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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19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영국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앞마당에 해마다 새롭게 조성되는 임시 건축물이다. 지난 2000년부터 서펜타인 갤러리는 영국에 완공한 작품이 없고 지속적으로 현대 건축의 경계를 넓혀온 각국의 건축가를 초청해 파빌리온을 조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서펜타인 파빌리온을 설계한 역대 건축가로는 자하 하디드(Zaha Hadid)(2000), 렘 콜하스(Rem Koolhaas)와 세실 발몬드(Cecil Balmond)(2006), 프랭크 게리(Frank Gehry)(2008), 장 누벨(Jean Nouvel)(2010),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2011), BIG(Bjarke Ingels Group)(2016) 등이 있으며, 작년에는 멕시코 건축가 프리다 에스코베도(Frida Escobedo)가 콘크리트 타일을 교대로 쌓아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는 타임피스(timepiece)콘셉트의 구조물을 선보였다. 파빌리온은 매년 6월 초 완공을 마쳐 약 3개월 간 운영되며, 방문객의 휴게 공간이자 미술관에서 주최하는 각종 포럼, 전시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의 장으로 이용된다.
열아홉 번째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일본 출신의 건축가 준야 이시가미(Junya Ishigami)가 설계했다. 그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여기며 경관, 숲, 구름과 같은 자연 세계를 건축에 통합시키는 디자인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시가미는 고대 건축물의 돌 지붕에서 영감을 받아 석재 슬레이트를 겹쳐 쌓아 파빌리온의 캐노피를 조성했다. 돌무더기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은 주변 경관에 자연스럽게 통합되면서 독특한 형태로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Pavilion Architect Junya Ishigami+Associates
Pavilion Architectural Team
Architect: Junya Ishigami
Project Architect: Prem Lorenzen
Team: Masayuki Asami, Gagas Firas Silmi, Jaehyub Ko
Project Director Hans Ulrich Obrist
Project Leader Julie Burnell
Project Curator Amira Gad, Natalia Grabowska
Technical Consultant David Glover
Technical Advisors AECOM(Jon Leach, Amy Koerbel, MichaelOrr, Madalina Taylor, Katja Leszczynska, Sam Saunders, CarlosLopes, Javier Fanals, Krzysztof Butrym, Roshni Wijesekera, AdamJuster, Rob Murphy, James Wells, Vincenzo Sessa)
Construction Stage One Creative Services Ltd(Tiff Blakey, TedFeatonby, Alan Doyle, Tim Leigh, Mark Johnson)
Location Kenshington Gardens, London, UK
Area 541m2(overall site area), 350m2(gross internal area)
Heights 4.6m(Max. overall height), 4.5m(Max. internal ceilingheight), 2.1m(Min. internal useable ceiling height)
Installation 2019. 6. ~ 2019. 10.
Photographs Iwan Baan, John Offenbach, Norbert Tukaj
준야 이시가미(Junya Ishigami)는 건축사무소 SANAA에서 근무했고,2004년 준야 이시가미 어소시에이츠(Junya Ishigami+Associates)를 설립했다. 인간을 자연의 일부라고 여기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자유로운 건축을 강조하며 실내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경관, 숲,구름 등의 자연 세계를 건축과 통합하는 독창적 작품을 선보인다. 카나가와 공과대학(Kanagawa Institute of Technology)의 부속 교육 시설인KAIT 워크숍으로 일본 건축협회상(2009)을 받았으며, 제12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2010)을 수상한 바 있다.
