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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케이프 2010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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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리스트

대한종묘조경(주), 대한민국 자생화 산업, 블루오션에 뛰어들다
“이 달걀을 탁자 위에 세울수 있습니까?” 콜럼버스가 모두에게 물었다. “그게 가능한 말이냐”며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이내 달걀 밑을 톡톡 쳐서 깨뜨린 후 보란 듯이 세우는 콜럼버스이다. 누구든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항의가 빗발쳤지만 콜럼버스는 태연하게 “이렇게 세우는 것은 남이 하고 난 다음에는 쉽습니다. 그러나 처음으로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장형태 대표가 야생화를 육종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대한종묘를 세웠던 197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산과 들에 흔한 것들을 뭣하러 키우느냐’며 고개를 저었었다.그러나 그는 우리 식물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으로 전남 구례에 터를 잡고 연구에 매진해 왔다. 지금에 와서야 누구나가 우리꽃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대한종묘가 설립될 당시만 하더라도 야생화 육종이라는 것은 거의 모험에 가까운 시도였다. 장형태 대표가 콜럼버스와 닮은 점은 바로 이러한 유연한 사고와 굳건한 실천의지가 있다는 점이다. 국가에서 부여한 ‘대한민국 제1호 종자명장’, ‘?신지식농업’이란 호칭도 지금까지 부단한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의 행보에 대해 이젠 우리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결국 대한종묘조경은 약 600여종의 야생화를 연간 100만주 이상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우리식물 생산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식물 좋다던 농사꾼, 블루오션 개척하다“아주 기초적인 지피식물로 꼽히고 있는 잔디도 국내에 도입된지는 불과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장형태 대표가 우리식물에 관심을 갖고 회사를 설립한 것이 1979년이니 업체의 역사도 어느덧 30년이 훌쩍 넘어섰다.그는 처음에 부친의 과수묘목 농사를 도와주면서 취미로 야생화 수집을 시작했다. 한 종 한 종 모으면서 “이렇게 우리 꽃, 우리 식물들이 아름다운데, 왜 이 땅에서 주목을 끌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고, 이후 각종 자생식물 연구서적과 해외사례를 공부하며 이러한 의문들을 확신으로 굳히게 된다. 우리 식물만 보아도 절로 미소를 짓던 농사꾼이 대한민국 자생식물의 개척자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전남 구례군 화엄사로 향하는 길목에 대한종묘가 터를 잡는 시기와도 맞물린다.
쉽게 풀어쓰는 조경토양(6): 과학적 대형목 이식방법
과거에는 근원경 10cm, 수고 3m 이하의 중교목 위주로 식재를 하였으나 근래에 들어 대형 아파트단지, 대단위 공단, 택지, 공원 등을 조성하면서 자연경관을 빠르게 회복하고자 대형수목을 이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대형목 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대형목의 뿌리분에 잔뿌리가 잘 발달되어 분에 가득히 차있어야 하고, 둘째, 대형목을 식재할 때 근권부 환경 즉 토양환경을 최적으로 만들어주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식재 후 뿌리가 빠른 시기에 토양에 활착하여야 한다. 즉 나무의 뿌리가 분에 견실하게 꽉 차있고, 그 분에서 나온 뿌리가 이식하고자 하는 토양에 빠르게 뻗어나간다면 대형목 이식은 99% 이상 성공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과학적으로 접근하여야 하며, 경험만 믿고 무턱대고 시행해서는 안 된다. 일반 수목이식과의 차이점나무의 수령이 오래되었거나, 근원경이 20cm 이상이 되는 대형목의 경우 수목이식이 어렵기 때문에 수종에 따른 생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뿌리돌림 등 충분한 준비단계를 거친 후 이식하여야 하고, 이식할 때는 토양개량제, 뿌리발근촉진제, 증산억제제 등을 처리하여야 하며, 이식 후 관수, 병해충 방제,방풍,방한 등 수세회복에 힘써야 한다.대형목 이식에 경험이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뿌리만 내리면 나무는 산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는 식물이다. 사람도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그곳에 정착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식물(植物)은 뿌리를 땅에 내리고(植)사는 생물(物)이기 때문에 이식을 하게 되면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곳이 뿌리이며, 오랜 세월동안 살아온 대형목이나 노거수들은 이러한 경향이 더욱 클 것이다.뿌리를 단근하게 되면 단근된 곳에서 새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으로 새뿌리가 발생한다. 이식 전에 분주위로 뿌리돌림을 하는 이유도 뿌리를 단근시켜서 분 안에 새뿌리를 많이 발생하게 하여 이식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함이다.그렇기 때문에 작은 나무보다 큰 나무, 어린 나무보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를 이식할 때 우리는 더 많은 시간, 노력, 정성을 들여야 한다.사람의 입, 코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식물의 뿌리이다. 뿌리를 통해서 수분, 양분을 흡수하고 호흡을 하는 것이다. 이렇듯 나무의 건전성은 뿌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대형목을 이식하기 전 반드시 뿌리돌림을 통해 분 안에 뿌리를 많게 하고, 식재 후 나무뿌리가 뿌리분에서 이식하고자 하는 토양에 빠르게 뻗어나가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수목이식공정의 목적은 결국 나무를 안전하게 굴취, 운반, 식재하여 토양에 빠르게 활착시켜 나무를 살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을 이용하여 수목을 이식해야 이식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찬란하게 피고 열매가 많다” 이는 세종대왕이 편찬한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처럼 나무에서 뿌리가 하는 역할은 매우 크며, 특히 대형목을 이식할 때 뿌리를 빠르게 발근시키는 것이 대형목 이식 하자율을 줄이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생태복원을 위한 공학적 접근 - 이론 및 사례(8): 생태복원 성능 기준 및 평가
들어가면서생태복원을 위한 공학적 접근을 중심으로 지난 2년에 걸쳐 생태복원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소개하여 이제 약속한 8회가 되었다. 그동안 단순한 국내외 사례와 녹화 중심에서 벗어나 대상지의 물리적 안정성과 생태복원 기반 조성, 환경조건에 적응될 수 있는 식물과 서식처의 조성 등에 대한 제반 문제를 다루고자 하였고, 물과 관련된 수리수문학적 문제, 토양의 안정성과 도로 등의 구조적 해석, 공정관리 등의 공사관리의 유형과 기법 등에 대해 전문가 여러분과 같이 고민하기 위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였으며, 나름대로는 본 연재를 통해 생태복원분야의 학문적 기술적 발전을 위한 화두를 던졌다고 판단한다.이제 마지막 주제로서 생태복원이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성능기준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건설사업에서의 성능기준은 아직은 적용단계라기보다는 국내 적용을 위한 연구가 시작된 단계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생태복원에서의 성능기준은 다른 건설분야에 비해 더욱 고민거리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생태복원공사의 성능기준-기능(Function)과 가치(Value)‘기능’이라 함은 목적물이 지니는 본질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람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의미와 중요성이 달라질 수 있는 ‘가치’와는 달리 목적물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예를 들어, 생태자원의 기능은 그것이 산림이든, 습지이든 생태적 관점에서 고유성을 지니며 일정한 수준의 중요도를 지니게 된다. 반면에 생태자원의 가치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이해관계에 따라 매우 중요할 수도 있고 때로는 전혀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습지생태계의 예를 들면 습지의 기능은 습지의 자연 형성과정(natural process) 및 생태적 형성과정(ecological process) 그 자체를 의미하며 가치는 사람의 기준에서 일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습지의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다. 즉, 물새의 서식처로서의 가치가 사냥꾼이나 조류관찰자, 생태학자 등에게는 매우 중요하나 토지 소유자나 농민에게는 무의미한 것이 될 수 있다.