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최초의 희생자들 - 가라앉는 사람들
13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후변화 최초의 희생자들을 만났다.
“저는 카트레츠에서 온 우르술라 라코바(Ursula Rakova, 43세)입니다. 여기 있는 사람 대부분이 카트레츠라는 섬에 대해 처음 들어봤을 텐데요. 원래 오늘 카트레츠가 어디에 있는 섬인지 지도를 보여 주려고 했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10-15년 후면 물속으로 가라앉아 사라질 섬이기 때문입니다.” IPCC 보고서를 인용할 것도 없이 이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겪는 고통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unequivocal)’이었다.
남태평양 보겐빌(파퓨아 뉴기니령)에 속하는 여섯 개의 작은 섬을 통칭해 카트레츠라고 부른다. 몇 해 전부터 섬이 하나 더 생겨서 일곱 개가 됐다. 두 개의 봉우리로 연결되어 있던 섬 중간에 바닷물이 차올라 하나였던 섬이 두 개로 나뉜 것이다. 카트레츠에는 모두 600가구 3,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섬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 농사를 전혀 지을 수 없게 되었고, 우물물은 너무 짜 물대신 코코넛을 마신다. 오로지 물고기와 코코넛이 섬사람들의 주식이다. 섬에서 태어나 지난 43년 동안 섬을 떠난 적이 없는 우르술라는 아침에 일어나 코코넛 나무가 해안가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물이 차오르는 걸 막기 위해 지난 20년간 제방도 쌓아봤지만 무심한 파도가 늘 쌓아올린 모래주머니 보다 더 많은 모래를 삼켜버렸다. 섬 주민들 모두가 보겐빌로 이주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카트레츠만이 아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남태평양 도시국가인 투발루와 몰디브가 수몰위기에 처했고, 인도네시아의 섬 수십 개는 이미 물에 잠겼다. 변하는 기후, 예측이 불가능하다올해 초, 건조기후에 가까운 미국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일대에 때 아닌 폭우와 폭설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지난해 미국 각지의 최고 기온 기록은 무려 263회에 걸쳐 깨졌고, 러시아와 영국을 비롯한 북반구의 지상 평균 기온은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치 기상관측에 관한 모든 기록에서 신기록을 갱신하듯이 전 세계의 기후조건이 급변하고 있다.
급변하는 기후조건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재해이다. 국제적십자사는 2007년 지구전체의 기상재해가 10년 전보다 40%나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5년, 미국 남부지방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규모는 무려 140조원이다. 슈퍼태풍 '카트리나'로 인해, 미시시피강 제방이 무너져 뉴올리언스 지역의 80%가 침수됐다. 약 1,500명이 숨지고 8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해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 말고도 휴유증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자살률이 9배나 증가했다. 카트리나는 처음 발생했을 때는 플로리다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았으나, 멕시코만의 높은 수온과 결합해 초대형 허리케인이 되었다. 카트리나는 기후변화의 결과물인 것이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의 강력한 태풍으로 강원도는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2007년 여름, 기상청은 한반도에도 카트리나와 같은 강력한 ‘슈퍼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태풍을 일반적으로 5등급으로 나눌 때, 4등급 이상을 슈퍼태풍이라고 하며, 이는 초속 67m 이상의 강풍과 하루 1,000㎜ 이상의 폭우를 동반한다. 슈퍼태풍은 자동차를 뒤집고, 대형구조물을 부술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제주대학교 문일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태풍의 강도를 결정짓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해수면 온도인데, 지구온난화 때문에 한반도 연안 온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슈퍼태풍이 발생할 위험이 그만큼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세계 곳곳에 재해를 일으키면서 막대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회사들이 파산지경에 이르고 있다. 재앙을 그대로 맞이할 것인가?지난 4월, 가디언 지는 4도가 상승한 지구의 미래를 예측한 기사를 실었다. 북극이 완전히 바다로 변해, 북극에 살던 모든 생물은 완전히 사라진다. 남극이 녹아 해수면이 5m 상승하면서, 모든 섬나라가 수몰위기 직전에 놓인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터키가 사막으로 변하고 여름 폭염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스위스가 여름 최대 48도, 영국은 45도 까지 상승,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는 것은 추억 속에서만 존재한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10년 정도이다. 뜨거운 냄비 속의 개구리는 금방 뛰쳐나온다. 그러나 미지근한 물속에서 서서히 데워지는 개구리는 한참 있다가는 삶아져 죽고 만다. 지금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가, 영화 ‘투모로우’와 ‘불편한 진실’의 경고 메시지가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재앙의 시나리오 속에 들어와 있다.