- Junya Ishigami / 2019년10월 /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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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찾기 좋은 환경을 고민하다
Wayfinding
복잡한 도심을 누비는 현대인에게 지도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과거에 산과 바다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전국도로안내지도와 함께 고속도로에 올랐다면, 최근에는 내비게이션과 각종 길 안내 애플리케이션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도시 공간이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해지며 길 찾기 좋은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길 찾기 좋은 환경은 보행 친화성을 높일 뿐 아니라 도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도시계획가 케빈 린치(Kevin A. Lynch)는 『Image of the City』에서 도시의 이미지는 길(path), 경계(edge), 구역(district), 교차점(node), 랜드마크(landmark)에 의해 형성되며, 이 요소들을 잘 구성해 읽기 쉬운 도시, 길 찾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길 찾기 좋은 공간이란 무엇일까? 본지는 다양한 웨이파인딩(wayfinding)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건축물 내부 공간부터 도시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는 이음파트너스의 작품과 인터뷰를 수록한다. 이번 기획을 통해 현재 웨이파인딩의 좌표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웨이파인딩이 안내판, 바닥 페인팅 등 가시적 시설을 넘어 도시의 역사, 기능, 가치를 효과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전략적 시스템으로 인식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진행 김모아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이음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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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 웨이파인딩
DDP Wayfinding
DDP의 장소성과 건축을 잇는 웨이파인딩 체계
동대문시장 100년의 역사는 단시일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조선 시대에는 미곡이나 어물, 잡화를 취급하는 시장이었고, 1899년 이후 서대문에서 동대문을 거쳐 청량리에 이르는 전차 노선으로 동대문 일대와 종로 4·5가 상권이 연결되어 현재의 거대한 상권이 형성됐다. 한편 1928년 준공된 동대문운동장은 국내 스포츠 메카로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또한 광장시장, 평화시장, 아트프라자, 밀리오레,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로 이어지는 상권은 패션 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동시에 살피게 한다. DDP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디자인 트렌드가 시작되고 문화가 교류하는 디자인, 패션 산업의 발신지라 할 수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웨이파인딩’은 비정형 건축물인 DDP의 난제를 해결하고, 이용객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정보·안내 사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건축적 난제를 해결하고, 개발 과정에서 발견된 역사 유적지, 37개 대규모 패션 상가, 3만5천 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는 주변 지역과의 이질감을 극복하는 데 주력했다. 건축 특성을 반영한 DDP 내부 지도와 건축물 내외부를 포괄적으로 연계한 지역 통합형 지도로 나누어 웨이파인딩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상지의 역사, 지역 상권, 건축 등 웨이파인딩 시스템을 구성하는 모든 콘텐츠 하나하나가 신경망처럼 DDP를 연결하도록 계획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시공 이응, LG CNS, 제일광고, 샘파트너스 & CDR
건축 설계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웨이파인딩 이음파트너스
시공 삼성물산
클라이언트 서울디자인재단
위치 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
면적86,574m2
사진 박영채, 이원석
이음파트너스는 공간의 경험 가치를 브랜드화하는 환경·경험 디자인 회사다. 공간 스토리텔링, 환경 그래픽, 웨이파인딩, 색채, 디지털미디어, 영상 등 공간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전략적으로 융합해 이용자에게 색다른 경험 가치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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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SNUH Daehan Center
시간적, 공간적 서사를 담은 공간
서울대학교병원(이하 서울대병원)은 하루 1만여 명의 환자가 내원하고,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 의료 기술을 보유한 병원이다. 2019년 4월 서울대병원은 인술로 아픈 사람을 구한다는 인술제중仁術濟衆을 기치로 삼아 병동과 분리된 별도의 외래 공간 ‘대한외래’를 개원했다. 대한외래는 연면적 4만7천 제곱미터의 지하1층부터지하 2층에 이르는 지하 공간으로 서울대병원의 중앙부에 위치해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전문 병원을 연결한다.
대한외래 로비와 공용 공간을 서울대병원의 역사와 정체성이 담긴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 이를 고려해 인술제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서울대병원의 시간적, 공간적 서사를 담은 품격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이때의 품격이란 대한제국 마지막 왕실의 애민 정신과 순종 황제의 대한의원 개원 칙서를 통해 계승된 국가 중앙 병원에 버금가는 위상, 그 대표성과 책임을 의미한다.