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생태자원의 기능은 전형적이고 고유성이 있으며 가치중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람사르협약에서는 습지의 기능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고 있다.1. Flood Control, 2. Groundwater Replenishment, 3. Shoreline Stabilization & Storm Protection, 4. Sediment & Nutrient Retention, 5. Climate Change Mitigation, 6. Water Purification, 7. Reservoirs of Biodiversity, 8. Wetland Products, 9. Recreation / Tourism, 10. Cultural Value 이 중 한가지인 ‘기후변화 대응 및 저감(Climate Change Mitigation)’기능만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습지는 지표 탄소의 40% 정도를 함유하고 있고, 특히 이탄습지 및 산림습지는 특히 탄소량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습지를 파괴하고 농경지로 활용하기 위한 전환은 지구온난화 원인의 6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증가시킬 것이다.이러한 습지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습지의 현명한 이용(the Wise Use of Wetlands)’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인류의 유익을 위해 습지를 생태계의 자연 요소로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Davis, 1993), 람사르협약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 하에 생태적 접근의 실행을 통해 습지의 생태적 특성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생태복원을 위한 공학적 접근 - 이론 및 사례(8): 생태복원 성능 기준 및 평가
들어가면서생태복원을 위한 공학적 접근을 중심으로 지난 2년에 걸쳐 생태복원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소개하여 이제 약속한 8회가 되었다. 그동안 단순한 국내외 사례와 녹화 중심에서 벗어나 대상지의 물리적 안정성과 생태복원 기반 조성, 환경조건에 적응될 수 있는 식물과 서식처의 조성 등에 대한 제반 문제를 다루고자 하였고, 물과 관련된 수리수문학적 문제, 토양의 안정성과 도로 등의 구조적 해석, 공정관리 등의 공사관리의 유형과 기법 등에 대해 전문가 여러분과 같이 고민하기 위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였으며, 나름대로는 본 연재를 통해 생태복원분야의 학문적 기술적 발전을 위한 화두를 던졌다고 판단한다.이제 마지막 주제로서 생태복원이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성능기준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건설사업에서의 성능기준은 아직은 적용단계라기보다는 국내 적용을 위한 연구가 시작된 단계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생태복원에서의 성능기준은 다른 건설분야에 비해 더욱 고민거리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생태복원공사의 성능기준<기능(Function)과 가치(Value)>‘기능’이라 함은 목적물이 지니는 본질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람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의미와 중요성이 달라질 수 있는 ‘가치’와는 달리 목적물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예를 들어, 생태자원의 기능은 그것이 산림이든, 습지이든 생태적 관점에서 고유성을 지니며 일정한 수준의 중요도를 지니게 된다. 반면에 생태자원의 가치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이해관계에 따라 매우 중요할 수도 있고 때로는 전혀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습지생태계의 예를 들면 습지의 기능은 습지의 자연 형성과정(natural process) 및 생태적 형성과정(ecological process) 그 자체를 의미하며 가치는 사람의 기준에서 일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습지의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다. 즉, 물새의 서식처로서의 가치가 사냥꾼이나 조류관찰자, 생태학자 등에게는 매우 중요하나 토지 소유자나 농민에게는 무의미한 것이 될 수 있다.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생태자원의 기능은 전형적이고 고유성이 있으며 가치중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람사르협약에서는 습지의 기능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고 있다.1. Flood Control, 2. Groundwater Replenishment, 3. Shoreline Stabilization & Storm Protection, 4. Sediment & Nutrient Retention, 5. Climate Change Mitigation, 6. Water Purification, 7. Reservoirs of Biodiversity, 8. Wetland Products, 9. Recreation / Tourism, 10. Cultural Value 이 중 한가지인 ‘기후변화 대응 및 저감(Climate Change Mitigation)’기능만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습지는 지표 탄소의 40% 정도를 함유하고 있고, 특히 이탄습지 및 산림습지는 특히 탄소량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습지를 파괴하고 농경지로 활용하기 위한 전환은 지구온난화 원인의 6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증가시킬 것이다.이러한 습지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습지의 현명한 이용(the Wise Use of Wetlands)’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인류의 유익을 위해 습지를 생태계의 자연 요소로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Davis, 1993), 람사르협약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 하에 생태적 접근의 실행을 통해 습지의 생태적 특성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Fragmentary thought about the rooftop greening
계단식 밭의 저택: 이시이 오사무(石井修)선생님의 지붕녹화2이시이 오사무 선생님의 저택 바로 옆에, 이 계단식 밭의 집이 서 있다. 서 있다고 해도 보이는 바와 같이 외관상으로는 과연 그것이 집인지 아닌지 바로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문이 있고 문패가 걸려 있는 걸 보면 집인 것은 틀림없지만 지붕에 늘어선 벽돌의 벽과 거기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긴 파나 코스모스의 꽃이 주택이라고 하기에는 대단히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는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 건물은 이시이 건축을 상징하는 대담한 설계이기 때문에 잡지 등에서 종종 소개되어 왔다. 사진으로 봐도 상당히 개성적인 옥상녹화인 것을 잘 알 수 있지만, 실제로 올라 서 보면 한층 더 그 굉장함을 실감할 수 있다. 우선, 경작지로서 보았을 경우, 심하게 좁은 폭과 급한 경사의 가감은 심상치 않다. 지금 이 시대에 이만큼의 급경사 밭을 경작하고 있는 농가는, 일본에는 거의 없을 것이다.일부 독지가나 취미를 가진 사람이 특수한 목적으로 경작하고 있는 사례라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토지에서 장사를 위한 농업은 할 수가 없다.그러나 취미로 하는 가정 채소밭이라면, 이것은 말할 수 없이 즐거운 계단식 밭으로서의 멋(정취)이 있다. 이 건물에는 NPO법인 옥상개발연구회의「칸사이(西)선구자상」선고위원회 멤버들과 함께 올라갔는데, 평상시에는 관공서나 회사에서 찡그린 얼굴을 하고 부하를 꾸짖고 있을 임원들이 마치 아이들과도 같이 싱글벙글 하면서 밭에 올라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 지붕에 처음으로 오르는 사람은 아마 그분들 같은 기분이 되지 않을까. 어릴 적, 새로운 비밀 장소를 찾아 낸 것 같은 고양감이라고나 할까. 누구나가 두근거리며 위로 위로 올라가게 되는 이상한 공간인 것이다.안내해 주신 이 집의 어머니도 실로 기쁜듯이 설명을 해주셨다. 맨 밑의 밭에서 파헤쳐진 고구마 줄기를 발견하고 “여기는 고구마 밭이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예, 정말 올해는 다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왔습니다”라는 대답.마사토 계통의 사기(砂)가 많은 토양이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고구마 재배에는 최적이겠지. 토양 두께는 상당히 깊은 것 같고 무를 보통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가운데 층에는 긴 파, 그리고 최상단에는 싹이 터 얼마 되지 않은 당근이 심어져 있었다.준공 이래 한번도 토양 교체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계단식 밭에서 차례로 윤작을 해 나가면 염지 현상이 일어날 걱정도 없다.일반 가정의 채소밭에서는 정해진 작물을 같은 장소에 몇번이나 심기 때문에 수년이 지나면 수량이 급격히 떨어져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 이러한 계단식 밭은 실로 가정 채소밭에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밭에서 정면으로 코야마(甲山)의 수려한 모습을 조망할 수 있으며 집 근처에는 이 지역 특유의 화강암 거석이 우뚝 솟아 있다.이러한 웅장한 경치에 싸여, 이 밭에서 볕쬐기라도 한다면 분명히 기분이 최고일 것 같다는 상상을 했다.
