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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잔대와 그 종류들
  • 에코스케이프 2010년 가을

Sessile Lobelia

올해는 유난히 기후의 변화가 심해서 그동안 익숙해 있던 계절에 대한 상식의 범주를 넘는 일이 허다하다. 장마철에는 가물더니 한여름의 무더위와 함께 8월의 우기가 시작되고, 가을의 초입인 지금까지 여전히 무더우면서 비도 수시로 내리고 거기다 태풍의 영향까지…….
사람이 견디기 어려우면 식물도 마찬가지라 재배온실 안부터 노지의 시험포지까지 밝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억새 품종들이 싱그러운 모습을 유지하며 꽃대를 올리는 정도랄까. 수년 동안 씩씩하게 자라며 건강한 모습을 유지했던 대다수의 지피식물들이 습하고 무더웠던 절대우기(?)의 공습에 보기 흉하게 일그러지고 심한 경우엔 명운을 달리하고 말았다. 실망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억새 종류들과 같이 여전히 활력이 있거나 심지어 꽃이 피어 눈길을 끄는 몇몇 식물들이 있다. 그 중에는 곧추선 강한 의지 끝에 짙푸른 꽃들을 쉼없이 피어내는 숫잔대들이 있다. 내장산에서 자라던 개체에서 채종된 종자를 뿌려 기른 50여 포기를 지난해 내어 심었던 기억이 새롭다. 꽃 색의 농담과 꽃의 크기가 제법 다른 것도 재미있다. 사실 일반적으로 숫잔대라 하여 흔히 재배되는 종류는 미국 원산의 Lobelia siphilitica L.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붉은꽃잔대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두 종류 모두 유사한 서식환경에서 자라며 광이 풍부하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일부에서는 여름에 서늘한 것이 좋다고 하지만 길러보니 무더운 여름에도 잘 견디며 수명도 제법 긴 편이다.
다수의 원종들이 자생하는 미국에서는 최근에 보다 다양한 화색에 더욱 내성이 강한 품종들이 개량되어 보급되고 있다. 올해 같이 힘겨운 기후 변화에도 강건히 자라 꽃을 피워내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우리 자생 숫잔대에서도 좋은 품종들이 많이 육성되어 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성
대부분 전세계의 열대에서 온대지역에 걸쳐 분포하지만 일부 소수의 종류들이 다소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숫잔대속(Lobelia속) 식물들은 축축한 초원이나, 습지 또는 냇가의 둑 주변에 주로 분포하며 곳에 따라 크고 작은 군락을 형성한다. Lobelia속은 대부분 일년초 또는 숙근초이지만 일부 수생식물과 관목을 포함한 약 400종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자에 따라 신설 분리한 숫잔대과(Lobeliaceae)에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초롱꽃과(Campanulaceae)에 넣어 분류한다. 속명인 Lobelia는 벨기에 출신의 식물학자 Matthias de Lobel(1538~1616)를 기념하여 명명되었다.  꽃은 대체로 소형이며 기본색은 남색 또는 남보라색이지만 흰색, 분홍색, 자주색 또는 적색 등의 꽃들이 피는 비교적 다양한 종류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종류들은 행잉바스켓이나 윈도우박스 등에 주로 이용되는 난대성 일년초들인 초화류와 내한성이 있는 숙근초로 화단이나 정원 등에 조경소재로 이용되는 지피식물의 두 가지 유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Lobelia속 식물들로는 새수염가래꽃, 수염가래꽃과 숫잔대의 3종류가 있다. 이 중에서 수염가래꽃 종류들은 주로 묵은 논바닥 등과 같은 습지에 낮게 깔려 자라는 숙근초들이며 이 글에서 대상으로 하는 숫잔대는 초장이 약 30~100cm 정도 비스듬히 직립하여 자라는 숙근초로 습기가 많은 탁 트인 초지나 습지에서 주로 자생하며 남색 또는 진남색 꽃들이 여름과 가을에 걸쳐 피는 훌륭한 조경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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