동서양 문화의 융합
1885년 고종과 조선 정부는 인술제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서양식 국립 병원인 제중원을 설립했다. 제중원이 추구하는 가치는 대한제국의 국립 병원인 대한의원(1907)과 순종 황제의 대한의원 개원 칙서를 통해 전해져 서울대병원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서사를 대한외래 로비를 비롯한 공용 공간에 표현하고자 했다. 전통적 개념과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형 요소로 공간을 연출하고, 금강비례(Korean Golden Ratio, 1:1.414)를 적용해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의료 문화 공간을 조성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시공 이음파트너스, 어반아크, 메이크믹스
클라이언트 서울대학교병원
위치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01
사진 박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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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미술관 웨이파인딩
Hoam Art Museum Wayfinding
서울 근교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은 한국의 전통 미술과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이 수집한 한국 미술품을 바탕으로 1982년 개관했고, 1997년에는 미술관을 둘러싼 약 6만6천 제곱미터의 대지에 희원을 개원했다. 희원은 한국 전통 정원의 아름다움의 근원인 차경借景의 원리로 조성되었는데, 옛 지형을 복원했을 뿐 아니라 정원과 건물이 숨겨지고 드러나는 멋을 연출한다. 100여 쌍의 벅수(1m 내외의 낮은 전통 조각)와 낮은 조경 요소들이 겹쳐지며 한국 전통 정원만의 풍경을 이룬다. 하지만 정원 안내를 위한 시설물들이 이러한 풍경을 가리고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시공 이음파트너스
클라이언트 삼성문화재단
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562번길 38
면적
호암미술관: 4,165m2
전통정원 희원: 66,446m2
사진 박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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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 스카이라인 웨이파인딩
Geumhodong Skyline Wayfinding
금호4가동은 구릉지에 자리한 노후 주택 밀집지다. 2007년 재개발정비지구로 지정되었지만 재개발 사업은 기약 없이 유보되었고, 인근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점차 섬처럼 고립되어 갔다. 경사지를 따라 놓인 계단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미로처럼 복잡하다. 주택 대부분이 특색이 없고,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지형지물이나 상가도 부족한 상황이다. 복잡한 환경은 주택가를 으슥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범죄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졌다. 게다가 위급 상황이 발생해 도움을 요청할 때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금호동 스카이라인 웨이파인딩’은 주민들이 좀 더 쉽게 길을 찾고, 자신이 있는 곳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프로젝트다. 서울시 ‘생활안심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는데, 단순히 마을 환경을 단장하는 것을 넘어 범죄 발생율을 줄이고 커뮤니티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디자인을 실천하고자 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기획·설계 이음파트너스
제작 디자인 ENY
클라이언트 서울시
위치 서울시 성동구 금호4가동 일대
사진 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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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길 찾기를 통해 공간을 브랜드화하다
이음파트너스 안장원 대표 인터뷰
웨이파인딩의 현재
-웨이파인딩Wayfinding,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한글로 번역하면 길 찾기 정도가 될 것 같은데,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웨이파인딩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사인(sign)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세기 전까지 건축가들의 모토는 ‘스타일은 기능을 따른다(style follows function)’였다. 그러나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이끈 바우하우스(Bauhaus)가 해체주의적이고 합리적인 접근 방식으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20세기 모던 디자인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논리적 창조 과정을 거쳐 탄생된 모던한 건축물에 안내 사인, 안내 지도 같은 보조적 이정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웨이파인딩에 대한 최초의 연구는 영국의 지하철 이용률을 낮추기 위한 시도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산업 혁명 이후 개통된 영국의 지하철은 시설이 열악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런던 시민이나 관광객들 대부분은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도 20여분이나 소요되는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하고 있었다. 도시에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도시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안내해 시민과 관광객이 길을 걷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즉 웨이파인딩이란 도시를 끊김 없는 정보로 연결해 걸어서 경험하게 하는 전략이라 설명할 수 있다. 이때 전략은『the Image of the City』(1960)의 저자인 케빈 린치)Kevin Lynch_의 이론과 주장에 기반하는데, 그는 게슈탈트 심리학의 기본 원리를 이용해 도시민들이 도시와 도시 속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직관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도시 차원의 웨이파인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특징이 있을 것 같다.
한국에는 끊긴 길이 많다. 단시간에 도시가 급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도로가 체계적으로 계획되지 못했다. 길과 건물이 엉켜 있다. 이 체계를 개선하지 않은 채 도시 개발이 이루어졌다. 자연스럽게 끊긴 길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한국의 도시 경관 역시 많이 단절되어 있다.
