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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서울의 옥상녹화
  • 에코스케이프 2008년 07월

태풍과 지진
유네스코 빌딩을 본 후 다른 건물을 안내 받았다. 입구는 2층 부분에 있고, 그 입구 앞 인공지반도 녹화되어 있었다. 이곳도 옥상은 엘리베이터로 직접 가지 못하고, 한층 아래에 내려서 계단으로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이 근처는 고층 빌딩이 숲처럼 서 있는 지역으로, 저녁 무렵의 지상은 상당히 어슴푸레하게 보이지만, 옥상은 멋진 석양이 퍼져 있어 생각 외로 밝았다. 마치 산골짜기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공간의 확대감과 밝기가 이 공간의 최대 매력일 것이다. 기쁘게도, 이 건물 옥상에는 높은 엘리베이터 옥탑이 있고, 그 바깥쪽 계단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바깥쪽 계단을 없애거나 철저하게 봉쇄하여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여기 서울에서는 자유롭게 오를 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옥상녹화를 내려다 보다」라는 제목의 앵글을 찾았다. 이「옥상녹화를 내려다 보다」라는 프레임에는 거리풍경이 배경으로 비치고, 옥상정원의 부유감이 잘 드러난다. 옥상에서 그 자신의 옥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가 존재하는 곳은 드물 것이다. 대개는 엘리베이터 탑이나 급수탑 위에 오르지 않으면 안 되며, 그러한 장소에 올라가는 것은 허가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 주택 공단 단지에서 조사때문에 허가를 받아 급수탑 최상부까지 올라갔던 적이 있다. 그 때에는 평상시 열지 않는 문의 열쇠를 5~6개소나 열고, 다시 벽에 붙어있는 계단을 기어올라 가서, 간신히 탑의 꼭대기에 올라섰었다. 지상 60m 정도에서 내려다보는 14층 옥상정원의 경치는 각별했지만, 고소공포증(高所恐怖症)을 가진 사람은 절대 촬영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었다. 이 때 경험으로 옥상녹화를 연구하는 사람은 고소공포증이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지금도, 졸업 논문으로 옥상녹화를 조사하고 싶다는 학생들에게는 “고소공포증인 사람은 불가”라고 미리 말해 주고 있다.

이 빌딩의 옥상정원에는 자작나무 등이 심어져 있으며, 정원적 정취가 강하다. 이곳에도 습지 비오톱은 만들어져 있었지만, 그렇게 심한 덤불상태는 아니었다. 사진에는 찍혀있지 않지만, 우측 녹화되어 있지 않은 공간에는 큰 목재 정자가 지어져 있다. 강풍이 불면 그대로 지상으로 낙하할 것 같은 구석에 위치하여 세우져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차근차근 잘 보니 정자는 옥상에 그냥 놓여져 있을 뿐 제대로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시공업자의 말에 의하면 옥상녹화에 정자를 설치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일이라는 것.

“일본에서는 별로 보이지 않던데요?”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없는 것이 당연하다. 태풍이 많은 일본에서 옥상에 이런 큰 구조물을 설치한다고 하면 상당히 견고한 기초 타설부터 필요하며, 특히 기존 건물을 다 지은 후에 설치하는 부록 시공으로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한국에서도 북쪽에 위치해 있어, 태풍의 걱정은 적을 것이다. 더욱이 지진도 거의 없어서 이것이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들의 감각으로는 좀 무서운 일이다. 한국의 기상 조건을 자세하게 조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본 원고는 요약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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