센티드 제라늄(Scented Geranium)
어릴 적 아파트 베란다에는 짙은 붉은색의 꽃을 피워 예쁘긴 하지만 냄새가 아주 고약한 녀석이 있었다. 늘 푸르고 성장도 빠르고 가끔씩 물을 줘도 마르지 않아 별다른 관리를 안해도 되는 식물이었다. 최근에는 품종 육종을 통해 관상용으로 빨간색, 보라색, 주황색 그리고 잎에 무늬가 있을 정도로 매우 다양하게 생산 판매되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제라늄(Geranium)이다.제라늄은 허브농장에서 일할 당시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던 허브 중 하나이다. 냄새가 지독하다는 각인이 되어있어서 더욱 눈에 들어왔었다. 허브에서 제라늄은 “향기로운”이라는 뜻의 “Scented”를 붙여서 보통 센티드 제라늄(Scented Geranium)이라고 부르며, 크게 관상용과 방향용으로 구분하면 된다. 방향성 제라늄 중에서도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진 품종은 바로 로즈 제라늄(Rose geranium)이다. 로즈 제라늄은 모기를 쫓는 풀이란 뜻의 “구문초(救蚊草)”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데, 단순히 모기를 쫓는 기능만 가지고 인기를 얻은 건 아니다.
물수세미, 가는가래, 수염가래, 수염마름(Myriad Leaf)
<물수세미>과명 _ 개미탑과Haloragaceae학명 _ Myriophyllum verticillatum L. 자생지 _ 논, 도랑, 못, 시냇가 또는 저수지 주변의 얕은 물 등 형태 _ 연못 속에서 자라는 다년초로서 긴 것은 길이가 50cm에 달하고, 밑 부분이 땅 속으로 들어가서 지하경으로 되며, 위 끝이 물 위로 뜬다. 잎은 4개씩 윤생하고 깃처럼 깊게 갈라지며 잎자루가 없고, 수중엽은 열편이 털처럼 가늘며 갈록색이고, 공기 중의 잎은 우편이 넓고 짧으며 흰 빛이 도는 녹색이다. 꽃은 5.7월경 연한 황색으로 피며, 물 위로 나온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려서 전체가 잎이 달린 수상화서처럼 되고, 윗부분에 수꽃, 밑 부분에 암꽃이 달린다. 수꽃의 꽃잎은 4개이며 길이 3mm 정도로서 장타원형이고, 수술은 8개이며, 꽃밥은 길이 1.5.2mm이고, 암꽃의 꽃받침은 단지 같으며 4개의 능선이 있고 끝이 4개로 갈라지며 씨방은 하위이다. 열매는 난상 구형이고 길이 2.5mm 정도로서 꽃받침과 4개의 홈이 있다. <가는가래>과명 _ 가래과Potamogetonaeae학명 _ Potamogeton cristatus Regel et Maack.자생지 _ 연못, 늪, 논, 논도랑 등형태 _ 물속에서 자라는 다년초로서 지하경이 옆으로 길게 벋고, 마디에서 뿌리와 물속줄기가 나온다. 물속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밑 부분에 달린 잎은 길이 4.6cm, 너비 0.7mm 정도로서 끝이 뾰족하지만, 수면에 나타난 잎은 장타원형이고 길이 2.7cm, 너비 0.5.1cm로서 끝이 둔하며 밑 부분이 쐐기꼴이다. 잎자루는 길이 6.14mm이고, 턱잎은 길이 6.16mm이다. 꽃은 양성으로 5.9월에 피며 황록색이고, 꽃자루는 길이 8.6mm이며, 화수는 길이 6.9mm이고, 수술과 암술은 각각 4개이다. 화서의 기부에 있는 부수엽은 마주나기이다.가을에 잎겨드랑이에서 월동아를 만든다. 월동아에는 2개의 펼쳐진 가시모양의 잎이 있다. 가을철에 2개의 가시가 달린 겨드랑이 눈이 떨어져서 물 밑에 잠겼다가 싹이 터서 자라는 특색이 있다. 열매는 둥글고 뒷면에 계관상의 돌기물이 있다. <수염가래>과명 _ 숫잔대과Lobeliaeae학명 _ Lobelia chinensis Lour.자생지 _ 논, 논둑, 습지, 못가, 물가, 물길 언저리, 도랑 등형태 _ 논둑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다년초로서 높이 3.5cm이고 옆으로 벋으며 군데군데에서 뿌리가 내리고 옆으로 선다. 잎은 어긋나며 2줄로 배열되고 잎자루가 없다. 피침형 또는 좁은 타원형이며 길이 1.2cm, 너비 2.4mm로서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5.8월에 피고 연한 자줏빛이 돌며, 소화경은 길이1.5.3cm로서 한 가지에서 1.2개씩 액생하고 꽃이 필 때는 곧추서지만 꽃이 진 다음에는 처진다. 꽃받침은 끝이 5개로 갈라지며, 꽃부리는 길이 1cm 정도로서 중앙까지 5개로 갈라지고, 열편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좌우대칭으로 된다. 수술은 합쳐져서 암술을 둘러싸며 씨방은 하위이고 꽃받침이 남아 있으며 암술대가 2개로 갈라지고 삭과는 길이 5.7mm이며 종자는 적갈색이고 매끄럽다. <수염마름>과명 _ 참깨과Pedaliaceae학명 _ Trapella sinensis var. antennifera Hara자생지 _ 연못, 습지, 늪, 강가의 얕은 곳 등형태 _ 연못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다년초로서 원줄기가 물속에서 길게 자란다. 수중엽은 피침형 또는 좁은 장타원형이며 둔한 톱니가 드문드문 있고, 물 위에 뜬 잎은 신장상 넓은 타원형이며 끝이 둔하고 길이 2.3.5cm, 너비 2.5.4cm로서 굵은 3맥이 있으며 가장자리에 물결형의 톱니가 있다. 꽃은 6.7월에 피고 연한 홍색이며 잎겨드랑이의 긴 소화경 끝에 달린다. 꽃받침은 씨방과 반 정도 유착되어 중위 씨방으로 되며 끝이 5개로 갈라지고, 꽃받침 잎은 길이 2mm 정도이다. 꽃부리는 길이 2.25cm, 지름 1.5.2cm로서 때로는 폐쇄화로 되며, 열매는 원주형이고 밑부분이 다소 좁으며 흔히 날개가 있고 길이 12.20mm, 너비 3.4mm로서 부속체가 5개 있다. 부속체는 열매보다 길고 끝이 다소 굽는다.
