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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동성 해동경기원(海東京畿園) 감리를 마치고
  • 에코스케이프 2006년 04월

푹푹 찌기 시작하는 유월의 중순, 곧 닥쳐올 지루한 장마를 예고라도 하듯 하늘은 찌뿌득하다. 그런데 이곳은 중국의 남단에 위치한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인 광저우시 한복판. 매일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온과 함께 높은 습도는 아열대성 기후에 익숙하지 않은 타국의 젊은이들에게 쉽게 가슴을 열어 보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자 ! 이제 남은 시간은 겨우 5개월. 거기에다 장마 빼고 나면 얼마나 남을까? 가슴이 울렁거린다. 앞이 안보인다. 그러나 해내야 한다. 설계도가 고지라면 우린 그 고지 점령을 목표로 돌진해야 하는 야전군이니까. 대한민국의 경기도와 중국 광동성 정부간 우호 협력의 일환으로 각 국의 전통정원을 조성하여 서로 교환하기로 한 이 프로젝트는 그 생성부터가 이채롭고 솔깃하여 야전군들에겐 더욱 더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치솟는다.

중국 중남부 후난성에서 발진한 거대한 산맥이 남쪽을 향하여 달리다가 다시 광둥성을 가로질러 광저우시의 외곽 백운산에서 잠시 쉬었다가 시내 중북부에 위치한 약 30만평에 이르는 월수공원에서 대장정의 막을 내리며 그 마지막 계곡, 용의 기(氣)가 살아 숨쉼(현지 관리 간부의 설명)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장소에 우리들의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하고 아담한 한국 전통정원이 자리하였다. 약 2,600평에 이르는 이곳은 길이 방향으로 진입부인 바깥마당과 안마당을 지나 정원의 중심부인 주정을 거쳐 후정과 후문인 사주문에 이르기까지 알맞은 오르막에 갑자기 부딪치는 급경사, 그리고 또 약한 오르막 등의 박진감 있는 고저차, 산책길을 따라 휘감아 도는 굽이침, 계곡을 중심으로 한 횡단면의 적절한 경사 등 그 역동성이 그야말로 우리 한국전통 별서양식을 위한 천혜의 장소로써, 당초 서유기를 테마로 조성된 시설물들이 낡고 위험하여 폐쇄된 상태로 잡초 및 널려있는 쓰레기 등이 다듬지 않은 무성한 숲에 가려 쓸모없이 보이던 그러한 장소가 한국의 전통 양식을 연구하고 후학을 키웠던 한 전문가의 탁월한 선택으로 인하여 다시 태어나는 놀라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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