특히 한국은 웨이파인딩 개념이 도입된 지 5~6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아직 깊이 있는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 해외에서는 웨이파인딩을 전략적 시스템으로 인지하는데, 한국은 가시적 가치를 안내하는 사인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는 웨이파인딩 시스템 구축에 앞서 도시의 역사, 길과 하천의 형성 과정, 공공 기관과 상업 기관의 위치, 사람이 이용하는 요소, 차량이 이용하는 요소, 자연과 연결해야 하는 요소 등을 분석한다. 이때 쌓은 정보를 토대로 홍보 자료, 휴대폰, 안내 책자 등에 들어가는 지도를 디자인한다. 웨이파인딩 시스템 구축과 함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를 여러 기관이 공유하기 때문에 활용성도 굉장히 높다. 반면 한국은 여러 기관이 각기 다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기 다른 지도를 만든다.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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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자투리땅에서 [ ]를 찾아라!
공터, 가로변 쉼터, 자투리 녹지대 등 방치되고 소외된 땅에 새 숨을 불어 넣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이하 72시간 프로젝트)가 올해로 8회를 맞았다. 72시간 프로젝트는 2012년 바트얌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비엔날레(Bat-Yam International Biennale of Landscape Urbanism)에서 처음 실행된 ‘72시간 어반 액션(72 Hour Urban Action)’을 벤치마킹한 사업으로, 올해까지 73개의 공간을 재정비했다. 서울에 점진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특색 있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난 7월에 열린 ‘제10회 대한민국 국토대전’의 도시재생 및 생활(SOC)분야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해에는 대상지에 적합한 주제를 찾아 실험적이고 참신한 계획을 하도록 “자투리땅에서 [ ]를 찾아라!”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자투리땅에서 ‘여행’을 찾아라”, “자투리땅에서 ‘V 라인’을 찾아라” 등 각 팀은 대상지에서 재조명할 만한 숨은 가치 혹은 새로 담고자 하는 의미로 미션의 빈칸을 채웠다.
도심 번화가 주변 2개소(종로구 관훈동 자투리 녹지대, 성동구 금호동 공터), 주민 맞이 공간 3개소(동대문구 휘경동 가로변 쉼터, 강북구 삼각산동 자투리 녹지대, 도봉구 도봉동 가로변 쉼터), 주민 생활 공간 2개소(은평구 녹번동 가로변 쉼터, 양천구 신월동 마을 마당) 등 7개의대상지가 주어졌다. 총 35팀이 지원한 가운데 선발된 7팀 대부분이 조경 분야 전문가와 학생들로 구성되어 눈길을 끌었다. 작품 설치 비용과 상금은 작년 대비 소폭 증액됐다. 팀별 작품 설치 비용은 1,000만원에서 2,000만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총 상금은 2,000만원에서 3,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시상 대상은 대상(상금 1,000만원) 1개 팀, 우수상(상금 500만원) 2개 팀, 장려상(상금 300만원) 2개 팀, 입선(상금 200만원) 2개 팀이다.
시는 지난 5월부터 작품을 접수 받아 1차 서류 심사와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진행해 참여 팀을 선정했으며, 액션 시작 한 달 전에는 최신현 조직위원장(씨토포스 대표)을 비롯한 조직위원들과 각 팀이 모여 설계안을 최종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폐회식은 지난 9월 19일 서울시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렸다. 모든 팀이 한자리에 모여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최종 결과물을 소개했고, 심사 결과에 따른 상장 및 상금 수여식이 있었다. 평가 기준은 작품의 창의성,내구성, 조화성, 성실성, 유지·관리 측면 등이었다.
대상을 수상한 새벽녘 팀의 ‘포:레스트For:rest’는 양천구의 낡은 마을 마당을 친근한 분위기의 주민 쉼터로 변모시킨 작품이다. 주민 이용 행태와 인터뷰를 토대로 옛 감성을 자극하는 양철 지붕의 정자와 사초류 식재 공간을 마련했는데,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우수상은 경사지에 영화관 좌석을 연상케 하는 구조물을 마련한 루체테 팀의 ‘G열 20’, 등산 로프를 활용해 도봉산을 닮은 시설물을 마련한 도봉79팀의 ‘마중다락원’에게로 돌아갔다. ‘G열 20’은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으며, ‘마중다락원’은 해당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시설물을 조성하고 공간의 실용성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장려상에는 솔화백 팀의 ‘수묵화랑’과 제기발랄 팀의 ‘늘, 그늘’이 선정됐으며, 입선에는 ITLs 팀의 ‘정원에 간 불당골’과 공간크리에이터 팀의 ‘V-log’가 선정됐다. 공고된 시상 내역 외에 별도로 추가된 인기상(상금 100만원)은 시민 투표 결과에 따라 루체테팀에게 돌아갔다. 박준호 심사위원장(EAST4 대표)은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가 도시의 변화가 작은 곳에서 일으켜 어제보다 나은 서울의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남산타워나 한강의 다리가 아닌 이러한 자투리 공간이 서울시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심사평을 밝혔다.