상록성 사초 종류들(Ornamental Evergreen Sedges)
다시 또 겨울의 초입에 서서 매년 되풀이 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 삭막한 겨울 경관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스마트한 소재는 없을까? 질문에 대한 답이 쉽지 않지만 그 답 중의 하나가 겨울에도 푸른 상록성 지피식물이다. 그 답에 대한 절실함은 수호초, 사사, 맥문동 등이 수요와 소비가 많은 종류들 중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통해 알 수 있다. 최근에 관심과 그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소재중의 하나가 상록사초이다.지난 2007년 9~10월호에 올린‘대사초와 그 종류들’은 그 대상이 낙엽성 사초류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으며, 이번호는 그 글에 이은 상록성 사초들에 관한 것이다. 우수한 조경소재로서 내한성이 있는 상록성 사초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사초 중에도 유망한 소재들이 많이 발굴되어 이용되기를 기대한다.
고광나무(Mock Orange)
이른 봄부터 황색, 적색, 분홍색으로 피어난 봄꽃들의 잔치가 끝나고 나면, 고광나무는 초여름 문턱에서 진녹색으로 아름답게 꽃을 피어내는 향기가 있는 나무로서 그리 흔치 않다.전국 어디서나 자라는 고광나무는 낙엽활엽수로 내한성과 내건성이 크며, 옮겨 심을 때도활착이 잘되어 유망한 조경수다.분포전국 산야에서 자라는 낙엽활엽관목으로 밑에서 많은 줄기가 올라와 전체 수형을 만든다. 표고 150.1,250m에서 자생하며 지리적으로 일본과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양지를 좋아하나 다소 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일반적인 토질에서도 견디며 내건성이 높고 생장도 빠르며 내한성도 강하다.특성나무 크기는 2.4m이고, 작은 가지에는 털이 조금 있으며, 2년생 가지는 회색이고 껍질이 벗겨진다. 잎은 대생하고 길이 7.13cm, 넓이 4.7cm로 피침형이고 가장자리에는 뚜렷하지 않은 톱니가 있다. 총상화서는 잔털이 있고 5.7개의 꽃이 피며, 개화는 4.5월에 지름 3.0.3.5mm의 은은한 꽃이 피어 향기로운 백색의 꽃잎과 노란색 수술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우아하게 피어나는 꽃이 매우 아름다우며, 잎의 모양에 따라 많은 종류와 변종으로 나눌 수 있다. 생장속도는 빠른 편이다. 잎겨드랑이나 꼭대기,. .꽃대와 꽃가지에 잔털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둥근 모양이고 9월에 익는다.
독일가문비(Norway Spruce)
예전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상영되는 영화들을 보면 항상 멋진 장식용 트리로 변신하는 나무가 있다. 요즈음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볼 수 있지만, 실내에서 사용하도록 플라스틱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이므로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건물 앞에 젓나무나 독일가문비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장식물을 달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낸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한국 특산식물인 구상나무를 크리스마스 장식용 트리로 장식하기도 한다. 이번호에서는 과거에 외국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용 트리로 가장 많이 사용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조경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독일가문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형태적 특성유럽이 원산지인 독일가문비는 소나무과科에 속하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수고는 30.50m에 달할 정도로 대교목에 속한다. 수피가 적갈색이며 처음에는 평활하지만 수령이 많아질수록 인편상으로 두껍게 벗겨진다. 가지는 윤생하며 수평으로 넓게 퍼지고, 수관은 좁은 원추형이거나 넓은 원추형이다. 특히 소지는 밑으로 처지며, 밑쪽 가지가 땅에 늘어진다. 잎은 길이 1.2cm의 침엽으로 약간 구부러지며 횡단면은 사각형이고 밀생하면서 짙은 녹색이고 윤기가 있다. 꽃은 6월에 개화한다. 수꽃은 액생腋生하고 노란빛을 띤 녹색이고, 암꽃은 전년도 가지 끝에 달린다. 열매는 구과毬果의 형태로 길이가 10.20cm, 직경 3.4cm로서 가문비나무류 중에서는 제일 크다.
THAI Country Club
엊그제만 해도 출근길 차창 밖을 보며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 새파란 필드에서의 진검 승부를 기대하며 미소짓곤 했다. 미처 가을 햇살을, 고운 단풍을 채 즐기지도 못했는데 며칠 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첫 눈이 내렸고, 스키장들이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이런! 두터운 옷과 장갑까지 챙기면서 머릿 속엔 동남아의 후끈한 열기와 태국의 야시장, 그리고 태국 최고의 골프장 타이 CCThai Country Club를 그린다.태국방콕에 위치한 타이CC는 두가지 타이틀로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Asian Golf Monthly’에서 선정한‘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럽하우스’와 2001년부터 줄곧 선정되어 온‘Best course in Thailand’가 그것이다. 개장 후 1997년 타이거 우즈가 혼다 클래식을, 1998년 비제이 싱이 조니워커 슈퍼투어에서 우승하면서 유명해졌다.라커룸 입구에는 그때부터의 각종 투어 대회 사진들이 여기저기 훈장처럼 걸려져 위용을 자랑한다. 필드로 나아가면 가장 먼저 맞이하는 정돈된 화관목류에서 태국 골프장 특유의 색감이 묻어난다.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관리된 시설들에서 뭔가 다른 무게감이 느껴진다.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역시 그린보다 잘 관리된 페어웨이가 압권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촘촘한 러프 지역이 페널티를 가한다. 아마도 오랜 대회 개최 경험이 코스 관리에 배어있는 듯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물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넓은 호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아웃코스 #2홀, #4홀, #6홀과, 마치 하나로 연결된 듯한 두개의 호수를 Par.4 - Par.3 - Par.5 순으로 시계방향으로 감싸고 도는 #15홀, #16홀, #17홀이 백미이다. Par.4인 #2홀의 페어웨이는 넓은 호수 너머에 가로놓여져 있고, 그 한 가운데는 대형 벙커가 자리 잡고 있어 두개의 공략지점을 가진다. 물론 그린 방향으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호쾌한 샷에는 그린에 바짝 다가가는 보상이 주어진다. #4홀은 Par.5인데 페어웨이를 잘 지킨 샷에는 투 온의 기회가 주어진다. 호수 반대편에 붙어있는 그린에 투 온을 성공한 필자도 이 홀을 최고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비록 파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아시아 최고의 Par.3홀로 선정되었고, 타이 CC의 시그네처 홀이기도 한 #6홀은 그 명성답게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그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여정을 마치는 마지막 #18홀은 코스보다 멀리 물 위에 떠 있는 클럽하우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름답다. 외관 뿐 아니라 별동으로 구성된 샤워룸, 타국他國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필드를 바라보며 피로를 녹여버릴 수 있는 대형 자쿠지, 수상 레스토랑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올 겨울, 필드가 그립다면 야자수 숲 사이를 새파랗게 굽이치는 타이 CC를 그려보자.