<본 원고는 요약문 입니다>
13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후변화 최초의 희생자들을 만났다.
“저는 카트레츠에서 온 우르술라 라코바(Ursula Rakova, 43세)입니다. 여기 있는 사람 대부분이 카트레츠라는 섬에 대해 처음 들어봤을 텐데요. 원래 오늘 카트레츠가 어디에 있는 섬인지 지도를 보여 주려고 했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10-15년 후면 물속으로 가라앉아 사라질 섬이기 때문입니다.” IPCC 보고서를 인용할 것도 없이 이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겪는 고통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unequivocal)’이었다.
남태평양 보겐빌(파퓨아 뉴기니령)에 속하는 여섯 개의 작은 섬을 통칭해 카트레츠라고 부른다. 몇 해 전부터 섬이 하나 더 생겨서 일곱 개가 됐다. 두 개의 봉우리로 연결되어 있던 섬 중간에 바닷물이 차올라 하나였던 섬이 두 개로 나뉜 것이다. 카트레츠에는 모두 600가구 3,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섬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 농사를 전혀 지을 수 없게 되었고, 우물물은 너무 짜 물대신 코코넛을 마신다. 오로지 물고기와 코코넛이 섬사람들의 주식이다. 섬에서 태어나 지난 43년 동안 섬을 떠난 적이 없는 우르술라는 아침에 일어나 코코넛 나무가 해안가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물이 차오르는 걸 막기 위해 지난 20년간 제방도 쌓아봤지만 무심한 파도가 늘 쌓아올린 모래주머니 보다 더 많은 모래를 삼켜버렸다. 섬 주민들 모두가 보겐빌로 이주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카트레츠만이 아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남태평양 도시국가인 투발루와 몰디브가 수몰위기에 처했고, 인도네시아의 섬 수십 개는 이미 물에 잠겼다. 변하는 기후, 예측이 불가능하다올해 초, 건조기후에 가까운 미국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일대에 때 아닌 폭우와 폭설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지난해 미국 각지의 최고 기온 기록은 무려 263회에 걸쳐 깨졌고, 러시아와 영국을 비롯한 북반구의 지상 평균 기온은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치 기상관측에 관한 모든 기록에서 신기록을 갱신하듯이 전 세계의 기후조건이 급변하고 있다.
급변하는 기후조건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재해이다. 국제적십자사는 2007년 지구전체의 기상재해가 10년 전보다 40%나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5년, 미국 남부지방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규모는 무려 140조원이다. 슈퍼태풍 '카트리나'로 인해, 미시시피강 제방이 무너져 뉴올리언스 지역의 80%가 침수됐다. 약 1,500명이 숨지고 8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해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 말고도 휴유증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자살률이 9배나 증가했다. 카트리나는 처음 발생했을 때는 플로리다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았으나, 멕시코만의 높은 수온과 결합해 초대형 허리케인이 되었다. 카트리나는 기후변화의 결과물인 것이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의 강력한 태풍으로 강원도는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2007년 여름, 기상청은 한반도에도 카트리나와 같은 강력한 ‘슈퍼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태풍을 일반적으로 5등급으로 나눌 때, 4등급 이상을 슈퍼태풍이라고 하며, 이는 초속 67m 이상의 강풍과 하루 1,000㎜ 이상의 폭우를 동반한다. 슈퍼태풍은 자동차를 뒤집고, 대형구조물을 부술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제주대학교 문일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태풍의 강도를 결정짓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해수면 온도인데, 지구온난화 때문에 한반도 연안 온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슈퍼태풍이 발생할 위험이 그만큼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세계 곳곳에 재해를 일으키면서 막대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회사들이 파산지경에 이르고 있다. 재앙을 그대로 맞이할 것인가?지난 4월, 가디언 지는 4도가 상승한 지구의 미래를 예측한 기사를 실었다. 북극이 완전히 바다로 변해, 북극에 살던 모든 생물은 완전히 사라진다. 남극이 녹아 해수면이 5m 상승하면서, 모든 섬나라가 수몰위기 직전에 놓인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터키가 사막으로 변하고 여름 폭염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스위스가 여름 최대 48도, 영국은 45도 까지 상승,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는 것은 추억 속에서만 존재한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10년 정도이다. 뜨거운 냄비 속의 개구리는 금방 뛰쳐나온다. 그러나 미지근한 물속에서 서서히 데워지는 개구리는 한참 있다가는 삶아져 죽고 만다. 지금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가, 영화 ‘투모로우’와 ‘불편한 진실’의 경고 메시지가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재앙의 시나리오 속에 들어와 있다.
<본 원고는 요약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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