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절벽이 매력적인 식물원
이렇게 보잘 것 없는 규모의 나라에서 여러 곳의 정원과 식물원, 문화공간을 두고 있음이 기특하기도 하고 놀랍기만 하다. 식물원은 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척박하고 비탈진 바위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바위 틈 사이로 계단과 오솔길을 내고 제비집처럼 식재기반을 만들어 멋진 식물원으로 조성하여 많은 관광객과 내국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가꾸었다. 이곳 식물원은 입지여건과 지역 환경(기후)을 최대한 고려하였다. 고온과 건조에 아주 강한 다육식물인 선인장을 주제로 한 특별한 성격의 별난 식물원이다. 높은 위치의 식물원에서는 지중해의 검푸른 바다와 요트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나라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또한 남향이라 햇볕이 잘 쪼여 선인장 등 다육식물이 생육하기에는 더 없이 이상적인 환경임을 알 수 있다. 아마 식물원이 아니었다면 이곳은 그냥 쓸모없이 버려진 도시의 평범한 돌무더기와 바위로 된 비탈면이었을 것이다.
필자가 이미 다녀온 세계 유수의 도심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식물원들의 규모가 이 나라 전체 면적보다 훨씬 넓은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좁은 국토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매력적인 식물원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건축, 토목, 조경, 원예전문가! 실로 기발하고 파격적이란 생각이 새삼 들었다.
우리는 도시공원이나 녹지를 삶의 질과 직결되는 필수적 도시기반시설로 인정하면서도 예산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아직 소극적이며, 오히려 국토와 가용면적(전 국토의 65% 임야)이 좁은 현실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코 가치관과 의식 수준의 문제이지 경제는 핑계인 셈이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모나코의 높은 문화 수준이 놀랍고, 열악한 환경의 좁은 국토를 알뜰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돋보이는 특별하고 소중한 답사였다.
<본 원고는 요약문 입니다>