쇼몽 가든 페스티벌과 정원 디자인(3)
정원과 예술의 커뮤니케이션조경의 결과물에 대하여 설명을 하다보면 어렵지 않게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이러한 작품도 조경가가 하는 것이냐’이다. 이와 유사한 현상에 대하여 미야기는 지난 20년간 조경분야에서 디자인에 대한 표현이 현저하게 다양해지고 있는데, 특히 예술적 표현에서 그 경향이 강해졌고 그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과거에 전적으로 조경가가 디자인을 담당해왔던 공간영역에 아티스트나 건축가 등 모든 분야의 디자이너가 침투해왔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한편 상반된 논리도 추측하여 전개할 수 있는데, 조경가들은 실험적이며 창의적 작품 활동을 위하여 환경과 관련한 예술분야와 관계를 맺으며 그들의 디자인 과정을 응용하기도 하고 적용 가능한 기법을 변용하는 경로에서 조경과 접목하기 쉬운 가장 유사한 분야인 환경예술(environmental art)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을 들 수 있다. 짐작컨대 그것은 자연의 소리와 빛, 색채를 공통적으로 다루며 환경에 대하여 작품을 실현하는 대상과 공간의 유형 그리고 표현매체의 유사성에서 서로의 공통성을 가지는 이유인 듯하다.이러한 조경의 예술적 경향과 현상을 증명하는 사례들은 정원 페스티벌의 영역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데,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페스티벌의 실험적 성향과 함께 이곳을 통하여 자연을 대상으로 환경과 관련한 예술의 구현을 희망하는 많은 디자이너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이곳에서 랜드스케이프 아트로 표현되는 범위를 찾기 위하여 자연과 미적자원이 조화를 이루기 위한 접합점과 구조를 파악해보는 것은 흥미로운 과정이며, 판단의 도구로 정원에서 보여지는 시각적으로 구체화된 요소들을 보편적 디자인 원리와 요소에 적용하여 이해하는 것은 색다른 정원의 설계와 감상을 돕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정원 페스티벌에서 자연이 가진 원초적 아름다움과 소위 예술정원에서 기대하는 디자이너들의 개념적 아이디어와 예술적 발상이 ‘형상화’되고 ‘시각화’되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이라면, 감상과 체험을 통하여 디자이너들이 전달하고자하는 작정의도를 시각적 감성과 함께 동시다발적인 제3의 체험을 통하여 ‘추상화’하는 것은 감상자 스스로 찾아가는 공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라 하겠다.
한국의 전통 수경관(7)
수경관의 상세 5: 지당 주변의 정자우리나라의 경우 지당과 정자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해왔다. 아름다운 못이 있는 곳에는 그것과 조화를 이룬 정자 하나쯤 있기 마련이었던 것이다.정자는 벽이 없이 개방된 건물이다. 이것은 주로 단층으로 건축되는데, 잠시 쉬며 놀다가는 곳이며, 더불어 주변의 경관을 완상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지당 주변에 지어지는 정자는 그것 자체가 하나의 경물로서의 기능을 가지기도 한다. 정자가 주체가 되어 다양한 기능을 가지기도 하지만 객체가 되어 감상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어찌 정자에 대하여 시각적 고려를 소홀히 하였겠는가!정자에 대한 기록은 신라 소지왕이 거동하였다는 천천정(天泉亭) 이『삼국유사』제일 사금갑(射琴匣)조에 보이기도 하나 지금 남아있는 것은 모두 조선시대 이후에 건축된 것들이다. 이들 정자들 가운데에서 지당과 연관된 정자들을 살펴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물과의 상관성을 가장 중요한 설계원리로 생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정자를 물 쪽으로 바싹 붙여 지어 물과의 접촉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거나 아예 누하주(樓下柱)를 두어 다리가 물에 잠기도록 함으로써 정자에 있는 사람들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기도 하였다.정자는 평면적으로 볼 때 방형 평면이 대부분이지만 육각형, 팔각형도 존재한다. 규모는 작은 경우 정면 1칸에 측면 1칸이지만 큰 것은 정면 7칸에 측면 3칸에 달하는 것도 있다. 지붕은 팔작지붕이 가장 많고 모임지붕도 다수 있는데, 특별한 경우 정(丁)자형 맞배지붕으로 만들기도 한다. 지붕의 재료는 기와가 많으나 민가의 경우 볏짚이나 억새를 쓰기도 하였다.양식은 비교적 간편한 구조인 민도리 소로수장양식이나 익공양식이 대부분이며, 다포양식도 있으나 이것은 궁궐 등의 특수 사례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문창은 완전히 개방된 것과 실을 갖는 것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계자난간이나 평난간을 설치한다. 바닥은 대부분 마루를 깔아 통기성을 높였다. 수경관의 상세 6: 경석의 도입우리나라 옛 정원에 조성된 지당 주변에서는 경석(景石)이 도입된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을 보면 오래 전에는 지당 주변에 모양이 아름답거나 특이한 형태의 돌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취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석은 다른 말로 첩석(疊石), 석조(石組), 조경석(造景石), 경관석(景觀石)이라고도 하며 수석이나 괴석까지도 경석의 범위에 포함한다. 정원연구에 천착한 고 민경현은 “첩석의 소재인 자연형상의 산석은 각암(角巖)이 대부분이다”라고 하여 우리나라 경석의 특징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경석을 설치하는 것은 우리나라 지당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의 지당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선인들이 수경관과 석경관의 아름다운 조화를 추구할 줄 아는 안목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당 주변에는 경석 이외에도 석등, 석함, 석분, 석련지 등과 같은 돌요소를 놓기도 하는데 앞에서 다룬 식물요소나 정자와 같은 건축요소를 포함해서 지당을 보다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하여 부가하는 경관요소들을 통칭하여 경물(景物)이라고 한다.