올해는 날씨를 고려해 액션 날짜를 조정한 덕분에 우천 중 공사를 피할 수 있었지만, 공사를 반대하는 민원으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팀들이 있었다. 루체테 팀은 시설물 설치를 반대하는 민원에 계속해서 부딪혔으며, 제기발랄 팀은 주민의 반대로 액션 시작 한 주 전 대상지가 휘경동으로 변경되어 상세 설계를 다시 진행해야 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공간의 안전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작품을 존치할 것을 요구하며, 모집 공고에 존치에 대한 준수 사항을 명시하고 심사 기준에도 내구성이나 유지·관리 측면을 포함시켜 왔다. 이에 따라 각 팀은 상세한 설계와 정확한 시공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준비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대상지 선정은 다소 미흡하게 진행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향후 사업 진행에 있어서는 주민과 지자체 간 보다 확실하고 정확한 협의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진행 과정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참여자들의 손길은 도심 곳곳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다채로운 식물이 후미진 공간을 아름답게 수놓았고, 평범한 소나무 군락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약 3개월의 사전 준비 기간과 72시간의 액션 기간 동안 쏟은 각 팀의 노력이 시민들의 일상에 크고 작은 울림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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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중동 유니시티 1, 2단지
Changwon Jungdong Unicity 1 & 2 Block
‘창원 중동 유니시티’(이하 유니시티)는 풍성한 자연 속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탐닉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단지다. 단지 인근의 중앙공원과 사화공원(『환경과조경』 2019년 8월호, pp.74~87 참조)은 여유와 휴식이 넘치는 삶의 배경으로 역할하고, 유니시티의 녹지와 어우러져 중동의 그린 네트워크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유니시티는 총 네 개 블록으로 구성된다. 그중 서쪽에 위치한 1, 2블록이 완공되어 거주민뿐만 아니라 시민에게 녹음과 자연을 선사하고 있다.
대지의 기억을 담다
대상지는 60여 년간 육군 제39보병사단(이하 39사단)이 주둔한 곳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해 논밭이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단독 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는 부대 이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2015년 6월 39사단은 함안군으로 이전했고, 대규모의 빈터는 유니시티로 거듭났다. 이 땅은 농부들이 곡식을 얻어온 삶의 터전이자, 신병 훈련을 겪은 청춘들의 땀이 서린 곳이며, 경남의 향토를 수호해 온 대지다. 수많은 사람들의 보금자리였던 땅에 들어서는 도시 규모의 주택 단지에 책임감 있는 태도로 접근하며 대상지 고유의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했다.
39사단이 자리잡기 전 대지의 기억, 즉 논밭의 지형에서 설계 모티브를 얻었다. 경작지를 연상시키는 그리드 패턴을 기반으로 단지 외곽의 녹지 숲, 단지 내부의 숲을 구성했다. 녹지 숲은 도로와 단지의 레벨 차로 인해 생긴 자연 지반을 활용한 녹지 공간이다. 외곽을 따라 약 2km에 달하는 녹지 띠가 형성됐는데, 소음과 미세 먼지를 저감하는 마을 숲으로 역할하고 있다. 단지 내부의 숲은 주동 인근에 마련되는 정원으로 입주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8호(2019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사업 시행(주)유니시티
시공사(주)태영건설 외 5개사
조경 설계 그룹한 어소시에이트/태영건설 디자인팀
조경 공사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위치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중동 53번지 일원
면적
1단지: 대지면적 90,960m2, 조경면적 43,899m2
2단지: 대지면적 51,794m2, 조경면적 22,755m2
사업 준공2019. 6.
사진 유청오
- 정병규 / 태영건설, 그룹한 / 2019년10월 /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