 102
면적275m2
완공2020. 4.
사진 오픈니스 스튜디오
최재혁은 오픈니스 스튜디오(Openness Studio)의 대표 디자이너이며, 자연감각의 소장이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에서 정원과 조경설계 실무를 익혔다. 제3회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설계공모전 대상, 2017 코리아가든쇼 대상을 수상했으며, 참여 전시로는 한강예술공원 ‘흐름’(2017), 2017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첼로(Cello)’, 국립현대미술관 ‘예술가의 밭’(2020) 등이 있다. 생태적 관점을 바탕으로 정원, 공공 예술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장찬희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오픈니스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문교초등학교 언덕 놀이터의 초기 구상부터 실시설계까지 업무 전반을 담당했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디자인부터 빌드까지 아우르는 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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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영도초등학교 트리하우스
Seoul Youngdo Elementary School Tree House
서울영도초등학교 트리하우스는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하는 ‘2019 꿈을 담은 놀이터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꿈을 담은 놀이터(이하 꿈담터)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참여형 놀이터로, 학생 스스로 도전과 실험이 가능하도록 건강한 위험이 살아있는 새로운 관점의 창의적인 놀이터”를 의미한다(‘2019 꿈을 담은 놀이터 만들기 사업안내서’ 참조). 2017년 2개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8년 4개 초등학교로 확대됐으며, 2019년에는 31개 학교가 대상지로 선정되어 새로운 놀이 공간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학교당 지원되는 예산은 1.5억 원으로, 참여 설계를 위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컨설팅비, 설계 용역비, 시설 공사비를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참여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사업 설명회, 학교별 예산 교부, 설계사와 학교의 매칭 주선 등 행정을 주로 담당했으며, 꿈담터를 설계하고 시공하는 과정은 선정된 학교의 추진위원회와 설계사가 협의해 이끌어나갔다.
꿈담터의 지향점은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공동체가 함께 놀이 공간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학교 측과 교육 공동체 모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디자인 워크숍 내용과 방식, 참여 인원에 대해 논의했다. 이 결과 4~6학년 학생 20명, 교사 3명, 학부모 2명으로 워크숍 참여팀이 구성됐다. 학교 측은 미술 시간을 이용해 워크숍이 수용하지 못하는 저학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설계팀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2019년 6월 중순, 영도초등학교 학생들을 처음 만났다. 아이들은 학년에 상관없이 금방 친해졌다. 각자 자기소개를 한 뒤 운동장으로 나가 학교 이곳저곳을 거닐며 학생들이 주로 모여 노는 곳은 어딘지, 어떤 놀이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 들었다. 그리고 학교 측이 제안한 대상지를 함께 둘러보았다. 교실로 돌아와 각자 원하는 놀이 활동과 공간에 대해 적고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을 관망하기도, 또 그 과정에 개입하기도 하는 소통 과정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했다. …(중략)
설계 및 감리 최혜영, 허비영
워크숍 최혜영
실시설계 및 감리 기술사사무소 이수
놀이 시설 실시설계 토인디자인
발주 서울시교육청 꿈을 담은 놀이터
위치 서울시 양천구 목동중앙로 70
면적 약 350m2
완공2020. 8.
최혜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학사,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조경학 석사를 마치고 뉴욕의 에이컴(AECOM)과 West 8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수의 공모전 수상 경력이 있다.
허비영은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 학사,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조경학 석사를 마치고,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즈(JCFO)에서 시니어 어소시에이트로 일하고 있다. 미국공인조경가(RLA)이며 미국조경가협회(ASLA) 정회원이다. 유럽 조경 비엔날레, 뉴욕 한국 문화원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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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배봉초등학교 놀이키움
Seoul Baebong Elementary School Playkium
서울시 동대문구에 자리 잡은 배봉초등학교는 배봉산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과의 연결성 없이 공간이 평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매일 높은 언덕과 계단을 힘겹게 오르내리며 학교를 다닌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해 학생들이 매일 지루하게 경험하는 공간을 지역성을 담은 건강한 장소로 바꾸고, 획일적인 놀이터가 아닌 특별한 기억을 담을 수 있는 놀이 풍경을 만들어 학교 공간이 가진 장점을 되살리는 데 있다.
2019년 10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20여명의 배봉초 학생과 함께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본관 뒤 필로티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는데, 놀이 방법은 걷기, 달리기, 더 빠르게 달리기 등 단조로운 행위에 머물러 있었다. 설계 팀은 학교가 가진 지역적 특징인 언덕에 주목해보기로 했다. 두 번째 워크숍에서 입체를 주제로 평면적인 놀이 방법을 입체화하는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 결과 웅크리기, 미끄러지기, 기대기, 올라타기 등 다양한 언어를 가진 놀이 풍경이 탄생했다. 마지막 워크숍에서 이렇게 만든 공간을 서로 연결해봄으로써 필로티 사이에만 머무르던 놀이 공간이 학교 전체, 공간과 공간 사이의 놀이 경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95호(2021년3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이유에스플러스건축(서민우, 지정우, 고건수, 이소림, 박다혜)
시공 가이아글로벌
발주 서울시교육청 꿈을 담은 놀이터
위치 서울시 동대문구 사가정로 193
면적114m2
완공 2020. 9.