해외 휴게시설물의 사례 및 트렌드
<독일 뉘른베르크 Galabau 전시회를 중심으로>유럽에는 다양한 시설물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이벤트를 통해 각종 휴게시설물 및 어린이 놀이시설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중 2년마다 독일의 뉘른베르크에서 열리는 Galabau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해외 시설물의 품질 및 기능이 국내 시설물들과 비교하였을 때, 격차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외형의 특징을 살리기만 하였던 제품들의 개발이 이뤄졌던 과거와는 달리, 공공공간을 점유하게 되는 시설물의 특성상 모든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되고 디자인된 제품을 추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Galabau 박람회장을 가기 위해선 인천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후, 뉘른베르크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금번 박람회는 9월 15일부터 9월 18일까지 4일간 진행되는 것으로 독일을 포함한 유럽 다른 나라와 미주지역, 아시아지역의 업체들도 활발히 참여하여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집중시키고자 분주한 모습들이었다.Galabau 전시회의 장점은 유럽의 트렌드와 흐름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독일의 업체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다른 유럽 국가의 시설물 회사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북미권, 아시아권 국가들의 제품들은 거의 볼 수 없으며 실제로 Galabau 전시회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유럽인들이어서 그 외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스스로의 홍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또한, 2006년과 2008년의 방문자 수 및 참가한 업체들의 만족도를 나타낸 도표 및 자료를 살펴보아도 긍정적 결과를 낸 것으로 나타나 있어서 북미권 및 아시아권 국가에까지 홍보활동을 확대할는지의 여부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최근의 스트리트퍼니처는 디자인 및 외형을 중시한 제품들이 아닌 기능성과 단순성에 초점을 맞추어 시민의 자발적인 사용을 수용할 수 있고 도심환경과 더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제품들이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모듈화 된 시스템으로 주변 환경과 사용성을 고려해 부분적인 요소의 교체만으로도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제품들이 필요하며 외부환경에 노출되는 특성상 보다 견고하고 내구성을 지닌 제품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게시설물 관련 법규 및 디자인 가이드라인
휴게시설물은 각 지자체별로 공공시설물, 가로(환경)시설물 등의 세부시설의 일부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따라서 공공시설물 가이드라인 또는 가로(환경)시설물 가이드라인 등의 내용 중에 포함되어있다. 제주특별자치도를 제외한 15개 광역단체의 휴게시설물 관련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제정현황을 살펴보면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10개 지자체에서 계획이 수립되었으며, 5개 지자체는 계획수립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 수립된 지자체별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휴게시설물의 대상이 대부분 비슷하나 서울시, 부산시, 대구시, 대전시, 울산시, 경기도 등은 벤치와 퍼골라를, 인천시, 광주시, 충청남도 등은 벤치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전라남도는 벤치와 쉘터를 대상으로 제정하였다. 이중 몇 개 시도의 휴게시설물에 대한 가이드라인 세부내용을 개략적으로 소개한다.
목재 휴게시설물의 제작, 시공, 관리시 유의사항
인류가 농경생활에 정착하고 취락을 형성하던 시기에 가장 먼저 사용했던 건축재료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석재와 목재였을 것이다. 그중에서 목재는 석재에 비해 가볍고 가공이 용이해 흔히 이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목재는 건축재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웰빙이라는 친환경적 개념을 타고 더욱 각광받는 건축재료가 되었다. 목재의 분류목재는 간단하게 원목과 조각원목을 접착제로 붙인 집성목, 원목의 단점을 보안해 인공으로 만든 엔지니어링우드로 분류된다. 여기서 휴게시설물 제작으로 많이 사용되는 목재는 원목이다.원목은 일반적으로 연재(軟材, softwood)라고 불리는 침엽수재와 경재(硬材, hardwood)라고 불리는 활엽수재의 두 분류로 크게 나누어지며, 이들 연재와 경재라는 용어는 중세 목재시장에서 유래된 명칭이다.연재는 유세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도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목재의 조직이 균일하기 때문에 가공이 용이하며 조경시설물 재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종으로는소나무류, 가문비나무류, 젓나무류가 있다.한편 경재는 두꺼운 세포벽을 지니는 목섬유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세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침엽수재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목재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경재라고불려왔다. 대표적인 수종으로는 참나무류, 물푸레나무류, 단풍나무류가 있다.
금속 휴게시설물의 제작, 시공, 관리시 유의사항
금속재료의 활용사례절단, 절곡, 용접, 자유로운 곡선의 밴딩, 주물제작, 압축사출 등 철재류의 가공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휴게시설물의 지붕, 기둥, 장식 등의 제작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예를 들면 퍼골라의 기둥을 철재 성형바에 타재료를 조합시키는 방식을 통해 목재기둥의 단점을 보완하는 한편, 기둥 역시 지붕이나 지면과의 접촉부위에 철재연결부품을 사용하여 퍼골라의 구조적 안정성과 마감의 내구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목재나 슁글, 기와 등을 주로 사용하던 퍼골라 지붕도 철재조합지붕을 사용함으로써 내구성이나 경제성, 디자인의 표현이 현저히 증가하여 각광받는 재료로 부각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벤치의 자유로운 곡선과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위해 타공판이나 무늬철판을 사용하는 사례도 이제 보편화되었으며, 볼라드, 수목보호대, 스틸 그레이팅 등에서도 금속재료의 활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또한 도장 기법의 발달로 각종 색상의 표현은 물론이고 목재무늬 표현이 가능해져 목재로 제작하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철판으로 제작이 가능해졌다. 일례로 곡선형의 서까래를 일정하게 나열하는 퍼골라 지붕은 철판가공에 목재무늬 분체도장을 함으로써 목재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으며, 목재의 단점인 갈라짐과 부식, 뒤틀림을 해결하고 있다.또한 얇은 판재와 철재기둥의 조합은 판재의 휨과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C형강에 목재분체도장을 하는 등의 사례가 있다. 이밖에 철판과 금속재료의 활용은 표면의 텍스처를 주는 도장방식으로서 석재나 콘크리트의 효과까지 가능하다.따라서 휴게시설의 특성과 제품의 이미지에 따라 금속재료의 성질, 디자인의 용이성, 경제성 등을 고려하여 제품디자인에 적용하여야 한다.
