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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 Country Club
  • 에코스케이프 2010년 겨울
엊그제만 해도 출근길 차창 밖을 보며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 새파란 필드에서의 진검 승부를 기대하며 미소짓곤 했다. 미처 가을 햇살을, 고운 단풍을 채 즐기지도 못했는데 며칠 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첫 눈이 내렸고, 스키장들이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이런! 두터운 옷과 장갑까지 챙기면서 머릿 속엔 동남아의 후끈한 열기와 태국의 야시장, 그리고 태국 최고의 골프장 타이 CCThai Country Club를 그린다.
태국방콕에 위치한 타이CC는 두가지 타이틀로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Asian Golf Monthly’에서 선정한‘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럽하우스’와 2001년부터 줄곧 선정되어 온‘Best course in Thailand’가 그것이다. 개장 후 1997년 타이거 우즈가 혼다 클래식을, 1998년 비제이 싱이 조니워커 슈퍼투어에서 우승하면서 유명해졌다.라커룸 입구에는 그때부터의 각종 투어 대회 사진들이 여기저기 훈장처럼 걸려져 위용을 자랑한다. 필드로 나아가면 가장 먼저 맞이하는 정돈된 화관목류에서 태국 골프장 특유의 색감이 묻어난다.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관리된 시설들에서 뭔가 다른 무게감이 느껴진다.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역시 그린보다 잘 관리된 페어웨이가 압권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촘촘한 러프 지역이 페널티를 가한다. 아마도 오랜 대회 개최 경험이 코스 관리에 배어있는 듯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물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했다
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넓은 호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아웃코스 #2홀, #4홀, #6홀과, 마치 하나로 연결된 듯한 두개의 호수를 Par.4 - Par.3 - Par.5 순으로 시계방향으로 감싸고 도는 #15홀, #16홀, #17홀이 백미이다.
Par.4인 #2홀의 페어웨이는 넓은 호수 너머에 가로놓여져 있고, 그 한 가운데는 대형 벙커가 자리 잡고 있어 두개의 공략지점을 가진다. 물론 그린 방향으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호쾌한 샷에는 그린에 바짝 다가가는 보상이 주어진다. #4홀은 Par.5인데 페어웨이를 잘 지킨 샷에는 투 온의 기회가 주어진다. 호수 반대편에 붙어있는 그린에 투 온을 성공한 필자도 이 홀을 최고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비록 파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아시아 최고의 Par.3홀로 선정되었고, 타이 CC의 시그네처 홀이기도 한 #6홀은 그 명성답게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그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여정을 마치는 마지막 #18홀은 코스보다 멀리 물 위에 떠 있는 클럽하우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름답다. 외관 뿐 아니라 별동으로 구성된 샤워룸, 타국他國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필드를 바라보며 피로를 녹여버릴 수 있는 대형 자쿠지, 수상 레스토랑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올 겨울, 필드가 그립다면 야자수 숲 사이를 새파랗게 굽이치는 타이 CC를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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