사진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서민우와 지정우가 이끄는 이유에스플러스건축(EUS+ Architects)은 좋은(eu) 이야기(story)를 더한다(+)는 자세로 다양한 건축의 영역에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한다. 학교, 도서관, 놀이터, 뮤지엄, 주택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다음 세대를 위한 다양한 공간을 구축하는 데 사용자 참여 설계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건축 교육에도 힘쓰고 있으며,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설계공모, 서울로2단계 아이디어 공모에 당선됐다.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2020).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상(2020), 김수근 건축상 프리뷰상(2014)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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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원효초등학교 놀이지붕
Seoul Wonhyo Elementary School Playroof
용산에 위치한 원효초등학교는 서울 시내의 초등학교 중에서 가장 가파른 곳에 자리한다. 높은 지대의 운동장에 올라서 바라본 동네의 모습은 색다르다. 고층 아파트의 중간층부터 옥상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마주할 수 있으며, 멀리 있는 남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등굣길에 긴 계단을 올라 학교 운동장에 진입하는 경험은 학교 내 장소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과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 원효초등학교 학생들은 등굣길에서 높이라는 물리적 요소를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수평선을 강조한 본관 입면, 수직선들이 인상적인 강당의 필로티, 학교 진입로의 경사가 넓은 운동장을 둘러싸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러한 환경적, 물리적 조건을 재료로새로운 놀이 풍경을 구축해 학창 시절을 좀 더 즐거운 경험으로 채워주고자 했다.
물리적 맥락뿐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 있는 교장실, 친근하고 열정적인 교사들, 정기적인 특별 건축 수업 등으로 다져진 돈독한 학교 커뮤니티도 원효초등학교만의 특징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배우고 자란 아이들은 아동 참여 설계 워크숍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학교 공간의 잠재성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해 물리적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3차원 공간 바구니를 나누어주고 그 안과 위, 그리고 바구니 자체를 이용해 새로운 놀이 공간을 구성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몇 가지 기본 요소만으로도 다양한 입체성이 발현되는 공간들을 만들었고, 그것들을 실내 강당에 모아 집합적인 풍경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95호(2021년3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이유에스플러스건축(서민우, 지정우, 고건수, 이소림, 박다혜)
시공 보화종합건설
발주 서울시교육청 꿈을 담은 놀이터
위치 서울시 용산구 효창원로13길 38
면적54m2
완공2020. 5.
사진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서민우와 지정우가 이끄는 이유에스플러스건축(EUS+ Architects)은 좋은(eu) 이야기(story)를 더한다(+)는 자세로 다양한 건축의 영역에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한다. 학교, 도서관, 놀이터, 뮤지엄, 주택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다음 세대를 위한 다양한 공간을 구축하는 데 사용자 참여 설계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건축 교육에도 힘쓰고 있으며,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설계공모, 서울로2단계 아이디어 공모에 당선됐다.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2020).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상(2020), 김수근 건축상 프리뷰상(2014)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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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꿈공원
Children’s Dream Park
놀이의 순환이 지연되는, 땅에 발을 딛지 않는 놀이터 도시의 모든 공간이 그렇듯 놀이터도 도시를 반영한다.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놀이터 시설 구성의 밀도도 높아지게 된다. 어린이 놀이 연구자 고든 스터록(Gordon Sturrock)과 페리 엘스(Perry Else)가 1998년 발표한 ‘콜로라도 페이퍼(The Colorado Paper)’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놀겠다는 신호를 발신했을 때 돌아온 회신이 즐거우면 회신과 발신이 반복되며 변주되는 흐름이 형성된다. 밀도 높은 서울에서 놀이터를 설계하는 일은 어떻게 하면 좁은 공간에서 놀이 흐름이 빨리 끝나지 않고 지연되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 중력을 거스르며 놀고자 하는 어린이의 욕구를 어떻게 받아줄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린이꿈공원은 이 같은 설계가의 고민과 어린이들의 바람이 결합된 산물이다. 접착제는 소통이다.