석재 휴게시설물의 제작, 시공, 관리시 유의사항
석재가공의 이해석재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아름다운 광택이 나며, 불연성인 장점이 있다. 반면에 가공이 어렵고 비중이 커서 운반 및 시공이 불편하고 비교적 고가이다. 설계시부터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반영해야만 시간과 비용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석재 표면 마감방법석제품은 단순한 모양의 설계가 아닌 공간의 오브제로서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공간 구성요소의 중요한 아이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좀 더 가공이 쉽고, 제작기간이 적게 들며, 시공이 용이하고, 비용 또한 적절하게, 원하는 색상으로, 원하는 느낌대로 가능한지를 판단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특히 석재는 다른 재질에 비해 표면 마감법에 따라 상이한 모양과 확연한 특징을 가진다. 많은 마감법이 있지만 요즘 쓰이는 혹두기(자연면) 마감, 잔다듬, 버너 마감, 물갈기(연마) 마감법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겠다. 혹두기(자연면) 마감가장 거친 마감으로 정으로 쪼아서 석재 표면의 돌출부분을 깨어내는 것으로 자연석에 가까운 느낌이 난다. 건물의 웅장함과 입체감을 주고 장식을 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용되며, 최근에는 휴게시설물의 많은 부분에 적용되고 있다. 혹두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전달하는데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그러나 혹두기로만 마감해 놓으면 날카롭고 울퉁불퉁해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스타킹이나 바지 부분의 올이 이탈할 확률이 높다. 심미적 시각적으로는 훌륭하나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불편함이 있기에 설계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잔다듬(도두락) 마감망치와 정으로 석재 표면을 잔잔하게 쪼아서 다듬는 마무리로 우리나라 옛 궁궐의 포장재에 많이 사용하였다. 현재는 기계를 사용해서 가공을 하고 있고, 버너마감에 비해 표면이 부드러운 점이 있지만 버너, 물갈기 마감보다 생산성이 낮아 비용이 다소 높다. 버너 마감물갈기 마감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마감법으로 고온의 불꽃을 이용하여 돌의 표면을 튀겨내어 요철을 만드는 것으로 미끄럽지 않아 외부 공간, 포장에 많이 쓰인다. 가공단가가 낮고 물갈기 마감에 비해서 좀 더 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은 철분이 많이 함유된 석재일수록 열에 의해 색상의 변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석재가 버너마감에 맞는 것은 아니다. 물갈기(연마) 마감표면을 물과 연마석을 장착한 기계를 이용하여 연마 후 광택제와 기구를 이용하여 광내기 공정을 마친 마감이다. 표면이 반짝반짝 빛이 나면서 색깔이 진하고 주로 실내포장, 외벽에 이용된다. 표면이 깨끗하고 관리가 쉬우나 인위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삼고초려(三顧草廬): 휴게공간에 대한 단상
이제 조금더 진화된 삶을 생각해보자.이 시대의 화두는 통합과 통섭이다. 컴퓨터,? 전화, T?V는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조그마한 장치로 통합되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고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사람들의 삶과 사고방식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조경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조경이 나가야할 길은 과연 어떠해야할까? 더 이상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와 어른들이 운동하는 운동공간이 평면적으로 펼쳐져서는 안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어린이들만이 노는 곳이 되어서는 안되며 운동하는 사람이 이용하지 않으면 전혀 이용되지 않는 운동시설이 되어서도 안 된다. 더욱더 단순히 쉰다는 관념만으로 만들어진 휴게공간 역시 변모되어야 한다.조경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사람을 위한 공간 만들기도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사람들을 변모시키는 것은 과학기술, 즉 테크놀로지의 혁신에 따른 새로운 삶의 욕구의 진화에의한 것이다. 과거와는 매우 다른 세대들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단일민족에서 다문화성이 차츰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조경 역시 시대가 변화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만든 공간이나 시설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의식이 과거와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히 여태까지 늘상 해오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변화된 사용자들의 기호에 충족시키지 못한 채 단지 장식물로 전락한 빈 공간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과거의 우리의 공원은 녹이 풍부한 것이 미덕이었다. 녹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대이기에 공원은 늘 푸른 오아시스이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공원은 단순히 푸른 숲만 있는 녹색공간이기보다는 도시 속의 삶의 일부로서 이해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시간 나면 가는 곳이 아니라 생필품을 사기 위해 시장에 가듯 공원은 도시인의 필수적 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현대의 도시는 갈수록 고층화, 고밀화 되어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도시인들은 건물 사이의 칼바람과 음지의 숲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기에 따사로운 햇살이 더욱 그리울 수밖에 없으며, 공원이나 숲만큼이나 하늘로 열린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또한 단순히 산책하고 쉬는 일상이 멈추는 정물적인 공간에서 공원에서의 혜택과 더불어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가 계속 이어지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 가정이나 회사나 커피숍 같은 곳에서 가능하던 무선통신이 불통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통합체가 현대인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조경도 과거의 일상적인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듯 조경시설의 경우에도 복합적 구조의 시설이 요구되고 있으며 새로운 시도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 휴게시설의 종류와 특성
점차 우리 사회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여가시간에 외부공간에서 보내는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크고 작은 휴게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 공간 안에 설치되는 휴게시설물 또한 변화·발전하여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조경설계기준(2007)』에서는 ‘휴게공간’을‘이용자들의 정신수양과 쉼을 위하여 설치하는 휴게소, 광장, 마당 등의 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휴게시설’을‘ 그늘시렁, 그늘막, 원두막, 야외탁자, 평상, 정자 등 이용자들의 휴게를 목적으로 설치하는 시설’이라고 한다.그럼 전통공간에도 오늘날과 같은 휴게시설이 있었을까? 그 답은 물론이다. 우리의 전통공간 속에도 현대의 공간 안에 나타나는 시설물과 유사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다양한 휴게시설이 존재했다. 그 범주는 크게 다음의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수목이 제공해 주는 청량한 녹음과 함께 휴식의 장이 되었던 상(床), 포도나 등나무 따위의 덩굴성 식물을 감아올려 다양한 기능을 가지던 시렁(架), 천막 형태로 일사나 강수 등의 외부 기상요인에 대비하고자 했던 차일(遮日), 외부공간에서 오늘날과 같은 쉘터(shelter)의 기능을 하였던 누(樓)·대(臺)·각(閣)·사 ·정(亭)이 바로 그것들이다.
