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가의 시선, 물질 이외의 것들
조경의 모법인‘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에도 정의되지 않은 휴게 및 휴게시설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국어사전에 정의된‘어떤 일을 하다가 잠깐 쉼’이란‘휴게’의 의미만으로는 조경에서 생각하는 공간과 시설프로그램으로서의 정의로는 많이 미흡하고, 조경표준시방서에‘휴게 및 휴식을 위한 의자, 탁자, 야외탁자, 퍼골라, 쉘터, 원두막, 정자’의 문구가 소극적이나마 명쾌하게 표현된 정의가 아닌가 합니다. 조경 입문 시절 참 많이도 괴롭혔던 시설물! 생각 없이 그려 낸 형태 그리고 물량산출, 내역을 했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자료가 많지 않았던 초창기, 건축물을 설계하듯이 구상하고, 누가 그려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퍼골라, 평의자, 등의자. 그때의 기억들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장소성, 상징, 의미라는 단어가 무의미했던 그 시절의 휴게시설은 기능 및 내구성을 우선하는 단순한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휴게공간이란 개념도 막연하여 그저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을 휴게공간 설계라고 여겼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참으로 얼굴이 후끈거립니다. 그러기에 본고는 휴게공간과 휴게시설의 계획 및 설계시 설계가가 가져야 할 미덕을 가다듬으로써 과거의 만행을 조금이나마 반성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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