어린이꿈공원은 성동구 소월아트홀(성동문화회관) 앞 광장에 조성되었다. 소월아트홀은 지역 주민에게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과 구민 대학을 통해 문화 강좌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대상지 주변으로 왕십리역, 아파트 단지와 대형 마트, 성동구립도서관과 성동구청 같은 공공 기관, 다양한 상업 시설이 혼재되어 있다. 놀이터가 들어서기 전 광장은 주로 보행자들의 이동 통로나 노인 쉼터로 이용됐고, 간혹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들이 있었다. 답사 첫날 느낀 대상지의 이미지는 쓸쓸함이었다. 너른 광장은 황량하게 비어 있었고, 노인들이 모여 한쪽에서 장기를 두거나 곳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 행인들을 관찰했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음주나 흡연을하는 노인들이 있어 지나다니기 불편하고 이로 인한 민원이 많다는 말을 주민들에게서 들었다. 서울행당초등학교 4학년생 21명과의 첫 워크숍에서 어린이들은 광장에 술과 담배를 하는 할아버지가 많아 가기 싫고, 어떤 분은 욕도 한다며 불편해했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노인들을 몰아내기보다 함께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95호(2021년 3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 조경작업소 울
놀이 시설물 디자인 협력 스페이스 톡
시공 숲드림조경건설
발주 성동구청
위치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143-3
면적5,313m2
완공2020. 6.
기아미는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를 졸업했다. LEED환경연구원을 거쳐 2013년부터 조경작업소 울에서 많은 어린이와 주민을 만나며 조경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일곱 살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설계자로서 안전과 모험 사이에서 모든 어린이가 즐겁게 노는 놀이터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연금은 약수동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을 지향하는 조경작업소 울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어린이공원에 관심을 가졌으나, 조금씩 놀이, 어린이, 장애인으로 관심의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어린이, 장애인 공간은 결국 인권의 문제임을 매일매일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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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박공원 통합놀이터
Hongbak Park Inclusive Playground
통합놀이터의 시작
2015년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부천대학교 도시공간재생연구소, 경기대학교 대학원 커뮤니티디자인연구실, 조경작업소 울 등 여러 분야의 기관이 모여 통합놀이터만들기네트워크(이하 통합네트워크)를 꾸렸다. 국내 첫 번째 통합놀이터로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오즈의 마법사 놀이터를 ‘꿈틀꿈틀 놀이터’로 리모델링했다.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어린이의 놀 권리가 실현되는 통합놀이터를 구현하고자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조합 놀이대와 회전무대, 몸을 가누기 어려운 어린이를 위한 안전벨트그네와 바구니그네, 컵 모양의 흔들놀이기구, 휠체어에 탄 채 즐길 수 있는 모래놀이테이블 등을 설치했다. 이후 통합놀이터를 향한 사회적 관심이 커져 여러 지방 정부와 기관에서 통합놀이터를 조성했지만 꿈틀꿈틀 놀이터를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통합네트워크는 다양한 통합놀이터가 조성되도록 통합놀이터 디자인 가이드라인(2018)을 만들었으며, 또 하나의 좋은 사례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홍박공원 통합놀이터 설계에 임했다.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
대상지는 서대문구 홍은동의 홍박공원이다. 지역 내 장애 어린이를 둔 부모, 근방 초등학교 학생과 주민, 서대문구청 등 여러 주체와 소통하며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초등학생들과 다섯 번의 워크숍을 진행해 통합놀이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어린이들이 원하는 놀이터의 모습을 도출하고자 했다. 장애 어린이 어머니를 비롯해 지역 주민들과는 세 번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어머니들은 통합놀이터에 대한 기대가 높아 틈만 나면 휴대폰에 빼곡히 저장된 여러 나라의 통합놀이터를 보여주었다. 우리도 많은 사례를 안다고 자부했는데 그들보다 정보가 부족했다. 논의 과정이 평탄치만은 않았다. ‘장애 어린이만을 위한 놀이터가 아니라 모든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를 만든다는 말에 장애 어린이 어머니들이 항의를 하기도 했다. 깊은 배제의 경험에서 비롯된 예민함이었다. 지체장애 어린이의 어머니들과 발달장애 어린이 어머니들 간 의견 차이도 있었다. 자녀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어머니들은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과 시설물 이용을 강조했지만, 발달장애 어린이의 어머니들은 휠체어 이동을 위한 경사로나 장치가 공간을 많이 차지할까 우려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이웃 간 신뢰로 큰 갈등이 있지는 않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95호(2021년3월호)수록본 일부
설계 조경작업소 울
놀이 시설물 디자인 협력 스페이스 톡
시공 에코밸리
발주 서대문구청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중앙로 125
면적2,679m2
완공2019. 12.
기아미는 단국대학교 환경조경학과를 졸업했다. LEED환경연구원을 거쳐 2013년부터 조경작업소 울에서 많은 어린이와 주민을 만나며 조경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일곱 살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설계자로서 안전과 모험 사이에서 모든 어린이가 즐겁게 노는 놀이터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연금은 약수동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을 지향하는 조경작업소 울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어린이공원에 관심을 가졌으나, 조금씩 놀이, 어린이, 장애인으로 관심의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어린이, 장애인 공간은 결국 인권의 문제임을 매일매일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