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동길 ([email protected])
지난 글에서는 도시에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생태적 공간을 만드는 방안으로 면적인 공간, 선적인 공간, 그리고 점적인 공간으로 나누어 접근해 보았다.
이번 시간에서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공간의 보전, 기능이 떨어진 공간의 향상, 훼손된 지역의 복원, 그리고 새로운 지역을 창출해 내는 기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접근방식 역시 도시의 생태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방법이 된다. 도시의 생태적 공간을 증진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먼저 생태적으로 우수한 공간의 보전은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접근방법 중 하나이다. 도시차원에서든 택지 차원에서든 생태적으로 우수한 공간은 보전을 원칙으로 한다. 여기서 생태적으로 우수하다는 말은 다양한 생물종이 풍부하게 서식한다는 것을 말한다. 보전이라는 것은 개발하지 않고 그 기능이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 지역은 생태네트워크차원에서 주변의 자투리 공간이나 코리더로 생물종을 공급source하는 역할을 한다. 당연히 생태네트워크의 구성항목 중에서 핵심지역이다.
보전가치가 높다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보전가치평가가 있다. 생태네트워크를 구성하려는 대상지의 특성이나 규모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비오톱가치평가도 1등급 지역, 법정 보호지역 등이 그 대상이 된다. 이러한 곳이 없는 지역을 대상으로 할 때는 상대적으로 가장 보전가치가 높은 곳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핵심지역이 되는 곳이 항상 1등급 지역 혹은 법정 보호지역일 필요는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내가 계획하려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서 상대적 보전가치를 평가하고 접근하면 된다. 따라서 새롭게 만든 공간이거나 복원한 지역도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거나 제 기능을 한다면 핵심지역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기능이 떨어진 공간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8월 원고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인간중심적이거나 생물종이 서식하기 어려운 공간을 생태적으로 만드는 것도 향상의 좋은 방법에 해당한다. 산림의 경우에도 녹지자연도 등급이 낮거나 과거 속성수 혹은 사방용 등으로 외래종 중심으로 식재한 곳도 좋은 대상이 된다.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외래 생물종이 우점하거나 칡이나 환삼덩굴과 같이 다른 생물의 생육에 지장을 주는 곳도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자생종이더라도 한 종이 지나치게 밀식하거나 우점하고 있어 다른 생물종의 서식이나 이동에 장애가 되는 곳도 향상의 대상이다.
하천은 인공적으로 정비됐거나 위해성 교란이 심한 곳을 생태적인 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이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 이것은 하천 복원에 해당할 수도 있지만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해서 생물서식능력을 향상시킨다면 생태적 기능의 향상 기법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능이 떨어진 공간을 향상시키면 당장은 핵심지역으로서 생물종 공급원의 기능이 약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충분히 제기능을 할 수 있다.
세 번째 방식은 훼손된 공간의 복원이다. 이 방식은 이 연재에서 다양한 대상을 소개했었다. 폐철도나 폐도로를 복원하거나 도심의 버려진 공간, 훼손되어 불법 경작만 이루어지는 공간 등이 좋은 대상이 된다. 버려져있는 습지나 숲을 훼손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당연히 이 기법에 해당한다.
잘 복원된 공간이 생태적으로 우수해져서 도시생태 네트워크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럽의 경우 훼손됐던 습지를 잘 복원해 람사르 사이트로 등록한 곳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