도심공간 속 휴게시설의 색채
휴게공간의 시설물 색채휴게공간에 다양한 목적을 위해 설치되는 시설물은 벤치, 그늘막 등이 있으며 위생시설물(휴지통), 통행시설물(안내사인, 유도사인, 볼라드, 가로등, 쉘터), 판매시설물(판매대) 등이 휴게시설물과 같이 공공시설물에 포함되어 있다.휴게공간 시설물 색채의 심미적 요소가 이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도시환경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감각기관들이 학습이나 정보를 받아들이는 비중은 전체의 1%, 촉각이 2%, 후각이 4%, 청각이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나머지 전체의 83%를 시각이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시각 대상물이 인간생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또한 인간이 의식적으로 어떤 대상을 보았을 때 자극의 강도는 최초에는 색채 80%, 형태 20%였다가 20초 후에 색채의 비율은 급격히 감퇴되어 나중에는 색채와 형태가 같은 비율이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공간의 분위기나 이미지를 좌우하는 강한 요소로서 색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시설물 색채계획은 도시공간의 환경색채 속 일부분이지만 이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영역이라는 인식을 하고 심미성을 통한 프로세스 구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배색과정에서 색 자체에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색채는 여러 가지 관계에 따라 그 이미지가 변하는 것이다. 자연계에는 돌출색과 은폐색이라는 두 가지의 색 사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채도의 색채일수록 돌출색이 되기 쉽고, 저채도의 색채일수록 은폐색이 되기 쉬운 경향이 있으나 최종적으로 돌출색과 은폐색은 배경이 되는 주위 환경의 관계에서 정해진다.녹색의 자연을 바탕으로 하는 자연공원의 목조시설물은 차분해 보이지만 이 시설물의 색채를 밝은 도시공간의 현대적 공원에 가져오면 어둡고 무겁게 느껴진다. 해양 리조트의 휴게공간에 어울리는 고명도의 시설물을 녹음이 우거진 산속의 휴게공간으로 가져오면 주위의 저명도 초록색과의 강한 대비로 인해 하얗게 떠버리는 경우를 볼 수 있을 것이다.이렇듯 색상, 명도, 채도를 기준으로 한 색상 고유의 이미지, 또는 톤을 포함한 이미지 모두 최종적으로는 그 색채가 놓여지는 환경과의 관계에서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색채계획을 실시할 때는 주위환경이 어떠한 색채를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휴게시설의 주변 환경에 자연환경이 많을 경우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색채를 충분히 배려해야 할 것이다.덧붙인다면, 같은 색채의 배색에 의한 시설물이지만 ‘획일성’과 ‘통일성’의 의미는 다르다. 획일성은 단순히 외형만의 색채를 같은 형식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지만 통일성은 비물리적인 색채요소(소재의 특성, 기억, 흔적 등)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배색하여야 한다.
휴게시설물의 디자인과 최근 경향
먼저 흥미로운 벤치(bench) 이야기부터 하나 해야겠다. 공원에서 흔히 마주치는 벤치가 은행의 어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banco(벤치, 이태리어로 ‘의자’라는 뜻)에서 유래된 bank는 14세기 이탈리아 베니스의 길거리에서 벤치를 놓고 각국 무역상인들의 돈을 바꾸어 주거나 자금을 빌려주던 업자들이 뱅커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의 은행이 되었다고 한다. 벤치가 단순히 휴식의 공간을 뛰어넘어 물물과 정보교환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자리매김 되었다는 사실을 볼 때 휴게시설이 놓이는 공간에 대한 해석이 과거 몇십 년 동안 건축물의 우위에 밀려 구전되는 유래에 비해 협소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그래서인지 최근 휴게시설물의 디자인이 공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형태적, 기능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이 한편으로 반갑고도 다행스럽다. 도시인들의 여가생활과 재충전이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면서 최근 휴게시설물의 디자인 또한 휴식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용자의 행위를 유추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형태의 디자인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공간의 성격을 담지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재충전과 휴식이라는 것을 단순히‘쉼’의 개념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조형적인 아름다움으로 새로운 정서적 감흥을 일으키는 심미적 욕구 충족과 자연과의 교감을 극대화시키려는 에코이즘(ecoism)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설계가의 시선, 물질 이외의 것들
조경의 모법인‘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에도 정의되지 않은 휴게 및 휴게시설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국어사전에 정의된‘어떤 일을 하다가 잠깐 쉼’이란‘휴게’의 의미만으로는 조경에서 생각하는 공간과 시설프로그램으로서의 정의로는 많이 미흡하고, 조경표준시방서에‘휴게 및 휴식을 위한 의자, 탁자, 야외탁자, 퍼골라, 쉘터, 원두막, 정자’의 문구가 소극적이나마 명쾌하게 표현된 정의가 아닌가 합니다. 조경 입문 시절 참 많이도 괴롭혔던 시설물! 생각 없이 그려 낸 형태 그리고 물량산출, 내역을 했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자료가 많지 않았던 초창기, 건축물을 설계하듯이 구상하고, 누가 그려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퍼골라, 평의자, 등의자. 그때의 기억들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장소성, 상징, 의미라는 단어가 무의미했던 그 시절의 휴게시설은 기능 및 내구성을 우선하는 단순한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휴게공간이란 개념도 막연하여 그저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을 휴게공간 설계라고 여겼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참으로 얼굴이 후끈거립니다. 그러기에 본고는 휴게공간과 휴게시설의 계획 및 설계시 설계가가 가져야 할 미덕을 가다듬으로써 과거의 만행을 조금이나마 반성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의자, 보편적 가치를 넘어서
오랜 동안 비어 있는긴 의자 하나오전엔 새가 한 마리 모퉁이에 앉아 고개를 갸우뚱대다간새가 혼자 앉기에는 너무 큰 긴 의자종일 햇빛만 앉아 있는긴 의자- 장석남 “긴 의자”중에서 <조경생태시공>에 의자에 관한 글을 실으며 시詩를 인용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 여기면서도 장석남의 시 한 편을 옮겨 오면서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때로는 우리가 행하는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기 때문이다.의자는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만 만들어지고 설치하는 것일까? 그 의자에 앉아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할까? 월든의 의자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월든 호수에서 생활하면서 의자 세 개를 선택해서 썼다고 하는데, 하나는 고독을 위해서, 다른 하나는 친구를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사교를 위한 의자였다고 한다. 소로우가 썼던 서로 다른 세 개의 의자 유형은 의자가 지닌 보편적인 기능들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고독을 위한 의자라고 칭했으나 이는 혼자서 육체적, 정신적 휴식을 취하고자 했을 때에 사용했을 것이다. 옥외공간에서 고독과 마주하기 위한 의자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의자 인근의 환경과 장치물 등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 우리 내면과 대화를 나누고 더 나아가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의자는 소란스러움으로부터 이격된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어야 할 것이다. 번잡함에서 벗어나 사유하고자 할 때, 찾아가 앉아 쉬며 자신에게 말걸어 마주하고 싶은 의자는 현대인이 필요로 하는 의자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 의자가 배치된 주변의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자연과의 교감이 느껴지고, 자연 속에 내 스스로 동화되어 합일을 느낄 수 있을 때에 일상의 시끄러움과 복잡함은 스러지고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이미지가 전달되는 장소와 휴게공간을 우리 현대인들은 필요로 한다. 이끼가 낀 석탑 인근에 배치된 의자 하나는 무심코 스치고 지나갔을 공간에 구심점 역할을 하여 잠시 머무르게 하는 요소가 되고, 그 의자로 하여금 삼라만상이 변한 시간의 흐름 또는 역사의 한 장면과 마주하게 하는 시간성을 내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